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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0화

Author: 유애
안왕을 잡아라

원경릉은 우문호 품에서 편안한 자세를 찾아 눕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세상 참 신기하다. 막 세 아이를 임신했을 때는 전혀 원하지 않았고, 엄마가 될 준비도 되지 않았었다.

전에 원경릉은 아이를 낳는 것은 중대한 사건으로 여러모로 치밀하게 계획 끝에 낳고, 젖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교육하고 전부 하나같이 극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걸 갑작스레 맞닥뜨리고 보니 다 임기응변으로 할 수 있고, 어떨 때는 준비를 충분히 했다고 그게 꼭 맞는다고 할 수 없으며, 준비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인간의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집에서 사실 원경릉이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두 사람은 자질구레한 집안 일을 얘기하다가 갑자가 화제가 안왕 쪽으로 옮겨갔다. “안왕은 왜 도망갔어? 그게 더 문제가 있다고 드러내는 거 아냐?”

“도망 안 갔어도 문제는 있어. 넷째를 찾아내서 내가 확신이 있다는 걸 증명 해야지. 넷째는 내 질문을 피할 수 없어서 줄행랑을 친 거라고.”

“그럼 이렇게 도망가면 아바마마 쪽은 어떻게 대응하려고?” 원경릉은 안왕이 이런 경솔한 일을 할 것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우문호가 냉소를 지으며, “내 말에 답할 수 있으면 왜 도망을 쳐? 최근 아바마마의 호감을 되돌리려고 안간힘을 쓰던데 전에 나쁜 일을 너무 많이 저질렀어. 일단 이 일에 가담한 사실만 증명되면 하나같이 다 폭로해서 넷째의 속셈을 까발릴 거야. 지금 핑계를 대고 도망갔는데 돌아오면 나와 아바마마의 분노도 어느 정도 가라앉고, 일이 얼추 끝난 뒤에는 구실을 붙여 흐지부지 하면 적어도 파헤쳐질 필요 없지. 이건 하수 중에서도 하수의 계책이야. 하지만 지금 다른 방법은 없고 이게 유일하게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지.”

원경릉이 한숨을 쉬며, “그러니까 썩 나와서 죄값을 치러야지.”

“넷째는 원래 많은 일을 전부 아라에게 맡겼어. 아라가 죽기 전에 넷째가 대부분의 권한을 다시 찾아왔지만 모든 사람이 다 넷째에게 충성을 다하는 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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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명의 왕비   제 1641화

    위왕과 안왕의 격전다음날 해질 무렵 사수(泗水)부근에서 마침내 안왕을 따라잡았다.안왕은 분명 누군가 쫓아올 것을 알고 내내 멈추지 않고 달려와서 말도 자신도 완전 녹초가 되었고 실제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 사수에서 쉬지 않을 수 없었다.그런데 아직 사수 마을에 도착하기도 전에 뒤에서 분노의 일갈을 듣게 될 줄이야, “우문안, 거기 서!”안왕은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아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맹렬하게 말에 뛰어올라 살기 위해 달리고자 했다.하지만 말은 너무 지친 나머지 안왕이 올라 탄 뒤에도 막무가내로 제자리를 맴돌며 콧김을 내뿜더니 아예 움직이질 않았다.“쓸모 없는 놈!” 안왕이 소리쳤다.“왕야 어서 가세요, 제가 막겠습니다!” 시위가 이 모습을 보고 안왕을 막아 서더니 장검을 칼집에서 뽑았다.쉴 새 없이 쫓아와서 마침내 안왕을 발견했는데 그렇게 쉽게 놔줄 거 같아? 위왕은 말에서 뛰어 올라 공중제비를 돌더니 안왕에게 날아들어 그대로 안왕의 목을 졸랐다.두 사람은 바닥을 굴렀고, 안왕이 아직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주먹이 얼굴을 강타하며, “기다……” 위왕은 기다리지 않고 정확히 코를 겨냥해 주먹을 날렸는데 그대로 코에 맞아서 코가 삐뚤어졌다.두 사람의 무공 실력은 원래 큰 차이가 없었으나 위왕은 북군영에 있으면서 매일 군사훈련 아니면 무공수련을 해서 상당히 진보한데다 지금 상대가 안왕이라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처음엔 안왕이 받아 치지 못하고 그냥 얻어맞기만 했다.다행히 안왕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 한동안 두들겨 맞더니 기회를 잡아 반격하는데 둘이 잔인하게 싸워서, 양쪽의 시위와 준장도 돕지 못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한쪽에서 바라볼 뿐이다. 그러다 상대방이 눈에 거슬리게 일격을 가하는 것을 보고 결국 쌍방 사람도 역시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기 시작했다.위왕이 마침내 우위를 점했다. 위왕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웠는데, 오랜 시간 울분이 쌓인 데다, 정정당당하게 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사정 봐줄 이유가 있나? 주먹질이 계속 되고 안

