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이태호는 편안하게 잠을 잤다. 이씨 가문과 방씨 가문, 그리고 장규성의 장씨 가문이 모두 사람을 보내 구의당에 관한 일을 알아보게 한다고 해도 2, 3일은 걸릴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뜻밖에도 다음 날 아침, 그가 막 식사를 마치고 위층에 가서 연단을 만들려 할 때, 이윤설이 찾아왔다.“이태호 오빠, 아니 이태호 군주님!”이윤설은 이태호 앞에 다가왔다. 이태호의 정체를 알게 된 후, 그녀는 부르는 것조차 어색해졌다.이태호는 시큰둥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냥 오빠라고 부르면 돼요. 어딜 가도 이태호 군주님이라고 부르니 오히려 어색해요.”이윤설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입을 열었다.“태호 오빠, 그 방씨 가주가 방씨 도련님을 데리고 왔어요. 지금 아버지가 그들을 접대하고 계시는데 오빠한테 알리라고 했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자 눈을 반짝였다.“설마, 벌써 소식이 있는 건 아니겠죠?”이태호는 이윤설을 따라 곧바로 내려갔다.그때 이준표는 방씨 가문의 사람이 찾아와서 그에게도 매우 공손하게 대해 줄 줄 몰랐다. 이에 그는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그러나 그는 방지혁 등이 이윤설이 이태호의 여자친구라고 생각해서 이씨 가문의 비위를 맞추려 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심지어 그들은 앞으로 일부 프로젝트에서 이씨 가문과 더 많은 협력을 할 계획이었는데, 이 관계를 통해 앞으로 이태호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준표와 방지혁이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이태호가 이윤설과 함께 걸어 들어왔다.“하하, 방 성주님, 우리가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이태호가 들어오자 웃으며 말했다.방지혁 등은 즉시 일어서서 공손한 표정을 지었다.방지혁은 허리를 숙이고 나서 말했다.“이태호 군주님, 우리가 어제 돌아간 후 여기저기 알아보았는데 정말 구의당에 관한 정보를 조금 알아냈어요.”“그래요? 구의당은 지금 어디에 있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즉시 상대방에게 물었다.그러나 방지혁은 조금
방씨네 사람들은 놀라서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이 도산당은 정말 호락호락하지 않아요.”이준표가 황급히 말했다.“이태호 군주님, 저희가 도와드릴까요?”“우리도 도울 수 있어요!”충성을 표하기 위해 방지혁도 다급히 말했다.이태호는 시큰둥하게 웃으며 거절했다.“괜찮아요, 나 혼자 가면 돼요. 많은 사람을 죽일 필요도 없거든요. 그들의 파벌과 높은 내공을 가진 장로 몇 명을 죽이면 파벌이 이렇게 흩어질 거예요.”“하지만, 이태호 군주님, 이렇게 큰 파벌이 뿔뿔이 흩어지면, 그 산하에 아직도 많은 산업이 있을 것입니다!”이준표는 뭔가 생각하다가 말했다. 조금이라도 이득을 볼 수 있는지 알아보려는 속셈이 분명했다.이태호는 이준표와 방지혁을 번갈아 보았다. 어쨌든 방씨 가문이 도와서 구의당의 정보를 알아낸 것도 공로가 있다고 생각해서 잠시 생각한 후에야 말을 이었다.“이렇게 해요, 이씨 가문에게 다 넘겨줘도 아마 못 먹을 거예요. 내가 여기서 나가면 당신들도 위험해요. 방씨 가문과 이씨 가문이 똑같이 나누죠.”“감사합니다, 이태호 군주님!”방지혁은 이 말을 듣자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연신 허리를 굽신거렸다.“감사합니다, 이태호 군주님!”이준표도 마음속으로 기뻐하는데, 이건 정말 엄청난 이익을 얻는 것으로 생각했다.이렇게 되면, 그들 이씨 가문은 일류 가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태호가 모든 산업을 그들에게만 주지 않은 것에 관해 이준표는 이 방법도 매우 현명하다고 생각했다.지금 그들 이씨 가문과 방씨 가문은 이 떡을 나눠 가졌으니 다른 세력들도 당연히 이씨 가문 뒤에 방씨 가문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들 이씨 가문을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이태호는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자, 같이 한번 가보자고요. 나는 그들의 본부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어요.”“문제없습니다, 이태호 군주님, 지금 바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그러자 방지혁이 말했다.“맞습니다.”방씨네 두 장로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는데 얼굴에 기쁨이 넘쳤다.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
