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248화

Author: 은광수
“무슨 방법인데요?”

나와 모태진은 좋은 친구이니, 모태진이 내 도움을 필요하다고한 이상 당연히 도와드려야 했다.

모태진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나를 사람이 없는 구석으로 끌고 갔다. 마치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안 되는 것처럼. 그러고 나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 방법이 좀... 말하기 낯부끄러운데 이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어요.”

“무슨 방법인데 낯부끄럽다는 거예요?”

나는 궁금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모태진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아내는 내가 다른 여자와 붙어먹었다고 불결해서 싫어하잖아요. 그러니 아내도 한번 다른 남자 만나게 하면 되지 않을까요?”

나는 내 귀를 믿을 수 없어 눈이 커다래졌다.

“미쳤어요?”

“나 미친 거 아니에요. 나 진짜 진지해요!”

“태진 씨가 너무 진지해서 미쳤냐는 거예요!”

나는 높은 소리로 강조했다.

“부부가 이러는 게 어디 있어요? 아내가 용서하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 만나게 하겠다고요? 대체 결혼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모태진도 마음에 조급해 귀를 잡아당겼다.

“나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 이러는 거잖아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무리 방법이 없어도 그게 이유가 될 수는 없어요.”

“난 수호 씨면 동의할 줄 알았어요...”

모태진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말을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왜 동의할 줄 알았어요? 내가 평소에 바람기가 많다고 기본적인 도덕도 내다 버린 줄 알아요?”

모태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은 북인과 다름없었다.

나는 진지한 눈빛으로 모태진을 바라봤다.

“내가 아무리 바람기가 많다지만 책임을 안 지는 사람이 아니에요. 난 결혼이 뭘 의미하는지 알아요. 태진 씨의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는 건 절대 아니라고 봐요.”

“미안해요. 내가 수호 씨를 오해했네요. 난 수호 씨가 향락에 빠진 사람인 줄 알았어요.”

모태진은 나를 향해 사과했다.

내가 향락에 빠져 있다지만 그건 다 호기심 때문에 여러 여자를 만나는 거다. 게다가 나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그러니 나는 고작해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49화

    임화영은 슬쩍 자기 주머니를 열어 전에 내가 버렸던 본인의 팬티를 보여주었다.“무슨 뜻이에요?”나는 경고 섞인 눈빛으로 임화영을 바라봤다.그러자 임화영인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를 따라오지 않으면 이걸 꺼내서 수호 씨가 내...”‘지금 나를 협박하는 건가?’‘내가 그걸 두려워할 줄 알고?’나도 차가운 미소를 되돌려주었다.“마음대로 해요. 가게 영업에 영향 줘도 괜찮다면.”임화영은 내가 이런 거로 저를 협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만 화가 나면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원래 계획대로라면 임화영은 진작 목표를 다른 사람으로 바꿔야 했지만 분을 삭히지 못해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미모도 뛰어나고, 몸매도 뛰어난 자신이 주해진 같은 사람의 마음도 얻었는데 미혼인 총각의 마음 하나 흔들지 못한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다.임화영은 다시 내 사무실로 들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궁리했다. 은밀한 방법이 안 된다면 간단하고 폭력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임화영은 아예 옷을 모두 벗고 인어처럼 내 침대에 누워 있었다.물건을 가지러 사무실에 온 내가 본 건 다름 아닌 매혹적인 자세로 홀딱 벗고 침대에 누워 있는 임화영이었다. 그녀의 옷은 이미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나는 어두운 얼굴로 임화영을 바라봤다.“당신 물건 당장 주워요.”“수호 씨가 대신 주워줘요.”임화영은 고의로 나를 유혹했다.하지만 내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안 주우면 밖에 내다 버릴 거니까 잘 생각해요.”“어디서 감히!”“내가 감히 그럴 수 있을지 없을지 두고 봐요.”나는 문 앞에 다가가 민우를 불러왔다.“민우야, 네 방에 있는 빗자루 가져다줘.”민우는 내 사무실에 들어와 눈앞의 광경을 본 순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단번에 눈치챘다. 그러고는 곧바로 방에 있던 빗자루를 가져왔다.내가 바닥에 있는 옷을 쓰레기처럼 쓸어내려고 할 때, 임화영은 흠칫 놀라 헐레벌떡 침대에서 내려왔다.“정수호, 당신 남자 맞아?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50화