  • 명의 왕비   제 1642화

    죽을만큼 맞은 안왕안왕은 인생에서 가장 굴욕적인 하루를 맞았다. 자기 형제에게 맞아서 반쯤 죽게 된 데다 말 등에 묶여 경성으로 돌아왔다.경성으로 들어올 때 성을 지키는 군사 모두 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고 위왕이 엄청난 대도를 잡아와서 잘 보이려고 하는 건가보다 생각했다.위왕이 안왕을 데리고 바로 경조부로 가서 그를 말에서 내린 후 안으로 밀어 넣더니 낭랑한 목소리로, “태자 전하께 아룁니다. 말씀하신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제왕이 먼저 나와 한참 후에야 바닥에 누워 끊어질 듯 숨을 쉬는 자가 안왕 임을 겨우 알아보고, 깜짝 놀라, “아이고머니나, 이게 사람 꼴입니까?”“사람이죠, 눈 귀 입 코 다 있으니까, 좀 크긴 하지만.” 위왕이 숨을 크게 내쉬었다. 마음이 많이 편안해 져서 말하는 것도 예전처럼 그렇게 우울하지 않다.제왕은 그들 사이의 원한을 알고 있어서 넷째가 셋째에게 한 일을 생각하고 이 정도 맞은 건 하나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제왕은 안왕을 관아 뒤뜰로 옮기도록 분부하고 우문호도 마침 도착했다.우문호가 안왕을 보더니 사람을 시켜 뜨거운 물을 가져오게 해서 다른 사람을 다 물리고 혼자 안에서 안왕의 상처를 돌봤다.안왕은 고통으로 이를 갈며 눈은 거의 뜨지 못한 채 우문호라는 것을 알고 이를 악물고, “호야, 너 이건 형 목숨을 빼앗은 거야.”우문호는 손에 뜨거운 물수건을 들고 얼굴에 핏자국을 닦으며 담담하게, “어차피 언젠가 맞을 일이었어. 빨리 맞으면 빨리 끝나고, 아니면 평생 셋째형한테 빚지고 사는 거지.”안왕은 억지로 겨우 실낱만큼 눈을 뜨는데 고통스럽게, “맞았으니 이제 끝인가? 아닐 걸, 앞으로…… 살살해, 날 죽일 셈이야……”우문호는 안왕의 이런 모습에 화도 나도 웃기기도 했다. 전에 안왕에게 당했을 때는 잡아오면 가만 안 두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꼴을 보니 그럴 기분도 들지 않고 어쨌든 나중에 또 협력해야 하니 만약 협조를 안 하면 그때 두들겨 패도 늦지 않겠다 싶다.“셋째형도 이만하면 괜