“왜요?당주님!”여진영을 바라보던 대장로는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어쨌든 그들의 손실은 보통이 아니니, 이건 당주의 스타일이 아니었다.여진영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여러분도 둘째 두목의 내공과 그의 전투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그가 죽임을 당했어요. 이 백산시에서 그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일류 세가에서 온 것이 아니면 성주부에서 온 것일 것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누가 그랬는지 알아낸다고 해도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찾아갈 수도 없지 않겠어요?”이번에는 전에 상대방을 죽이겠다고 으르렁대던 장로들이 순식간에 김이 빠져 입을 다물어버렸다. 상대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턱턱!”그런데 이때 한 차례의 싸움 소리가 나더니 여러 명의 경호원이 그대로 날아들어 바닥에 떨어져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이태호가 한가로이 걸어 들어오며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바로 너희가 찾는 원수다. 수고스럽게 나를 찾을 필요 없이 내가 직접 찾아왔어.”“이 자식, 담이 크군, 감히 우리 본부로 쳐들어오다니!”한 무리의 고수들이 순식간에 이태호를 둘러쌌다.“누구지? 왜 여태껏 본 적이 없는 거지?”잘 모르는 사람을 보자 대장로는 미간을 찌푸리고 의심스러운 듯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는 덤덤하게 웃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나를 산수로 생각해. 왜냐하면, 내가 누구인지는 너희들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거든!”“하하, 어느 큰 세력 안에 있는 장로가 아니니 오늘은 우리 두목의 원수를 갚아야겠다.”여진영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얼굴에 희색을 띠었다.어쨌든 이태호가 일류 가문이나 성주부의 장로가 아닌 그냥 산수일 뿐이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태호를 포위 공격을 한다면 승산이 매우 크리라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그들은 둘째 두목을 위해 복수하고, 군심을 안정시킨 셈이 된다.“하하, 너희가 둘째 두목의 복수를 하든지, 아니면 내가 나의 구의당을 위해 복수하든지
“대장로님!”다른 도산당의 강자들도 이 상황을 보고 하나같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고, 얼굴빛이 난감해 보였다.“이놈의 수완은 틀림없이 매우 높을 것이니, 우리 함께 달려드는 게 좋겠어요!”여진영은 곧 나서서 사람들에게 말했다.“맞아요, 같이 맞서야 해요!”둘째 장로 역시 곧 여럿이 한 명을 상대하는 것이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듯 말했다.“허허, 같이 왔어야지!”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손바닥을 뒤집더니 얼마 전에 얻은 영기 보검을 꺼냈다.“이 자식, 네가 무기 한 자루를 꺼내면 우리 여섯 명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둘째 장로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대장로가 곧 그들에게 주의를 시켰다.“여러분, 방심하지 마십시오, 이 자식이 가지고 있는 보검은 일반적인 법기가 아니라 영기입니다.”“이 자식, 이런 보물이 있다니!”여진영은 보는 순간 눈이 반짝였다.“죽어라!”사람들은 곧 이태호에게 공격을 가했다.“허허, 장미꽃비!”이태호는 그저 허허 웃으며 보검에 영기를 불어넣어 단번에 검을 휘둘렀다.갑자기 장미꽃잎 한 조각이 날아가니 너무도 현란하고 아름다웠다.장미 꽃잎은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도는 전혀 느리지 않았고, 이런 장미 꽃잎은 100장 이상에 달했다.이태호는 7급 무황의 내공을 지닌 강자의 공격을 손쉽게 제압했던 사람인데 앞에 있는 이 여섯 무왕이 어떻게 막아낼 수 있단 말인가?그들의 공격은 그의 눈앞에서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처럼 부서졌다.“아니, 말도 안 돼. 이 꽃잎이 그렇게 많은데 벌써...”“빌어먹을, 이게 무슨 무기야? 정말 요상하고 대단해!”“망했다, 죽었어!”여섯 명의 강자들이 절망에 찬 비명을 질렀다.“쾅쾅쾅!”그러나 꽃잎은 이미 그들의 몸에 달라붙어 폭발음을 냈고, 결국 모두 바닥에 쓰러져 죽을 수밖에 없었다.“설마 당주님...”나머지 도산당의 오합지졸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모두 놀라 멍해졌고, 심지어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그들의 대단한 당주와 내공이 높은 다섯 명의 장로들
