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발표하시죠.”“네, 네! 알겠습니다.”심판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 후 곧바로 입을 열었다.“이번 시합은 임운기 씨, 승!”심판의 말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람들을 일깨워주었다. 한없이 조용했던 권투장 안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세상에, 주씨 가문의 고수가 지다니! 정말 임운기라는 놈이 이긴 거야?”“주씨 가문의 고수는 공손 가문의 칠 호위 법사마저 한방에 물리쳤는데 저놈한테 이렇게 쉽게 져버리다니. 저 임운기라는 놈은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저놈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괴물이야!”...시합이 시작되기 전에 운기를 업신여기던 사람들은 지금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수아가 앉은 곳.“임, 임운기 씨가 이겼어! 정말 이겼어!”정신을 차린 수아의 친구들은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목소리는 매우 날카로웠다. 운기가 링에 오르기 전, 모두 운기가 허풍을 떨고 있다고 확신하고 비웃던 사람들은 이제야 운기가 엄청난 강자이고 운기를 무시한 그들이야말로 바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방금 전 자기들이 운기를 비웃던 모습을 떠올리자 모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수아의 친구들은 후회하기 시작했다. 방금 운기의 말을 믿고 운기에게 베팅을 했다면 분명 엄청난 돈을 벌었을 것이다.“운, 운기 씨가 이겼어! 운기 씨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 수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링 위의 약간 수척해 보이는 운기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운기가 이렇게 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운기의 말을 믿었던 수아는 5,000억을 베팅하여 1조 5,000억을 벌게 되었다. 그것은 그녀의 10년간의 수입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난 거액이었다.주씨 가문의 자리.“우리 주씨 가문이 진 거야?”주국건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는 지하 권투 시합에서 우승을 따내기 위해 몇 년이나 준비했다. 이번 시합을 위해 그는 엄청난 심혈을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거액의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공손 가문
공손 무일도 어두운 표정으로 우빈을 꾸짖었다.“우빈이 넌 어쩌다가 허단인 강자를 건드린 거야! 허단인 강자를 건드린 게 얼마나 엄중한 일인지 알기나 해? 너 때문에 공손 가문에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마찬가지로 수사인 공손 무일도 허단인 강자가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아버지, 저, 저도 임운기가 허단일 줄은 몰랐어요...”우빈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변명하였다.남궁 가문의 자리.“임운기가 정말 진미 말대로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어. 우리, 우리가 그를 너무 업신여겼던 거야.”남궁 정민은 엄숙한 표정으로 링 위의 운기를 쳐다보았다.“아빠, 제가 운기 오빠가 엄청 강하다고 말했었잖아요. 운기 오빠는 거짓말한 적 없어요. 이제 제 말을 믿으시는 거예요?”진미가 말했다. 남궁 정민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믿어.”“아빠, 원래 운기 오빠는 저희 남궁 가문을 대신해 시합에 출전하려고 했어요. 아빠가 동의하셨다면 저희 남궁 가문이 이번 시합에서 우승했을 거고 금융 사업도 주씨 가문에게 빼앗기지 않았을 거예요.”진미가 당당하게 말했다. 남궁 정민은 줄곧 운기를 업신여기며 운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오해하였기에 진미는 이제야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그녀는 아빠에게 운기가 엄청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남궁 정민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곧 한숨을 내쉬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진미야, 이번 일은 아빠 잘못이야. 아빠가 네 말을 믿었더라면...”남궁 정민은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가 운기의 출전을 동의했다면 오늘 정상에 오르게 되는 것은 분명 그들 남궁 가문이었을 것이다. 남궁 정민은 자신이 운기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남궁 가문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철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깨달았다.진미는 또 고개를 돌려 남궁 정훈을 보며 당당하게 말했다.“큰삼촌, 제가 분명 운기 오빠가 엄청 강하다고 말했었는데 큰삼촌이 제 말을 믿지 않고 계속 운기 오빠를 비웃으셔서 이런 일이 생긴
