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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결혼 상대가 꼭 너여야만 하는 건 아냐

ผู้เขียน: 권시아
송유미가 그를 보며 말했다.

“강주환, 네가 윤성아를 스폰하든 안 하든, 네 약혼녀는 나야. 앞으로 네 아내가 될 사람은 나라고. 난 그 여자가 싫어. 나를 위해서 회사에서 내보내 줘, 응?”

윤성아의 업무 능력은 아주 뛰어나고 그녀와 함께 일하는 것이 이미 익숙해졌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송유미에게 알려준 강주환은 떠나기 전 그녀에게 나지막이 얘기했다.

“네 신분으로 아무것도 아닌 비서를 질투할 필요는 없어. 네 신분에 맞게 행동해. 이미 지나간 일은 더 묻지 않겠지만 앞으로 또 반복하는 일은 없길 바라.”

“내가 기어코 이대론 못 넘어가겠다면?”

송유미가 강주환을 보며 말했다.

“난 그냥 아무것도 아닌 비서를 내보내고 싶었을 뿐이야. 주환아, 이 요구도 들어줄 수 없는 거야?”

강주환이 차갑게 웃으며 송유미를 바라봤다.

“내가 원하는 약혼녀는 질투에 가득 차서 트집이나 잡는 여자가 아냐. 특히 회사 일은 여자가 너무 많이 간섭하지 말았으면 해.”

그리고 한 걸음 더 다가가며 말했다.

“우리 두 집안이 약혼에 관한 얘기를 마쳤지만 아직 결혼하지 않았어. 강씨 집안 결혼 상대가 꼭 너여야만 하는 건 아냐.”

그는 이미 경고하고 있었다.

그날 밤.

드디어 윤성아와 같은 곳의 아파트를 구매한 송유미가 망원경으로 발코니의 강주환과 윤성아를 보게 되었다.

건장한 체격의 강주환이 등 뒤에서 윤성아를 끌어안더니 키스하기 시작했다...

“X발!”

송유미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맹세했다.

‘빌어먹을 X, 내가 너 꼭 망쳐버릴 거야! 주환이가 널 혐오하며 직접 내쫓게 만들 거야!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게 할 거야!”

...

호진 그룹은 아주 컸다. 본사 아래 많은 자회사가 있었는데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패션, 쥬얼리등 여러 분야에 종사하고 있었다.

이미 연말이었고 설날이 되자 호진 그룹 본사 및 자회사의 경영진들이 성대한 연말 만찬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대표님의 수석 비서로서 윤성아는 타이트한 검은색 이브닝드레스를 입었는데 등이 뚫린 스타일이 대범하면서도 지적이었다.

시선을 확 끄는 화려함이 아닌 은은한 우아함이 오늘 같은 상황에 아주 적합했다.

훤칠한 키와 완벽에 가까운 섹시한 몸매, 아름답고 자그마한 얼굴까지. 그녀는 평범한 옷을 입어도 이미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게다가 오늘 같은 날, 윤성아는 만찬회의 사회자 역할까지 맡아 특별히 옅은 메이크업을 했으니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워 시선을 떼기 어려울 정도였다.

연회장 안.

그룹 안에서 윤성아를 알고 있는 여자들, 특히는 대표님 사무실과 디자인팀의 여자 직원들이 혐오와 무시가 가득한 표정으로 속닥거리고 있었다.

“쳇. 4년 전에 대표님 눈에 들어서 의례적으로 승진한 여자잖아. 얼굴이나 몸매는 확실히 그럴만해 보이네.”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이제 얼마나 더 갈 수 있을 것 같아? 대표님 약혼녀가 저 여우 같은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일부러 트집 잡고 괴롭히고 있잖아. 저 여잔 호진 그룹에서 아마 오래 못 버틸 거야.”

여자 직원들은 부러운 한편 몹시 배가 아팠다.

하지만 연회장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 윤성아를 보며 그녀의 아름다움과 도도함에 흠뻑 빠졌는데 조리 정연하게 말하며 사회를 보는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대표님 수석 비서가 저분이었어.”

