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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6화

Author: 손이영
같은 시간, 경원시 고급 개인 병원.

의사는 무표정한 얼굴로 임정아에게 검사 결과지를 건넸다.

“임신하셨습니다. 한 달 됐어요. 현재 태아 상태가 약간 불안정해서 몸조리해야 합니다.”

종이를 움켜쥔 임정아는 손이 떨려 하마터면 마스크를 벗을 뻔했다.

‘임신?’

그녀와 송지원은 몇 달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했다. 게다가 매번 피임 조치를 했는데 어떻게 임신이 됐을까?

설마 지난번?

지난달 레드카펫 행사가 끝난 후 그날 밤 술을 좀 마셨던 것이 떠올랐다.

그러고는...

하지만 이후 바쁘다 보니 약을 먹는 걸 깜빡했고 딱 그 한 번에 바로 임신이 될 줄이야...

머릿속이 복잡해진 임정아는 검사 결과지를 꽉 움켜쥐며 조용히 말했다.

“선생님, 지울지 말지 고민 좀 해보고 올게요. 다른 분들 먼저 진료 보세요.”

의사는 그녀를 한 번 훑어보았다. 마스크 밖으로 드러난 눈만 보아도 아름답고 요염하며 피부도 투명할 정도로 하얬다.

한눈에 봐도 매우 아름다운 여자였다.

하지만 이런 여자를 의사도 많이 봐왔다.

이곳은 경원시에서 가장 유명한 개인 병원으로 비용은 비싸지만 비밀 보장이 철저했다. 여기서는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도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젊은 여성들만 해도 하루에 최소 다섯 여섯 명씩이었다.

이렇게 젊고 아름다운데 아이를 원하지 않는 여자들은 대부분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현재 눈앞의 여자도 예외는 아닐 것 같았다.

의사는 살짝 경멸하는 눈빛을 보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결정하시고 다시 오세요. 하지만 명심하세요 환자분은 임신이 잘 안 되는 체질입니다. 이 아이를 포기하면 다음번 임신은 언제가 될지 몰라요. 아마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습니다.”

임정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알겠습니다. 생각해 보고 올게요.”

밖으로 나와 텅 빈 복도를 바라본 임정아는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지금 커리어가 상승세이고 송지원과의 결혼도 위태로운 상황인데 이 아이를 가져도 될까?

송지원은... 과연 이 아이를 원할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입원 동 입구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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