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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작가: 은광수
윤지은은 두말없이 파이프렌치를 받아 들었다.

그제야 나도 망치 하나를 꺼내 들었다.

우리와 멀지 않은 곳에 철제 창고가 하나 있었는데 하정현은 그 안에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 순간 나는 먼저 관찰하다가 기습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윤지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쪽으로 바로 달려갔다.

쾅쾅쾅!

철문이 부딪치면서 요란한 소리를 냈다.

윤지은의 이런 모습은 너무 용맹스러웠다. 나 역시 그런 그녀에게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곱게 자란 부잣집 딸인데 곤란한 상황 앞에서 전혀 당황하지 않는 이런 용기는 정말 기특했다.

얼마 뒤, 철제문은 안에서 열리더니 꽃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 한 명이 나와 물었다.

“뭐 하는 거야?”

윤지은은 두말없이 파이프렌치를 들이밀었다. 그 순간 문 앞을 지키고 있던 놈도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하정현 어디 있어?”

“젠장. 그 계집애를 찾으러 온 거였어? 센 척하긴.”

“잔말 말고. 하정현 어디 있어?”

윤지은은 언성을 높이며 싸늘한 얼굴로 물었다.

“안에...”

윤지은은 두말없이 제 앞을 막은 놈을 밀치고 안으로 쳐들어갔다.

창고 안은 아주 간단한 스튜디오였는데 촬영 내용은 어디 내놓기 남사스러운 장면들이었다.

그 가운데 하정현이 있었는데 얼굴에 상처가 난 걸 보면 맞은 게 분명했다. 그리고 하정현 여에는 상의를 벗어 던진 못생긴 놈들이 서 있었는데 보아하니 하정현의 촬영 파트너인 것 같았다.

나는 하정현을 본 순간 곧장 그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때 남자 한 명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나는 한주먹으로 놈을 쓰러뜨리고 하정현 옆으로 다가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요?”

하정현의 얼굴에는 온통 상처였으며 눈시울은 빨갰다.

“괜찮아. 안 죽어.”

그때 촬영장 스태프들이 우리 주위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윤지은은 우리 앞에 막아선 채 당장 놈들에게 덤벼들 태세를 취했다.

“한 발짝만 더 나서 봐!”

그 순간, 긴 콧수염을 가진 남자 한 명이 냉소를 머금은 채 걸어 나왔다.

“계집애 주제에 이 많은 인원을 다 묶어둘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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