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태후는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성을 지켜내지 못하면 전 성의 백성이 죽는다.하지만 지켜낸 뒤, 이도현이 돌아와 그동안 신수빈이 한 일을 알게 된다면, 그의 마음에 앞으로 누가 들어올 수 있겠는가.태후는 오늘 아침, 모든 관가의 가족들이 이미 궁으로 피신해 들어왔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내 사람을 보내 평양후부의 셋째 마님을 불러오게 했다.그녀는 이번 포위로 이미 혼이 나갈 지경이었기에, 태후의 부름을 받고 대전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고 명을 기다리기로 했다. “윤씨 부인, 내가 기억하기로 네 큰 형수 서 씨는 미쳐버렸고 둘째 형수 진 씨는 쫓겨났지. 지금 윤 가를 실질적으로 맡고 있는 사람은 세자 부인 신 씨가 맞느냐?”셋째 마님은 태후가 왜 이런 말을 꺼내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공손히 답했다.“태후 마마, 그렇사옵니다.”“또 들으니 윤서원은 이미 마비되어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더구나. 내 생각에는 평양후의 작위는 쓸모 있는 자에게 내려야지, 침상에 누운 자에게 줄 수는 없다.”셋째 마님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이 시점에서 이런 말을 꺼낸다는 것은...“신첩은 태후 마마의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짐짓 모른 척했다.“내 뜻을 모를 리 없지 않느냐.”태후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여인의 출산이 얼마나 위태로운 일인지 알지 않느냐. 이것은 부자(附子: 약재)다. 옛날 선제의 황후 허 씨가 출산할 때 이것을 복용하고는 순식간에 피를 쏟으며 난산으로 죽었다. 만약 윤서원에게 적자가 없다면 평양후부의 적통은 자연스럽게 네 삼방으로 넘어가겠지. 그걸 아직도 모르겠느냐?”셋째 마님의 심장은 요동쳤다. 그녀라고 이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다.“태후 마마, 신첩의 조카며느리는 먹고 입는 것 하나까지 모두 측근들이 관리합니다. 누구도 틈을 낼 수 없습니다. 전번에 순방영 사람들이 왔을 때도 쫓아냈을 정도입니다. 신첩이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평소라면 그렇겠지.”태후는 손톱을 어루만지며 천천히 말했다.“헌데 지금 성 안이 혼란스러우니,
신수빈이 외성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이미 썩은 피 냄새가 짙게 깔려 있었다.성벽 아래에 기대 앉은 병사들. 그들의 얼굴은 온통 피와 먼지로 얼룩져 있었고, 눈빛에는 극도의 피로가 담겨 있었다. 이제는 길가에 널린 부상병들ㅇ르 옮겨줄 사람조차 없어졌다.성 전체가 죽음이 내려앉은 듯, 무겁고 가라앉은 기운에 잠겨 있었다.신수빈은 우뚝 솟은 성벽을 올려다보며 낮게 말했다.“은보야, 나를 위로 올려라.”성 밖에서는 선항군이 마지막 정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다음 공격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셀 것임이 분명했다. 그때, 성 위에 한 장의 깃발이 세워졌다.검은 바탕 위에 붉은 글자, 그 중앙에는 단 하나의 글자가 새겨졌다.“현”.눈에 번쩍 띄는 그 깃발이 바람에 휘날렸다.길가에 기대 눈을 감고 있던 병사들이 소리에 눈을 떴다. 그리고 그 깃발을 보는 순간, 이미 무뎌졌던 심장이 다시 한번 움찔 떨렸다.그들은 멍하니 그 깃발이 바람 속에서 펄럭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곧 며칠 전, 죽음을 각오하고 성 위에 섰던 그 윤씨 부인이 다시 성벽 위에 나타났다.그녀의 눈에는 자비가 담겨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흔들림 없는 결의도 서려 있었다.“열흘 전, 제 넷째 오라버니께서 이 성 아래에서 돌파를 맹세했습니다. 