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방탕했던 하룻밤의 대가로 그녀에게 딸이 생겨버렸다. 보물처럼 애지중지 키우던 딸인데 정작 연지훈은 제 딸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오직 첫사랑과 낳은 아들만 끔찍이 아끼며 심지어 그 애가 제 딸을 짓밟고 올라서도록 내버려 두었다. 딸이 죽은 지 7일째 되던 날, 연지훈은 첫사랑 유이영을 위해 성대하고 호화로운 결혼식을 치렀다. 그와 유이영의 아들은 고급진 슈트 차림에 화동이 되어주었는데 그녀의 딸은 제대로 된 묘지조차 살 수 없었다. 그녀는 딸의 유골함을 안고 바다에 몸을 던졌고, 그 시각 연지훈은 첫사랑 유이영과 함께 막 신혼 방에 들어섰다. ... 전생을 겪고 다시 태어난 그녀는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선뜻 연지훈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전생에 그녀는 연지훈과 유이영 사이에서 광대처럼 굴었지만 이 남자의 연민이나 애정 따위 얻지 못했다. 이번 생에서 그녀는 연지훈과 유이영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전생에 유이영은 매정하게 그녀의 딸 연하나의 시신을 밟고 올라섰다. 이번 생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똑같이 갚아주고 유이영의 추악한 본모습을 뭇사람들에게 폭로했다. 전생에 그녀가 유일하게 사랑한 사람은 연지훈이었고 온 세상이 연지훈으로 물들었다. 이번 생에는 다른 남자들도 만나보고 연지훈 따위는 거들떠보지 않았다. 연지훈은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제발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애원했다.
View More안요한은 그런 서현주의 태도에 웃다가 몸을 돌려 노트북을 가지러 갔다.서현주는 이전에도 안요한의 노트북을 써본 적이 있어 조작하는 게 익숙했고 어떤 파일은 건드리면 안 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거실 바닥에 깔린 러그 위에 앉아 노트북을 올려놓고 집중해서 타자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안요한이 과일을 먹기 좋게 잘라 접시에 담아 들고 나와 서현주 앞에 내밀었다.“한 입 먹을래?”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키보드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이거 끝나고 먹을게요. 지금 너무 바빠요.”안요한은 그녀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무슨 문제야?”서현주는 가볍게 혀를 찼다.“게임 프로그램에 오류가 생겼어요.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버그라서 유저들 항의가 장난 아니에요. 개발팀에 손이 모자라서 내가 직접 보는 중이에요.”“그럼 내가 도와줄 수 있겠는데.”안요한이 고개를 가까이 들이밀며 말했다.“한번 보자.”서현주가 프로그램 오류를 추적하고 있는 와중에 안요한이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좀 고쳐봐.”“네.”안요한이 짚어준 부분을 보자 서현주는 바로 문제가 뭔지 알아챘고 곧바로 수정에 들어갔다.안요한이 옆에서 함께 봐준 덕분에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게임의 주요 버그는 모두 해결됐다.서현주는 노트북을 옆으로 밀어놓고 등을 뒤에 기대며 숨을 내쉬었다.“드디어 끝났네요. 요한 씨도 이제 가서 자요.”안요한은 이쑤시개로 사과 한 조각을 찍어 그녀의 입가로 가져갔다.“고생했어. 과일 좀 먹어.”과일이 서현주의 입술에 닿자 그녀는 표정이 굳어졌고 고개를 조금 더 뒤로 젖혀 과일과 거리를 벌렸다.안요한이 다시 손을 내밀려는 기색을 보이자 서현주는 아예 손을 들어 받아버렸다.“내가 알아서 먹을게요.”서현주는 조심스럽게 이쑤시개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안요한의 손과 스쳤지만 모른 척하며 아무렇지 않게 사과를 입에 넣었다.안요한은 그런 그녀를 보고 웃으며 다시 과일 접시를 내밀었다.“조금 더 먹을래?”서현주는 과일 하나를 집
김은영이 말했다.“그래, 그게 좋겠어. 아까는 네 할아버지가 계셔서 말하기가 좀 그랬는데 엄마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전화했어. 아빠랑 엄마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해. 가영이든 다른 여자든 선 보고 싶지 않으면 안 봐도 돼. 네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면 마음을 표현해 봐. 그리고 성공하면 그때 우리한테 데려와서 보여줘.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빠랑 엄마도 좋아할 거니까.”안요한은 말없이 그 말을 듣고 있었다.“아까 아빠랑 엄마가 인터넷으로 서현주 그 아가씨에 대해서 좀 찾아봤어.”김은영의 말투는 부드러웠다.“이렇게까지 능력 있는 아가씨인 줄은 몰랐어. 네가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겠더라. 그러니까 네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해. 우리도 부모로서 전폭적으로 지지할게.”그제야 안요한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 엄마...”김은영은 미소를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너 어릴 때부터 아빠랑 엄마가 너무 바빠서 곁에 있어주지 못했잖아. 그러다 보니 우리가 네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많이 놓쳤는데 우리는 그게 늘 마음에 걸렸어. 그래서 항상 너한테 미안했고 언젠가는 꼭 보상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이 그 기회인 것 같아.”“결혼 문제는 아빠랑 엄마가 네 할아버지한테 잘 이야기해 볼게. 너는 걱정하지 말고 네가 좋아하는 여자한테만 집중해. 우리가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줄게.”그 말에 안요한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알겠어요. 정말 고마워요, 엄마.”“고맙긴.”김은영이 웃으며 말했다.“엄마 할 말은 다 했어. 이제 전화 끊을게. 운전 조심하고.”안요한이 막 ‘네’ 하고 대답하려던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잠깐만, 끊지 마. 나도 할 말이 있어.”안요한의 아버지였다.“아빠?”“응, 나야.”잠시 잡음이 들린 뒤 안성환이 휴대폰을 건네 받고 말했다.“요한아, 아빠도 너한테 몇 마디만 할게.”“말씀하세요.”“혹시 네가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언제든 아빠나 엄마한테 전화해도
