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신전 주인님. 아주 순조로운 것 같네요.”범용은 크게 웃더니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양의당 형제들, 안녕하십니까? 사람이 아주 많네요. 우리가 여러분들을 위해 좋은 곳을 준비했으니 바로 들어가서 묵으시면 돼요.”말을 마친 뒤 범용은 또 웃으면서 소개했다.“전 용의당 당주 범용입니다.”전창민도 웃으며 말했다.“전 서의당 당주 전창민입니다.”다른 당주들도 도착했고 서로를 소개했다.이태호가 말했다.“다들 그만하세요. 잠시 뒤에 여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거예요. 다들 인사 좀 하시고 임 당주를 안내해 주시죠. 류 당주는 호텔을 하나 예약해 줘. 우리 당주들과 장로들이 한곳에 모일 수 있게 말이야.”류성영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당연히 문제없어요. 신전 주인님,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해 드리고 싶어요. 저희 저의당의 소식을 얻게 되었어요.”이태호는 그 말에 곧바로 희색을 드러냈다.“하하, 좋아. 드디어 또 파벌 하나의 소식을 알게 되었네. 이건 정말 너무 좋은 소식이야. 얼른 얘기해 봐!”그런데 류서영이 일부러 짓궂게 말했다.“이 일은 저녁에 술 마실 때 천천히 얘기해요. 주인님은 그곳에 오래 있다가 돌아오신 거니까 일단은 사모님과 함께 쇼핑하세요. 사모님들이 주인님을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데요!”“하하! 좋아. 우리는 먼저 가볼게. 다들 일단 양의당 형제들에게 묵을 곳을 안내해 줘.”이태호는 크게 웃으며 백지연, 신수민과 함께 앞으로 걸어갔다.“가요, 형제들. 우리는 앞으로 한 가족이에요. 주인님도 말씀했다시피 12개 파벌이 모두 모이면 저희는 하나의 드래곤 신전이 되는 겁니다. 우리 모두 드래곤 신전 사람이니 양의당이나 구의당처럼 나누지 않을 겁니다.”범용이 호탕하게 웃으며 앞에서 안내했다.범용 뒤에 있던 계의당의 당주 장청아가 말했다.“전 예전부터 이름을 고치고 싶었어요. 계의당이란 이름은 너무 듣기 싫어요. 예전에는 항상 이름 때문에 놀림거리가 됐다고요.”전창민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우리 서의당의
백정연의 쑥스러워하는 모습에 흥미가 생긴 백지연은 계속해 캐물었다.“어때요? 빨리 말해봐요!”이태호는 그 장면을 보더니 옆에서 참지 못하고 웃었다.신수민은 그런 그를 흘겨본 뒤 말했다.“정연 씨 부끄러워하니까 자기가 말해 봐. 진도 어디까지 나갔어?”이태호는 그제야 대답했다.“정연이는 이미 세 번째 부인이야. 당연히 갈 데까지 다 갔지.”“어머, 대단하네요. 갈 데까지 다 갔다니. 알겠어요, 하하!”백지연은 그 말을 듣더니 크게 웃으면서 백정연의 어깨를 토닥였다.“좋아요, 좋아. 아주 잘했는데요? 이제 우리에게 자매가 한 명 더 많아진 셈이네요.”말을 마친 뒤 백지연은 뭔가 떠오른 건지 백정연을 향해 말했다.“참, 정연 씨. 정연 씨는 나보다 나이가 좀 많죠? 하지만 내가 둘째 부인이잖아요. 뭐든 순서가 중요한 법이니 앞으로 수민 언니는 정연 씨 큰 언니, 내가 정연 씨 작은 언니가 되는 거예요. 정연 씨는 날 작은 언니라고 불러야 해요. 그리고 우리는 자매처럼 지내는 거죠.”백정연은 쑥스러운 얼굴로 입술을 깨물면서 나직하게 말했다.“큰 언니와 둘째 언니께 인사드려요.”“하하, 좋네.”신수민이 웃었다.“참,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는데 어떻게 양의당을 찾은 거예요? 빨리 말해봐요!”백지연의 눈동자에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녀는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주 궁금한 듯했다.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앞에 카페 있네.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긴 얘기여서 시간이 좀 걸릴 거야.”그들은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고 그렇게 날이 저문 뒤에야 신은재와 이태식 등을 데리러 가서 함께 호텔로 식사하러 갔다.류서영은 술을 조금 마신 뒤 이태호에게 말했다.“신전 주인님, 저의당의 구체적인 상황은 저희도 잘 몰라요. 하지만 사람을 시켜 알아보니 저의당이 천란시라는 곳에 있다고 하더라고요.”거기까지 말한 뒤 류서영은 미간을 구겼다.“천란시는 아주 이상했어요. 지도에서 찾아봤는데 안 보이더라고요
