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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아이. 아이가 있었어?’

‘어쩐지 뭔가 중요한 걸 잊고 있는 기분이라 했더니.’

윤아는 다시 생기를 되찾은 듯 보이자 우진은 문 쪽을 한번 보고는 서둘러 말했다.

“윤아 님. 이 일은 다른 사람한테는 일단 말하지 마세요. 제가 대표님과 상의해 볼 수도 있을지 몰라요. 대표님도... 윤아 님이 설득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그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그윤아뿐일 거다.

“설득이요?”

윤아는 조금 전의 시체 같은 모습 대신 든든한 기둥을 부여잡고 있는 듯 강인한 모습이었다. 심지어 허약한 몸을 일으키려고까지 했다.

“날 내보내달라고 설득하라고요? 지금 제가 이 꼴이 되도록 절대 안 풀어주던 사람이 그걸로 설득한다고 받아줄까요?”

“어쨌든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기 몸을 망쳐가는 것보다 나을 테니까요.”

예전이었으면 몸이 망가지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우진이 아이에 대해 말해준 뒤로는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요. 해볼게요. 그런데 제가 기억이 전혀 없어서 혹시 전의 일들을 좀 알려주실 수 있어요? 제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그럼요.”

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님이 곧 돌아올 거예요. 지금 말씀드리긴 힘들고 듣고 싶으시면 오늘 밤 저를 찾아오세요.”

“네.”

“그럼... 식사는 하실 건가요?”

윤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미소를 띠어 보였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먹어야죠.”

얼마 만에 보는 그녀의 웃는 얼굴인가. 우진은 그 모습에 잠시 멈춰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전 이만 나가볼게요. 대표님도 아마 금방 돌아오실 거예요. 먹을 걸 준비해 오실 테니 좀 드세요. 내일은 의사분께도 좀 협조하시고 치료받는 척이라도 하세요.”

“그럴게요.”

윤아는 말을 멈추었다가 우진이 나가려 하자 다시 입을 뗐다.

“참,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방을 나서려던 우진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네.”

“내 아이... 어떻게 생겼어요? 사진 같은 건 없어요? 좀 보고 싶은데.”

우진은 잠시 멈칫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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