    임화영은 시간을 대충 가늠해 살금살금 내 사무실에 들어왔다.“수호 씨, 수호 씨...”임화영은 내가 정말 의식을 잃은 게 맞는지 확인하려고 나를 흔들었다.나는 약간 어디러운 건 맞았지만 의식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심지어 쓰러지는 순간 이미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하지만 임화영이 이렇게 비겁한 수단으로 나를 모함한 것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젠장. 정말 별수단을 다 쓰네.’‘그래. 그럼 나도 당해주는 척 기회를 볼 수밖에!’나는 선반 위에 놓인 카메라를 한 번 확인했다. 이윽고 녹화 중인 걸 확인하고는 계속 쓰러진 척 연기했다.임화영은 내가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어린 것이 별것도 아니면서. 결국엔 내 손에 들어오게 될 거 왜 그랬어?”임화영은 말하면서 나를 부축해 침대에 세게 밀치더니 곧이어 침대에 올라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나는 그 순간 갑자기 눈을 떠 임화영의 손목을 잡았다.“뭐 하는 거예요?”임화영은 흠칫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다. 하지만 그녀도 바로 사태를 파악하고 머리를 굴렸다.“나, 난 수호 씨가 불편하게 누워있길래 부축해 준 거예요.”“내 차에 약을 탔죠?”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묻고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척 힘든 시늉을 했다. 그러고는 시선을 임화영 가슴에 고정한 채 침을 삼켰다.그 모습을 본 임화영은 이내 다시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더 이상 나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마구 만져대기 시작했다.“맞아. 내가 약 탔어. 어쩔래? 괴롭지? 하고 싶지?”나는 조금 전 은침으로 이미 약효를 완화시켰기에 지금 보이는 모습은 모두 연기였다. 나는 연기를 계속했다.“뻔뻔스럽긴. 여자가 어떻게 남자한테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주해진이 이러라고 시켰어?”임화영은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었다.“주해진이 시킨 거 아니야. 내가 너무 화가 나서 벌인 짓이야. 내가 그냥 대주겠다는데, 네가 뭔데 싫어해? 그럴 자격 있어?”나는 속으로 싱긋 웃었다. ‘보아하니 계획 성공이네.’나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51화

    나는 피식 웃고는 침대에서 내려와 선반 위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임화영은 내 손에 있는 핸드폰을 보더니 벌떡 일어섰다.“아까 녹화했어? 이건 너무 비겁하잖아.”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당신이 먼저 비겁하게 나한테 약을 타고 내 몸 노렸잖아. 난 똑같이 돌려준 것뿐이야. 왜? 당신만 비겁한 방법 사용할 수 있고 난 안 돼?”임화영은 내 말에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핸드폰 이리 내!”임화영은 명령투로 말했다.그 말투에 내 표정은 바로 싸늘해졌다.“무슨 꿈을 꾸는 거야? 이건 내가 당신을 주무를 수 있는 증거인데, 내가 왜 당신한테 주겠어?”그 순간 임화영의 머릿속에 주해진의 경고가 울려 퍼졌다. 주해진은 전에 분명 내가 상대하기 어려우니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경고했었다.하지만 임화영은 그 경고를 무시한 채 내가 아직 사회 새내기라 자기가 쉽게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돌을 들어 제 발등을 찍은 격이 되었다.“계속 나한테 시비 걸지만 않고 가게에서 쓸데없이 자꾸만 돌아다니지 않는다면, 이 핸드폰 안에 있는 증거는 다른 사람한테 공개하지 않을게.”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내 패를 깠다.그 말을 들은 임화영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비겁해!”“하. 마음대로 지껄여 봐!”임화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다시 미소를 지었다.“손에 증거도 있겠다, 이참에 나랑 자는 거 어때?”“당신 미쳤어?”“나 안 미쳤어. 사실 수호 씨 얼굴은 잘생겼잖아. 내 스타일이야. 나도 한 번 즐겨보지, 뭐.”임화영은 허리를 살살 흔들며 나한테 몸을 밀착해 왔다.나는 그런 임화영을 힘껏 밀쳐냈다.“그쪽 눈에 내가 잘생겨 보일지 몰라도, 내 눈에 그쪽은 별로거든. 당신은 내 스타일 아니야.”“공짜로 성용 좀 푼다고 생각하면 되잖아.”“나도 취향이라는 게 있거든. 내가 그동안 굶어서 아무거나 막 주워 먹는 사람도 아니고.”임화영은 내 말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분노 섞인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52화

    아래층에 도착해 보니 웬 중년 남자 한 명인 몸을 웅크린 채 끊임없이 ‘아이고’를 외쳐며 곡소리를 냈다.그 남자 옆에 호피 무늬 치마를 입은 섹시한 여성이 서 있었는데, 머리는 산발인 데다 화장도 다 번지고 옷도 흐트러져있었다.눈치 있는 사람이라면 두 사람이 그 짓을 하다가 이렇게 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남자가 감싼 곳을 보면 너무 선명했다.나는 남자의 그곳을 흘긋거리며 말했다.“그곳을 다친 거야?”“응.”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병원에 가야지 정형외과에는 왜 왔대?”현성은 내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저 남자의 마누라가 병원 고위층이라서 발각될까 봐 병원에는 가지 못 한대.”나는 속으로 남자를 자업자득이라며 혀를 찼다.아내가 병원 고위층이라면 분명 수입도 많고 권력도 많고 인맥도 많을 거다. 그런 아내를 잘 떠받들지는 못할 망정 밖에서 바람이나 피워대니 고생하는 게 당연하다.나는 남자 앞으로 다가가 쪼그려 앉았다.“환자분 상태에 대해서는 대충 알았어요. 하지만 여기에서는 간단한 처치만 해드릴 수 있지 수술은 큰 병원에서 받으셔야 해요.”“내가 큰 병원 안 가려고 여기 온 거잖아. 만약 이거 못 고치면 내가 여기를 싹 다 뒤엎을 거야.”남자는 아파 죽을 것처럼 신음을 흘리면서도 나를 협박해댔다.나는 피식 웃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그렇다면 죄송하네요. 환자분 증상은 여기서 못 고쳐요. 그냥 가세요.”그때 호피 무늬 옷을 입은 여자가 앞으로 다가와 위세를 부렸다.“안 돼. 치료하고 싶어도 해야 하고, 싫어도 해야 해!”“왜요? 치료하지 않는 게 불법이라도 된다는 거예요?”“난 그딴 거 상관 안 해. 무조건 고쳐.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 연씨 가문 사람이야. 이 사람한테 무슨 일 생기면 책임질 수 있어?”‘연씨 가문 사람?’‘설마 연승호와 무슨 관계라도 있나?’나는 몸을 다시 쪼그렸다.“당신 연승호와 무슨 사이인데?”“승호는 내 조가야. 내 아들이 바로 그 유명한 연재혁 변호사거든. 당신이 나 제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53화