이태호가 절망한 그들 앞에서 싱긋 웃으며 말했다.“손에 2품 또는 2품 이상 영초가 있으면 모두 바닥에 내놓거라, 그러면 너희들을 살려줄 수 있다!”이 말을 듣자 모두 기뻐하며, 영초를 있는 대로 꺼내 들었다. 그들은 감히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어쨌거나 이태호가 한 사람씩 검사해서 죽여버릴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이 광경을 본 이태호는 갑자기 희색이 돌더니 손을 흔들자 뜻밖에도 100여 뿌리의 영초가 그의 앞으로 날아왔다.그는 이 영초들을 거두어들인 후, 그제야 입을 열었다.“자, 너희들은 꺼져도 좋다. 지금 말하는 건데, 도산당은 오늘부터 존재하지 않으니 앞으로 도산당은 없다. 너희들은 스스로 해산하거라!”“죽이지 않은 은혜에 감사합니다.”무릎을 꿇은 사람들은 하나둘씩 일어나더니 풀이 죽은 채 자리를 떴다.정문에 서 있던 방지혁과 이준표 등은 방금 그 광경에 완전히 놀랐다. 그 여섯 명의 강자가 도산당의 최고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쉽게 이태호 한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다니.방지혁은 이준표를 힐끗 보고 저도 모르게 손을 털고 웃으며 말했다.“이씨 가문 가주님, 따님은 정말 좋은 남자친구를 찾으셨군요, 이런 후원자가 있으면 앞으로 당신 집안은 걱정할 필요가 없겠어요!”이준표의 얼굴에 어색함이 감돌았다. 상대방에게 오해했다고 말해야 할까, 어젯밤에 자기 딸이 이태호와 연기한 거라고 말해야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너무 어린애 장난이라 입 밖에 내기가 민망해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뜻밖에도 방지혁이 뱉은 다음 말이 그를 기쁘게 했다.방지혁은 웃으며 말했다.“이준표 가주님, 이태호 군주님께서 이 도산당의 재산은 우리 두 집이 절반씩 나누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두 집은 반드시 왕래를 많이 하고 협력해야 합니다.”그러고 나서 그는 안에 있는 이태호를 보고 속으로 자기 딸이 정말 이태호와 연인 사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나중에 딸이 이태호와 결혼하면 그들 가문은 정말 출세할 것이니 말이다.안타깝게도 이태호가
그러자 이윤설도 순간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참 훌륭한 방법이네요. 아마도 이 점에 의지하여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정오에 도산당이 한 남자에 의해 멸망했다는 소문이 퍼졌다.이 남자는 이씨 가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심지어 이씨 집에 살고 있다고 한다.그리고 저녁에는 축하의 의미로 방씨네 사람들이 직접 호텔을 예약하고 이태호와 이씨네 사람들을 모두 식사에 초대했다.식사를 마친 후 이태호는 그제야 이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차를 몰고 이씨 가문으로 돌아왔다.그런데 뜻밖에도 이씨 가문 대문 앞에 다다랐을 때 두 노인이 뛰쳐나와 차 앞에 무릎을 꿇고 차를 세웠다.“누구냐? 죽고 싶은 거야?”운전하던 경호원이 차에서 내려 곧장 앞으로 나서며 호통을 쳤다.“저희는 도산당을 멸망시킨 그분에게 감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그분은요? 우리는 단지 이렇게 찾아와서 그에게 머리를 조아려 이 도산당을 멸하는 데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을 뿐입니다.”무릎을 꿇은 노인은 감격하며 말했다.이태호도 상대방의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다가갔다.“두 분은 누구시죠?”이태호는 두 사람이 별로 나쁜 사람 같지 않자 입을 열었다.영감은 그제야 대답했다.“우리는 예전 구의당의 대호법의 부모예요. 그 당시 우리 아들은 이 짐승들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이번에 여러분 이 도산당을 멸망시켰으니 우리 아들을 위해 복수한 셈이죠. 어느 분이 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분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이태호는 곧 두 사람을 일으켜 세웠다.“두 분, 저는 이태호라고 합니다. 그 도산당은 제가 멸망시킨 것인데 무릎 꿇지 말고 빨리 일어나세요. 당신들의 마음만 받으면 돼요.”이태호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또 말했다.“두 분, 두 분이 저와 함께 방에 들어가 주세요. 마침 여쭤볼 일이 좀 있어서요.”“두 분, 안으로 들어오세요!”다른 사람들의 태도도 순식간에 좋아져 두 노인을 안으로 초대했다.자리에 앉자 이태호는 그제야 두 사람에게 말했다.“
