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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작가: 은광수
임천호가 오기 전에 나와 소여정은 또 한 번 뜨겁게 몸을 섞었다.

“됐어, 자기야. 시간도 비슷한 것 같으니 얼른 자는 척해.”

소여정은 내 볼을 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너무 아쉬워 소여정의 손을 잡았다.

“소여정 씨한테 이렇게 부드러운 면도 있었네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소여정은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봤다.

“그럼 앞으로 나 생각나면 찾아와. 우리 집 문은 언제나 너한테 활짝 열려 있으니까.”

우리가 한창 얘기하고 있을 때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와 나는 다급히 자는 척했다.

소여정은 그사이 얼른 옷을 챙겨 입었다.

얼마 뒤, 임천호가 침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와 한 침대에 누워 있는 걸 직접 본 순간, 임천호의 눈에는 살기가 언뜻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소여정은 아주 예리하게 그걸 포착했다.

임천호가 나한테 살기를 느낄 줄은 몰랐던 소여정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런 괘씸한 인간이 다 있나? 본인이 나더러 수호를 꼬시라고 했으면서 이제는 쓸모가 없다고 죽일 생각이야?’

소여정은 자기 마음을 감추고 외투를 걸친 채 임천호 곁에 와서 싫은 척 말했다.

“나 이미 하라는 대로 했어요. 이제 만족해요?”

임천호는 소여정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저 자식 이틀 전만 해도 끝까지 싫다고 버텼는데, 이렇게 빨리 성공했다고?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왜요? 우리가 오래전부터 뭐 붙어먹었을까 봐요?”

소여정은 임천호가 늘 그걸 의심하는 걸 알았기에 먼저 그 이야기를 꺼냈다. 본인이 물음을 던져야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으니까.

임천호는 아닌 척 가식을 떨었다.

“아니야. 그냥 궁금해서 그런 거지.”

소여정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거실로 나갔다.

정태곤과 강용재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의심해도 되지만 내 인성을 의심하지는 마요. 나 회장님과 10년을 함께 했어요. 그동안 미안한 일 한 적 단 한 번도 없고요. 설마 상대가 정수호라서 의심하는 거예요?”

임천호는 겉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소여정은 여전히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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