류서영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러면 그들은 계속해 다른 파벌의 소식을 알아보면 되겠어요. 이 파벌에 더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겠네요.”이때 백정연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천란시라면 섬에 있어요. 가본 적은 없지만 대략적인 위치는 알거든요. 동남쪽 바다에 있는데 그곳에서 2, 3일 정도 비행하면 도착할 수 있어요.”“세상에, 여러분 내공으로 2, 3일 정도 비행해야 한다고요?”신수연은 그 말을 듣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렇다면 정말 어지간히 먼 게 아니네요.”이태호는 미간을 구겼다.“정연아, 너는 네 비행 속도를 기준으로 얘기한 거지? 만약 내 비검을 사용한다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그런데 백정연은 웃으며 말했다.“내 말은 오빠의 비검으로 속도를 조금 늦춰서 가면 2, 3일 걸린다는 말이에요. 내 속도로 간다면 아마 10일은 더 걸릴 거예요.”이태호는 진땀을 흘리면서 말했다.“그 정도 거리라면 정말 멀겠네. 지도에 표기가 안 된 것도 이해가 가.”“내가 갈래요. 이번에 날 데려가는 건 문제 없죠? 이번에 갈 곳은 위험한 곳이 아니잖아요. 난 바다에 가보고 싶어요!”백지연은 조금 흥분해서 말했다.옆에 있던 신수민도 들떠서 말했다.“나도 따라가 보고 싶어. 난 아직 그런 곳에 가보지 못했어. 가는 길에도 경치가 아주 아름답겠지?”백정연이 설득하고 나섰다.“태호 오빠, 이번에는 두 사람을 데려가요. 두 사람 다 내공이 낮지 않잖아요. 그리고 이번에 가는 곳은 그렇게 위험한 곳도 아니니 함께 가는 건 절대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 혼자도 아니니까 심심하지도 않을 거고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번에는 너희를 데리고 갈게. 하지만 이번에 안개 숲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며칠 쉬었다가 출발할 생각이야. 출발 전까지 단약을 만들 생각인데 너희도 시간이 있으면 내공을 좀 더 쌓아. 그런 뒤에 다시 출발하자.”“좋아, 자기가 최고야.”신수민은 이태호가 승낙하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신수연은 상
신수민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했다.“맞아. 힘이 많이 세졌어. 영수 한 마리 찾아서 우리 무기와 힘을 한 번 시험해 보고 싶어. 자기는 돌파한 뒤에 이런 느낌이 있었어?”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매번 돌파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돼. 그리고 힘이 갑자기 엄청 세지는 기분이 들면 누구랑 싸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특히 큰 경지를 뛰어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들떠서 내가 가장 강한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맞아요, 맞아요. 막 1급 무왕이 됐을 때 힘이 넘쳐흐르는 것 같은 기분이 정말 너무 좋았어요.”백지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이태호의 말에 동의했다.이태호는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사실 너희 둘 내공이 비슷하잖아. 시간이 있을 때 성밖에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한 번 겨뤄봐도 좋아. 그것도 꽤 좋은 방법이거든, 자신의 전투 기교를 단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힘을 느껴볼 수 있지.”백지연이 곧바로 말했다.“어떻게 그래요? 우리는 사이 좋은 자매인걸요. 혹시라도 언니를 다치게 하면 어떻게 해요? 그리고 어떻게 자기 가족을 공격할 수 있겠어요?”신수민도 곧바로 거들었다.“그러니까 말이야. 우리는 자기 사람을 공격할 수 없다고. 그리고 이제 막 내공을 돌파했다면 아직 힘 조절이 어려울 텐데 혹시라도 힘을 과하게 사용하면 어떡해? 그러면 큰일이잖아.”이태호는 진땀을 빼다가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저급 단약 두 알을 꺼내 두 사람에게 건넸다.“우리는 대략 4일 뒤 출발할 거야. 이 단약 두 알은 너희에게 줄게. 너희는 지금부터 경지를 안정시켜. 최대한 요 며칠 내로 내공을 더 쌓아. 그러고 나서 같이 출발하자.”“참, 정연 씨는요? 우리에게만 단약을 주고 정연 씨에게는 주지 않는다면 안 좋아하지 않을까요?”백지연은 단약을 받은 뒤 고민해 보다가 이태호에게 귀띔해 줬다.신수민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우리 모두 한 가족인데 똑같이 대해야지.”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
