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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6화

Author: 불언불어
이윽고 백운산은 계관이 훼손됐고 제방이 파괴되었으며 창란 세계 전체가 도탄에 빠진 정경을 보았다.

“푸!”

시간의 흐름은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만족 대제사장 백운산마저 빙산의 일각만 엿볼 수밖에 없었다. 곧이어 천지 법칙의 반작용을 받아 피를 토하고 말았다.

입가에 흐른 핏자국을 닦은 뒤, 백운산은 상처를 입은 대가를 치렀으나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폐관 수련할 겨를도 없이 바로 허공을 찢고 황금 천막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백가운은 불쑥 나타난 백운산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대제사장님!”

대제사장은 만족의 유일한 반선 노조로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절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평소에 조용히 성산 내에서 수련만 했는데 오늘 갑자기 나타난 이유가 뭐지?

황금 천막에 나타난 백운산은 잔뜩 놀란 백가운을 무시한 채 뜨거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

한참 쳐다보고 나서 혀를 차면서 감탄을 터뜨렸다.

“태일성지의 운이 너무 좋은 것 같군.”

연장생은 백운산의 말을 듣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윤 노조님께서 대단한 혜안이 있으신 덕분이죠.”

이태호는 자기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노인을 바라보았다. 백발이 성성하고 얼굴에 응룡(應龍) 도안이 새겨져 있으며 등이 약간 굽어져 있고 팔은 마른 나뭇가지처럼 빼빼 말랐다.

그러나 이태호는 감히 이 노인을 얕볼 수 없었다. 그것은 노인의 몸에서 지극히 강렬한 기혈의 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오직 윤고현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반선 노조!’

이태호는 속으로 놀라워했다.

백운산은 이태호를 아래위로 훑어본 후 대견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한 젊은이야. 태일성지의 협력 제안은 내가 만족을 대표해서 받아들이겠네.”

반선 경지의 노조로서 백운산은 자연스레 이태호의 내공과 근골을 알아봤다. 황금대세가 이르렀을 때 이태호가 신선으로 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였다.

만족을 위해, 그리고 그가 미래의 파편에서 엿본 도탄에 빠진 창란 세계을 위해 백운산은 태일성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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