  • 명의 왕비   제 1643화

    안왕의 변명“그래? 예를 들면 어떤 일을 종 잡을 수가 없는데? 얘기해 봐 분석 좀 해 보게.”안왕이 약간 눈을 피하며, “네가 믿던 안 믿던 난 지금 야심 없어, 이 사건은 내가 관여한 적이 있는 셈쳐도 벌써 지난간 일이고 지금은 맡은 일 잘해서 아바마마의 시름을 덜어드리고 싶을 뿐이야. 우리 형제가 전에도 얘기했듯이 일단 서로 간의 악감정을 버리고 대외적으로 일치 단결 해야지. 집안싸움이 되서는 안돼, 아바마마 옥체가 좋지 않으시니까.”우문호가, “넷째 형, 우리가 아직 형제라고 하니까 형제의 정에 따라 얘기할 게. 난 아바마마 앞에서 형을 지켜주고 싶지만, 알고 있는 건 반드시 나에게 얘기 해야 해. 지금은 병여도를 다시 가져오는 게 제일 중요한 임무로 나머지는 전부 괜찮아.”안왕이 우문호를 보고 아무 말이 없다.우문호가 계속, “뭘 걱정하는지 알아, 말 안 하면 형이 전에 한 일을 내가 못 찾아낼 것 같아? 만약 정말 조사하고 들면 사흘을 못 가서 안왕부 구석구석을 싹 다 뒤져내면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되는 일이 꼽을 수도 없이 많겠지? 나는 아주 구체적으로 형제의 정을 생각해서, 셋째형이 체포해 와서 개인적으로 묻는 거야. 진짜 대대적으로 일을 벌이기로 들면 형은 경조부 법정에 서야만 할 걸.”안왕이 우문호를 보고 한숨을 쉬며, “진짜 한 끝차이로 쟁반에 가득한 걸 다 쏟았네. 대부분 내가 한 게 아니고 아라가 한 거야. 보친왕부에 있던 첩자도 아라가 심어 놓은 거고, 아라 생각에 일이 간단하지 않으니 몰래 알아보고 몇 사람을 보친왕부에 잠입시켜 놨어.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 나중에 아라가 죽은 후에 명단을 받아 들고 비로소 알았어. 그들은 아라에 충성을 다하는 자들로 나에게 충성을 바치는 자가 아니야. 아라가 죽었으니 그들은 비록 내 관리 하에 들어왔지만 아라의 죽음이 그들의 마음을 냉담하게 만든 나머지 나에게 겉으로는 복종하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배신하고 있어. 진짜야. 아라가 이렇게 깊숙하게 포진해 놓았을 줄 몰랐어. 게다가 아라가 꽂아

  • 명의 왕비   제 1644화

    안왕과 우문호의 딜우문호가 계속, “이 얘긴 잠시 접어두고, 박씨 집안 쪽엔 형이 해명해. 지켜볼 거야, 만약 박씨 집안에 가서 똑바로 해명하지 않으면 형에 대해 다 불어버릴 줄 알아. 그리고 보친왕부에 있는 양대 세력 중에 나머지 한 세력은 홍엽공자 아냐?”안왕은 화가 나서 우문호의 말을 듣고 아예 얼굴도 돌리지 않고 답이 없다.우문호는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좋은 말로 할 때 알고 있는 걸 남김없이 다 말해. 형도 알겠지만 형 주변에 전부 목숨 걸고 충성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거든. 형한테서 원하는 걸 얻지 못하면 형 주변의 사람을 찾아갈 거야. 어쩌면 형수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형수는 좀 알고 계시겠지?”“우문호,” 안왕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입술이 찢어지던 말던 상관하지 않고 분노해서, “형수는 아무것도 몰라, 형수를 찾아가는 날엔 널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안 가도 된다니까. 형이 협조하면 돼.” 우문호는 스스로 차를 끓여 마시며 일어나 안왕보다 높이 앉아 굽어보며 말했다.안왕이 차갑게, “네가 무슨 생각인지 내가 모를 줄 같아? 홍엽이 북당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기만 하면 넌 나를 훼방할 게 분명해. 내가 속을 줄 알고. 홍엽 일은 난 일체 몰라, 네가 누구한테 가서 물어보던 내 대답은 하나야. 호야, 네 형을 바보라고 생각하지 마라. 네가 맡은 일에 공을 세우는 건 네 일이니, 말할 수 있는 건 나도 협조하지만 홍엽 일은 모른다면 모르는 거야. 만약 네가 형수를 귀찮게 하러 갈 생각이라면 나중에 내가 너한테 따질 테니까.”우문호가 콧방귀를 뀌며, “형, 천하에 실속은 형 혼자 다 차리고. 난 셋째 형에게 형을 체포해 오라고 했는데, 형은 나한테 박원 사건만 불고 계산 끝내려고 했어? 형 입에서 홍엽 일을 듣지 못하면 쉽게 형을 놔줄 수 없지. 어디 나랑 한번 시간을 끌어봐, 일단 안왕부 사람을 하나씩 데려와서 취조를 하지, 그들이 전부 형에게 충성해야 할 텐데 말이야. 아니면 그들 입에서 나오는 거랑 형

