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빈은 매우 민첩하게 일을 처리했다. 그녀는 추가 인원 명단 확인과 심사를 통해 10분 만에 직원 300명의 리스트를 파악했다. 그 후에 김혜빈은 진명명과 함께 직원들이 공항에서 외칠 구호, 들고 다닐 굿즈들과 동선 등 몇 가지 세부 사항을 논의하여 결정했다.주우천은 김혜빈이 매우 불만이 많았지만, 그녀가 업무적인 면에서는 굉장히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주자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비행기가 이륙하고 주우천이 서울로 향하기 시작했을 때, 김혜빈은 이미 300명의 의전 도우미들을 선발하여 서울 각지에서 인천 공항으로 향하도록 준비했다. 김혜빈은 여러 준비들을 마친 후 마치 전투에서 승리한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형부인 시후가 상미인력회사를 자신에게 준 뒤로 회사가 짧은 시간 내에 회사를 성장시켰고 업계에서도 인정 받는 곳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적은 점점 좋아지고, 그에 따라 회사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물론 그녀도 자신이 이렇게 빠른 발전과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대부분 시후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이화룡과 그의 부하들이 그녀에게 많은 사업들을 소개해주고 있었는데, 그들이 아니었다면 회사가 이렇게 빨리 성장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시후를 생각하면 그녀는 마음속에서 설렘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지만, 시후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어도 자신과 시후 사이의 격차가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란 애정이 생겨나면 쉽게 사라지기 어렵고, 불가능한 사이라는 걸 알더라도 여전히 마음 속에 좋은 감정은 쉽게 사라지기 어려워 계속해서 맴돌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녀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 고민하다가, 결국 시후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버킹엄 호텔에 있던 시후는 갑자기 김혜빈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조금 놀랐다. 요즘 그는 김혜빈을 거의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돈을 훔쳐 떠났다는 이유로 매일 발코니에서 홍라연을 욕하고 있었다. 윤우선과도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점점 수그러
시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별로 안 바빠요. 밖에서 지인을 만나는 중이라서. 무슨 일이에요?"김혜빈은 서둘러 말했다. "아... 그러시군요... 사실... 딱히 중요한 일은 아니고, 형부께 회사의 최근 상황을 보고하고 싶어서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답했다. "지금 회사는 잘 돌아가고 있나요?”김혜빈은 서둘러 말했다. "형부, 최근에 회사가 아주 잘 나가고 있어요! 이화룡 선생님과 다른 사람들 덕분에 일이 더 많아졌고 회사 수입도 상대적으로 늘고 있고 직원 수도 많아지고 있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좋네요. 계속해서 노력해서 회사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길 바라요.”김혜빈은 다음과 같이 약속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형부. 저는 상미인력회사를 더 키워 영향력이 만들고 국내에서 가장 큰 의전 도우미 전담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결코 형부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고요.” 시후는 짧게 답한 뒤 이렇게 상기시켰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나쁜 상사에게 어떻게 괴롭힘을 당하고 압박 받았었는지 늘 기억하세요. 이것을 반드시 자신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하며 절대 그들처럼 되지 말아요. 당신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착취하지도 말고요.”김혜빈은 재빠르게 진지하게 답했다. "형부, 안심하세요! 저는 예전에는 정말 무지했고 행동도 훨씬 더 나빴어요. 하지만 지금은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특히 지난 번에 사기를 당한 이후로요.. 삶이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이해하고 있으니 지금은 회사 직원들에게 늘 개방적이고 정직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해요. 직원들의 이익을 가장 우선으로 여기고요.” 김혜빈은 이렇게 말한 뒤 오늘 있었던 일을 이어 말했다. “그리고 오늘 큰 계약을 하나 따냈어요. 계약자가 우리 직원들 중 300명을 당장 인천 공항으로 부르더라고요? 공항에 와서 팬인 척만 하면 된다고요. 사실 2시간 정도 밖에 일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1인당 40만 원도 이미 많은 돈이기는 해요.. 그 돈을 받는다면
