시후가 말했다. "간단합니다. 그저 나와 관련된 단서를 제공하기 전에 선봉연과 조건을 협상하고 싶다고 말씀하세요.”마성홍이 다시 물었다. "구체적으로 말해야 하는 조건 내용은 무엇입니까?"시후는 가볍게 말했다. "그가 너무 쉽게 돈을 버는 것 같다고 말씀하세요. 이렇게 나이가 많은 선생님도 한국까지 와서 며칠 동안 사람을 찾으러 다니는데, 선봉연은 당신에게 아무런 보상도 없이 정보만 달랑 캐내려고 한다고요.”마성홍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초조하게 말했다. "저.. 그런데 은 선생님.. 아마도 선봉연에 대해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는 정말 잔인한 인간 입니다..! 그가 지난 번에 봉황산 묘지에서 만나자고 요청했을 때 그는 처음 만난 저에게 말을 안 들으면 죽여 버리겠다고 돌려 말한 인간입니다!!! 그러니 지금 그와 협상을 해서 그의 손에 떨어질 돈을 나눠 먹자고 한다면.. 그는 분명 저를 죽이려 들 텐데..”"걱정하지 마십시오. 비록 선생님도 그 말을 할 때는 떳떳한 마음으로 하지 못하겠지만, 난 당신의 목숨을 미끼로 사용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당신이 저와 협력하여 선봉연을 유인하는 한, 나는 자연스럽게 당신을 안전하게 지켜줄 겁니다."마성홍은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후의 말에 동의했다. "선봉연과 같은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의심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은 선생님은 그 놈을 어디서 만나실 계획입니까? 만약 장소가 너무 외진 곳이라면 분명히 경계할 것 같아서..”시후는 손을 저었다. "그에게 버킹엄 호텔로 오라고 요청하세요. 그러면 그는 당신이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그와는 이곳에서 만나도록 요청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마성홍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은 선생님, 버킹엄 호텔에는 사람이 많고 이곳은 시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선봉연과 싸우면 너무 큰 소동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예상치 못한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만..."
선봉연은 정말 마성홍과 마크를 비밀리에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후의 추측대로 그는 버킹엄 호텔에 직접 들어가지는 않았고 몰래 버킹엄 호텔 밖을 감시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버킹엄 호텔은 늘 사람들로 붐볐고, 거의 완벽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직원들의 도움 없이는 모니터링에서 들키지 않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선봉연은 자신의 기술로 버킹엄 호텔 외부에서 호텔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을 면밀히 감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성홍과 그의 손자를 끝까지 따라다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봉연은 마성홍을 100% 신뢰하고 있지 않았고 한편으로는 마성홍이 소극적이게 일을 처리하다 미스터리의 인물을 찾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해 자신의 신용을 떨어뜨릴 까 봐 걱정했다. 결국, 그의 생각으로는 마성홍은 전혀 일을 도울 수 있는 부류가 아니었다. 따라서 가장 좋은 해결책은 바로 마성홍을 몰래 감시하는 것이고, 이 늙은이가 감히 등 뒤에서 허튼 수작을 부리려 한다면 먼저 그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봉연은 마성홍이 이미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마성홍은 마크를 버킹엄 호텔에 남겨두고는 시후의 지시에 따라 혼자 호텔을 떠나 소민지의 외할아버지인 박진하의 옛 거주지로 향했다.선봉연은 왜 마크가 마성홍과 함께 나가지 않은 것인지 알지 못했지만, 마크라는 젊은이에게는 별로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는 마성홍이 자신에게 어떠한 속임수도 쓰지 못할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렌트한 소나타를 몰고는 그의 뒤를 줄곧 따라다녔다.마성홍은 박진하의 저택 근처에 오래 머물며 나침반을 꺼내보고, 옛날 동전을 던지기도 하면서 마치 뭔가를 얻은 척한 뒤 택시를 타고는 소민지가 사고가 났던 터널까지 다녀왔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마침내 버킹엄 호텔로 돌아왔다.선봉연은 마성홍을 계속 따라다녔기 때문에, 그를 따라 박진하의 저택으로 간 다음 터널까지 향했다. 그는 이 노인이 분명히 단서를 찾았음에 틀림없다는 확신