  • 명의 왕비   제 1645화

    안왕과 아라의 비밀명단을 가져와서 귀영위에게 전해주고 조사하게 했다.곧 소홍천 쪽에서 한방에 7~8명을 잡아와서 귀영위 쪽과 전부 더하니 20명이 넘었다.사람을 잡아 들인 후 바로 취조를 시작해 이날 하룻밤에 우문호는 경조부 사람을 데리고 이 사람들과 두뇌싸움과 배짱을 겨루며 조금씩 파 들어가기 시작했다. 알아 낸 건 기록한 뒤 다시 다른 진술과 대조했다. 삼일 밤낮을 써서 이들의 심문을 마치고 모둔 정보를 대조해보고 이틀 간의 시간 동안 다시 완전한 정보와 증거 사슬로 정리해 냈다.우문호는 5일간 초왕부로 돌아가지 않다가 이 날 새벽 드디어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초왕부로 돌아갔는데 전신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고 수염까지 덥수룩한 모습이 영락없는 떠돌이다.서일이 먼저 돌아와 초왕부에서는 야식을 만들고 원경릉도 기다리고 있었다.우문호는 들어오자 마자 얼른 한 그릇 후딱 먹어 치우고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원경릉이 수염을 깎아주자 그제서야 원래의 잘생긴 얼굴이 되살아 났다.“살짝 졸고 5경(새벽3시~5시)에 조정에 가서 아침조회를 하고 어서방에서 보고 해야 해.” 우문호가 나한상에 널브러졌다. 일에 찌든 얼굴엔 다크 서클이 콧구멍까지 내려왔다.“말끔하게 조사한 거야?” 원경릉이 가슴 아파하며 물었다.“병여도는 아직 못 찾아왔지만 희망이 있어.” 우문호가 눈을 감고 중얼거리듯, “나중에 얘기 해. 너무 졸려, 내일 얘기할 게.”원경릉이 우문호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그래, 일단 자. 오경에 깨워줄 게.” 우문호는 답도 없이 벌써 잠에 빠졌다. 우문호는 사실 피곤이 너무 쌓이고 며칠 간의 심문으로 목소리까지 갈라졌다.우문호는 5경이 되도록 자다가 일어나서 대충 입을 씻고 조복을 입고 찬바람을 맞으며 문을 나섰다.아침 조회 때 우문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어서방에서 공무를 논의할 때 독대를 청했다.명원제는 우문호의 보고를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그 말은 병여도가 진짜 선비족의 수중에 들어갔다는 거냐?”우문호가, “맞습니

