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송여준과 결혼한 지 어언 7년, 유하늘은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유하늘은 남편과 아이를 위해 성공률이 50%밖에 되지 않는 수술을 받으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남편이 사랑하는 여자 권아람이 귀국한 뒤, 유하늘은 그동안 송여준이 권아람과 결혼한 사실을 숨기고 자신과 혼인신고 한 척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송여준은 권아람을 자신의 비서로 고용했고 송여준의 친구는 권아람을 형수님이라고 불렀으며 6살 된 아들마저 권아람이 자기 엄마가 되기를 바랐다. 유하늘은 그들에게 완전히 실망하여 그들과 인연을 끊고 잠적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하늘이 남긴 진단서를 보게 된 송여준과 송우주는 땅을 치며 후회했다. 두 사람은 유하늘을 따라 해외로 가서 무릎 꿇고 참회하며 유하늘이 한 번이라도 자신들을 돌아봐 주길 바랐다. 그러나 유하늘은 그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녀는 매정한 전남편과 배은망덕한 아들 따위 필요 없었다.
Ver más저녁 8시, 유하늘은 정각에 리헬 그룹 사옥 아래에 나타났다.지난번 이 시간에 찾아왔을 때는 송여준이 채도현이 처한 상황을 빌미로 그녀를 협박했었다.당시만 해도 송여준 때문에 이렇게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유하늘은 마음을 가다듬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고, 여느 때처럼 프런트 데스크를 지나갔다.직원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 카드를 찍어주며 미소를 지었다.“어서 올라가 보세요. 대표님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유하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엘리베이터를 탔다.프런트 직원은 뒤늦게 알아차렸다.그제야 하율이 들어올 때 가면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하지만 미처 주의 깊게 보지 못한 탓에 유하늘의 진짜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렸다.그녀는 아쉬움에 발을 동동 구르며 자신의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꼭대기 층으로 올라간 유하늘은 대표실 문 앞에 멈춰 섰다.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문을 두드렸다.안에서 송여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요.”낮게 깔린 목소리에 은근한 기대감이 섞여 있었다.이를 듣자 유하늘은 실소가 터져 나왔다.그리고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송여준이 고개를 들었다. 기대에 차 있던 눈빛은 그녀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경악으로 바뀌었다.그는 당최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니, 어쩌다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하늘이 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내가 가면을 벗고 나타나니까 신기해? 드디어 얼굴을 보게 돼서 속이 후련해? 하율이 아니라 유하늘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 같아서?”송여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흔들리는 눈동자는 마치 잃어버렸던 보물을 다시 찾은 듯 경이로움이 서려 있었고, 시선은 유하늘에게서 한시도 떨어질 줄 몰랐다.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유하늘의 앞으로 다가왔다.그러고는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나지막이 속삭였다.“드디어 널 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유하늘을 발견했다.유시훈이 흠칫 놀라더니 서둘러 물었다.“하늘아, 왜 그래?”그제야 유하늘이 송여준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을 쓰겠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유하늘은 그를 빤히 쳐다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짐 좀 챙기러 왔어. 곧 여기 떠날 거야.”그 말을 듣자 유시훈의 표정이 착잡하게 변했다.“이렇게 갑자기?”유하늘이 피식 웃었다.“더 이상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 오빠도 못 느꼈어? 누구든 나랑 엮이면 송여준이 절대 가만두지 않는다는 거.”유시훈은 한참을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알았어. 지금 바로 떠날 수 있게 준비할게. 그나저나 분명 한 달 뒤에 출발하기로 했었잖아. 대회도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싶댔는데 이렇게 가버리는 건 좀 아쉽지 않아?”“나도 아쉬워. 하지만 더는 못 참겠어. 다음에 또 무슨 식으로 상처 줄지, 내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괴롭힐지 누가 알겠어? 다들 나 때문에 휘말리는 거 싫어. 그리고...”유하늘은 입가에 쓴웃음을 지으며 무의식적으로 얼굴의 가면을 벗어 던졌다. 그러자 맑고 깨끗한 얼굴이 드러났다.그녀는 유시훈을 똑바로 응시했다.“나랑 무려 7년을 같이 살았어. 내가 아무리 작정하고 얼굴을 가렸다고 해도 정말 완벽하게 숨겨질 리가 없잖아. 그 남자는 오빠가 생각만큼 바보가 아니야.”그녀의 말에 유시훈은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졌다.이내 주먹을 움켜쥐었다.“네가 영원히 내 곁에 남아있길 바랐는데... 우리 남매가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줄 알았어. 하긴, 이 지경이 된 이상 널 보내줄 수밖에 없겠네. 언제 떠날 생각이야?”“대회 주최 측에 상황을 잘 설명해서 기권 의사를 밝힐 거야. 그리고 떠나기 전에 송여준에게도 다시 한번 나를 잃는 게 어떤 기분인지, 그저 눈을 뜬 채 내가 떠나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 비참함이 어떤 건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줄 거야.”유하늘의 눈동자 속에는 증오의 빛이 서려 있었다.
