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에게 욕을 해대고, 심지어 송 회장에게 해명까지 강요했던 최우식 대표가 이렇게 한 순간에 급변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를 보고 있던 아들 우신 역시도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으니까!"아버지! 갑자기 이런 데릴사위 놈에게 왜 이렇게 공손하게 대하시는 거예요? 조금 전에 우리가 저놈은 쓰레기라고 욕했잖아요?!”최우식 대표는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이 새끼야! 좀 닥쳐!!"최우식 대표는 마음이 벌써 요동치고 있었다. ‘이 멍청한 놈! 네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지? 너는 20대 중반이라, 한창 건강하니까 밤 새도록 술을 퍼먹고 새벽 3시에 자도 다음 날 9시에 일어 수 있지만.. 네 아버지인 나는 이미 나이가 들어 이젠 그런 생활이 안 된다고! 너는 지금 배가 불러서 이런 약이 얼마나 필요한 지 모르지? 매일 같이 부족함 없이 생활하니, 나와 같은 사람의 욕구를 네가 알겠느냐 이 말이야! 넌 아직 배가 고파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붓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며,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그런 느낌을 알지 못하지.. 아마 영원히 느낄 수 없을 지도 모른다!’최우식 대표의 경우, 그는 아직 나이가 많지는 않았지만 젊었을 때에 비해서는 체력이 많이 약할 수밖에 없다. 그는 돈, 지위, 힘도 있지만, 젊음을 잃었다. 그래서 그는 송 회장의 엄청난 변화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이미 시후가 준 약을 갈망하고 있었다. 한 알에 5억은 무엇인가? 50억에 이 약을 얻게 되어도 아깝지 않을 것이었다!반면, 우신은 아버지에게 욕을 들은 후 표정이 굉장히 일그려졌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만일이라도 자신이 한 마디를 더해서 사람들 앞에서 맞을까 봐 입을 다물었다. 우신이 풀이 죽어 물러나려 할 때, 최우식 대표는 시후가 자신의 제안에 아무런 반응이 없자 우신을 질책했다. “야 이 새끼야! 어서 이리로 와서 은 선생님께 사과하지 못해?”"예??? 아버지, 지금 저 자식에게 사과하라고요?" 우신은
그녀는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민정은 시후에 대한 마음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 전 시후가 자신에게 베푼 은혜라면 민정은 자신의 목숨을 바치기에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하지만, 송영예는 시후의 말을 듣고 속으로 분개했다. ‘아오! 왜 다 된 밥에 이렇게 재를 뿌리는 거야!!! 대체 왜 은시후 저 자식은 우리 집안의 일에 쓸데없이 참견을 하는 거야!!! 그리고 왜 할아버지의 수명을 연장해? 그리고 그 공은 왜 다 송민정에게 돌리는 거냐고!!!’ 그러나 그는 내면의 분노를 조금도 드러내지 못했고, 그저 속으로만 살벌하게 시후를 저주할 뿐이었다. 그러자 송 회장은 "저 송진묵은 은 선생님의 당부를 꼭 기억하겠습니다..!”라며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했다. 송 회장은 두 번씩이나 인사를 했다. 시후는 사실 중간에 그를 말릴 만한 기회가 있었지만, 말리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왜냐하면 시후는 송 회장이 자신의 앞에서 이 정도의 태도는 보일 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의 수명을 10여 년이나 갑자기 늘여주었으니, 이런 행운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 송 회장이 자신의 앞에서 이렇게 공손히 인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사실 이 정도면 앞으로 남은 생에 매일 자신을 찾아와 인사를 해도 부족할 터! 일반 사람들은 매일 자신들이 믿는 신들의 앞에서 세 번 씩이나 절을 하는데.. 10년의 수명을 과연 그 신들이 가져다 주던가? 결코 아니었다! 신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후는 이것을 해냈다! 그러니 송 회장에게 이런 인사를 받는 것은 전적으로 당연한 일이었다.이를 본 이룸 그룹의 자제들도 모두 앞으로 나와 시후의 앞에서 감사의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장남 송천명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은 선생님! 제 아버지께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께 인사드립니다!”라며 절을 올렸다. 그러자 그의 셋째 동생, 넷째 동생도 잇달아 감사를 표하였다. 그 뒤로 송영예와