  • 명의 왕비   제 1646화

    새로운 계획명원제의 마음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했다. 제왕의 자식들은 왕위를 놓고 다투는 것이 역대 왕조 대대로 피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누구나 마음 속에 요행을 바라듯이 명원제도 자기가 낳은 아들은 예외일 거란 천진한 생각을 가졌었다.하지만 2년 연달아 계속 발생한 일들을 보고 아주 똑똑히 현실을 인식하고 큰 아들을 폐위하기에 이르렀다. 분노로 결정했던 일이지만 심사숙고해서 결정했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그런데 큰 아들 일이 정리된 지 며칠 됐다고 넷째가 또 분란을 일으켰다.명원제는 넷째의 아심을 알고 있어 권한을 뺏고 군영으로 쫓아 보내며 경고 했다.하지만 소위 경고라는 것은 그저 방임에 지나지 않았음을 이제 깨달았다.“아바마마 고정 하소서,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병여도를 되찾아 오는 일입니다.” 우문호가 말했다.명원제가 싸늘하게, “선비에서 우리 북당에 두 갈래로 첩자를 포석해 두었다는 건 국경을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왔다는 게 아니냐, 네가 반성해야는 거 아냐?”우문호가 잘못을 시인하며, “제 감찰이 부족해서 선비족이 기회를 틈탔습니다.”“그럼 어떻게 병여도를 되찾겠다는 거지?” 명원제는 원래 화가 잔뜩 났으나 아들 얼굴에 피로가 가득하고 요 며칠간 얼마나 힘들었을 지 생각하니 마음이 짠한 것이 화를 꾹 참고 물었다.“소자에게 이미 계획이 있습니다.”“얘기해 봐!”우문호의 계획을 다 듣고 명원제는 우문호를 한동안 바라보며 아무 말이 없었다.우문호는 명원제가 찬성하지 않는 줄 알고, “아바마마, 저희가 지금 선비에 사람을 보내 잠입시키면 사전 포석을 하지 못해 병여도를 되찾기 어렵습니다. 그럼 홍엽에게 알려서 홍엽이 빼앗도록 하는 수밖에 없는데 홍엽 수중에서 빼앗아 오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회를 봐서 못 쓰게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못 쓰게 만드는 건 너무 아깝지만 제가 계속 대주 쪽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으니 대주의 섭정왕 수중에서 병여도를 다시 얻어내겠습니다.”병여도를 못 쓰게 만드는 건 명원제 입장에서

  • 명의 왕비   제 1647화

    홍엽공자의 편지그 편지는 우문호가 압수해 다 읽은 뒤 완전 뚜껑이 열려서 구겨버린 다음 구석에 던져버리고 사람을 시켜 원경릉에게 가져다 주게 했다.서신을 받아 든 원경릉은 도저히 알아보기 힘들어서 서신을 펼쳐 다린 후에야 겨우 안에 문제를 읽을 수 있었다.이 편지엔 수백개의 글자가 써 있는데 그야말로 한편의 서정문으로 헤어진 뒤 얼마나 절절하게 마음을 놓지 못하고 걱정했는지 토로하고 있었다. 원경릉은 다 읽은 후 사랑에 빠진 소년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졌는데 이 사람이 아무리 생각해도 홍엽공자와 매칭이 되지 않았다.홍엽은 문장의 마지막에 우리의 인연은 이미 10년전에 정해졌으니 이 생엔 당신이 있는 곳이 내가 돌아갈 곳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원경릉은 이 말에 닭살이 쫙 돋았다.그렇게 심오한 모략을 짜는 사람이, 이런 병신 돋는 문장도 쓰다니 정말 난해한 사람이다.“태자비 마마, 전하께서 밖에서 보고 계십니다.” 만아가 작은 소리로 알려줬다.원경릉이 창문을 힐끔 보니 과연 사람 그림자가 쌩하고 지나간다.원경릉이 어이없이 웃으며 아직도 안심이 안돼? 몰래 내 반응을 지켜봐야 할 만큼?“문을 활짝 열어서 태자 전하께 들어오시라고 해.”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만아가 가서 문을 열자 우문호가 아직 분이 사그라지지 않는지, 훤칠한 얼굴에 싸늘한 표정으로 뒷짐을 지고 들어왔다. 그리고 원경릉 곁에서 한바퀴 휙 도는 게 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큰 늑대 개 같다.“다 본 감상이 어때?” 우문호가 앉아서 물었다.원경릉이 편지를 찢어서 탁자에 쌓아 두고, “응, 글씨 잘 쓰네, 필력도 좋고.”“글자도 보통이고 필력은 완전 괴발개발이야!” 우문호가 코웃음을 치더니 화가 나서, “그 밖에는? 서신에 쓰여진 말에 무슨 감흥 없어? 그런 걸 사랑에 빠졌다고 하지.”“그거 말고는……”원경릉이 미간을 찌푸리며 근심에 쌓여, “홍엽 공자란 사람의 인품이 안 좋은 걸 알아볼 수 있겠어.”“인품이 안 좋은 걸 알아보다니? 어느 구절에서?” 우문호가 당황해서 찢어진

