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권모+궁중 암투+왕야+복수 사이다+상호 구원] 전생에 신수빈은 출세에 눈이 먼 지아비에 의해, 섭정왕의 침상으로 보내져 그의 아이를 낳았고, 아이와 함께 지아비와 첩실의 손에 죽임을 맞이했다. 환생한 그녀는 섭정왕에게 접근해, 그의 힘을 빌어 권력의 정상에 올라 그들에게 복수할 것을 맹세했다. 하지만 계획에는 늘 변수가 생기는 법. 권력이 하늘을 찌르는 남자가 뜨거운 눈빛으로 자신에게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신수빈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녀가 눈치챘을 때는 이미 그에게 구석으로 몰린 뒤였으니. "이용만 하고 버릴 셈이었느냐? 그러기엔 너무 늦은 듯싶은데…"
View More“몇 사람 눈여겨본 이들은 있었다. 헌데 정작 본인이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모양이더군. 끝내 승낙하지 않았다.”거기까지 말하던 이도현은 자신을 바라보는 신수빈의 미묘한 시선을 알아차리고는 헛기침을 했다.“내 매력이 세상 모든 여인을 사로잡을 만큼 대단한 건 아니니까.”그 말에 신수빈은 입가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무슨 말씀이세요? 왕야께서는 원래도 훤칠하고 기품 있는 용모를 지니셨는데, 오늘 차림은 그 멋을 더욱 살려 주고 있잖아요. 오늘 왕야를 보고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누군가 왕야를 마음에 품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요.”이도현은 피식 웃었다. 웃음 끝에는 어딘지 모르게 자조가 배어 있었다.“사람들이 탐내는 건 결국 나라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쥔 권세와 부귀겠지. 오늘도 수많은 규수들이 앞다퉈 호의를 보였지만, 언젠가 내가 권세를 잃고 산골에서 나무나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장정이 된다면, 그들은 아마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그는 걸음을 멈추고 신수빈을 바라보았다.“빈아.”“네.”“너는 내 무엇이 좋아서 나를 사랑하느냐?”갑작스러운 질문에 신수빈은 잠시 말이 없었다.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잘 모르겠어요.”“모르겠다고?”이도현이 부드럽게 되물었다.“어째서?”신수빈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처음 왕야 곁에 오게 된 건 제 뜻이 아니었잖아요. 그때는 마음속에 원망도 많았고, 왕야를 모실 때마다 서럽고 억울했어요. 헌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마음도 자연스레 옅어졌고, 왕야를 오래 곁에서 지켜볼수록 백성을 위해 애쓰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졌어요. 그리고 저를 늘 세심하게 보살펴 주시는 마음에도 조금씩 감동하게 됐고요.”이도현은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잠시 후, 다시 조용히 물었다.“그렇다면 정말 내가 권세를 잃고, 나무를 하거나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내가 된다 해도… 그래도 나를 사랑하겠느냐?”신수빈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어차피 그런 날은 오지 않을
신수빈은 마음이 무거워졌다.궁녀를 더 다그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물러가게 한 뒤, 시녀들과 함께 연회장을 빠져나왔다.이처럼 격식을 갖춘 궁중 연회에서 옷이 술에 젖은 채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예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결국 갈아입을 옷을 챙겨 탈의실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이도현은 그녀가 자리를 뜨는 모습을 힐끗 바라본 뒤 아무렇지도 않게 청매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잠시 후 윤수혁이 예왕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그 모습을 본 이도현은 속으로 차갑게 비웃음을 흘렸다.그러고는 조용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경림원은 그에게 낯선 곳이 아니었다.몇 번이나 드나든 곳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 익숙한 곳이라, 눈을 감고도 어느 길이 가장 빠른지 알 정도였다.신수빈은 원래도 이런 연회에서는 특히 조심스러운 성격이었다.은보는 먼저 탈의실 안팎을 꼼꼼히 살펴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신수빈을 안으로 들였다.신수빈은 젖은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으려던 참이었다.그때였다.끼익.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가 곧장 경계하며 외쳤다.“누구세요?”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이도현이라는 것을 확인하자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왕야께서 어쩐 일로 이곳까지 오셨습니까?”