최우식 대표는 지금 송 회장에게 강한 질투심이 생겨났다. ‘이 약이 이렇게 진기한 줄 알았으면, 내가 훔쳐서라도 내 손에 넣었을 텐데 말이야!’ 하지만 시후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어 미움을 샀기에 최우식 대표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그는 시후를 죽여서 아들이 송민정과 더 잘 될 수 있도록 밀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회춘단을 본 뒤에는 한 알만 구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소원이 없을 것 같았다. 저 약만 있다면 아들의 장가는 이미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최우식 대표는 이룸 그룹 가족이 무릎을 꿇은 틈을 타, 별장을 뛰쳐나와 원망스러운 표정의 아들을 끌고 올 준비를 했다.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우신이 화를 내며 말했다. "아버지, 대체 왜 저더러 돌아가라는 거예요? 지금 가서 그 병신 같은 놈에게 사과라도 하라는 말씀이세요?”"그래 맞아! 일단 사과부터 하고, 사과해도 소용이 없으면 무릎을 꿇어! 그리고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도 소용없으면 머리를 조아려 사죄를 하란 말이다! 반드시 그 은 선생이라는 사람의 노여움을 가라앉혀야 한다! 알아 들었어?!”"대체 왜요? 뭐 때문에 그러시는데요?!!?!!" 우신이 갑자기 폭발했다! "고개 숙여 사과하라고요? 그럼 그냥 저를 죽이시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아버지, 설마 민정이를 못 보셨어요? 민정이 그 새끼를 좋아하는 게 안 보이시냐고요? 제가 만약에 그 새끼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면, 더 이상 민정이랑 잘 될 기회가 더 없어요!""이 자식아! 지금 중요한 건 송민정 양과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은시후의 회춘단을 받을 수 있는 지의 여부다!”"아버지, 아직 젊으시잖아요? 그걸 받아서 어디다 쓰시게요?!"“뭐? 젊어?” 최우식 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먼저 은시후의 손에서 회춘단을 한 알 얻어야 해! 지금 이 일만큼 중요한 건 없다 이 말이다!""아버지! 우리 계획을 잊으신 거예요?! 일단 먼저 이화룡을 잡아 족치고, 그 다음
그러자 우신이 흥분한 채 말했다. "아버지, 그럼 저도 아버지의 말씀을 잘 들어보겠습니다!”최우식 대표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 그럼 들어가서 나와 함께 은시후에게 가자. 그 신비한 약을 구해야지!”"약을 구하러 간다고요? 어떻게요?" “무릎을 꿇어야지!” 최우식 대표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이룸 그룹네 온 가족이 은시후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이렇게 당당하게 행동한다고?”"무릎이요? 은시후 앞에서 무릎을 꿇어요?" 그 말을 들은 우신은 펄쩍 뛰며 말했다. “무릎 꿇으라고요?! 아버지, 그냥 저를 죽이세요!”그러자 최우식 대표는 다시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최우진, 조금 전에 이 아빠가 말한 건 대체 뭘로 들은 거냐?""아버지, 무릎을 꿇는 거잖아요! 제가 언제 아버지와 송 회장님 말고 다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겠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계속 절 키우실 때 남자는 아무 때나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잖아요?"최우식 대표는 아들을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지난 번에 말했지 않냐? 사내 놈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무릎을 꿇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자 최우식 대표는 덧붙여 말했다. "사내 대장부는 자신의 허리를 굽힐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은시후 앞에서 무릎을 좀 꿇으면 어때? 전장에서 잠시 무릎을 꿇더라도 결론 적으로 이길 수만 있다면 바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거다!!” 우신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아버지, 아버지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최우식 대표는 우신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렇게 네가 마음을 고쳐먹은 것 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발전을 한 거다! 잘했어!”라고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 말을 끝내자, 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 들어가자!”라고 말했다.......그 때, 시후는 송 회장을 부축하고 일으켜 세웠다. 송 회장이 일어나자, 다른 가족들도 뒤따라 일어섰다.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축하를 다 드