진실을 알게 된 남궁 정민은 한동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내가 정말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오해한 거였어.’남궁 정민은 자신이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아빠, 왜 그러세요?”진미는 남궁 정민이 전화를 받은 후 이상한 모습을 보이자 얼른 다가가 그를 부축하였다. 남궁 정민은 한참이 지나서야 창백한 얼굴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진미야, 교통사고를 낸 범인이 누군지 밝혀졌어.”“정말요? 도대체 누가 한 짓이에요?”진미가 재빨리 물었다. 옆에 있던 남궁 정훈도 서둘러 물었다.“역시 임운기 그놈이 벌인 짓인 거지?”남궁 정민은 의자에 주저앉더니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아니, 이 일은 임운기 씨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 진미의 말대로 우리가 임운기 씨를 오해했던 거였어. 교통사고를 낸 범인은 조씨 가문의 조영지야. 우리 진미와 공손 우빈의 혼약을 파기시키기 위해 일부러 사람을 찾아 교통사고를 낸 거였어.”“뭐라고?”남궁 정훈도 깜짝 놀랐다.“남궁 정민, 방금 그 말 사실이야? 교통사고를 낸 사람이 조씨 가문의 조영지라고?”남궁 정훈이 큰 소리로 물었다.“장 집사가 이미 정확한 증거를 찾았다고 했으니...”남궁 정민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곧 진미를 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진미야,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네 말을 믿고 임운기 씨를 오해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아빠가 너무 멍청했던 거야.”“아빠, 사과받아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운기 오빠예요. 운기 오빠가 저희 남궁 가문을 도와주려고 엄청 애쓰셨는데 아빠는 오히려 운기 오빠를 오해하고 욕하기만 하셨잖아요.”진미가 말했다.“그래, 기회를 찾아 임운기 씨한테 제대로 사과해야겠어.”남궁 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자책하듯이 말했다.“우리 딸을 망친 건 아빠였어. 아빠가 너랑 우빈의 혼인을 성사시키지 않았다면 조영지가 교통사고를 냈을 리가 없었을 거야. 모두 아빠가 욕심을 부려서 우리 딸의 얼굴과 미래
남궁 정훈은 진미의 큰삼촌이지만 진미를 전혀 조카로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가주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남궁 정민과 진미를 바닥으로 끌어내려고 했기에 진미도 더 이상 남궁 정훈을 가족으로 여기지 않았다.“진미야, 난 네 큰삼촌이야! 너 어른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남궁 정훈이 노발대발했다.“어른도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죠! 안 그러면 집안 꼴이 제대로 돌아가기나 하겠어요?”진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반박했다.“너, 너...”남궁 정훈은 화가 나다 못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때 남궁 정민도 입을 열었다.“남궁 정훈, 진미의 말대로 이번 일은 네 책임도 있으니 방금 말했던 가주 자리는 너한테 양보하지 않을 거야. 불만이 있다면 가족회의에서 제대로 이야기하도록 해.”“남궁 정민, 너, 너...”남궁 정훈은 화가 나다 못해 당장 뒤 목을 잡고 쓰러질 것 같았다....“임운기 씨는 허단이 확실하니 주씨 가문의 윤 대사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었어요. 오늘 시합의 우승자는 아마 임운기 씨 일 거예요.”집사가 말했다. 백인철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래쪽의 운기를 쳐다보면서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가장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임운기의 실력이 아니라 그의 나이야. 그는 앞으로 나보다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게 될 거야.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어느 가문의 자제일지 정말 궁금하네.”백인철도 허단인 수사지만 그의 실제 나이는 이미 100세를 넘었다. 그는 운기와 달리 한 평생을 수련해서 겨우 허단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가 운기의 나이일 때는 후천 골련 일뿐이었다.‘임운기 씨가 내 나이가 되었을 땐 분명 나보다 훨씬 강할 거야.’집사도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저 나이에 허단이 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백운파의 젊은 제자 중에도 그의 실력을 따라갈만한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링 위.운기는 두 손을 짊어진 채 링 아래를 힐끗 보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저한테 도전하실 분 있나요?”방금 전까지 떠들썩하던 권투장 안은
