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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1화

Author: 은광수
정남규는 엉덩이를 감싸준 채 달려왔다.

“형님, 전 가도 돼요?”

“가긴 어딜 가? 남아서 나 도와줘.”

나는 정남규의 팔을 잡고 홍성진 앞으로 다가갔다.

홍성진은 어느새 바닥에서 기어 일어나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

만약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나는 이미 홍성진에게 몇 번 죽었을지 모른다.

정남규는 심지어 그 눈빛에 겁을 먹었다.

“형님, 저 보수 필요 없어요. 저 갈래요.”

“아마 못 갈 거야.”

“네? 그럼 어떡해요?”

“어쩔 수 없이 나랑 같이 싸워야지.”

나는 덤덤하게 말했다.

사람은 많은 일을 겪다 보면 그런 일에 익숙해진다.

나도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내가 그렇게 많은 놀라운 일을 겪을 줄은 몰랐다. 그 덕에 이토록 흉악한 사람이 앞에 있는데도 나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홍성진은 살기 가득한 모습으로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너 때문에 내가 하마터면 남자구실 못 할 뻔했어. 말해 봐, 어떻게 죽여줄까?”

나는 몰래 녹음기를 켜고 말했다.

“어떻게 죽이든 상관없어. 다만 한 가지만 알고 싶어. 정호섭 사장님 죽음 너랑 상있지?”

홍성진은 피식 웃었다.

“나랑 뭔 상관이 있다는 거야? 내가 정호섭과 접촉한 적 있어? 어?”

덩치는 큰 놈이 이토록 교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할 수 없이 계속해서 함정을 팠다.

“이연화가 다 말했어. 네놈이 몰래 조금희를 매수해서 조금희더러 차 고장 냈다고. 그리고 네놈이 이연희와 조금희 아들로 협박해서 조금희가 그런 짓 한 거라던데.”

“이연화 이 여편네가. 감히 나를 배신해? 흥! 맞아. 이 모든 걸 다 내가 했어. 그래서 뭐?”

‘좋았어. 겨우 증거 따냈네.’

‘홍성진, 너 이제 죽었어.’

나는 더 이상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고 분노를 그대로 표출했다.

‘정 사장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데, 왜 이런 개자식 손에 돌아가셔야 하냐고?’

정 사장님 죽음은 너무 안타깝다.

정 사장님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던지 생각하면 나는 너무 슬프고 안쓰러웠다.

“아!”

나는 주먹을 쥔 채 홍성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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