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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Author: 은광수
너무 평화로운 결혼 생활은 잔잔한 물결처럼 기복도 격정도 없다.

윤미화의 결혼 생활이 지금 그러하다.

이젠 중년에 접어든 터라 한 달에 한 번 부부 관계를 맺는 것만 해도 괜찮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윤미화의 남편은 매번 할 때마다 숙제를 완성하기라도 하는 듯 기계처럼 임무를 수행하느라, 애무도 하지 않고 그녀를 기쁘게 하지도 않으며 심지어 만족스러운지 물어보지도 않는다.

윤미화는 솔직히 그동안 마음이 허전했다. 때문에 마사지 받으러 와서 자꾸만 나를 희롱했던 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남편을 배신하는 일을 저지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방금 나와 뒹군 그 짧은 시간 동안, 윤미화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것처럼 자꾸만 정신이 멍하고 어쩔 줄 몰랐다. 게다가 그녀의 몸은 마치 열쇠라도 열린 듯 민감해지고 통제 불능이 되었다.

결국 윤미화는 참지 못하고 제 옷 속으로 손을 넣더니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곧이어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하지만 나는 당연히 그 일을 알 리 없었다.

방금 겪은 일에 나는 자극을 받지도 흥분하지도 않고 오히려 불안하고 조마조마했다.

윤미화는 내 사장님인데, 내가 사장님을 그랬다니...

나는 내 머리를 세게 쥐어박았다.

“앞으로 욕구가 생기면 제때제때 풀어야겠어. 절대 이런 망나니 같은 짓을 하면 안 돼.”

다행히 중요한 순간에 고삐를 쥐어 잡았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진짜 난처해 죽었을 거다.

나는 일부러 문에 바싹 기대 밖을 훔쳐봤다. 그러고는 안방 쪽 문이 굳게 잠겨 있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사장님과 사모님이 엿듣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지 않으면 진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나는 화장실에서 찬물 샤워를 해 강제로 몸을 식힌 뒤 방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윤미화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먼저 나한테 인사했다.

“수호 씨, 좋은 아침.”

나는 속으로 태연하게 행동하는 윤미화를 존경스러워하며 맞장구쳤다.

“좋은 아침이에요. 언제 왔어요?”

윤미화는 예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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