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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3화

Author: 은광수
‘나도 이런 날이 왔으면 좋겠네.’

예전 같았으면 이런 환상의 상대가 늘 애교 누나였는데, 지금은 누나와 얼마나 연락을 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애교 누나를 떠올리니 나는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났다.

“왜 한숨을 쉬어?”

그때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보니 익숙한 눈빛으로 나를 보는 윤지은이 보였다.

나는 다급히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손목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니 짜증나서 그래요.”

“오늘 하루 종일 어디 갔었어?”

윤소희는 나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이럴 때 거짓말하면 안 된다. 어쨌든 윤지은과 연소희가 친한 사이라, 내가 거짓말하면 쉽게 들통날 게 뻔했다.

때문에 나는 오늘 있었던 일을 곧이곧대로 설명했다.

“미리 말하는데, 내가 소희를 찾은 게 아니라 소희가 먼저 나를 찾아왔어요.”

“나한테 그런 얘기는 왜 하는데? 내가 네 뭐라도 도? 나한테 그런 거 설명할 필요 없어.”

윤지은은 늘 이런다.

나는 싱긋 웃으며 그녀 옆으로 다가갔다.

“어제만 해도 나랑 결혼하겠다고 했으면서 오늘 모른 척하기에요?”

윤지은은 아예 뒤돌아서 가버렸다.

“맞아. 결혼하겠다고 했지. 하지만 조건은 나랑만 결혼하는 건데, 할 수 있겠어?”

“지은 씨가 나랑 결혼하겠다고 하면, 지은 씨랑만 결혼하겠다고 약속할게요.”

“그럼 네 애교 누나는 어쩌고?”

“내가 잘 생각해 봤어요. 애교 누나한테는 잘 설명할 거예요.”

윤지은은 갑자기 멈칫하더니 뭘 보는지 나를 빤히 응시했다.

“진짜야?”

“네!”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진짜 나쁜 놈이네!”

윤지은은 뜬금없이 나를 욕했다.

갑자기 욕설을 듣자 나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왜요? 내가 뭐 잘못 말했어요?”

“흥. 애교 씨가 뭘 했길래 이렇게 버리기로 한 거야? 이제 관심이 줄었나? 그래서 다른 여자로 바꾸고 싶었어?”

“지금 무슨 말 하는 건지 알겠어요. 내가 쉽게 질리고 새 여자 만나기 좋아하는 책임감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잖아요.”

“하지만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유가 있어요. 우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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