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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산에서 내려온 이도현은 복수를 서두르지 않았고, 먼저 완성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염국 완성, 그곳은 그의 집이 있는 곳이다. 노인의 말에 의하면 그가 살해되고 3개월이 지난 후, 그의 부모님과 여동생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

여기까지 생각한 이도풍의 두 눈에는 살기가 가득 찼다.

그 살기는 하늘도 찌를 것 같았다. 그는 묻고 싶었다. 도대체 왜 그랬냐고!

“한 사람도 살려두지 않을 거야. 당신들에게 절망이 무엇인지 내가 똑똑히 가르쳐줄게.”

이도현이 두 주먹을 불끈 쥐자, 몸에서는 무서운 힘이 솟아오르더니 옷이 나부끼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때, 미묘한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이도현은 힘을 거두고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그는 옆좌석의 산뜻한 옷차림의 성숙한 여자를 발견했다.

목덜미가 길고 눈처럼 흰 피부를 가진 여자는 정장 차림에 포니테일을 묶었는데, 언뜻 보기에도 몸매가 아주 좋았으며 왠지 커리어 우먼의 기운을 풍겼다.

창백한 얼굴의 여자는 한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셔츠의 단추가 열려 풍만한 가슴 라인이 훤히 보였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이도현에게 도움을 청했다.

“저... 저기요... 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 필요해요......”

“뭐라고요? 여기서요?”

이도현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8년간 산속에 있었더니, 그새 세상이 이렇게 자유롭게 변한 거야? 이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데 필요하다고?’

이도현의 의아한 눈빛에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요? 여기서요? 확실해요?”

이도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세 번이나 되물었다.

‘확실하게 물어봐야지. 난 바른 청년이니까.’

“빨리요. 더는 못 참아요.”

“그러니까... 저기요... 근데 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 전 바른 청년이라고요! 그러면, 화장실이라도 갈까요? 화장실이면 조금 편하지 않을까요?”

이때 여자는 또 발밑의 작은 가방을 가리켰다.

“콘돔요?”

이도현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안전 조치.

이때, 비즈니스석 커튼 뒤에서 비서 차림의 여자가 들어와 욕설을 내뱉었다.

“이 변태 자식! 무슨 헛소리야? 대표님이 가방에서 약 꺼내달라고 하시는데 이 변태 자식이 변태 같은 생각이나 하고 자빠졌네. 죽고 싶어?”

“네?”

이도현은 삽시에 얼굴이 새빨개졌다.

‘내가 어떻게 이런 착각을.’

비서 이설희는 이도현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했다.

“야, 변태. 가방 빨리 안 가져와? 우리 대표님 심장병인데 너 때문에 지체되면 감당할 수 있겠어? 빨리 가져와!”

그제야 이도현은 정신을 차리고 가방을 건네주었다.

이설희는 다급히 가방 속 작은 약병에서 소요환 두 알을 꺼내 거친 숨을 내쉬는 여자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제야 여자는 점차 혈색이 돌아왔다.

“후.”

여자는 의자에 몸을 기대고 깊은숨을 내쉬었다.

한참 뒤, 여자가 말했다.

“저기요, 고마워요. 전 한지음이라고 해요. 그쪽 성함이?”

“이도현입니다.”

“대표님! 변태한테 뭐 하시는 거예요? 이 자식 완전 한심한 변태예요!”

그 말에 이도현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저기요! 변태면 변태지, 그 한심하다는 단어는 빼주실래요?”

화가 난 이설희는 씩씩거리며 말했다.

“흥! 억울해? 너 한심한 변태 맞잖아. 비행기만 아니었으면 넌 나한테 이미 죽었어.”

그러더니 한지음에게도 투덜거렸다.

“대표님, 제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 약은 반드시 몸에 지니시라고 했잖아요. 그러다가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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