    현성은 걱정스러운 듯 나를 봤다.“이대로 보내줘도 괜찮아? 저 사람들 미움 사는 거 아니야?”“저 사람들을 이곳에 남겨도 치료하지 못하면 똑같이 미움 사. 그런데 무서워할 거 뭐 있어?”나는 덤덤하게 물었다.그 말을 들은 현성은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그래! 그런데 나 진짜 새로운 세계에 눈떴어. 예전에 뉴스에서만 그 짓을 하다가 그곳이 부러지는 걸 봤는데, 오늘 그걸 내 눈으로 직접 보다니. 대체 어떤 자세로 하면 그곳이 부러져?”나는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알고 싶어? 그러면 네 선영 후배랑 알아 나가면 되잖아.”선영을 언급하자 현성은 바로 흥분한 듯 말했다.“아, 네가 한번 얘기해 봐. 선영 후배 마음은 대체 뭘까?”“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네 여자 친구지 내 여자 친구야? 그리고 그동안 진도 좀 빼지 않았어? 왜? 또 무슨 일 있는 거야?”“아무 일 없어. 그냥...”현성은 갑자기 말을 더듬었다.나는 힘껏 현성을 걷어찼다.“말할래, 안 할래? 안 하면 말아. 난 그냥 조언하는 입장인데, 내가 왜 너를 재촉해야 해?”현성은 말하면서 엉덩이를 문질렀다.“우리 둘이 계속 마지막 단계까지 가지 못해. 왜 그럴까?”“이유가 뭔데? 이유가 있어야 할 거 아니야?”현성의 말은 너무 두루뭉술했다. 내 말에 현성은 자기와 주현영의 일을 상세히 털어놓았다. 알고 보니 주현영이 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 현성이 중요한 타이밍에 자꾸만 물러난다는 거였다. 다시 말해서 현성은 아직도 배짱이 모자란 거였다.나는 현성에게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다음에 둘이 만날 때 술을 마셔. 술을 마시면 용기가 생기고 뭐든 할 수 있어.”“그게 될까?”“왜 안 돼?”“내가 오늘 점심에 선영이를 불러낼 거니까 우리 같이 밥이나 한 끼 하자.”현성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현성을 돕기로 한 이상 끝까지 돕기로 결심했기에 흔쾌히 대답했다.“그래. 내가 같이 가 줄게. 민우한테 가게 맡기고 넌 자유를 즐겨.”그날 점심, 현성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54화

    “오, 오빠가 뭘 하려는지 알아요. 만약 하고 싶으면 날 오빠한테 줄 수 있어요.”주선영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옷자락을 잡고 긴장한 표정으로 고백했다.이건 현성에 대한 인정이었다. 현성은 너무 설레어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는 두말없이 주현영을 와락 끌어안았다.그러자 주현영이 이내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여, 여기서는 안 돼요. 우리... 호텔 가요.”“그래, 바로 가자.”나는 현성과 주현영이 손잡고 뛰쳐나오는 걸 본 순간, 현성이 오늘 소원을 이룰 거라는 걸 알았다.나는 싱긋 웃으며 현성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파이팅.”“당연하지.”현성은 헤헤 웃으며 말했다.이윽고 두 사람은 손을 잡고 기쁜 얼굴로 떠나갔다.나는 얼른 이 기쁜 소식을 민우에게 알려주려고 전화했다.[수호야. 왜 그래? 나 지금 바빠.]민우는 목소리를 한껏 낮추고 말했다.그 목소리에 나는 의아했다.“너 지금 뭐 해? 가게 보는 거 아니었어?”[설아가 점심에 나 찾아와서 지금 설아랑 호텔에 있어.]“헐, 너 뭐야? 임설아랑 결실을 보는 거야?”‘왜 친구들한테 버림당해 혼자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지?’민우는 헤실 웃었다.[이만 끊어. 설아가 샤워하러 갔다가 지금 나와. 우리 오늘 마지막까지 갈 거거든.]민우는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이 상황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대충 음식을 먹고 가게로 돌아가는 것뿐이었다.하지만 혼자 사무실에 앉아 있을수록 기분이 안 좋았다.예전에는 내가 민우와 현성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었는데, 현재는 내가 두 사람을 부러워하는 꼴이 되었으니.하지만 윤지은과 애교 누나한테는 연락할 엄두도 나지 않고 형수는 아직 혼미해 있으니 누구를 찾아야 할지 고민이었다.나는 주위에 여자가 끊이지 않다고 이렇게 외로이 혼자 남는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다.‘정수호 몰락했네. 몰락했어!’내가 속으로 감개무량해하고 있을 때 아래층에서 직원 한 명이 나를 불렀다.“정 사장님, 누가 찾아왔어요.”“알았어요. 내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55화