황금 천영과를 먹게 되자 엄청나게 강력한, 하지만 동시에 온화한 힘이 체내에서 천천히 퍼져나갔다.“아주 좋아. 엄청난 에너지야. 그것도 아주 온화한. 이렇게 된다면 수련할 때도 아주 편하겠어.”에너지를 느낀 이태호는 곧바로 공법을 사용하며 탐욕스럽게 그 안에 들어있는 에너지를 흡입했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이태호 체내의 영기 또한 점점 더 커지고 기세도 조금씩 강해졌다.결국 어느 순간, 이태호 주변에서 갑자기 강대한 파동이 일면서 흩어졌지만 곧 다시 그에 의해 회수되었다.“3급 존자, 성공했어!”이태호는 기뻤다. 그는 모든 것이 이렇게 순조로울 줄은 몰랐다. 게다가 체내에 황금 천영과의 에너지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상황을 보니 3급 존자뿐만 아니라 3품 존자 중기가 되는 것도 문제가 아니었다.예상대로 이태호는 마지막에 황금 천영과 안의 모든 에너지를 흡수한 뒤 내공이 3급 존자 중기에 안정적으로 머물렀다.눈을 떴을 때 그는 저도 모르게 놀랐다.“쯧쯧,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네. 벌써 날이 어두워졌어.”이태호는 오전에 방 안에 들어가서 영괄르 흡수하기 시작했는데 영과를 다 흡수하고 나니 이미 날이 저물어 있었다. 역시 수련을 할 때가 시간이 가장 빨리 흘렀다.잠깐 생각한 뒤 이태호는 우선 샤워했고 백지연의 방에 가서 잘 생각이었는데 정신력을 사용해 보니 백지연이 그가 준 단약으로 열심히 수련하고 있었다.결국 어쩔 수 없이 이태호는 다른 방으로 가서 백정연을 찾았다.백정연은 방문을 열더니 미간을 구겼다.“여긴 어쩐 일이에요? 돌아온 지 며칠이나 됐다고요. 어젯밤에는 수민 씨랑 같이 있었으니 오늘은 지연 씨랑 같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이태호는 방 안으로 들어간 뒤 문을 잠그고 말했다.“두 사람은 수련 중이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널 찾아왔어. 내일 지연이가 수련하지 않을 때 지연이를 찾아갈 생각이야.”백정연은 진땀을 흘렸다. 그녀는 이태호가 벌써 내일 계획까지 세우는 대단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 백정연은 이제야 왜 백지연과
뭔가 했는데 예물이라니, 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하하, 예물 그러는구나. 그건 당연히 드려야지.”백정연은 이태호가 묻지도 않고 바로 동의하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그제야 말을 이어갔다.“우리 아버지는 요구가 낮지 않으세요. 미리 얘기를 했었는데 3품 저급 단약 10알을 줘야 한다고 했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웃었다.“그 정도면 요구가 높은 건 아니지. 이번에 우리는 영초를 아주 많이 얻었잖아. 요 며칠 할 일 없을 때 단약을 좀 만들어둬야겠어. 그리고 우리가 천란시에서 돌아온 뒤에 며칠 휴식하고 나서 같이 너희 풍월종으로 가자. 가서 장인어른을 봬야지.”그의 말에 백정연은 행복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그러면 그렇게 정해요.”이태호는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에 참지 못하고 그녀를 끌어안은 뒤 키스했다.다음 날, 이태호는 할 일이 없어서 3품 중급 영초를 꺼내 단약을 만들기 시작했다.3품 중급 단약을 만드는 건 이제 아주 익숙했다. 하지만 3품 고급 연단사가 되기 위해서, 그는 3품 중급 단약을 하루 더 만들어 그것에 익숙해지기로 했다.그날 아이와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 외에 이태호는 거의 모든 시간을 단약을 만드는 데 썼다. 그렇게 하루 사이에 그는 무려 3품 중급 단약 30알을 만들었다.저녁이 되어 이태호는 백지연의 방으로 향했다.이태호가 찾아오자 백지연은 조금 긴장됐다.“태호 오빠, 여긴 어쩐 일이에요?”이태호는 웃는 얼굴로 눈앞의 귀엽고 섹시한 여자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원래 어젯밤에 널 찾아올 생각이었는데 네가 수련하고 있더라고. 내공을 쌓기 위해서 말이야. 그래서 오늘로 미뤘지.”거기까지 말한 이태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일부러 언짢은 척했다.“왜? 내가 널 찾아왔는데 기분이 나쁜 거야?”백지연은 곧바로 그를 등지면서 쑥스러운 듯 말했다.“기분이 나쁠 리가요. 오빠가 오면 전 당연히 기쁘죠. 오빠 밖에 오래 있다가 돌아와서 우리 모두 오빠를 보고 싶어 했다고요.”그 말에 이태호