딱히 거절할 명분이 떠오르지 않은 송여준은 못내 아쉬워했다.그녀와 단둘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꽤 실망스러웠다.하지만 티는 내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체념한 듯 말했다.“알겠어요. 지금 갈게요. 내가 한 일들 때문에 너무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질투가 나서, 하율 씨를 너무 좋아해서 그랬던 거니까. 아니면 나도 하율 씨 주변 사람들까지 건드리진 않았을 텐데.”지금의 유하늘에게 이런 말은 그저 역겹게만 들릴 뿐이었다.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현관문을 가리켰다.“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다신 보고 싶지 않으니까.”송여준은 흠칫 놀라더니 결국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뒤돌아섰다.그가 떠나고 나서야 유하늘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이내 소파에 앉아 한동안 침묵한 뒤, 휴대폰을 꺼내 유시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지금 집에 갈게. 이제 마지막 방법을 써야 할 때가 된 것 같아.”그 말을 듣자 유시훈은 숨이 턱 막혔다. 2초가 지나서야 체념한 듯 대답했다.“그래, 기다릴게.”통화를 마치고 유하늘은 즉시 집으로 향했다.하지만 도착해서 문을 열기도 전에 밖에 나와 있던 서영준에게 끌려갔다.유하늘은 어리둥절하며 물었다.“왜 밖에 계세요? 설마...”“쉿!”서영준은 다급하게 목소리를 낮추라는 신호를 보냈다.“방금 누가 왔는지 알아요?”유하늘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그제야 안에 자신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와 있어서 서영준이 일부러 밖에서 기다렸다는 걸 깨달았다.“누군데요?”“송우주요.”서영준이 난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이름을 듣는 순간, 유하늘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굳어버렸다.이내 입술을 깨물고 한참이 지나서야 콧방귀를 뀌었다.“하필이면 송우주라니, 그럼 전 뒷문으로 들어갈게요.”유하늘은 집사와 함께 뒷문을 통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마침 등을 돌린 채 유시훈과 대화 중인 송우주가 보였다.유시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아이를 내려다보았다.갓 태어났을 때 그토록 예뻐하며 거액
유하늘은 힘없이 일어나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하지만 돌아간 줄 알았던 남자가 다시 나타난 것을 보고 멈칫했다.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뭐라 하기도 전에 송여준이 먼저 선수 쳤다.“내가 장기혁 곤란하게 하는 거, 이미 알고 있죠?”유하늘의 몸이 움찔했다.“그럼 그 자식이랑 더는 엮이지 마요.”강압적인 말투는 건방지기 짝이 없었다.유하늘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말했다.“만약 내 주변 사람들 모두 해치면서까지 당신 곁으로 돌아가게 할 작정이라면, 그건 아주 큰 오산이에요. 난 절대 타협 안 해요. 오히려 당신만 점점 더 혐오하게 될 뿐.”인정사정없는 독설에도 송여준은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절 미워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하율 씨 곁에 누군가 머무는 꼴은 도저히 못 보겠어요. 사실 저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비록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에 지울 수 없는 슬픔이 어려 있었다. 마치 절망의 늪에 빠져버린 사람처럼.그리고 또박또박 덧붙였다.“나도 하율 씨랑 천천히 시작해보고 싶었어요. 언젠가는 마음을 열고 내 곁으로 돌아와 주길, 아니면 그 가면을 벗고 나를 제대로 마주해 주길 기다려 보려고 했죠. 하지만... 욕심이 너무 과했나 봐요.”“저의 자제력을 너무 믿었나 봐요. 하율 씨를 향한 내 소유욕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 누구든 하율 씨 곁에 나타나서 친하게 구는 꼴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으니까.”송여준의 눈에 광기가 일렁거렸다.그는 앞으로 다가와 유하늘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약속해 줘요. 다른 남자한테 따로 연주해 주지 않겠다고. 그냥 내 곁에만 있어요. 나를 미워해도, 당신의 진짜 얼굴을 안 보여줘도 좋으니까.”유하늘은 그 자리에 선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단지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평온한 눈빛으로 송여준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오랜 침묵이 이어지자 송여준은 점점 초조해졌다.“왜 그래요? 아무 말 없이 나를 보고만 있으면 어떡해요?”유하늘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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