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결혼 5년째, 심지우는 변승현이 밖에서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애인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묵묵히 참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그녀는 어느 날 자신이 친자식처럼 아끼던 아들이 변승현과 그 애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제야 그녀는 이 결혼이 처음부터 사기극이었음을 깨달았다. 애인은 조강지처 행세를 하며 변승현이 작성한 이혼 합의서를 들고 심지우를 찾아왔다. 그날 심지우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이 바람났다면 버리면 될 일이고 아들이 불륜녀의 자식이라면 다시 돌려주면 될 일. 미련 없이 사랑을 버린 심지우는 당당한 본모습으로 홀로서기 시작한다. 예전에 그녀를 업신여기던 친척들은 뒤늦게 후회하며 앞다투어 그녀에게 아첨하고 한때 그녀를 비웃던 재벌가 자제들도 뒤늦게 그녀에게 거액을 들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구애하기 시작하며 다른 여자 아래에 있으며 그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아이조차도 뒤늦게 눈물을 흘리며 그녀에게 애원했다. ... 그날 밤, 심지우는 낯선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 술에 취한 변승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우야, 그 사람 프러포즈 받아들이면 안 돼. 난 아직 이혼 서류에 사인 안 했어.”
View More오후에 갑자기 교수님에게 메일을 받은 심지우는 놀라움과 함께 깊이 감동했다. 그녀는 교수님이 이미 자신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다 본 뒤, 심지우는 용기를 내어 교수님께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세 번 울린 후 연결되었다. 심지우는 휴대폰을 꽉 쥐며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교수님...” “석 교수님께서는 지금 중요한 귀빈을 접견 중이십니다.” 상대방의 말투는 차갑고 단호했다. 심지우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당신 심지우 씨 맞죠?” 전화 너머 남자의 말투는 오만했다. “도자기 불상 사
주승희는 숨이 탁 막히듯 하얗게 질린 얼굴로 비틀거렸다. 그 순수해 보이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차올랐다. 심지우는 싸늘한 시선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었다. ‘하나, 둘, 셋.’ 주승희는 곧 두 눈을 감더니 가녀린 몸을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뜨렸다. “승희야!” 변승현은 그녀를 얼른 끌어안아 일으켰다. 그는 심지우를 한 번 쳐다보곤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안은 채 병실을 빠르게 떠났다. 심지우는 그 모습을 내내 싸늘한 눈빛으로 지켜볼 뿐, 마음속에 그 어떤 파장도 일지 않았다. 주승희는 언제나 타이
심지우는 분명 억울했다. 하지만 그녀는 알았다. 이건 어머니 탓이 아니란 걸. 강미란은 원래 주관이 강한 사람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론에 휩쓸려 걱정이 앞서 판단이 흐려진 것뿐이라는 것을 그녀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강미란을 달랜 뒤, 심지우는 몸을 돌려 병실 문 바깥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곳에 서 있는 주승희를 스친 시선은 곧 차갑게 굳어져 변승현에게로 향했다. “변승현 씨.” 심지우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제가 온라인에서 해명해 주겠다고 한 건 예전에 당신이 저를 도와줬던 걸 감안해서였어요.
변승현은 강미란을 힐끔 바라보고는 몇 초간 멈칫한 뒤,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인터넷에서 퍼진 일은 제가...” “승현 씨.” 문밖에서 주승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변승현은 말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그는 검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 주승희는 선글라스에 마스크를 쓴 채 주위를 살피며 조용히 말했다. “병원에 정기검진 받으러 왔다가 진태현을 우연히 만났어요. 진태현이 저한테 심지우 씨랑 강 아주머니께서 병원에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녀는 순진한 말투로 말을 잇다가 잠시 멈
심지우는 먼저 자신의 병실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짐을 챙긴 뒤에야 강미란의 병실로 향했다. 병실에 도착하자 천효성이 문 앞을 지키고 있다가 그녀를 보곤 다급하게 다가왔다. “아가씨, 잠깐만요. 지금은 들어가지 마세요.” 심지우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왜요?” “어머님이 깨어나셨는데 지금은 좀...” 천효성은 그녀를 한쪽으로 데리고 가더니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어머님께서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 보셨어요. 아가씨가 남의 관계에 끼어들었다고 오해하고 충격을 받아서 그만...” 심지우는 그대로 굳
그때 휴대폰 벨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고은미는 순간 멍해졌다가 자신의 전화라는 걸 깨닫고는 다급하게 말했다. “미안, 전화 좀 받을게.” 장갑을 벗고 전화를 받은 고은미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머니, 무슨 일이에요? 이모가 쓰러지셨다고요?” 수술대 위에 누워 있던 심지우는 눈을 번쩍 떴다. 그녀는 고은미에게 다급히 물었다. “우리 엄마, 무슨 일이야?” “이모가 쓰러지셨어. 천씨 아주머니가 너한테 계속 전화했는데 안 받으니까 나한테 연락하신 거야. 걱정하지 마, 이미 구급차 불러서 병원 오는 중이래.”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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