이때 백인철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이번 시합에는 정말 예상 밖의 일들이 많이 일어났네요. 보아하니 이번 시합의 우승자는 이미...”운기가 갑자기 백인철의 말을 끊었다.“백운각 가주님, 잠시만요.”운기는 위쪽의 백인철을 쳐다보았다.“임운기 씨, 따로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 가요?”백인철은 의문이 담긴 눈빛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권투장 안의 모든 사람들은 운기가 무슨 말을 꺼낼지 궁금한 마음에 운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오늘 시합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제가 도전하지 않은 상대가 있거든요.”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어느 가문에 도전하실 건가요?” 백인철이 물었다.“제가 도전할 상대는 가문이 아니라... 백운각입니다.”운기는 백인철을 가리키며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운기가 말을 마치자 권투장 안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지, 지금 백운각한테 도전한 거야?”“이젠 8대 가문은 물론 백운각 마저 무시하는 거야?”“저 자식 정말 미친 거 아니야?”...모두 놀라는 동시에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그동안 백운각의 지위는 수원 8대 가문을 훨씬 뛰어넘었기에 수원 8대 가문들조차도 백운각 앞에서는 항상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이전에 백운각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두 가문을 단번에 파멸시켰기에 수원은 10대 가문에서 8대 가문으로 되어버린 것이다.그 후 수원 8대 가문은 아무도 백운각의 지위를 넘보거나 도발하지 못했다.그리고 여태껏 지하 권투 시합에서 백운각에게 도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지하 권투 시합은 백운각이 주최한 것이기에 운기가 백운각에게 도전하는 건 게임 플레이어가 게임 제작자에게 도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백, 백운각에게 도전하다니...”수아는 링 위의 운기를 보며 매우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운기가 백운각에게 도전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수원 8대 가문도 마찬가지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감히 백운각에게 도전하다니, 저놈은 정말 미친놈이었어!
이 도전을 거절한다면 백운각은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백인철은 운기의 도전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백운각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백인철은 반드시 우승을 따내야 한다.백인철의 대답을 들은 사람들은 또다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백운각 가주님이 도전에 동의했어!”“대박, 가주님이 직접 시합에 참가하시려나 봐!”“이번 지하 권투 시합이 이렇게 치열할 줄은 몰랐네! 백운각 가주님마저 시합에 참가하시다니!”“이번 시합이야말로 오늘의 하이라이트야!”...관중석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번 지하 권투 시합은 역대급으로 치열하고 볼거리가 있다.예전의 지하 권투 시합은 기련인 수사라면 쉽게 우승을 따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합에는 허단에 근접한 수사와 허단인 수사가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두 명의 허단인 수사가 시합을 할 예정이다.다른 한편.“가, 가주님께서 직접 출전하시려고요?”집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백운각에서 허단인 수사와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백인철이 태연하게 말하자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집사는 후천 기련인 수사이기에 그의 실력으로는 분명 링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가주님, 꼭 조심하셔야 해요. 상대도 허단인 수사이니 절대 쉬운 싸움은 아닐 겁니다.”집사가 말했다.“걱정 마. 우리 둘 다 허단인 수사이지만 난 80여 년을 넘게 수련해왔으니 절대 지진 않을 거야.”백인철은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 80여 년을 수련해온 그는 허단 중에서도 가장 강한 존재라 볼 수 있다. 백인철은 운기가 허단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매우 어려 보였기에 수련 시간이 짧아 절대 자신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것은 그가 운기의 도전에 쉽게 동의한 가장 큰 이유다.백운각이 수원에서 높은 권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배후의 후원자와 백인철의 허단인 실력 때문이다.백인철은 곧 자리에서 내려와 링에 올라 운기의 앞으로 걸어갔다.“정말 시작하려나 봐! 백운각 가