    “누구한테 들었어?”“그건 상관하지 마요. 맞는지 아닌지만 대답해요.”나는 얼렁뚱땅 넘기려고 했다.다행히 소여정은 내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바로 인정했다.“맞아. 나도 예전에 윤지은과 임유미처럼 잘 사는 집 딸이었어. 안 그러면 우리 넷이 왜 친구가 됐겠어?”하긴. 소여정은 나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물었다.“뭐 하나만 물을게. 소씨 가문 사람들이 강북에 있지?”“그걸 어떻게 알아요?”나는 흠칫 놀랐다.그 말에 소여정이 대답했다.“어떻게 알았는지는 알려고 하지 마. 맞는지 아닌지만 말해.”소여정이 이렇게 묻는다는 건 이미 단서를 찾았다는 뜻이기에 나는 사실대로 대답했다.“맞아요. 임천호 아내가 강북에 와서 요즘 유미 사모님과 같은 동네인 백조의 호수에 살아요.”“백조의 호스? 보아하니 나도 그곳에 집을 마련해야겠네.”소여정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 말에 내 눈은 휘둥그레졌다.“지금 제정신이에요? 소씨 가문 사람들이 그곳에 있는데 멀리 숨지는 못할망정, 같은 동네에 살겠다고요? 대체 무슨 생각인 거예요? 설마 서나연 씨를 쫓아내고 본인이 임천호 아내가 되려고 그래요?”소여정은 생글생글 웃으며 물었다.“안돼? 임천호가 얼마나 대단해. 나한테도 잘해주고.”“대단하긴 무슨. 부시장님과 윤 회장님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더만.”나는 내가 임천호 뒷담화를 하는 날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소여정은 나를 다시 봤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정수호, 대단하네. 임천호를 그렇게 말하고. 임천호가 안 뒤 죽이려고 할까 봐 두렵지 않아?”“내가 임천호 산하의 대출 회사도 무너뜨렸는데, 임천호를 무서워하는 거로 보여요?”나도 비록 내가 너무 잘난체 한다는 걸 알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정말 참을 수가 없다.이 세상에 허영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게다가 이건 내가 평생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닐 일이기도 하다.소여정은 입을 가리며 웃었다.“아주 어깨뽕이 하늘로 치솟는구먼? 그 대출 회사 임천호한테 엄청 중요한 회사인 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56화

    “이 얘기는 이쯤에서 하고. 말해요, 서나연 씨 일 외에 다른 볼 용건 있어요?”나는 화제를 다시 끌어왔다.그러자 소여정은 내 턱을 잡으며 생글생글 웃었다.“있지 그럼. 너 놀리러 왔어. 내가 너 놀리는 거 오랜만이잖아.”“미쳤어요?”나는 다급히 소여정의 손을 쳐냈다.“날 미친X 취급해? 내가 진짜 너 가만 안 둔다?”“못 믿겠어요. 나 이제 임천호도 안 두려운데 소여정 씨를 두려워하겠어요?”나는 소여정에게 계속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소여정은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오호라. 며칠 새에 많이 컸네? 그런데 그런 모습 점점 더 좋아지는데?”소여정은 정말 역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매번 나타났다 하면 나에게 귀찮은 일을 던져주곤 한다.물론 내가 이제 임천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지만 그렇다고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는 않았다.나는 그저 장사를 잘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내가 소여정을 무시하자 소여정도 나를 보는 체도 하지 않고 스스로 가게 안을 둘러봤다. 그러다가 결국 몇 가지 선물 세트를 골랐다.소여정이 계산하려고 할 때 나는 다시 그녀에게 다가갔다.“선물 세트 사서 누구한테 주려고요?”“이젠 임천호 안 두렵다며? 내가 누구한테 주든 무슨 상관이야? 아니면 내가 이 선물을 가져갔다가 이 가게에서 샀다는 걸 들킬까 봐 그러는 거야?”소여정은 마치 내 배에서 나오기라도 한 것처럼 나를 빠삭하게 알았다.“찾아오겠으면 찾아오라고 해요. 소여정 씨는 정상적인 소비예요.”나는 말발로 소여정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바로 뒤돌아 떠나갔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후들거렸다.소여정은 물건을 구매한 뒤 가게에서 택배로 보낼 수 있는지 물었다. 그 질문에 점원 한 명이 가능하다고 대답했다.소여정은 주소 하나를 남기고 직원더러 선물 세트를 주소에 적인대로 보내달라고 당부했다.소여정이 떠난 뒤 나는 그 위에 적힌 주소를 확인했다. 주소는 H시로 되어 있고, 받는 이는 ‘소원규’로 되어 있었다.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이름에 한참을 떠

