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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2화

Author: 고능비
요즘은 의학이 발달해서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도 병원에서 잘 돌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없었다.

하예정은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멀쩡하던 애가 갑자기 조산이라니 좀 이상하지 않아요? 혹시 집에서 넘어졌을 수도 있고. 아니면 먹으면 안 되는 걸 모르고 먹은 건 아닐까요?”

전태윤이 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정남 사촌 누나가 효진 씨 영양사야. 매일 챙겨주고 있는데 일부러 몰래 먹지 않는 한 말이 안 되지.”

두 사람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임신하면 입맛이 평소와 달라진다는 것을 하예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유도 없이 평소 즐겨 먹지 않던 음식이 떠오르면서 참지 못하고 꼭 먹어야 할 때가 있었다.

계절에도 맞지 않는 음식이 유난히 당길 때도 있고.

하예정에게도 그런 적이 있었다.

한밤중에 잠에서 깼다가 갑자기 소불고기가 먹고 싶어져 견딜 수가 없었던 날이었다. 전태윤은 아무 말 없이 차를 몰고 나가 자기 호텔로 향하여 잠자던 주방장을 깨워 음식을 만들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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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자가 말을 이었다.“당신 자매들도 모두 의사랑 결혼한 게 아니잖아. 다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랑 결혼했지. 소아가 좋아하기만 하면 조카사위가 무슨 직업이든 상관없어. 나는 아무튼 유림 씨가 마음에 들어. 당신은 뒤에서 도준의 편 들지 말고. 우리 조카는 그 사람 안 좋아한다니까!”진국림이 말했다.“내가 편을 든 건 아니잖아. 다만 도준이가 의술에 나름 재능이 있어서 나에게 묻기에 가르쳐 줬을 뿐이야. 2년 동안 함께했으니 어느 정도 스승과 제자의 정이 들긴 했지. 소아가 도준을 좋아하지 않는데 내가 어쩔 수 있나. 내 생각에는 예전에 떠난 전 남자 친구가 소아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줘서 아직도 새 연애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어휴, 소아가 좋다면 됐지. 만약 정말 유림 씨가 좋다면 좋은 거지. 평생 혼자 사는 것보단 나으니까.”진국림은 그래도 자기 조카를 마음 아파했다. 조카가 예전 연애에 상처받아 감히 시집가지 못할까 봐 걱정이었다.실제로도 진소아는 몇 년 동안 젊은 남자와 단둘이 지낸 적 단 한 번도 없었다.전유림은 교활하게 미지근한 물에 개구리 삶듯 천천히 다가가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사실 임도준도 그런 방법을 썼지만 진소아라는 개구리를 익히지 못했을 뿐이다.인연이란 정말 묘한 것이다.몇 년을 함께 지내도 전혀 불꽃이 튀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번 보고 평생을 결정하는 사람도 있다.“지금으로선 소아가 아직 유림 씨를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아. 그런데 유림 씨는 성격이 부드럽고 얼굴도 잘생겼고 조용하고 준수한 남자라서 쉽게 호감을 살 수 있지. 게다가 유림 씨는 민심 아파트에 집을 사 놓고 인테리어를 직접 챙기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소아에게 묻곤 해. 이런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이용해서 조금씩 소아의 삶 속으로 스며들고 있어. 아직 고백도 못 하고 있지. 소아를 놀라게 할까 봐 두려워서.”이정자가 자세히 살피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그런데 유림 씨가 소아를 바라보는 눈빛은 거짓말이 아니야. 우리 소아한테 첫눈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928화