  • 명의 왕비   제 1648화

    병여도 사건 이후이틀 후 경조부에서 판결이 내려져, 보친왕은 독주를 받아 사사되었고 시체는 온전하게 보전되었다.홍엽은 경성을 떠났고, 보친왕은 벌을 받았으며, 안왕은 감금되어 이 사건은 일견 수습된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다들 알고 있었다. 이건 두 나라가 대전하기 위한 폭풍 전야에 불과함을, 북당이 패배해서 귀퉁이가 찢어졌다는 것을 말이다.이 안정돼 보이는 솥은 아래로 물이 이미 부글부글 끓어올라 언제 넘쳐서 평온한 솥을 발칵 뒤집을지 알 수 없었다.우문호는 아직 경조부 부윤으로 있지만 이미 내각에 들어갔고 관아의 많은 사안은 제왕에게 맡겨 관리하도록 했다. 우문호는 종일 주재상, 냉정언 등과 회의를 하고 가끔 출궁해 주씨 집에 갔다가 한밤중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원경릉도 의대 일로 바빠서 부부 두사람은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았는데, 우문호가 집에 돌아올 때 원경릉은 이미 잠들어 있고, 원경릉이 나갈 때 우문호는 막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사람이 유일하게 교류할 때가 우문호가 돌아와서 원경릉에게 뽀뽀할 때와 원경릉이 학교 가며 우문호에게 뽀뽀할 때다.원경릉은 우문호가 선비에 역간첩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을 선정하고 전체적인 배치를 하는데 상당히 치밀해야 하는 것이 행로에 약간의 착오만 있어도 공을 거둘 수 없음은 물론이고 간첩의 목숨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북당과 대주의 무역은 맹렬한 기세로 진행되고 있다.이리 나리는 대주로부터 수많은 주문을 받고 시장의 절반을 잠식해 본부도 수도권 직례에서 경성으로 옮겨, 전열을 가다듬고 자리를 잡았다.천자의 사위로 이리 나리는 충분한 영향력이 있어, 경성 상인들의 신임을 순식간에 얻을 수 있었고 이리 나리 성격이 후해서 다들 그와 장사하기를 좋아했다.하지만 이리 나리와 공주가 결혼한지도 꽤 되었는데 공주의 배가 불러 오지 않는다고 암암리에 수근대는 사람도 있었다.이 유언비어는 우문령을 곤란하게 만들었는데 원경릉이 가서 다독여 주었다. 이 시대는 혼인하고 3개월이 지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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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394화

    남강에 며칠 머무는 동안, 아홉째와 함께 남강의 풍경을 둘러보고, 북강에도 다녀왔다.지금 북강 백성들은 조정에 대한 소속감이 아주 강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남강을 다스린 정책이 정말 훌륭했기에, 백성들 모두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기에, 자연스레 황제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진 것이었다.황제와 황후가 지나가는 곳마다 백성들은 길가에 모여서 열렬히 환영했다.그들은 이번 순행 내내 오계부에서 신분을 밝힌 것 외에는 항상 미복으로 다녔다. 하지만 남강에서 우문호는 황제의 신분을 드러냈다.우문호는 백성들의 신뢰와 경외심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고, 매우 기뻤다. 그는 줄곧 원경릉의 손을 잡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과거 북강은 방어를 위해 무술 함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제거되었다. 그리고 많은 백성이 산 아래 평원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마을을 이루었다. 정화를 구하러 왔을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기쁜 마음과 함께 우문호는 감사함도 느꼈다. 이것은 결코 그 혼자만의 공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남강을 떠나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원경릉은 만아와 여덟째를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곧 변성으로 가야 했기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잠시였다. 남강을 벗어나자마자, 그녀는 아이들과 만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원 선생, 그들에게 말했소?"길에서 우문호가 물었다."아니, 몰래 가는 것이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교활하구먼. 그래도 만두가 이미 알려줬을 수도 있을 텐데."지금은 경단과 찰떡, 그리고 계란이 셋만 그곳에 있었다."셋이 다섯 개 성을 다스린다니, 분명히 힘들 것이오."원경릉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네. 이제는 태평해 보이니."우문호도 아이들이 안쓰러웠다."이번에 가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쉬게 해줘야 하오."사실 성하나를 다스리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점 없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한편, 강북부에서는 최근 강북부 무구산 주변에 신비한 상단