“예쁜데다 목소리도 듣기 좋네. 게다가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전혀 기죽지 않았어. 사회도 아주 잘 보네. 소문에 고졸이라던데... 안 그래 보여.”

그녀를 보면 설레기까지 하는 남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너무 아름다운 여자야. 심장이 두근거려. 이따가 시간 날 때 연락처라도 추가할 수 있을까?”

“미련 곰탱아, 넌 생각도 하지 마. 이따가 내가 하는 거 잘 봐.”

그때, 송유미가 핑크빛의 맞춤 제작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자그마한 체구의 그녀가 공주님처럼 강주환의 팔짱을 끼고 살짝 기댄 채, 함께 연회장으로 들어섰다.

연회장의 사람들은 기껏해야 그녀가 누군지, 왜 대표님 팔짱을 끼고 함께 나타나는지 궁금해했다. 송유미가 받아야 할 시선을 윤성아가 전부 빼앗아 갔다.

그로 인해 송유미는 윤성아가 더 밉고 질투 났다. 특히 모든 일정이 끝나고 자유 시간이 되었을 때, 자회사에서 온 경영진들, 훤칠한 키에 정장을 빼 입은 남자들이 윤성아를 우르르 에워쌌는데 심지어 한창 뜨고 있는 배우 나엽도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성아 씨, 저는 호진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한 배우 나엽입니다.”

윤성아의 정교한 얼굴은 여전히 담담했고 나엽을 바라보며 약간 거리가 느껴지는 어조로 답했다.

“아, 배우님께서 알아봐 주시니 영광입니다.”

나엽이 씩 미소를 지었다. 그의 탁 트인 눈매에서 매혹적인 빛이 흘러나왔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윤성아를 바라봤다.

“영광이면... 우리 연락처나 교환할까요?”

나엽이 윤성아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자 연회장에 있던 여자들이 왁자지껄해졌다.

“미쳤어, 미쳤어! 명품 배우 나엽이야! 다른 남자들처럼 윤성아와 얘기를 나누고 있어.”

그녀들은 질투로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송유미는 윤성아와 나엽이 있는 방향을 흘긋 봤다. 눈빛에 경멸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강주환을 바라보며 일부러 부러운 듯한 어조로 말했다.

“명품 배우라 불리는 나엽도 다른 남자들처럼 윤 비서에게 홀렸나 봐. 나도 나엽 씨 팬인데 나한테 말 걸어주면 완전 행복할 것 같아.”

그러더니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주환아, 윤 비서 정말 예쁘게 생긴 것 같아. 봐봐, 연회장에 있는 남자 중에 그녀에게 넋을 뺏기지 않은 사람이 있기는 한지. 명품 배우 나엽까지 그녀와 가까이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어. 윤 비서 속으론 엄청 기쁘겠다. 저 남자들 중에 누구든 한명 물기만 하면 다 거물급이잖아. 만약 나엽의 여자가 될 수 있다면...”

송유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강주환이 등을 돌려 떠나려 하자 그녀가 손을 뻗어 잡았다.

“어디 가려는 거야?”

“해야 할 일이 있어.”

그는 차갑게 한마디 내뱉곤 바로 나엽과 윤성아를 향해 걸어갔다...

나엽은 남우주연상을 받은 최고의 배우였지만 윤성아 앞에선 털털하기 그지없었다. 부드러운 성격에 유머 감각까지 뛰어나 그의 말 한마디에 윤성아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 순간, 차가운 시선이 그녀에게 내리꽂혔고 그녀는 얼른 미소를 거두며 다가오는 남자를 향해 말했다.

“대표님.”

“그래. 잠시 할 얘기가 있어.”

강주환은 윤성아를 데리고 연회장 밖에 있는 발코니로 나왔다. 그곳은 연회장처럼 시끄럽지 않았고 아주 고즈넉했다.

“대표님...”

무슨 일이냐고 물으려는 순간, 강주환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 그녀를 발코니의 구석으로 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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