Latest chapter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4화

    “서 사장님, 괜찮습니까?”“서 사장님...”룸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잇달아 서윤기를 부축했다.서윤기는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지만 코에서 이미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모두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젠장. 누군데 서 사장님을 때려?”사람들은 나를 보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서윤기가 손을 뻗자 사람들은 단번에 입을 다물었다.서윤기는 휴지로 피를 닦더니 나를 싸늘하게 바라봤다.“정수호, 이런 우연이 다 있네. 이렇게 큰 Y시에서 다 만나고.”나는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정 사장님이 여기로 인도해 주셨어. 네놈이 여기 있는 줄 알고 너 처리하라고 여기로 이끌어 주셨어.”서윤기는 그 말에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정호섭 말이야? 그렇다면 좋겠지만 정호섭이 그럴 수 있어? 그렇게 신통하다면 왜 자기 죽음도 못 막았겠어?”정 사장님이 불상사를 당한 뒤 모든 사람이 비통했는데, 서윤기는 오히려 키득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는 울화가 치밀어 참지 못하고 달려들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룸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막아섰다.그때 이동민이 굳은 얼굴로 나에게 걸어왔다.“젠장. 감히 내 앞에서 서 사장님께 폭력을 써?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이동민은 키가 크고 덩치가 산만 했다. 듣기로 이동민은 예전에 백정이라서 아주 포악했었다는 말도 있다.나 역시 그의 몸에서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도살업자는 설령 그 일을 그만두더라도 피부와 핏속까지 스며든 피비린내를 지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는 이동민이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의 커다란 주먹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두 주먹이 부딪히는 순간 나와 이동민의 표정은 동시에 일그러졌다.이동민은 내 주먹이 그렇게 단단할 걸 몰랐는지, 아니면 내가 자기 주먹을 받아낼 줄 몰랐는지 살짝 당황했다.나 역시 꽤 센 이동민의 주먹에 흠칫 놀랐다.싸움을 배운 뒤로 나는 이 정도 상대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주먹끼리 부딪힌 뒤 한동안 팔이 저리더니 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3화

    버섯전골은 Y시 명물이라 다른 곳에서는 먹을 수 없다. 어느새 냄비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 방안 전체에 퍼져 버섯 냄새가 가득했다.윤지은은 사모님한테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유미야, 너 요즘 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많이 먹어.”“그만 집어 줘. 내가 직접 먹을 수 있어. 두 사람도 먹어.”우리는 묵묵히 전골을 먹었다.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분위기는 다소 조용했다.나는 몇 번이나 분위기를 띄워주려고 했지만 사모님이 별 반응이 없고, 윤지은도 협조하지 않아 혼자 원맨쇼를 하는 느낌이 들어 포기했다.“차 마시고 싶어...”사모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벌떡 일어났다.“제가 물어볼게요.”무엇보다 나는 어렵게 말을 꺼낸 사모님의 요구를 얼른 만족시켜 주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나는 얼른 밖으로 나가 큰 방을 지나다가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걸 보고 무의식적으로 안을 들여다봤다.그랬더니 내 눈에 익숙한 실루엣, 서윤기가 들어왔다.‘서윤기가 Y시에 왔다고?’나는 얼른 몸을 숨긴 채 안대성에게 전화했다.“서윤기를 감사하라고 했잖아. Y시에 온 건 왜 말 안 했어?”[네? 서윤기가 Y시에 갔다고요? 몰랐는데요? 형님, 제가 부하들한테 서윤기 잘 감시하라고 시켰는데...]안대성은 자기가 말실수했다는 걸 인지하고 얼른 입을 막았다. 그 순간 나는 당장 놈을 발로 걷어차고 싶었다.나는 얼른 전화를 끊고 룸 안을 훔쳐봤다.룸 안에는 서윤기 외에 Y시 현지인으로 보이는 남자 몇 명이 있었다. 그중 한 중년 남성은 왠지 낯이 익었다.나는 몰래 중년 남자의 사진을 찍어 판자촌 노랑머리에게 보냈다.[이 사람 알아요?]노랑머리는 곧바로 답장했다.[그 사람은 이연화의 아버지 판자촌 터줏대감 이동민이에요.]‘젠장. 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이연화와 닮았잖아.’‘이동민이 여기 나타난 데다 서윤기와 웃고 떠드는 걸 보니 설마 정 사장님 교통사고가 서윤기 짓인가?’나는 그럴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생각했다.서윤기가 강북 시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2화

