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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Author: 십일
선우는 차 안에 앉아 동건이 급히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미안해, 형.’

그는 진심이었다.

만약 동건이 정말로 조수민을 감금하고 있는 거라면, 이건 단순한 연인 사이의 다툼이 아니라 범죄였다.

‘지금이라면... 아직 되돌릴 수 있어.’

그래서 선우는 일부러 동건을 불러냈다.

시간을 벌기 위해.

정은이 안에 들어가서 수민을 구출할 수 있게.

만약 수민이 고소하지 않는다면, 이 일은 대충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사건은 커지지 않을 것이고, 그게 모두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다.

이렇게 생각한 순간, 마음이 왔다 갔다 하던 선우도 결심이 섰다.

동건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걸 확인한 후, 정은과 재석이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바로 차에서 내려 집 정문으로 향했다.

“여기서 도박장까지 왕복하면... 최소 80분이에요. 그 말인즉슨, 우린 5시 전까지 수민이를 무조건 데리고 나가야 돼요. 만약 못 나가면...”

정은은 시계를 보며 말끝을 흐렸다. 표정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그럼 내가 먼저 간다!”

선우가 소리치고는, 말 그대로 담장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원숭이도 울고 갈 클라이밍 실력 보여주지.’

혼자 먼저 넘어간 선우는 안에서 손짓했다.

“누나, 조 교수님도 이렇게 넘어와요!”

하지만 정은이 재석을 한번 보고는 말했다.

“근데 선우야, 저 벽 옆에 있는 버튼... 그거 누르면 문 열리는 거 아냐?”

“하?”

선우는 고개를 돌려, 말한 대로 벽면의 작은 버튼을 눌러봤다.

띠익-

문이 천천히 열렸다.

정은과 재석은 아주 자연스럽게 열린 문으로 걸어 들어왔다.

“뭐야, 원래 다 같이 원숭이 되는 거 아니었냐?”

선우는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세 사람은 조심스럽게 이동해 두 번째 철문 앞에 도착했다.

“이번엔 내가 열어볼게.”

선우가 손을 뻗어 문을 ‘톡톡’ 두드렸다.

그 순간 경보음이 터졌다.

삐빽!

삐빽!

“야야야야야, 뭐야 이거!!”

선우는 반사적으로 뒤로 세 걸음 튕겨 나갔다.

정은과 재석도 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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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490화

    복싱클럽 내부.쿵- 쿵-샌드백을 때리는 묵직한 소리와 남자의 거친 숨이 뒤섞여 울렸다.땀이 이마에서 턱으로, 턱에서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온몸이 이미 기진맥진했지만, 주먹이 멈추지 않았다.한 번, 또 한 번...끝내 힘이 빠져 링 바닥에 드러누워서야 복싱클럽 안은 고요를 되찾았다.“오, 괜찮네요?”코치가 다가와 헐떡이는 재석을 내려다보며 웃었다.“딱 봐선 책상 앞에 앉아 연구만 할 것 같은 타입인데, 체력이 은근히 좋아요. 다만 힘을 너무 세게 줘서 관절 나가기 딱 좋아요. 다음부턴 조금 조심해요.”재석은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천장을 똑바로 올려다본 채, 텅 빈 눈빛으로 숨만 고를 뿐이었다.코치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남자라면 누구나 막히는 순간이 있죠. 뭐, 안 풀리는 일이 있으면 계속 와서 두들겨요. 땀으로 풀면 생각보다 금방 가벼워져요.”...복싱클럽을 나왔을 땐, 하늘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재석은 차를 몰아 나왔지만, 방향도 의식하지 못한 채 운전대를 잡았다.‘어디 가는 거지?’정신을 차렸을 때, 차는 어느새 정은의 실험실 앞에 서 있었다.재석은 시동을 끄지 않은 채, 차창 너머 어슴푸레 빛이 새어 나오는 문을 멍하니 바라봤다.“여보, 다 정리했어? 얼른 가자!”서준이 실험실 안에서 손을 내밀었다.“잠깐만! 금방!”민지가 흰 가운을 허겁지겁 옷장에 밀어 넣고 가방을 들더니, 폴짝폴짝 뛰듯 달려가 서준의 손을 덥석 잡았다.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듯, 서로 맞잡은 손은 자연스럽게 깍지로 바뀌었다.“오늘 뭐 먹을까? 요즘 계속 야근이라 제대로 된 밥을 못 먹었잖아.”민지가 입술을 내밀었다.배달 음식 아니면, 실험실에서 대충 끓인 라면뿐이었다.“에휴, 정은 언니가 해놓고 간 만두랑 만둣국도 이제 얼마 안 남았어... 근데 말이야, 진일 선배 왜 자꾸 나랑 만두 뺏어 먹는 거 같지 않아?”“전엔 맨날 라면만 끓여 먹더니, 요즘은 꼭 만두만 찾는단 말이야. 분명 일부러 그러는 거 같아!”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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