  • 명의 왕비   제3393화

    그러자 홍엽이 그를 바라보며 멈칫했다."자네가 중매를 서겠다고?""안 되오?""말도 안 되는 소리 말게. 자기 혼사도 해결 못 하는데 중매는 무슨. 난 못 믿네!"냉정언이 어깨를 으쓱였다."못 믿으면 말고. 이래 봬도 내가 명문가 아가씨나 협녀를 많이 알고 있소."홍엽은 손으로 그의 목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알고 있는 아가씨가 있으면 진작 말했어야지! 경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소개해 주시게!"냉정언은 웃으며 그의 손목을 옆으로 밀어냈다."중매 값이 워낙 비싸서. 십만 냥 아니면 쉽게 안 나서오.""돈이 대수요?"홍엽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린 지금 한집에 살고 있소. 그러니 자네가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다 알고 있네. 그동안 꽤 많이 챙겼으니, 돌아가서 돈은 두둑이 주겠네."그 말에 냉정언이 깜짝 놀랐다."내 돈을 노리고 있었소? 진짜 도둑을 집에 들였군! 늙어서 쓸 돈이네, 그 돈을 혼사에 쓸 생각은 하지 마시오!""명여가 우리를 챙길 테니, 그렇게 쩨쩨하게 굴지 마시오."홍엽이 새침하게 말했다."나도 돈이 많소. 다만 남의 돈을 쓰는 게 훨씬 재밌을 뿐이네."냉정언이 숨을 들이쉬었다."안 되겠네. 경성에 돌아가자마자 자네를 쫓아내야겠소."홍엽이 말했다."쫓아낼 수 있으면 쫓아내 보시게. 게다가 자네가 나를 청할 때, 뭐라고 했는가? 얼마든지 살아도 된다고 했잖소.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이오?""이야, 홍엽, 어찌 이리 뻔뻔스러워진 것이오?""뻔뻔하지 않으면, 어찌 당신 집에서 이렇게 공으로 먹고살 수 있겠나?"홍엽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수보, 신을 모시는 건 쉬워도 보내는 건 어렵다고 하잖소. 이미 집안에 들어갔으니, 쫓아내기는 힘드네. 후회해도 소용없소. 수보의 등골 빼먹다 죽을 것이오. 관에 수의까지 얻어 쓸 생각이라, 죽으면 자네가 장례식까지 마련해줘야 하네."수보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애써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짜 뻔뻔하오!"홍엽은 박장대소했다.멀리 복도 끝에

  • 명의 왕비   제3392화

    “예,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놀고 싶기도 합니다.”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신이 난듯 몸을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여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홉째와 나가면 큰 산도 있고, 꽃도, 나무도 많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뭐든지 엄청 많았습니다.”우문호는 웃으며, 못내 안쓰러움을 느꼈다. 예전에 그를 궁 안에 가두고, 거의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이곳이 마음에 들면, 좀 더 오래 있어도 된다.”우문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 정말 좋습니다. 다만, 형님과 형수님이 그리웠습니다. 이렇게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여덟째는 흥이 오른 상태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시지요! 아홉째가 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는 뒤돌아 원경릉에게 외쳤다.“형수님, 빨리 따라오십시오. 맛있는 거 많습니다.”미색은 웃으며 꾸짖었다.“이 무심한 녀석, 다섯째 형수님만 챙기고, 여섯 형수가 배고픈지는 묻지도 않는 것이냐?” 여덟째는 그제야 미색을 본 듯,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여섯째 형수님도 오셨습니까? 여섯째 형님도 오신 것입니까? 와, 너무 좋습니다!”“질투하다니?”원경릉은 미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여덟째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아유, 참!”미색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여덟째는 바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항상 그림과 책자를 선물하는 여섯째 형수님도 좋아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그럼 같이 드시지요. 음식 많습니다.”“장난이다. 난 질투 안 해.”미색은 기쁘게 말했다.여덟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원경릉이 만아에게 말했다.“정말 이곳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졌고, 말도 많이 하네. 이 모든 게 아홉째 덕분이다.”만아는 웃으며 말했다.“예, 둘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더