    “한 번에 천만 원? 여기가 뭔 금은방인 줄 알아요?”나도 이제는 돈 좀 있지만 한 번에 음식점에 천만 원을 충전하는 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북에서 최고급 호텔 멤버십에 가입하는 것도 고작 몇백만 원인데, 길가에 널리고 널린 버섯전골 집이 멤버십 카드만 천만 원이라니?매니저는 나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돈 없으면 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나가요.”“잠깐!”나는 언성을 높였다.그러자 매니저가 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왜요? 또 무슨 일이죠?”나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난 이 가게가 악의적으로 손님들에게 소비를 강요한다고 의심되거든. 그래서 지금 신고할 생각이야.”내가 신고하겠다는 말에 매니저는 얼굴색이 싹 바뀌더니 나를 삿대질하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당신 미쳤어? 본인이 밥 먹을 돈 없으면서 왜 남의 가게를 신고해?”“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더니, 왜? 내가 신고할까 봐 두려워? 불법 경영한 거 걸릴까 봐 걱정돼? 그렇다면 더 신고해야겠네. 이렇게 부도덕한 가게는 문 닫아야 하니까.”윤지은은 네 행동을 지지했다. 심지어 사모님 역시 이 일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나는 일을 크게 만들 생각이 없었는데 매니저의 태도가 너무 괘씸해 밥을 먹지 못하더라도 이분을 풀 생각이었다.내가 정말 전화하자 매니저는 이내 태도를 누그러뜨렸다.“알았어요. 오늘 일은 저희 측 책임이니 사과드리죠. 지금 당장 자리 내어드릴게요. 됐죠?”“어디? 홀? 아니면 구석?”내가 따져 물었다.그러자 매니저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당연히 룸을 내드려야죠. 하지만 큰 룸은 이미 손님이 꽉 차 작은 룸밖에 남지 않았어요. 비용은 사과하는 의미에서 받지 않겠습니다.”나는 손을 뻗어 매니저의 말을 잘랐다.“됐어. 값은 원래대로 받아요. 안 그러면 음식에 또 뭔 짓 할지도 모르니까.”매니저는 내 말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내 말은 매니저가 비열한 소인배라고 공개 처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나는 윤지은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1화

    결국 어쩔 수 없었던 나는 할 수 없이 내려가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Y시에 버섯전골 맛집은 꽤 많았다. 하지만 사모님 기분이 안 좋은 지금 작은 가게를 가면 보는 눈이 많고 시끄러워 기분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때문에 나는 한적한 가게를 찾으려고 한참을 더 걸었다. 다행히 그런 가게를 찾는데 겨우 성공했다.“안녕하세요. 프라이빗룸 하나 예약하게요.”이 가게는 환경도 좋고 손님도 많은 걸 보니 맛도 괜찮은 듯 시었다.“큰 룸 하나가 남아 있는데 괜찮으신가요?”“큰 룸은 얼마인데요?”“큰 룸은 기본 소비가 60만 원 이상입니다.”“좋아요. 그걸로 주세요.”60만 원이면 괜찮았다.룸을 예약한 뒤 나는 또 운전해서 윤지은과 사모님을 픽업하러 호텔로 돌아갔다.두 사람은 어느새 현지 특색이 담겨 있는 꽃무늬 옷으로 갈아입었다. 역시 절세 미녀들이라 그런지 뭘 입어도 예뻤다.물론 나는 칭찬의 말을 아꼈다. 지금 장소와 분위기에 그런 칭찬은 맞지 않았으니까.잘못했다가 또 윤지은의 욕지거리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나는 일부러 맞을 짓을 골라 할 이유가 없었다.30분 뒤, 우리는 버섯전골 가게에 도착했다. 하지만 나하테 큰 룸 예약을 도와줬던 종업원이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손님, 죄송하지만 큰 룸은 이미 다른 분이 예약하셨습니다.”“방금 분명 내가 먼저 예약했잖아요. 왜 남의 방을 함부로 다른 손님한테 내줘요?”나는 순간 울화가 치밀었다.하지만 종업원은 터무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저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인터넷 오류가 났는지 그 방은 이미 예약한 분이 있어요.”이미 이곳에 왔는데 그대로 갈 수 없었기에 나는 차선책을 제시했다.“그럼 작은 방이라도 줘요.”“죄송하지만 오늘 가게에 있는 모든 룸은 이미 예약돼서 남은 룸이 없어요. 괜찮으시면 홀에 있는 자리를 내어줄게요. 동남쪽에 한 테이블이 비어 있어요.”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당신들 장사 이따위로 할 거야? 내가 예약한 자리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0화