“그리고 그 미스터리의 인물을 찾아 죽이는 것이 내 임무입니다. 당신은 당신이 맡은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와 협상을 하고 싶다는 말입니까?"마성홍은 웃으며 말했다. "선봉연 선생, 원래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소? 나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한국까지 왔어요.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며, 이번 일이 잘못되면 나중에 내 마음이 불안해질 수도 있으니 돈을 조금 더 벌어서 만회라도 해야 할 것 같소.. 그리고 이렇게 내 손자 마크를 한국에 데려와 함께 다양한 단서를 찾아다녔어요.. 내 손자도 정말 많이 돌아다녔고 힘든 일도 많이 했어요.." 그 때 마성홍은 화제를 바꿔 말했다. "하지만 선봉연 선생, 당신은 한국에 온 지도 얼마 되지도 않았어요?! 내가 이렇게 오늘 힌트를 주면 당신은 오늘 밤에 그 사람을 죽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당신은 그냥 쉽게 일을 처리하여 기분 좋게 돈도 받고 바로 떠나겠죠?! 그에 비해 내가 돈을 버는 것은 선봉연 선생보다 훨씬 더 힘들고 어렵소!"선봉연은 차갑게 물었다. "마 선생, 그럼 나와 돈을 나누자 이 말입니까?”마성홍은 웃으며 말했다. "오, 선봉연 선생~ 그런 뜻이 아니지요. 나는 단지 당신과 만나서 의논을 좀 하고 당신이 엘에이치 그룹에게서 얼마나 받기로 했는지 알고 싶어서 그런 겁니다. 나도 그 때 내가 받기로 한 금액을 알려 드리죠. 그런 다음 우리가 한국에서 보낸 시간과 당신이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계산하면 우리 모두에게 공정하고 적절한 금액을 계산할 수 있지 않겠어요..? 만약 나와 손자가 너무 많이 가져가기로 했다면, 우리는 남은 금액을 선봉연 선생에게 드리도록 하지요, 하지만 당신이 터무니없이 너무 많은 돈을 받기로 했다면 우리에게 어느 정도는 나눠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선봉연은 이 말을 듣고 분노했다.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늙은이가 정말..? 이렇게 뻔뻔한 인간일 줄이야.. 그는 지금 나에게 시간 단위로 돈을 지불 받
전화를 끊은 후 선봉연의 표정은 한층 더 어두워졌다. 그는 마성홍과 같은 늙은이가 감히 그와 협상을 하려 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을 때, 갑자기 그의 팔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고, 선봉연은 서둘러 손을 뻗어서는 벌레를 품 안에서 꺼냈다.통통하고 하얀 벌레가 밖으로 나온 뒤 마치 불만스러워 항의하는 듯 계속해서 몸을 비틀어 댔고, 입에서는 ‘찌익’거리는 소리를 냈다.선봉연은 그것을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그래 그래~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말라니까~ 지난 번에 충분히 식사를 못 했으니, 오늘 밤에는 내가 꼭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마..!”흥미로운 점은 바로 하얗고 뚱뚱한 벌레가 마치 선봉연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꿈틀댔다는 것이었다. 선봉연이 맛있는 식사를 하게 해주겠다고 말했을 때, 그것은 즉시 항의를 멈추고 선봉연의 손에서 굴러 다니며 애교를 부리는 듯했다.선봉연은 이때 사악하게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마성홍 이 늙은이! 내가 너무하다고 비난하지 말도록 해!! 오늘 밤 당신과 당신의 손자를 내 벌레를 위한 먹잇감으로 정했어!’이때 마성홍은 전화를 끊고 옆에 있는 시후를 바라보며 솔직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당신이 지시한 모든 일을 다 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그럼 오늘 밤 저와 함께 봉황산에 가셔야 합니다."시후의 말을 들은 마성홍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불쑥 소리쳤다. "예?! 은 선생님, 제가 선봉연과의 약속을 잡는 데 도움을 달라고만 하신 게 아닙니까..? 왜 갑자기 저에게 당신과 함께 가라고 요청하시는 겁니까..?""봉황산 묘지는 면적이 매우 넓습니다. 당신이 나타나지 않으면 선봉연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 않겠어요? 그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도망 가기라도 한다면 그는 당신이 나타나지 않은 걸 알고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도 알아차리겠죠. 그런데도 선봉연이 당신을 놓아줄 것 같습니까