시후는 종천우로 활동하고 있다는 주우천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서단 매니저와 스위트룸에서 일어났던 사건으로 인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는 고은서를 따라다니며 구애하고자 하는 것 같은데, 이것은 더욱 마음에 안 들었다.주우천이 안세진과 통화를 할 때 했던 거친 말들을 생각하면서 시후는 주우천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한국인들의 많은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었다. ‘공항에 마중 나온 여성 팬들처럼 보일 사람들을 고용해? 그러면 내가 널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해 주지.’그 때 김혜빈이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형부, 종천우라는 가수를 아시나요?”"나는 그 사람을 모르지만 곧 알게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처제,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나중에 얘기해요.”이 말을 들은 김혜빈은 전화를 끊고 싶지 않았지만, 재촉하지는 못하고 서둘러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바쁘시죠? 그럼 저도 공항에 가야 해서 다음에 연락드리겠습니다!”시후는 전화를 끊고 즉시 안세진에게 연락했다. 안세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재빨리 이화룡에게 연락한 뒤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는 살짝 웃음지었다. 안세진은 호기심 어린 듯 질문했다. 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곧 안세진은 공항에서 메시지를 받았다. 중국 발 비행기 중에 20분 전 노선 허가를 신청한 민간 회사가 있었습니다. 비행기는 2시간 안에 인천에 착륙합니다. 착륙 후 격납고에 정차할 예정이며 VIP 픽업 차량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착륙한
이화룡이 물었다. "도련님, 얼마나 많은 수를 원하십니까? 어떤 일로 부르시는 건지요?”"모두 남자여야 하고, 평소에 운동을 미친 듯이 하고 근육질인 사내들로 모아주세요. 그리고 얼굴도 괜찮고 몸에 상처나 문신이 있으면 더 좋아요. 인원은 최소 200명에서 300명으로 많을수록 좋을 것이고요.”이화룡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 "도련님, 제 부하들을 데리고 다른 사람들과 싸우실 예정입니까?”"아니요." 시후는 손을 저었다. "하하하.. 공항에 픽업 나가려고요.”"공항에서 픽업을 하신다고요?!" 이화룡은 혼란스러웠고, 시후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그러나 옆에 있던 안세진은 즉시 그것을 알아차리고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조폭들을 불러 공항에서 주우천 씨의 팬으로 위장하려고 하시는 겁니까?”"네 맞아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과시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으니 더 즐겁고, 판을 크게 만들어 주려고요!" 그렇게 말하며 시후는 두 사람에게 자신의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했다.이 말을 듣고 안세진은 충격을 받았고, 썩소를 지으며 말했다. "도련님, 이 방식은 굉장히 파격적이네요. 만약 저에게 이런 일이 있었으면 저는 연예계에서 은퇴할 것 같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은 말로 할 때, 연예계에서 나가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렇지 않고 주우천이 계속 버틴다면 난 그를 쫓아 낼 방법을 찾을 거예요." 이에 시후는 약간 경멸스럽다는 듯 말했다. "내 생일이기도 한 은서의 콘서트에 이런 쓰레기가 나타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2시간 후, 개인 비행기가 인천 공항에 착륙했다. 항공기는 착륙하자마자 유도차량에 의해 격납고까지 직접 이송됐다.주우천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조금 전 그의 메이크업을 수정해주었다. 이때, 비행기 옆에는 벤츠 스프린터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이는 공항에서 VIP를 태우고 내려주기 위해 특별히 사용하는 셔틀 차량이었다.그러나 주우천은 서둘러 비행기