    요즘 겪은 일이 너무 많은 탓인지 나도 가끔 감회가 새로울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다.특히 사장님처럼 좋은 분이 유골이 된 걸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우리는 한동안 돌아갈 수 없기에 사모님은 부모님을 불러 사장님의 유골함을 강북으로 가져가 매장했다.두 어르신은 충격이 너무 컸는지 순식간에 더 늙어진 것 같았다. 항상 친아들처럼 생각했던 사위가 그렇게 됐으니. 간암인 줄 알았을 때도 그렇게 믿기 어려웠는데 또 이런 불상사를 겪었으니 당연히 충격이 컸을 거다.하지만 임민수는 딸이 더 걱정됐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유미야, 너 정말 강북에 안 돌아갈 거니?”사모님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진실을 파헤치기 전에 절대 안 돌아가요. 엄마, 아빠, 호섭 씨는 두 분께 맡길게요.”사모님은 무척 아쉬워하며 사장님의 유골함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그 순간 사모님의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아쉬움과 슬픔, 괴로움 그리고 아름다운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도 한데 섞여 있었다.나는 절친한 사람을 잃어본 적 없어 사모님의 심정을 깊이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고통이 얼마나 괴로운지는 알고 있었다.나와 윤지은은 사모님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사모님은 우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아무 말도 하지 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아니까.”사모님은 매우 침착했고 엉엉 울지도 않았다.그런 사모님의 모습이 나와 윤지은은 모두 걱정되었다.하지만 사모님이 말했다.“걱정할 거 없어. 내 상태는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비록 슬프고 안타깝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지 않을 거야. 호섭 씨도 내가 이러는 모습 원하지 않을 거야.”“유미야,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야.”윤지은은 감개무량하듯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이내 나를 째려봤다.‘벌써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화가 안 풀렸나?’무엇보다 난 아직도 내가 대체 언제 무엇 때문에 윤지은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결국 나는 할 수 없이 묵묵히 두 사람을 따라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9화

    우리는 희망을 이연화에게 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때문에 그 백수들이 소식을 전하기 전에 우리는 호텔에서 기다리기만 했다.하지만 윤지은은 호텔에 갇혀만 있으면 사모님이 답답해할까 봐 한가할 때면 사모님과 함께 산책하곤 했다.사모님이 자기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우리는 알 수 있었다.하지만 동력과 희망이 없는 탓에 사모님은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Y시에 온 지 사흘 만에 강한나는 다시 강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떠나기 전 우리와 함께 시사 자리를 가졌다.“정말 여기 남아서 조사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강한나가 말했다.“알았어. 나도 도와줄 건 없으니 성공하길 빌게.”나와 윤지은은 곧바로 강한나가 우리에게 할 말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 아니나 다를까, 사모님이 화장실 간 틈에 강한나는 얼른 우리에게 말했다.“호섭 씨 시신 어느 때 화장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몰라. 유미가 아직 동의하지 않았어.”그 말에 강한나가 말했다.“시체를 화장하지 않아도 시체에서 단서를 찾는 건 어려울 거야. 난 고인 편히 쉬게 해주는 게 좋다고 봐.”“하. 그런데 문제는 유미가...”사모님이 아쉬워하는 게 문제다.화장하지 않으면 그래도 보러 갈 수 있지만 화장하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사실 나도 강한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도 그 말 이해해요. 사모님은 저희가 설득해 볼게요.”식사를 마친 뒤 강한나는 그 길로 떠났다.나와 윤지은은 호텔로 돌아가는 내내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했다.“두 사람 먼저 돌아가. 난 장례식장에 가볼 거니까.”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리는 사모님이 또 사장님 보러 간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장례식장도 규정이 있는데, 아무 때나 들여보낼 수 있을 리가 없다.그건 다른 것도 아닌 시신이니까.그때 윤지은이 입을 열었다.“유미야, 이번에 보고 난 뒤 호섭 씨 편히 자게 해주자.”“안 돼!”사모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8화

    “왕정민 이 파렴치한 놈. 어떻게 이럴 수 있지?”분명 자기가 잘못했으면서 뻔뻔하게 애교 누나한테 집착하다니.“애교 누나는 그럼 어떻게 처리했어요? 신고는 했어요?”[애교가 예전보다 많이 강해졌더라고요. 그걸 다시 왕정민한테 보냈어요. 심지어 안에 뭔갈 더 추가해서.]“네? 하하. 애교 누나가 정말 변했네요.”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러니까요. 그것도 다 왕정민 때문에 할 수 없이 변한 거긴 하지만요. 애교가 만만한 줄 알고 애교만 괴롭히다니. 그렇게 대단하면 그 여자를 그렇게 괴롭히지...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는 못 할 걸요.][그런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 여자들은 뭐 드세고 화를 자주 내는 여자가 되고 싶어서 되겠어요? 다 남자들이 행복한 줄 모르고 기어오르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변한 거죠.][특히 우리 여자들은 가끔 독해질 필요가 있어요. 독하지 않으면 남들이 괴롭혀도 되는 줄 알아요...]나는 형수의 말에 백 번 동의한다.애교 누나가 이토록 강해졌다니 나는 많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형수도 마찬가지고.두 사람이 다른 사람의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내가 마음 놓고 할 일을 할 수 있다.형수와 한참 얘기한 뒤 나는 곧바로 애교 누나에게 전화했다.“누나, 왕정민 일은 왜 말 안 했어요?”애교 누나 목소리는 여전히 간질거리고 듣기 좋았다.[수호 씨가 Y시에 있는데 얘기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요? 수호 씨 가 나 때문에 와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나 이제 많이 변했어요. 다른 사람의 보호만 받으면서 살 수는 없어요.][그동안 아빠한테 반항하면서 독립적인 여자가 될 거라고 큰소리쳤는데, 지금껏 한 번도 그렇게 산 적이 없어요.][예전에 결혼에 묶여 나를 잃었고, 행복한 결혼만 있으면 모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알았어요. 여자는 자기 마음이 강해져야 진짜 강한 거예요.]애교 누나의 말을 들으니 나는 순간 누나를 다시 알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이 사람이 아직도 내가 알던 나약하기만 하고, 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7화