“차라리 우승을 받아들였으면 좋았을 텐데 왜 하필 백운각한테 도전을 한 건지...”남궁 정훈이 비꼬듯이 말했다.“저런 건방진 놈은 한번 죽도록 맞아봐야 정신을 차릴 거야!”진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주먹을 꽉 쥐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관중석에 앉은 사람들과 8대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운기가 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수원에서 백운각에게 도전하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다.링 위.백인철은 머리카락과 수염이 모두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나이가 100세를 넘은 그는 항상 한눈에 상대의 생각을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눈앞의 운기는 아무리 봐도 속을 알 수 없었다.“임운기 씨는 이미 시합에서 우승하셨으니 굳이 저희 백운각에게 도전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백운각에게 도전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아시나요?”백인철이 말했다.“알아요.”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아시는 분이 왜 백운각에게 도전을 하시는 거죠?”백인철이 물었다.“제가 잃었던 체면을 되찾고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입니다.”운기는 두 손을 짊어진 채 천천히 말했다. 그는 얼마 전 백운각의 사람들이 파티에 서연을 초대 가수로 불렀을 때의 건방진 태도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때 파티에서 봤던 백운각의 사람들은 심지어 두 사람을 정문이 아니라 뒷문으로 들어가게 했다.백운각 사람들의 경멸하는 눈빛은 운기의 자존심을 완전히 짓밟았지만, 그 당시의 운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오늘 운기는 반드시 백운각을 이겨 자신의 존엄을 되찾을 것이다.수원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백운각을 이긴다면 운기는 분명 이번 지하 권투 시합을 빌어 수원에서 이름을 날릴 것이다.“멋진 대답이네요.”백인철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 그리고 곧 말머리를 돌리며 말했다.“하지만 저희 백운각을 짓밟고 정상에 오르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전 백운각의 가주로서 백운각의 명성을 반드시 지킬 겁니다.”“가주님께서 정말 절 이길 수 있을까요?”운기는 입가에
백인철은 속으로는 매우 놀랐지만 운기의 공격을 억지로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펑-펑-펑-두 사람의 맞대결이 다시 시작되었다. 두 사람의 주먹이 맞붙을 때마다 백인철은 뒤로 연신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백인철은 운기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이미 자신의 실력을 끝까지 끌어냈지만 여전히 운기의 공격을 당해낼 수 없었다.시합 결과는 또다시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났다. 연신 후퇴하던 백인철은 1분 사이에 링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그는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었다.펑-두 사람은 또 서로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백인철은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링에서 밀려나게 되었다.그가 이대로 처참하게 링 밖으로 떨어진다면 그와 백운각은 모두 체면을 잃게 될 것이다.“가주님!”백인철이 링 밖으로 떨어지려던 찰나 운기는 그의 손을 잡고 그를 링으로 끌어올렸다.“가주님, 이만 패배를 인정하시죠.”운기는 담담한 태도로 백인철을 쳐다보았다. ‘임운기 씨는 그래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내가 체면을 잃는 건 원치 않았나 봐.’운기의 뜻밖의 행동은 백인철을 매우 놀라게 했다. 백인철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입을 열었다.“임운기 씨는 정말 강하신 분입니다. 전 허단인 수사가 이처럼 강할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이번 시합은 제가 졌습니다.”권투장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링 위의 운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백운각 가주가 지다니. 백운각은 수원에서 아무도 넘볼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존재다. 하지만 그런 백운각이 고작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도 모르는 놈한테 져버리다니.모두 머리가 어지러웠고 줄곧 견지해왔던 신념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시합이 시작되기 전엔 아무도 백운각이 이렇게 쉽게 져버릴 줄은 몰랐다.이런 적막은 무려 1분 동안 지속되었는데 곧 누군가의 함성 소리와 함께 사라지게 되었다.권투장 안에는 순식간에 함성소리가 울려 퍼졌다.“대박, 백운각이 지다니!”“저 사람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괴물이야!”“수원에 또 엄청난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