김은영은 도대체 어떤 여자가 안요한을 이렇게까지 빠져들게 만든 건지 몹시 궁금해졌다.“어떤 아가씨야? 엄마한테 얘기해 줄 수 있어?”그런데 안요한이 입을 열기도 전에 안정수가 콧방귀를 뀌었다.“그날 네가 데리고 왔던 현주라는 애 아니냐?”김은영은 안정수를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그녀는 그 이름을 마음속으로 되뇌었다.“현주... 아버님, 요한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알고 계셨어요?”안요한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안정수를 바라봤다.“그럼요. 현주 말고 또 누가 있겠어요?”안정수는 다시 한번 콧방귀를 뀌며 그를 흘겨봤다.“그런데 아직도 네가 그 애 마음을 얻으려고 따라다니고 있다고? 예전에는 나한테 사귄다고 하지 않았어? 누가 알려주지 않았으면 내가 아직도 너희한테 속고 있었겠지.”안요한은 멈칫했다가 머쓱해서 고개를 숙이고 코를 만졌다.“둘이 연애 중이라고? 누굴 속이려고.”안정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내가 보니까 너 혼자 애달프게 들이대는 것 같던데, 상대는 너를 안 좋아하는 거 아니야?”“누가 현주가 저를 안 좋아한대요?”안요한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안정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 애도 너를 좋아하는 거면 왜 아직도 안 사귀어? 왜 굳이 연인인 척 연기하냐고? 그런 식으로 해서 너한테 뭐가 남겠냐?”“아직 때가 안 왔을 뿐이에요.”안요한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그런데 할아버지, 그 얘기는 도대체 누가 한 거예요? 저는 나름 철저하게 숨겼다고 생각했는데.”안정수는 눈길을 돌리며 대답을 피했다.“그게 누구든 내가 알게 됐다는 게 중요해.”두 사람의 대화와 반응에 안성환과 김은영의 호기심은 더 커졌다.“아버지, 그게 무슨 얘기예요? 요한이가 그 아가씨를 데려와서 아버지께 인사드린 적이 있어요?”안정수는 안요한을 힐끗 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자기 입으로 말하라고 해. 난 더는 얼굴 들고 말 못 하겠으니까.”안요한은 어쩔 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솔직하게 설명했고 마지막에 꽤 진지하게 덧붙였다.“비록 그때
안정수는 낮은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다.“네가 말 안 해도 지금 네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대충 짐작하고 있어.”그는 잠시 말을 고른 뒤 이어서 말했다.“너도 알겠지만 네 부모는 조만간 다시 해외 지사로 나가서 근무할 거고 나도 나이가 있어 본사 경영을 언제까지나 붙잡고 있을 수는 없어. 이제는 내 자리를 이어받을 사람이 필요해. 네가 밖에서 하는 그 일은 언제까지 할 생각이야?”안요한은 눈꺼풀을 내리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결국 저보고 회사로 돌아와서 경영권을 물려받으라는 말씀이시죠?”안정수는 코웃음을 쳤다.“네가 밖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건 알아. 그래서 지금까지 그렇게 오래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도 눈감아줬고 억지로 불러들이지도 않았던 거야. 하지만 이제는 너도 집안 상황을 알아야 해. 넌 외동 아들이니 결국 이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고. 밖의 일은 정리할 수 있으면 정리하고 이제는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경험을 쌓아. 내가 은퇴하기 전에 네가 회사를 넘겨받아야 하지 않겠니.”그러나 안요한은 바로 말했다.“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짐작하셨다면 제 일이 마음대로 그만둘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아셔야죠.”“당장 그만둘 수 없더라도 준비는 해야지.”안정수의 태도는 단호했다.“요즘 네가 비교적 한가한 것 같은데 우선 회사에 나와서 일부터 배워. 적응 좀 하게.”안요한은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그는 안씨 가문에서 태어나 20년 넘게 부족함 없는 삶을 누려왔고 그만큼 짊어져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외동 아들이라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사실 안요한 역시 대비는 해두고 있었다. 그는 나라의 조직에 들어가기 전부터 상부에 미리 보고했어서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현업에서 빠질 수 있었다.“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안요한은 웃으며 덧붙였다.“그럼 회사 얘기 말고 다른 얘기는 없나요?”그 말 속에 분명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김은영과 안성환이 서로를 바라보다가 김은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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