우신은 시후가 회춘단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확신한 아버지를 보고 물었다. "아버지.. 그런데 정말 가서 무릎을 꿇고 회춘단인가 뭔가를 달라고 하실 거예요??"."그래 맞다." 최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조금 뒤에 네가 나와 함께 은시후 앞에 가는 거다. 그럼 내가 먼저 사과를 할 거다. 그 때 네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약에 대해 다시 얘기하는 거지."우신은 좀 억울하고 답답한 표정이었다. "아버지, 그럼 제가 무릎을 꿇고 옆에서 잘못을 인정해 달라고 말한 뒤에 아부를 하라는 말씀이세요?"최우식 대표는 아들을 곁눈질로 보고 물었다. "왜?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거냐??"우신은 아버지의 눈빛에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손을 저었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는!"최우식 대표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대장부는 굽힐 줄 알아야 한다고!! 네가 무릎을 꿇어도 소용없다면 나도 네 옆에서 무릎을 꿇을 거다. 그리고 우리는 회춘단만 얻을 수 있다면 그 놈을 형님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거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생명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겠어?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겠니?""네 알겠어요. 아버지." 우신은 자신의 아버지가 이미 회춘단에 완전히 영혼을 빼앗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정도로 아버지가 회춘단을 얻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면, 자신이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우신과 최우식 대표가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오자, 시후는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자리로 돌려보냈다. 술자리가 막 시작되려 할 때,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 두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어 있는 두 자리에는 ‘최제천’ 선생과 그의 외손녀 ‘소희’의 이름이 기재된 명찰이 놓여 있었다. 시후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최제천 선생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하고, 시후가 참석하는 행사에 빠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후는 당장 휴대전화를 꺼내 최제천
최제천 선생은 왜 서울에 제세당을 열었던가? 자신에게 은혜를 갚고 싶어서가 아니었나? 그런데, 오송 그룹 부자가 쳐들어 와서 한의원을 때려 부수다니.. 이 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마침 이때 최우식 대표가 우신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우신과 함께 자신의 테이블로 가지 않고, 시후 쪽으로 다가왔다! 시후에게 오자 최우식 대표는 "은 선생님, 아까 제 아들이 굉장히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이 녀석을 데리고 와서 사과를 드리고, 과오를 잊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시후는 조금 전의 통화 뒤 굉장히 화가 났는데, 최우식 대표가 우신을 데리고 와서 자신에게 사과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후는 최우식 대표가 분명 회춘단을 얻기 위해 연기를 하고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최 대표님, 아드님의 말을 빌리자면 저는 그저 능력 없는 데릴사위일 뿐이라서요.. 그러니 저와 같은 사람이 어떻게 아드님의 사과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아드님에게 저는 그저 욕하고 싶으면 욕하고, 때리고 싶으면 때리는 그런 보잘것없는 인간 아니겠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최우식 대표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시후가 쉽게 이 일을 넘어갈 생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자 그는 굳은 표정으로 우신에게 "이 자식아! 어서 은 선생님 앞에 무릎을 빨리 꿇어!!"라고 소리쳤다.이 소리에 많은 사람들이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과연 오송 그룹의 큰 아들이 은 선생님에게 무릎을 꿇는다고? 많은 사람들의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우신은 이때 화가 난 나머지 두피가 저리고, 온몸이 화끈 거리는 것 같았다. 자신이 아무래도 오송 그룹의 큰 아들인데, 강남에서 그는 재벌 2세로서,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쓸모없는 데릴사위 놈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한다? 만약 이 일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나중에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 것인가? 망설이던 우신은 갑자기 옆에 있는 아버지를 힐끗 쳐다보았다, 표정이 안 좋아진 아버지를 보자 우신은 갑자기 최우식 대표