    “전씨 가문에 가정의가 있으시죠?”부잣집이라면 대개 가정의를 두고 있다고 들었다.작은 병은 가정의가 해결하니 굳이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였다.그런 부자들이 병원을 찾는다는 건 그만큼 큰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기도 했다.“있기는 한데 차라리 소아 씨를 더 믿겠어요.”진소아가 웃으며 말했다.“과찬이세요. 저 같은 젊은 의사는 아직 환자들의 신뢰를 많이 받지 못해요. 제가 낮 진료를 볼 때면 환자분들이 제 진료를 예약하는 건 대부분 다른 의사 선생님들 예약이 꽉 찼기 때문이에요. 어쩔 수 없이 제 번호를 뽑는 거죠.”그러나 요즘은 조금 나아졌다. 진소아는 실력으로 증명해 보였다.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보고 듣고 자라서 졸업하기 전부터 이미 적지 않은 진료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가끔 진국림이 진료소에 못 나갈 때 환자가 오면 본인이 집에서 직접 진료를 보기도 했다. 하여 그녀의 진료를 예약했던 환자들은 진찰이 꼼꼼하고 약도 증상에 맞게 처방해 준 덕분에 병이 나았다며 점차 이 젊은 의사를 믿게 되었다.이제는 그녀를 찾는 환자들이 점점 늘고 있었다.“일시적인 현상이에요. 반년만 지나면 소아 씨를 믿는 환자분들이 훨씬 더 많아질 거라고 믿어요.”전유림은 진소아의 실력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녀는 젊은 의사였지만 어릴 적부터 의술을 배워 와서 다른 의사들보다 훨씬 풍부한 경험이 있었다.그의 확신에 진소아는 고개를 돌려 전유림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걸어서 마트를 나섰다. 밖은 여전히 활기차고 곳곳은 화려한 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많은 이들의 밤이 막 시작되는 시간이었다.진소아는 내일 출근해야 했고 전유림도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은 더 이상 밖에 머물지 않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전유림은 먼저 진소아를 집까지 바래다주었고 사랑하는 여인이 차에서 내려 진씨 가문의 대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본 뒤에야 자리를 떠났다.진료소는 이미 문을 닫은 지 오래였다.진국림은 나이가 들어 밤 아홉 시까지만 운영하고 문을 닫았다.하지만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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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안에서 가장 넓은 곳은 주인 침실이었다.임도준의 방은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김아라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벽이었다.곳곳에 진소아의 사진이 빼곡히 붙어 있었는데 모두 확대한 컷으로, 풋풋하던 옛날 모습부터 최근에 찍은 사진까지 다양했다.굳이 묻지 않아도 임도준이 몰래 찍어 벽에 붙여 놓은 것이 분명했다.진소아의 얼굴로 가득한 벽을 바라보며 김아라의 기분도 함께 가라앉았다.충격이 컸다.겨우 임도준을 침대 가까이 데려왔지만 더는 버티지 못했다.손을 놓자마자 그는 침대 위로 털썩 쓰러졌다.“진 선생님을 그렇게나 좋아하셨네요. 몰래 저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 방에까지 붙여 놓고.”김아라는 시큰둥한 어조로 중얼거렸다.침대 옆 탁자 위에는 단체 사진 한 장이 액자에 담겨 놓여 있었는데 아마 같은 학교 동창들인 듯 보였다.임도준은 진소아와 가까운 위치에 있었는데 그사이에 한 사람만 끼어 있었다.그 사진은 액자에 담겨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임도준이 이 사진을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것은 아마 그가 진소아와 가장 가까이 찍힌 사진이기 때문일 터였다.액자 말고도 사진첩 하나가 옆에 놓여 있었다.김아라는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아 그 사진첩을 펼쳐 보았다. 예외 없이 임도준이 몰래 찍은 진소아의 사진들이 인화되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었다.사진첩 맨 마지막 장에 가서야 겨우 진료소 사진 몇 장이 나왔다.김아라와 다른 직원 한 명이 찍혀 있었지만 진료소 내부를 찍다 보니 어쩌다 한 컷 걸린 정도였다.벽에 붙은 진소아 사진들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했다.사진첩을 다 보고 나니 김아라의 질투는 한껏 치밀어 올라 참지 못하고 임도준의 볼을 가볍게 꼬집으며 말했다.“제가 사장님을 몇 년째 짝사랑하면서 사장님께서 진 선생님을 포기하기만을 기다려 왔어요. 언젠가 제 진심을 알아주고 진 선생님보다 제가 더 어울린다는 걸 깨닫길 바라면서요. 그런데 진 선생님을 마음에 담아 두고 방 가득 그녀 사진만 붙여 놓다니... 진 선생님 때문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925화

    차 안은 문득 매우 조용해졌다.잠시 후, 임도준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술에 취한 탓에 금세 잠이 든 모양이었다.김아라는 그가 감기에 걸릴까 봐 차 안 온도를 살짝 올렸다. 아까 나눈 대화를 임도준이 제대로 새겨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김아라는 임도준이 진소아를 포기하길 바랐다.진소아는 결코 그를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다. 게다가 지금 진소아 곁에는 전유림이라는 남자가 있었다.김아라는 전유림을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었지만 임도준의 말로 미루어 보아 얼굴이 매우 잘생겼고 집안 형편은 아직 잘 모르는 듯했다.다만 민심대로의 상가들이 모두 그 남자의 사촌 형수 소유라고 했다.임도준은 항상 전유림을 두고 ‘무능한 백수에, 사촌 형수한테 붙어먹는 인간’이라며 깎아내렸다. 하는 일 없이 잘생긴 얼굴로 여자들을 현혹할 뿐이라며, 진소아가 그런 남자에게 속아 넘어가는 거라고 한탄했다.그러면서 자신은 매일 진씨 진료소에 들락거려도 이정자가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더니 전유림이 나타나자마자 눈에 띄게 그쪽으로 기운다고 불평했다.심지어 여자들은 다 비주얼만 따지는 사람들이라며 잘생긴 남자에게는 무조건 관대하다고 투덜댔다.임도준의 아파트 단지에 도착하자 김아라는 그가 몰던 차를 그대로 운전해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김아라는 임씨 진료소에서 몇 년째 간호사로 일해 왔고 임도준을 짝사랑하는 터라 그의 사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임도준이 집을 살 때 함께 산 주차 공간에 차를 세웠다.“임 선생님, 집에 도착했어요. 깨어나세요.”김아라가 임도준을 살짝 흔들었지만 그는 깊이 잠들어 좀처럼 깨어나지 않았다.어쩔 수 없이 먼저 차에서 내려 조수석 쪽으로 돌아가더니 문을 열고 몸을 깊숙이 넣은 채 힘겹게 임도준을 부축해 내렸다.차에서 내리자 임도준이 잠시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곧 다시 김아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그녀가 이끄는 대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의 온몸 무게가 고스란히 김아라에게 실렸다. 그녀는 그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924화