“벚꽃 나라!”이태호는 이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기뻤다. 적어도 구의당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상대가 벚꽃 나라로 도망갔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찾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들이 처음 나갔을 때, 내 딸도 감히 집에 연락하지 못했어요. 그때쯤이면 도산당 사람들이 우리 같은 늙은이들을 노릴까 봐 걱정했죠. 우리도 몇 달 전에야 그들의 소식을 알게 되었는데 지금은 벚꽃 나라에 있다고 해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수고했어요.”말을 마친 후 이태호는 두 노인이 평범한 옷차림을 한 것을 발견했다. 보아하니 생활이 힘든 것 같았다. 아들이 죽고 딸도 이제는 곁에 있지 않으니, 이 두 노인이 살아가기엔 힘들었을 것이다.이태호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영감님, 은행 계좌 번호를 주세요, 20억을 보내드릴게요.”“네? 20억?”두 노인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평생 이렇게 많은 돈을 본 적이 없다.이태호는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이건 당신들 몫이에요. 당신 아들은 구의당 사람인데 죽은 후에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게 부끄럽고 죽은 사람의 부모에게도 부끄럽네요. 이건 두 분이 가져가세요.”“이건, 너무 많은 것 아닌가요...”노인은 사양하고 싶었지만, 이태호가 끝까지 고집하며 20억을 그들에게 보내줬다.“두 분, 벚꽃 나라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 내가 그들을 찾으러 갈게요. 곧 당신 딸들이 당신들을 보러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이태호가 싱긋 웃으며 다시 두 사람에게 말했다.“정말이에요? 젊은이, 그들이 정말 돌아올 수 있을까요?”노인의 감격스러운 두 눈이 빨갛게 변했다.이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죠, 도산당은 이제는 존재하지 않으니, 그들이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 게다가 내가 있으니 앞으로 아무도 그들을 괴롭히지 않을 거예요.”“좋아요, 그럼 좋죠!”어르신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이태호에게 말했다.“당신은 우리의 은인입니다. 우리는 평생 당신에게 어떻
“좋아요, 그럼 스스로 안전에 유의해요. 어쨌든 이 벚꽃 나라는 크지는 않지만, 그곳은 용성연합국이 아니에요. 게다가 그쪽 사람들도 우리 용성연합국에 대해 적개심을 가지고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이윤설은 너무 걱정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태호에게 주의를 시키었다.이태호는 그녀의 귀띔에 마음이 따뜻해져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으니 걱정하지 말아요.”이태호는 이준표를 향해 말했다.“가주님, 우리가 귀국하면 먼저 이쪽으로 와서 가족을 만나도록 할 거예요. 그러니 도산당의 산업을 나눈 후, 우리가 여기 있는 동안 적어도 당분간은 살 수 있는 별장 몇 채를 남겨주세요.”“걱정하지 마세요, 이태호 군주님, 저희가 반드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이준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을 다 안배한 후에야 이태호는 위층으로 올라가 쉬었다.“벌써 가네!”이태호가 떠난 후 이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가 그제야 이윤설에게 말했다.“윤설아, 너는 왜 군주님과 함께 벚꽃 나라에 가자고 하지 않았어? 이렇게 되면, 너희 두 사람 서로 친구도 될 수 있고, 어쩌면 사랑의 불꽃을 튕길 수도 있는데, 안 그래?”이윤설은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아버지의 생각은 정말 기가 막힌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이준표에게 말했다.“아버지, 그만 해요. 모르시겠어요? 그의 마음속에서 나는 단지 좋은 친구일 뿐이에요.”이튿날 아침 이태호는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었다.이태호가 떠나는 것을 본 이준표는 곧 이윤설에게 직접 경호원 몇 명을 데리고 공항까지 배웅하라고 했다.“윤설 씨, 고마워요, 저는 곧 그들을 찾을 것이라고 믿어요!”이태호는 덤덤하게 미소를 지으며 이윤설을 향해 말했다.“조, 조심해서 다녀와요!”이윤설은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이튿날 점심 이태호는 벚꽃 나라 경운시 공항 밖에 나타났다.“이쪽은 한 명도 모르니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군.”이태호는 이 낯선 도시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지난 2년 동안 그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