주우천은 비행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영상 속 김혜빈 옆에 수백 명의 여성들이 서 있는 것을 본 후, 그의 기분은 즉시 많이 좋아졌다. 솔직히 말해, 그는 공항에 마중 올 팬들을 자주 돈을 주고 부르곤 했지만 이렇게 물 좋은 인원들이 많이 온 것을 본 적은 없었다. 예전에는 이런 일을 하려면 엑스트라를 많이 데리고 있는 회사 대표들과 협력해서 이루어졌는데, 엑스트라 자원을 좀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외모가 뛰어나고 몸매 좋은 여성들은 소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번에 오는 여성들은 모두 키 168 이상의 아름다운 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여성들이 한 두 명만 있다면 눈에 띄지 않겠지만 100명, 200명 정도가 한 자리에 모여 있다면 시각 효과는 정말 폭발적일 것이다..! 이에 그는 기쁜 마음으로 옷 매무새를 고쳐 입고 진명명에게 말했다. "오늘의 픽업 장면은 사진을 평소보다 더 많이 찍고, 자원도 더 많이 투자해서 검색어 1위가 되도록 해줘.”진명명은 서둘러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 제가 준비하겠습니다.""오케이!" 주우천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그럼, 가보자고!" 그렇게 말한 뒤 그는 가장 먼저 비행기에서 내렸다.개인 비행기가 착륙 노선을 신청하면서 공항 VIP 픽업 서비스를 구매했기 때문에, 이미 공항 관리자가 밖에 서 있었다. 주우천이 내려오자 그는 즉시 앞으로 다가와 그를 맞이하며 정중하게 말했다. "주우천 씨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주우천은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관리자가 물었다. "서울에는 자주 오시나요?”"네." 주우천은 가볍게 대답하며 앞에 있는 벤츠 스프린터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차량은 픽업하러 온 건가요?”"네, 네!" 관리자는 급히 초대하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어서 차에 타세요. 이제 터미널로 가겠습니다!”주우천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차에 올라탔다. 그 결과 차에 탑승한 후, 그는
그러나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 주우천은 놀라고 말았다. 그는 거의 텅 비어 있는 통로를 바라보며 의심스럽게 말했다. “공항에 왜 이렇게 사람이 적죠? 우리들 말고는 다른 승객이 없는 건가요..?”관리자는 머리를 긁적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건... 오늘의 교통 통제와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도착하는 항공편이 많지 않고 많은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되었습니다."주우천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서울의 인천 공항이 아무리 항공편이 취소되더라도 이렇게 황량할 수는 없다.그 때, 주우천의 소속사 관계자가 앞에 있는 반투명 유리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천 씨, 앞에 출구가 있어요. 밖에 팬분들이 많이 있으니 혹시 불편하면 경호원이 먼저 나가서 에스코트를 해 달라고 하던가, 나가기 전에 경호원들이 팬을 몰아내도록 하겠습니다.""아닙니다!" 주우천의 마음속에 있던 의심은 즉시 사라졌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난 항상 팬들을 가족처럼 생각했습니다. 멀리서 저를 환영해준다면 당연히 인사해야죠!" 그 후 그는 재빨리 성큼성큼 걸어 유리문에 이르렀고, 어서 돈을 주고 데려온 300명의 아름다운 '팬'들에게 나가서 인사하고 싶었다. 곧 유리문이 열렸고, 통로 밖의 풍경이 주우천의 눈동자에 비쳤을 때, 그는 마치 뇌가 고전압 전기로 마비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왜냐하면, 이때 출구 밖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기는 했지만, 그가 상상했던 미인들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그의 눈 앞에는 덩치가 크고, 사악한 얼굴의 사내들이 떼로 서있었다.주우천이 깜짝 놀란 그 순간, 얼굴에 두 개의 상처가 있고 굉장히 사나운 표정을 지은 사내가 큰 소리로 외쳤다. "종천우! 사랑해! 내 아를 낳아도!!”군중 속에서 갑자기 휘파람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또 다른 사내가 소리쳤다. "이야아아!! 종천우! 나도 사랑해! 나도 낳아 줄 수 있어!!" 그 때 스포츠 조끼를 입은 한 남자가 문신으로 뒤덮인 큰 두 팔을
