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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5화

Author: 불언불어
“마도 사자를 들이라!”

백가운이 무거운 말투로 내뱉은 이 말에 무기력감과 분노로 가득 찼다.

그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리도록 주먹을 꽉 쥐었다.

“형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보겠어!”

백가해는 경멸에 찬 목소리로 비꼬았다.

백가민은 둘째 숙부의 비아냥거리는 태도를 보자 분노를 가누지 못하고 강경하게 꾸짖었다.

“그만하세요. 숙부는 우리 만족이 마도에게 당한 것을 그렇게 바라세요?”

그러고 나서 옷소매를 뿌리치고 냉랭한 표정으로 마도 사자를 직접 맞이하러 나갔다.

...

왕정 밖.

고강후는 웅장하고 드넓은 성벽 아래에 서서 눈앞에 반짝거리고 물결처럼 출렁이는 진법을 바라보다가 성벽 위에서 눈을 부릅뜨고 자기를 노려보는 만족 수사들과 눈이 마주쳐서 저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었다.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노마두로서 고강후는 8급 성황 경지이지만 홀로 적진에 들어서니 여전히 조금 두려워했다.

태일성지의 이태호가 북해 쪽으로 오고 있어서 빨리 철수해야 한다는 강산우의 명을 받지 않았더라면 고강후는 사자로 이곳에 오고 싶지 않았다.

그는 머리를 흔들고 숨을 깊이 들이마신 후 성문 쪽을 응시하였다.

불안에 떨고 있는 그는 성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왕정을 뒤덮은 진법에 인간이 통과할 수 있는 구멍이 생긴 것을 보았다.

백가민은 호위 몇 명을 데리고 성문을 열고 나가 보니 홀로 온 고강후를 보자 차가운 태도로 말했다.

“들어오시죠.”

이에 고강후는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족이 그와 만나기로 한 것은 좋은 일이었다.

자고로 교전한 쌍방은 사자를 죽이지 않는 관례가 있었다.

고강후는 백가민의 싸늘한 태도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오히려 입꼬리를 올리면서 최대한 다정하게 보이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는 원래 유명성지의 노마두였고 옛날에 싸웠을 때 얼굴에 지네 모양의 흉터를 남겼기에 웃을 때 더욱 음흉해 보였다.

그의 이런 모습에 백가민 뒤에 있던 만족 수사들은 긴장해서 온몸의 기혈이 저절로 요동치면서 고강후를 노려보았다.

만족인이 자신을 적대시하는 모습에 고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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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호만 아니었다면 강산우가 어찌 곧 손안에 들어온 북해 초원을 포기하겠는가?고강후는 백가해의 말에 대꾸하지도 않고 상석에 앉은 백가운을 향해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저는 사명을 완수했으니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전리품들을 돌려보냈고 휴전하고 화해를 구한다는 뜻을 만족에게 알리고 나서 그는 계속 만족 왕정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에 이태호가 도착하면 자기는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날 수 있으니까.고강후가 급히 떠나려는 것을 보자 백가해는 다짜고짜 그의 손을 잡고 소리쳤다.“오늘 그 이유를 말하지 않으면 떠날 생각하지 마! 어서 말해. 마도는 대체 왜 철수하려는 거야?!”고강후는 백가해의 위협적인 태도를 보자 표정이 굳어졌다.그는 사자로 오고 싶지 않지만 백가해가 이렇게 자기를 위협하고 모욕하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백가해를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본 후 냉랭한 표정으로 말하였다.“흥, 만왕님, 이것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입니까? 이태호의 지원이 있다고 해서 만족이 영원히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고강후는 즉시 독설을 퍼부었다.“이태호가 우리 유명성지의 두 성황급 장로를 죽였습니다. 성지는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 기다리세요!”말을 마친 그는 백가해의 손을 뿌리치고 빠르게 밖으로 나간 후 무지갯빛으로 변해 하늘가로 사라졌다.황금 천막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야 제정신으로 돌아왔다.백가해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말도 안 돼...”백가운은 들고 있는 사물 주머니를 보면서 흥분함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고강후가 떠나기 전에 했던 말이 계속 메아리쳤다.‘이태호가 유명성지의 두 성황급 장로를 죽였다니!’전에 죽은 좌계훈은 황천성지의 장로였다.북해 초원을 포위하고 공격한 것은 유명성지의 마수들이었다.다시 말하면 이번에 이태호가 지원군을 데리고 위기 상황을 만회하였기에 강산우가 어쩔 수 없이 철수하게 된 것이었다.옆에 있는 주안식과 진현도 그제야 마도가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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