그때 많은 분들이 그저 젊은 혈기에 내뱉은 허황된 말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성 밖은 중병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들이 돌파할 수 있겠습니까?”모든 이의 시선이 성 위의 그 한 사람에게로만 쏠렸다.열흘 전, 바로 그 자리에서 맑고 단아한 여인과 성 밖에서 삼군을 압도하던 그 소년이 성 안의 군민을 하나로 묶어 공격을 막아냈었다.“헌데 오라버니께서는 해냈습니다. 포위를 뚫고 나가 원군을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떠나며 말씀하셨지요. 우리가 반 달만 성을 지켜낸다면 반드시 왕야의 대군을 이끌고 돌아오겠다고. 이제 닷새입니다. 단 닷새만 더 버티면 원군이 도착합니다. 장안성은 살 수 있습니다!”성 위와 성 아래, 기운을
“마님, 의원을 불러 발목을 좀 보는 게 좋겠습니다. 많이 부으셨어요.”“괜찮다. 성 안은 온통 부상자들 뿐이다. 의원들도 이미 밤낮없이 일하고 있으니, 더 번거롭게 할 필요는 없다.”한편 지금은 전생에서 이틀 뒤면 윤연우가 태어났을 시기다.며칠째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고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에 발목이 붓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막 아침 식사를 마친 참이었다. 그때, 장풍이 허겁지겁 달려왔다.“마님, 어서 저와 함께 궁성으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장안성이 더는 버티기 어렵습니다!”신수빈은 깜짝 놀랐다.“아직 이틀은 더 버틸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대산관의 온 부장이 전사해, 성 안의 수비군은 오래도록 쉬지 못했습니다. 지휘관 하나는 부상을 입었고 하나는 전사했기에 군심이 이미 크게 꺾였습니다. 성이 무너져도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 겁니다.”“성 안의 백성들은? 궁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느냐?”장풍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입술이 몇 번이나 움직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반면 신수빈은 단번에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이미 관가의 가족들과 사족들로 궁성이 가득 차, 백성들이 들어갈 자리는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성을 지키던 첫날,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고 죽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집안의 부군과 아들들을 모두 성벽 위로 보냈다. 헌데 이제 와서 그들의 부인과 아이들을 버리고 가겠다는 것이냐?”장풍의 얼굴에는 깊은 죄책감이 어렸지만, 궁성의 문은 그가 좌우할 수 없었다. 장풍은 무릎을 꿇었다.“마님, 소인은 무능합니다. 다만 마님께서 속히 궁성으로 들어가시길 청합니다. 소인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장안의 백성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절대 물러서지 않겠습니다.”신수빈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조용히 물었다.“지금 성 위의 지휘는 누가 맡고 있느냐?”“장녕입니다.”“금군 통령은?”장풍은 잠시 침묵하다가 답했다.“태후의 교지에 따라 이천의 금군을 이끌고 궁성으로 물러나 최후의 방어를 준