이화룡은 감히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시후의 손에 열쇠를 건네주며 말했다. "도련님, 궁금한 점이나 문제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주십시오.""알았어요." 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차 열쇠를 흔들며 말했다. “그럼 먼저 출발하겠습니다~”그렇게 말한 뒤 그는 택시에 올라 차에 시동을 걸고 버킹엄 호텔을 향해 차를 몰았다. 시후가 버킹엄 호텔 앞에 도착했을 때, 마성홍도 호텔 로비에서 나갔다. 그는 문으로 걸어가 시후가 운전하는 택시를 보고 시후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시후는 차를 몰고 그에게 다가가 창문을 내리고 "택시 타시려고요?”"네!" 마성홍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봉황산 공동묘지로 가려고 합니다.""봉황산에 가신다고요..?" 시후는 겁에 질린 척하며 말했다. "아니.. 한밤중에 왜 그런 곳으로 가려고 하십니까? 밤에는 그런 곳에 안 가는데요.. 불길하기도 하고..”그러다 마성홍은 서둘러 말했다. "기사님, 봉황산에서 할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불길하다고 생각하시면 제가 돈을 좀 더 드릴게요.”시후는 이 말을 듣고 눈을 굴리며 물었다. “얼마나 더 주시려고요..?”마성홍은 5만 원권 지폐를 여러 장 꺼내 시후에게 건네 주며 말했다. "일단.. 100만 원.. 어떻게 생각하세요?"시후는 마성홍을 보고 크게 눈을 뜨는 척하며 행복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오오!! 좋습니다! 어서 차에 타세요!"그러자 마성홍은 차문을 열고 택시에 올라탔다. 시후는 빠르게 출발했고 차량은 봉황산으로 향했다.봉황산으로 가는 도중에, 마성홍은 초조하게 물었다. "은 선생님, 혹시라도 선봉연이 우리를 미행하고 있지는 않을까요..?”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그가 미행을 하든 하지 않든 우리는 완벽하게 연기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은 즉시 흔적도 없이 사라질 테니까요."마성홍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곧 그곳에 도착하면 제가 직접 들어가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계획이 있으십니까?""차에서 내리면 묘지
시후는 선봉연을 잘 모르고, 그의 행동 스타일 역시도 모르지만 선봉연과 같은 사람들은 본성적으로 잔인하고 사람의 목숨도 가볍게 여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평소에는 사람을 죽이지 않는 건 그저 그가 친절해서가 아니라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조건만 된다면 그는 절대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마성홍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봉황산에서 선봉연을 만났을 때 그는 거대한 봉황산에 경비원이 한 명 뿐이어서 그의 벌레가 충분히 식사를 할 수 없는 점에 대해 한탄했다고 말했다. 그러니 조건이 허락한다면 선봉연은 그 날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죽였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 마성홍은 그의 주머니에 들어가게 될 돈을 나눠 가지자고 했으니, 이는 분명 선봉연의 신경을 건드렸을 것이다. 그러니 분명히 마성홍에 대한 살의가 가득할 텐데, 그렇지 않으면 선봉연이 굳이 마성홍에게 봉황산에서 만나자고 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시후를 택시 기사로 생각한다면 선봉연은 결코 시후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이때 선봉연은 시후가 몰고 있는 택시 뒤에서 따라가고 있었다. 그는 원래 오늘 밤 마성홍과 그의 손자 마크를 함께 죽일 계획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마성홍 혼자 호텔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고, 그가 택시를 타는 것을 본 선봉연은 이미 자신의 벌레를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택시 기사까지 함께 죽이기로 결심했다. 그렇지 않으면 마성홍만으로는 벌레의 먹이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미 마성홍이 봉황산에 도착하면 먼저 택시 기사를 죽이고, 그 뒤에 마성홍이 알고 있는 구체적인 단서를 말하라고 협박한 뒤 단서를 들으면 마성홍도 죽여 버릴 계획이었다.선봉연은 마성홍이 딱히 강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다. 마성홍은 평생 동안 풍수와 점술을 열심히 배웠을 뿐 사람을 죽이는 데는 능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너무 늙어서 선봉연과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택시 기사에 대해서는 더더욱 걱정이 덜했다. 일반 택시 기사들은 물론, 잘 훈련된 특수부대 병