“후!”크게 숨을 내뱉은 뒤 이태호는 단약을 만들기 시작했다.이번에 만다는 건 비교적 간단한 3품 고급 단약이었다. 3품 고급 단약에 필요한 재료는 3품 중급 재료보다 더 많았다.처음 만들 때는 도중에 실패했다. 역시나 그 난도가 3품 중급 단약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높았다.그러나 손안에 재료가 충분히 많았기에 이태호는 그 재료들을 그렇게 아까워하지 않았다.두 번째 시도 또한 실패했다. 그러나 확실히 진보가 있었고 실수한 부분도 연단 후기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좋아, 좋아. 두 번 만에 이 정도 효과라니. 하하, 지금 보니 오늘 밤에 안 되더라도 내일 오전쯤이면 성공하겠네.”이번에 확실히 발전한 것 같자 이태호는 자신감이 생겨서 계속해 시도해 보았다.시간은 조금씩 흘렀고 날도 점차 밝아졌다.11번째 시도 때 이태호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떠라!”그러나 그의 입가에 곧 미소가 지어졌다. 이태호가 작게 외치면서 손바닥을 들자 단약 한 알이 그의 앞에 떠올랐다.“성공했어. 하하, 좋네. 때깔도 나쁘지 않아!”이태호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조금 들떴고 당장이라도 이 소식을 백지연 등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그러나 이태호는 곧 그 생각을 지웠다.이미 성공해서 3품 고급 연단사가 되었다면, 차라리 이 틈을 타서 하루 동안 바짝 단약을 만드는 것이 좋을 듯했다. 이런 단약을 많이 만들어서 백정연의 아버지에게 선물해 준다면 그는 분명 엄청나게 기뻐할 것이다. 이태호는 백정연과 백서웅에게 서프라이즈를 줄 생각이었다.단약을 조심스럽게 챙긴 뒤 30분을 휴식하고 나서 이태호는 다시 재료를 꺼내 단약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 날이 밝았고 이태호가 떠나려고 준비하는데 미녀 한 명이 찾아왔다.“태호야, 밖에 미녀가 와 있는데 널 보러 온 거래.”이태식과 연초월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며 식탁 앞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는 당황하면서 눈사을 찌푸렸다.“미녀요? 절 찾으러 왔다고요? 어떤 미녀가 절 찾아왔는데요
백지연의 말에 백정연은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너무 무안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백정연은 언짢은 듯 백지연을 흘겨보며 말했다.“작은 언니, 정말 짓궂네요. 그렇게 무안한 일은 말하지 마요. 나만 쑥스럽잖아요.”백지연은 개의치 않아 하며 말했다.“뭐가 쑥스러워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죠. 그리고 정연 씨도 결국엔 태호 오빠의 마음을 얻었잖아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그는 백지연이 이렇게 대담한 말을 할 줄은 몰랐다.백정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웃다가 뭔가 떠오른 건지 말했다.“설마 진연주 씨가 찾아온 걸까요? 저번에 오빠랑 안개 숲에서 며칠 동안 같이 있었잖아요. 게다가 둘이 같이 연합해서 마왕 신전도 없앴잖아요.”“그러게요. 설마 정말 그 진연주 씨일까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진연주 씨도 산에서 내려와 임무를 하러 왔다면서 우연히 이곳을 지나친 척하며 태호 오빠를 보러 온 걸지도 모르죠.”백지연은 흠칫하더니 이내 눈을 빛내며 말했다.백정연은 안개 숲에서 있었던 일들을 백지연 등 사람들에게 얘기했었다. 그래서 다들 이태호가 안개 숲에서 진연주를 만난 사실을 알고 있었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밖으로 걸어갔다.“대체 어느 미녀가 날 찾는 건지 나가 보면 알 수 있잖아?”신수민과 백지연, 백정연 세 사람은 몹시 궁금하여 이태호의 뒤를 따라서 나갔다.문 앞에 도착해 보니 요염한 자태에 섹시한 붉은 치마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 그녀는 이태호가 다가오는 걸 보자 흥분해서 외쳤다.“스승님, 스승님. 제가 스승님 제자라고 하니까 여기 문을 지키는 분들이 안 믿더라고요. 스승님은 남자 제자 한 명만 있고 여자 제자는 없다면서요.”“설아야, 너일 줄은 생각 못 했는데. 우리는 네가 며칠 동안 돌아오지 않길래 안 오는 줄 알았어.”이태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신수민이 흥분하며 앞으로 나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사모님, 이, 이분이 군주님 제자라고요?”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