    “사장님, 피곤하지 않으세요? 정말 짜증 나지 않으세요? 제가 집안 도와주는 꼴을 보시면 속도 터지실 거예요. 그런데도 사장님은 가족분들에게 반항하지 못하시고 그냥 참고 넘어가시잖아요. 계속 눈감아 주시는 것도 사실은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기 때문이죠. 사장님이 얼마나 뛰어나고 능력 있는지 보여 드려야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자랑할 거리가 생기시니까요. 사장님, 제가 무례하게 말씀드려도 이해해 주세요. 저희야말로 한배를 타야 할 사람들인 것 같아요. 그런데 진 선생님은 형편이 좋으셔서 가족분들이 다 출세하셨고 그래서 그분은 저희처럼 누군가를 떠받치면서 살 필요가 없으세요. 진 선생님은 저희 같은 행동을 절대 이해해 주시지 못할 거예요. 한두 번은 모르겠지만 자꾸 그러면 분명 못 참으실 거예요. 소위 말하는 격이 비슷해야 한다는 게 결코 빈말이 아니에요. 정말 중요하죠. 사장님이 진 선생님을 좋아하시는 건 진심인 거 알아요. 하지만 거기에는 사장님 나름의 속내도 있으시죠. 진 선생님과 결혼하시면 앞으로 고향 친척분들이 병원에 입원할 일이 있을 때 진 선생님께 부탁하셔서 더 좋은 의사 선생님들을 알아봐 달라고 할 수 있다는 기대 말이에요. 그래야 사장님 능력을 더 뽐내실 수 있고 부모님께서 더 자랑스러워하실 수 있으니까요.”김아라도 속에 쌓인 것이 무척 많은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사장님께서도 아까 제 형제들은 제 의무가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저도 알아요. 제가 부모님께 드린 돈은 이제 부모님 돈이니까 부모님께서 그걸 누구에게 쓰시든 제가 뭐라 할 수 없어요. 마찬가지로 사장님의 형제자매들은 사장님 의무인가요? 사장님 집안에서 사장님만 대학을 졸업하실 수 있도록 힘써 주셨다고 해서 형제자매님들이 돈이 없어서 못 갔는지, 아니면 공부를 안 하려 했는지, 아니면 도저히 못 해서 그만둔 건 아닌지 어떻게 아세요? 그분들이 사장님 공부시키려고 도대체 얼마나 희생하셨는데요? 사장님께서 지금까지 갚으신 게 부족하세요? 사장님이 매달 부모님과 형제자매들께 보내는 생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54화

    하지만 조윤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결혼 후 재산을 반으로 나누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정일범은 아내에게 털 짝 하나 없이 나가라고 버티고 있었다.잘못을 저지른 쪽이 오히려 아내를 빈손으로 내쫓으려 들자 조윤은 당연히 이를 용납할 수 없었고 그녀의 친정 식구들 또한 강하게 맞섰다.이혼 문제는 그렇게 끌려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었다.이윤미는 연말 전에는 이혼 절차가 끝날 거로 추측했고 이은화가 조윤을 설득할 것 같았다.그렇게 생각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조윤에게 자유를 줌으로써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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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이은화가 말을 이었다.“윤미는 후계자야. 차기 가주가 될 사람이고 후계자를 낳아야 할 책임이 있는데 사위를 들이지 않으면 누구랑 딸을 낳겠다는 건지... 윤미가 따로 남자를 만나서 임신하겠대. 딸만 낳으면 후계자가 생긴다면서 시집가거나 사위를 들일 필요 없다고 하더구나.”결혼하지 않고 상대방 남자의 몸을 빌려 딸만 두겠다는 의미였다.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은 이은화 세대와 완전히 달랐다.이은화는 비록 이씨 가문의 주인이지만 이윤미만큼 개방적이지 못하고 여자는 반드시 시집가거나 사위를 들어야 한다는 사고에 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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