  • 명의 왕비   제3391화

    원경릉은 발끝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문호는 그런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원 선생, 행복하오?”“행복하오.”“하하하. 지금이 아닌, 나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행복했냐고 물어보는 것이오.”“모든 순간이 당연히 행복하고, 기쁘오!”원경릉은 스스로를 자조하듯 웃었다.“나 같은 집순이가 이렇게 결혼생활이 행복할 줄 누가 알았겠소?”한때 그녀는 자신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 없는 삶도 부족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사랑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었지만, 사랑은 사실 정말로 중요했다.산꼭대기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풍경을 눈에,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었다.그리고 함께 늙어간 후, 다시 천천히 되새기고 싶었다.영산에서 내려온 후, 그들은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목적지는 바로 남강이었다.명절이 지난 뒤, 아홉째는 여덟째를 데리고 먼저 남강으로 돌아갔다. 다들 그가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남강 땅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건, 정화를 구하러 갔을 때였다.남강으로 가는 내내 홍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냉정언이 물었다.“남강에 가면, 못난이를 만날 것이오?”“만나야지.”홍엽이 답했다.“물론 만나야지!”못난이는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사람이니, 만나야 했다. 못난이가 종종 편지를 보내오긴 했지만, 자기 상황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반면 아홉째는 편지에서 북강의 소식을 자주 전해주었다.지금의 남강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고, 북강과 남강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익 문제로 양측의 왕래가 더욱 빈번해졌다.아홉째는 편지에서 못난이가 북강의 민심을 얻었고,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홍엽의 마음엔 기대와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도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못난이도 잘 지내길 바랐다.우문호는 남강에서 돌아온 후, 변방으로 갈

  • 명의 왕비   제3390화

    그 일을 떠올리자, 꿈에서 본 일이라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그들은 죽을 만큼 힘든 소년들이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가한 노인이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그동안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무상황은 자신의 황후였던 소봉을 떠올렸다.그들은 줄곧 전형적인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라를 다스렸고, 그녀는 후궁을 다스렸다. 비록 그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애정을 주지도 않았다.그렇게 평범하게 평생을 함께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그는 마음속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슬픔을 느꼈다.평생 함께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떠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팠다.세 사람은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유아독존과 관련된 일이 생각보다 커졌지만, 모든 소란은 결국 가라앉게 될 것이다. 모든 소문도 점점 사그라들기 마련이니,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세 사람이 여행하는 영상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아독존은 더 심하게 비난을 받았다.현실에서 함부로 욕설을 내뱉으면 얻어맞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자들은 마음껏 욕을 퍼부었다.그리고 어느 날, 추 어르신이 오래도록 인터넷의 댓글을 훑어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이내 해가 지는 장면을 찍어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영상에 한마디만 덧붙였다.“분쟁 없이, 오직 평화만 있기를.”그는 모든 다툼이 끝나길 바랐고,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기를 바랐다. 단지 말로만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그들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음... 무엇보다 적이 될 자격도 없었다!영상이 올라간 지 이틀 뒤, 유아독존은 마침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질투와 시기로 무술을 모독한 것을 사죄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계정을 태그해 진심으로 사과했다.진심 어린 사과는 항상 용서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마침내 욕설을 멈췄다.

  • 명의 왕비   제3389화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 명의 왕비   제3388화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 명의 왕비   제3387화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 명의 왕비   제3386화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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