성 밖에서는 다시 공성이 시작되었다.수비하던 병사들은 불을 끄는 일과 적을 막는 일을 동시에 해내야 했기에, 다들 지친 기색이었다. 어느 한쪽 성벽에서는 적군이 구름 사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왔다. 성 위에 올라선 그들은 수많은 수비군을 죽이고 있었다.“성 위로 올라가라!”성 안에서 대기하던 병사들이 외쳤다. 막 잠깐 눈을 붙였던 병사들은 그 소리에 번쩍 정신을 차리고는, 무기를 움켜쥔 채 성 위로 몰려 올라갔다.신가 약방의 사람들은 새로 들어온 약재를 내려놓고 있었다. 신병문은 성문 쪽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사람들을 불러 신수빈을 돌려보내려 했다.정양왕이 성문에 도착했을 때, 이미 성 위로 밀려 올라온 적군을 보고 그의 얼굴도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이곳이 무너지면 관리들도, 평범한 백성도 모두 같은 끝을 맞이할 뿐이라는 것을 모두가 짐작할 수 있었다. “죽여라!”정양왕은 검을 뽑아 들고 병사들을 독려하며 다시 앞으로 밀어 올렸다.반나절에 걸친 격전 끝에, 성 남쪽에서 울려 퍼진 우렁찬 나팔 소리가 마침내 한 줄기 빛을 가져왔다.금자가 숨 가쁘게 달려와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외쳤다.“마님! 원군이 도착했습니다! 대산관의 주둔군입니다! 이미 성 남쪽에서 돌파구를 열어 성 안으로 들어왔습니다!”“얼마나 왔는지 아느냐?”“좌시위께서 말씀하시길, 대산관 무 장군의 부장께서 삼만 병력을 이끌고 왔다고 합니다.”신수빈은 문득 이도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는 오래전부터 운사 지역을 노리고 있었기에 대산관에 오만의 병력을 주둔시켜 두었다고 했다.평소에는 운사의 반란을 경계하고, 한가할 때는 군을 훈련시키는 용도였다.지금은 천하가 막 안정된 뒤라 인구는 급격히 줄어든 상태였다. 온 세상에 과부와 어린아이만 넘쳐났고 장정은 턱없이 부족했다.그런 상황에서 대산관이 절반이 넘는 병력을 내어준 것만으로도 이미 쉬운 일이 아니었다.삼만의 병력만으로도 성을 지킬 희망은 한층 더해졌다.금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마님, 또 한 가지 기쁜 소
정양왕은 그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이도현의 그림자와도 같은 자들. 황성시 직속으로 오직 이도현의 명만을 따르는 자들.조정에서 그 누구의 체면도 봐주지 않았고 태후가 나서도 통하지 않았다.정양왕은 결국 이를 악물고 참고 넘길 수밖에 없었다.장풍은 일을 맡치자마자, 직접 신수빈을 호위해서 돌아갔다.신수빈은 성문 쪽을 한 번 바라보고 장풍에게 낮게 당부했다.“선항족이 정말로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릴 것 같지는 않다. 장녕에게 전해주거라. 오늘 밤은 반드시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요.”“마님께서는 염려 마십시오. 저희 둘이 있는 한, 반드시 마님을 지켜내겠습니다.”신수빈은 오늘 하루 기력이 크게 소모된 탓에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아랫배가 묵직하게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식사도 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잠에 들고 말았다. 한밤중이 깊어갈 무렵, 굉음이 울렸다.그녀는 놀라 깨어났다.“선항족이 공성을 시작한 것이냐?”은보가 방 안으로 들어와 등불을 밝혔다.“금자가 확인하러 갔습니다만, 아마 공성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외성 쪽에서 들려오는 굉음과 끊이지 않는 함성. 성 안의 백성들 중 제대로 잠들 수 있는 이는 거의 없었다.그리고 곧이어 금자가 돌아왔다. 정말로 선항군이 공성을 시작한 것이었다!“마님, 염려 마십시오. 장안성은 성벽이 견고하고, 오늘 밤 수비도 완벽하게 준비 되어 있으니 반드시 지켜낼 수 있을 겁니다.”신수빈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도무지 다시 잠들 수 없었다. 싸움의 소리는 동이 틀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잦아들었다.그러나 고작 반 시진 남짓 숨을 고른 뒤, 곧바로 다시 공격이 시작되었다.선항군 역시 원군이 도착하기 전이 가장 좋은 공성의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틀에 걸쳐 성 밖에서 끊임없는 공세가 이어지며, 성 아래에는 시신이 산처럼 쌓여갔다.성 안의 수비군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부상자들은 끝없이 교체되었고, 또 교체되기를 반복했다. 신수빈은 저택 안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밖으로 내보냈다.