    “내가 방 하나 더 잡을게요.”나는 말하면서 방을 나가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사모님 목소리가 들렸다.“수호 씨, 먼저 내 침대에서 눈 붙여요.”고개를 돌아보니 사모님은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내가 누울 공간을 내주었다.나는 속으로 거절했다.비록 사모님이 다른 마음 없이 그저 나를 휴식하라고 호의를 베푸는 거라는 걸 알지만, 사장님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 내가 사모님과 같은 침대에 누워 있는 건 말도 안 됐다.게다가 윤지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데, 내가 동의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나는 결국 거절했다.“아니에요. 가서 다른 방 구하면 돼요.”나는 다급히 방을 나가 프런트 데스크로 달려갔다.처음 온 날 우리는 사실 싱글룸 세 개를 잡았다. 하지만 나중에 사모님 상태가 걱정되어 나와 윤지은이 사모님 방에 들어와 지내게 되면서 나머지 싱글룸 두 개를 취소했다.확인 결과 더블룸 하나가 나왔다는 말에 나는 얼른 그 방을 잡았다. 그러면 사모님과 윤지은이 더블룸에서 함께 지내고 내가 싱글룸에서 지내면 되니까.나는 카드키를 챙겨 방으로 들어갔다. 이 방은 조용한 데다 환경도 좋아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내가 침대에 눕기 바쁘게 핸드폰이 징징 울렸다. 전화한 사람은 다름 아닌 형수였다.요즘 사장님 일 때문에 여기저기 달려 다니느라 형수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때문에 마침 조용한 틈을 타 나는 형수와 얘기하려고 여상 통화를 받았다.형수는 사모님 상태를 걱정하며 일의 진전을 물어봤다.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쉽지 않아요. 조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 한동안 여기서 지내야 할 것 같아요.”[수호 씨 사장님 내외가 수호 씨한테 그렇게 잘해줬는데, 이번 기회에 유미 씨 옆에서 많이 도와줘요.]형수가 말했다.그 말에 나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네, 저도 알아요. 형수는 요즘 어때요?”[좋아요. 잘 먹고 잘 자고 이제 천천히 걸을 수도 있어요.]“진짜예요? 사진 찍어 보내 봐요.”나는 너무 기뻐 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6화

    내가 노랑머리한테 준 것도 적은 돈이 아니었다. 족히 10만 원 가까이는 됐으니까. 백수들한테는 이것도 큰돈이나 다름없다.노랑머리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결국 입을 다물었다.아직 대답을 못한 사람들은 얼른 다른 질문을 하라고 나를 재촉했다.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두 번째 질문을 했다.“그럼 혹시 이연화 혹은 조금희가 요즘 낯선 사람과 만난 걸 본 사람이 있어요?”그 물음에 모든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나는 실망했다.“세 번째 질문, 혹시 누가 나 대신 이연화를 감시할래요?”모든 사람이 동시에 손을 들었다.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그럼 다 같이 해요.”“그럼 돈은 어떻게 계산하는 거예요?”노랑머리가 물었다.나는 가방에서 또 돈 두 뭉치를 꺼냈다.“세 명이 감시해요. 한 사람당 200씩 줄게요.”세 사람의 눈은 커다래지더니 급기야 반짝반짝 빛이 났다.나는 세 사람에게 귀띔했다.“이 돈은 수고비예요. 누가 만약 유용한 단서를 제공하면 이 외에도 큰 보상을 받게 될 거예요.”‘역시 돈이 있으니 뭐든 쉽게 되네.’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성실하게 일하게 하려면 이 사람들 마음을 매수하는 게 우선이다.몇백만 원은 지금의 나한테 큰돈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장님과 사모님을 도울 수 있다면 나는 뭐든 할 수 있다.모든 일을 마친 뒤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의 말을 들어보니 사모님은 이미 잠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모님 정서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기분이 다운된 사람은 쉽게 졸리고 무기력해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나는 방금 전 일을 윤지은에게 말했다.“이번 일 조사하기 엄청 어려울 거예요. 언제 진실이 밝혀질지도 모르겠고. 장기전을 할 준비는 됐어요?나는 윤지은을 보며 말했다.그러자 윤지은이 나를 째려봤다.“그걸 말이라고 해? 유미는 내 베스트 프렌드야. 유미한테 이런 일이 생겼는데 내가 같이 있어 주지 않으면 누가 같이 있어 줘? 그러는 너야말로,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데? 설마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