시후의 말에 최우식 대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시후가 이렇게 쉽게 자신들을 용서하지 않을 줄 알았지만, 자신은 회춘단을 구매하기에 15억이라는 가격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우식 대표는 시후가 그 정도의 돈을 받는다면 더 이상 자신들의 잘못을 드러내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놈은 15억이라는 돈은 전혀 눈에 차지도 않는 것 같았고 금방이라도 조금 전의 일까지 들쳐내려는 듯 행동하고 있었다. 사실 일반적인 장사꾼이라면 아마 이러한 상대를 만났을 때, 아무리 최우식 대표라도 자리를 뜰 법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쉽사리 그를 버릴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미 회춘단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법에 걸린 듯 온통 머릿속이 회춘단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는 이미 머리로 회춘단을 복용한 뒤의 효과를 상상하고 있었다. 그러자 최우식 대표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무릎을 꿇고 시후에게 경건하기 짝이 없는 태도로 사과를 했다. “은 선생님!!! 조금 전 저희 부자가 이렇게 대단하신 분을 한 눈에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대표들이 선생님을 대단한 분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는데, 제가 아직 식견이 부족했음을 용서해주십시오!” 최우식 대표의 말은 매우 수준급이었다. 그는 말을 청산유수 같이 해댔다. 그는 오히려 상대방이 계속 자신을 밟지 못하도록, 일부러 상대방을 높이 치켜세웠다. 이렇게 되면 일반인들은 그와는 더 이상 따지고 들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지금의 시후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그들이 최제천 선생의 제세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일은 반드시 시후가 처리해야 할 것 같았고, 참을 수 없었다. 그러자 시후는 최우식 대표를 바라보며 웃음 지었다. "15억.. 그 정도 돈이면 분명 성의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 대표님께서는 지금, 아드님보다 못한 것 같군요..?" 최우식 대표는 어안이 벙벙해졌고, 순식간에 시후의 말을 알아차렸다. 시후는 자신이 무릎을 꿇고
이건 정말 좀 귀찮은 상황이었다. 자신은 이전에 이런 관계가 있었는지 미리 알지 못했다! 최제천이 그저 유명한 한의사 양반인 줄만 알았는데… 그를 직접 때릴 수는 없어서 차라리 그의 한의원을 부수고 압력을 넣은 뒤 자신의 둘째 아들을 진찰하도록 협박했을 뿐인데. 하지만 자신이 택한 이 선택이 이곳에서 말썽을 일으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는 회춘단에 이미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에 두 눈에 불을 켜고 옆에 있던 우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이고! 은 선생님!! 이건 모두 제 부족한 아들 탓입니다.. 늘 일을 할 때 충동적이고 사려 깊지 못해서 그렇지요.. 아직 가르칠 것이 많습니다..!"그러자 우신의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그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순식간에 자신이 아버지의 희생양이 되다니.. 그는 마음속으로 분개했지만, 그는 감히 드러내지는 못했다. 그저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을 수 밖에.. 아버지가 자신에게 죄를 덮어 씌운 이상, 자신은 이를 악물고 참는 수밖에 없다. 그러자 고개를 숙인 채 우신은 "죄송합니다.. 제가 충동적으로 최 선생님의 가게를 부셨어요.. 사과드립니다!”라고 소리쳤다.최우식 대표도 황급히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제가 최제천 선생의 모든 손실을 10배로 보상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변명했다.시후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어떤 일들은 말이죠..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죠.""어.. 그럼.. 은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시는 건지요..?”"저요??"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제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시후는 일부러 말하는 속도를 조금 늦추며 우신을 보았다. 시후의 매서운 눈빛을 본 우신은 살짝 당황했다. 과연 은시후는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지 생각하던 찰나, 시후의 손이 갑자기 자신의 오른손 손목을 움켜쥐는 걸 느꼈다. 이어서 살짝 비틀어 힘을 주는데.... 우신의 오른쪽 손목은 ‘뚝!’하는 소리와 함께 시후에 의해 부러지고 말았다!"아악!!!!!! 끄으아아악!!" 우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