장녕은 성 위에서 울려 퍼진 신호를 받고 한 차례 적진을 휩쓴 뒤 상대가 미처 대응하기도 전에 성 안으로 돌아왔다.한편 선항군은 원래 해가 진 뒤 성을 공격할 계획이었다. 사기가 한창 고조되어 있었으나 이 와중에 세 사람이 돌파해 나가고, 성 안에서도 기병이 난입하자 군심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그들은 제자리에서 정비를 택하고 날이 밝은 뒤 공성에 나서기로 했다.세 사람이 돌파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성 전체가 들끓며, 장졸들은 성루 위에서 환호성을 터뜨렸다.성 위로 끌려왔던 여인들도 결국 모두 내려 보내졌고, 각자의 가족들이 나와 그들을 데리고 돌아갔다.금자와 은보의 부축을 받으며 신수빈이 성루에서 내려오자 성 안에 모여 있던 백성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입을 모아 부인의 은혜를 외치며 감사의 말을 쏟아냈다.첫 싸움에서의 승리와 신태안의 성공. 이 두 가지가 성 안의 군민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이제 모두 그가 원군을 이끌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신수빈은 다양한 모습의 백성들을 바라보았다. 각기 다른 색의 옷을 입고 입으로는 연신 감사의 말을 올리고 있었다.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제 넷째 오라버니가 떠나며 대산관으로 가서 원군을 청하겠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경무를 급히 한다고 해도, 이틀은 걸릴 겁니다. 성 밖의 적군은 맹수와 같아, 저희가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내일 새벽 공성하겠다는 전령이 내려왔다고는 하지만, 선항족은 교활합니다. 만약 한밤중에 기습한다면 성 안의 병력으로 이틀을 버틸 수나 있겠습니까?”그녀의 말에 한숨 돌리던 백성들의 마음이 다시 조여 들어왔다.“또한 대산관의 병력은 촉중의 반란을 경계해야 하니 전부를 빼올 수 없습니다. 일부 병력만 올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왕야의 대군이 돌아올 때까지 성을 지켜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습니다. 부디 여러분 모두, 성 안의 군사들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성을 지키고 자신의 부인과 자식, 부모를 지켜주십시오.”백성들은 감정이
돌아오는 길 내내 그는 억지로 자신을 형부라고 부르라며 그녀를 압박했다. 이런 반응을 보일 줄 알았더라면, 신수빈은 절에서 그를 건드리지도 않았을 것이다.성 안으로 들어설 즈음, 그녀의 숨결은 약간 불규칙적이었고 뺨에는 엷은 홍조가 남아 있었으며 옷자락도 그의 손길에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었다.반면 이도현은 여전히 단정했다. 그녀가 옷매무새를 추슬러 정리하려 하자 그는 다시 그녀를 끌어당겼다.“본왕이 해 주겠다.”신수빈은 몸을 틀어 그의 호의를 피했다.등을 돌린 채 옷을 정리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이도현은 낮게 웃음을 흘렸
곧 돌아올 줄 알았는데 시간이 훌쩍 지나고 나서야 마당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이도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막 밖으로 나가려다, 낯선 목소리가 섞여 들리자 걸음을 멈췄다.“조카 며느리, 그간 셋째 숙모가 실례가 많았다. 네 둘째 숙모가 워낙 성미가 급해 내가 말려도 소용이 없었거든. 네가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부디 마음에 담아두지 말거라.”신수빈이 공손하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둔 태도로 응대하며 그 사람과 함께 화청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방금까지 가슴속에 차오르던 열기가 그제야 조금 가라앉았다. 이도현 역시
정양왕부.정양왕은 부하의 보고를 듣는 순간 심장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암살은 실패했고 보낸 자들은 도리어 황성시의 손에 산 채로 붙잡혔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처음부터 자신 스스로가 누군가의 덫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는 것을.황성시의 사정은 이도현의 사람이다. 생각해 보면 그 감독관의 죽음부터가 이미 함정이었을 가능성이 컸다. 황성시는 판을 깔고 자신이 뛰어들기만을 기다린 것이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식은땀이 정양왕의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만약 이도현이 이 일에서 실마리를 잡아 산중에 숨겨
신수빈은 정말로 선을 넘고 그를 유혹하려던 생각은 아니었다. 그의 손가락을 가볍게 한 번 잡았다가 이내 놓아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처음부터 그분들이 저를 괴롭혔잖아요. 전에 셋째 오라버니께서 막 옥에 갇혔을 때, 그분이 둘째 마님과 손잡고 제 처지를 구경하러 왔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약한 모습을 보였다면 이 집안에서 이미 발 밑에 짓밟혀 산 채로 뜯겼을 거예요.”이도현은 반사적으로 그녀를 이곳에서 데려 나가겠다는 말을 하려다 이내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마음을 알기에 지금은 아직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