이렇게 뺨을 맞자, 주우천은 머리가 핑 도는 듯했다. 조금 전의 강경한 태도는 두 차례 연타로 뺨을 맞은 뒤 바로 수그러들었다.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단 한 번도 맞으면서 크지 않았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뺨을 두 번이나 맞고, 얼굴이 퉁퉁 붓는 듯한 느낌이 들자 그는 그 자리에서 죽어 버리고 싶었다. 그는 지금 마치 늑대들에게 둘러싸인 닭 같았고, 이 사나운 사내 무리를 마주한 그는 이미 겁에 질려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경호원들은 이미 쓸모가 없어진 지 오래였고, 완전히 사내들의 놀림감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머뭇대며 질문만 하고 있었다. "저기 형님들, 무슨 오해라도 있으신 겁니까...?" 경호원들도 조금 전 통화에서 자신들을 기다리는 건 수백 명이나 되는 미녀들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밖으로 나왔을 때 미녀는 단 한 명도 없고 오히려 조폭들만 수백 명이 서 있으니 이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오해는 무슨?!" 조금 전 주우천의 얼굴을 꼬집은 남자는 차갑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종천우의 팬이고 종천우를 매우 사랑하는 팬클럽이야! 우리는 종천우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환영하러 온 건데 왜 그래? 종천우 씨? 어때?! 우리 환영 인사가? 만족스럽죠?”그러자 주우천은 울상이 되어 말했다. "형님, 농담 그만하세요... 나 같은 사람은 좋아할 만한 게 하나도 없어요.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 제가 꼭 바꾸겠습니다. 굳이 이렇게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그러자 사내들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 우리 귀여운 종천우 씨 왜 이런 말을 하는 겁니까? 우리가 당신을 환영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은 당신의 음악적 재능을 존경해서인데.. 게다가 우리는 당신을 위해 이렇게 호화 파티도 준비했다고요! 이제 시간이 거의 다 됐네! 어서 갑시다!" 그렇게 말한 후 그 사내는 옆에 있는 다른 사내들에게 윙크를 했고,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는 몸을 굽혔다. 한 사람은 주우천의 다리를 안아 위로
가장 안타까운 점은 40인승 버스에 그가 앉을 자리가 없었다는 점이다. 모든 좌석은 사납고 강력한 사내들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조수와 경호원들과 함께 버스의 길고 좁은 복도로 던져졌다.차에 오르자마자 이들의 태도는 즉시 바뀌었고, 그 중 한 사람은 즉시 주우천과 그의 직원들에게 소리치기도 했다. "어이! 순순히 휴대폰을 넘겨주지 않으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비난하지 마!”주우천은 불안해하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버킹엄 호텔의 안세진 부장님이 보낸 겁니까?"이전에 그를 때렸던 사내는 차갑게 말했다. "왜 이렇게 말이 많아? 휴대 전화는 어디에 있어? 빨리 꺼내!”주우천은 덜덜 떨면서 전화기를 건네며 용감하게 말했다. "당... 당신들!! 지금 사람 납치하고 있는 거야! 어떻게 대낮에는 이런 짓을 할 수 있지?! 게다가 뭐지? 나는 창신 그룹의 도련님의 신분이야! 우리 그룹이 내가 이런 일을 당했다는 걸 알면 어떻게 나올지 생각해 보고 이러는 거야?!”근육질 몸매의 사내는 휴대폰을 들고 그를 무시하며 말했다. "사실 우리는 당신이 누구인지 상관없어. 일단 중국에서 잘 나가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의 정서와 분위기에 따라 몸을 사리고 겸손하게 굴어야지. 왜 이렇게 건방져?”그의 말을 들은 주우천은 상대방이 안세진이 보낸 사람임에 틀림없다고 짐작하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버지는 너희 LCS 그룹과 아주 잘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LCS 그룹의 은소리 이모는 내 아버지의 같은 학교 후배이시기도 해요!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이모랑 얘기 좀 해달라고 하게 해줘요. 혹시 오해가 있다면 직접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요."사내는 주우천과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귀찮아서 그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으며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거기에 도착하기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양말을 벗겨서 당신 입에 넣어주지. 내가 미리 말하는데.. 나는 일주일 동안 양말을 한 번도 갈아 신지 않았어."그러자 주우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