시후는 이때 침착하게 말했다. "먼저 차에서 내리세요. 선봉연이 뒤에서 따라오고 있습니다. 그러니 곧 도착할 겁니다. 제 지시를 따르면 자연스럽게 어르신은 안전할 겁니다."마성홍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고, 시후를 믿지 못하더라도 택시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이때 선봉연은 소나타를 몰고 산을 빠르게 올라왔고, 이미 마성홍이 차에서 내린 것을 보고 바로 가속 페달을 밟고 시후의 택시 뒤까지 다가왔다. 굉음과 함께 선봉연이 탄 소나타는 시후의 택시가 서 있는 곳까지 들이닥쳤다..!시후는 일부러 차가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화난 척하며 차에서 내려, 뒤에 있는 소나타를 향해 소리쳤다. “당신 미쳤어? 왜 이래? 이 늦은 밤에 왜 라이트도 안 켜고 따라다니는 거야!?”갑자기 뒤따라오던 소나타의 문이 열리더니 사악한 표정을 한 사내가 한 명 내렸다.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젊은이, 너무 화내지 마~”시후는 화를 내며 물었다. "당신이 조금 전에 내 차를 칠 뻔했다고! 이게 그냥 넘어갈 일이야?!”선봉연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화를 내면 혈압이 올라요~ 혈압이 오르면 뇌에 피가 쏠려서 맛이 없단 말이야~~!!”시후는 분노하며 소리쳤다. "뭔 개소리야?! 당신 정신병자야? 뇌가 맛있고 맛없고는 무슨 소리야?!”선봉연은 크게 웃었다. "어이, 당신은 오늘 나를 만난 것이 얼마나 운이 좋은 지 알려주지. 나는 너의 머리를 열고 뇌가 조금씩 깨끗하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경험하게 해줄 거야~” 그렇게 말한 후 선봉연은 즉시 품속에서 뚱뚱하고 큰 흰색 구충을 꺼내더니 혀를 놀리며 말했다. "자, 먼저 저 놈의 뇌부터 먹도록 하렴~ 그리고 난 뒤에는 늙은이의 뇌까지 모두 맛보게 해 주마~”그러자 옆에 서 있던 마성홍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선봉연! 당신 뭘 하려는 거야?!”선봉연은 마성홍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뭘 하려는 거냐고? 당신을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 하지만 마 선생 당신이 찾은 단서를 솔직하게
이때 선봉연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자신 앞에 있는 무지한 청년이 어리석음의 대가를 곧 그의 목숨으로 치르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자신의 벌레를 막을 적은 없었다.이 큰 벌레는 하얗고 뚱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몸이 강철보다 단단하여 거의 무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벌레는 한 번 물면, 절대 먹잇감을 놓지 않았다.선봉연은 한때 자신의 벌레를 사용하여 일본 닌자들을 죽여 버렸는데, 닌자들의 칼은 벌레에 의해 마치 깨진 유리병처럼 산산조각 나 버렸다. 어떤 사람들은 벌레를 죽이기 위해 불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1000도의 불길도 벌레를 전혀 죽일 수 없었다. 그러므로 선봉연은 이미 시후의 운명을 예견했다. 그의 머리 위로 직접 뛰어올랐다가 두개골에 큰 구멍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 그의 뇌를 모두 삼켜버릴 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 오만하고 무지한 청년은 세상에서 가장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벌레는 독특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사람의 뇌를 삼킬 때 혈액이 응고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독소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이 독소는 뇌를 통과해 빠르게 신경계 전체로 퍼져 나가며, 신경계의 민감도를 수십 배로 증가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벌레는 사람을 죽인 후에도 계속해서 사람의 신경계를 통해 시체를 통제할 수 있는데, 이 독소는 하나의 신경 전도 매개체라고 할 수 있었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 독소가 죽기 전 사람의 신경계의 민감도를 증가시킴으로써 고통에 대한 인식도 수십 배 증가시킨다는 것이었다.이런 경우에는 뺨을 한 대만 맞아도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데 뇌를 조금씩 집어삼키는 고통은 이 세상에 알려진 어떤 고문보다도 잔인할 것이다.선봉연은 그의 앞에 있는 오만한 청년을 이용하여 마성홍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마성홍을 바라보며 비웃었다. "마 선생, 저 청년을 잘 보시오. 그래도 나에게 저항하려 한다면 당신의 운명도 그와 같아질 것이오!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