“연회가 지루해서. 네가 나가는 걸 보고 따라 나왔다.”신수빈은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왕야께서는 경림연이 늘 이런 자리라는 걸 잘 아시잖아요. 헌데 오늘은 어째서 오신 겁니까?”이도현은 대답 대신 그녀를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보았다.그리고 곁에 놓여 있던 다른 옷 한 벌을 집어 그녀에게 내밀었다.“거위빛 노란색이 너한테는 더 잘 어울린다.”이런 궁중 연회에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보통 두세 벌의 옷을 준비해 오는 것이 관례였다.신수빈은 방금 연한 푸른빛 치마저고리로 갈아입은 상태였다.그녀는 이도현이 내민 옷을 내려다보며 작게 웃었다.“예전에는 제가 무슨 옷을 입든 왕야께서는 별로 관심도 없으셨잖아요.”“
곧 연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경림연으로 쏠렸다.애초에 경림연은 과거에 급제한 인재들을 위해 황제가 베푸는 어연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유력 가문의 부인들이 혼기를 맞은 딸들을 데리고 참석하기 시작했고, 명문가 자제들까지 길한 기운을 나눈다는 명목으로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그렇게 세월이 지나자, 경림연은 어느새 혼담이 오가는 자리로 더 유명해졌다.연회는 예를 갖춰 차례대로 진행됐다. 스승을 맞이한 뒤 축시를 받고, 급제한 학자들은 머리에 꽃을 꽂고 의관을 바로잡은 채 예를 올렸다.이어 무희들의 화려한 춤과 비파 연주가 펼쳐지며 연회장은 한층 더 흥겨운 분위기로 물들었다.윤수혁은 예왕과 함께 연회장에 들어섰다. 이번 춘시의 주시험관을 맡았던 예왕은 당연히 경림연에 참석해야 하는 자리였다.다만 자신은 아직 젊은 데다 이번 춘시의 주시험관을 맡게 된 것도 왕숙인 왕야의 뜻이었던 만큼, 그는 상석을 왕야에게 권했다.하지만 이도현은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오늘은 나 역시 손님일 뿐이다. 신경 쓰지 말고들 즐기거라.”그는 오늘 이 자리에 온 목적이 따로 있었다. 눈앞의 연회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신수빈에게 향했다.신수빈은 서하랑, 그리고 다른 규수 한 명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청하가 그녀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였고, 신수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문득 윤수혁 쪽을 바라보았다.그 모습을 지켜본 이도현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았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잠시 뒤 신수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연회장 가장자리로 향했다.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청하를 나무랐다.“평소 내가 무엇이라 가르쳤느냐. 이런 자리에서 함부로 말을 전하면 어쩌자는 것이냐. 누가 보고 괜한 오해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청하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사죄했다. 그러고는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큰 도련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님께서 윤씨 가문을 떠나신 뒤로는 좀처럼 얼굴
신태안은 돌아가서 어머니에게 잔소리를 듣기 싫었기에 예를 갖춰 인사했다.“소씨 아가씨를 뵙습니다.”소온별도 예에 맞춰 답례했다.신태안은 그녀를 보며 명문가에서 곱게 자란 단정한 규수라는 인상만 받았다.흥미가 뚝 떨어진 그는 가볍게 고개만 끄덕인 뒤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서하랑은 두 사람의 반응이 미적지근한 것을 보고 신수빈과 눈빛을 주고받았다.둘 다 더 볼 것도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그때 연회장 밖에서 시종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섭정왕께서 드십니다!”한마디에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입구로 향했다.오늘 이도현은 조복 대신 흰 장포를 걸치고 있었다.은은한 암문이 새겨진 옷감은 화려함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고귀한 품격을 풍겼고, 타고난 귀인의 기품이 온몸에서 자연스럽게 배어 나왔다.전포나 엄숙한 조복을 입었을 때와 달리, 몸에 밴 살기는 한결 누그러져 보였다.흰 장포는 그의 차갑고 강인한 인상을 적당히 감싸 주었고, 문득 사람들에게 장안 최고의 풍류공자로 이름을 떨치던 젊은 시절의 모습까지 떠올리게 했다.사람들이 일제히 예를 올리자 이도현은 담담히 손을 내저었다.“예는 거두거라.”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는 한쪽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오늘 마침 휴무였는데, 경림연이 성황이라는 말을 듣고 나도 한번 들러 본 것이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다가 곧 그의 의도를 깨달았다.장안에서 경림연은 이미 공공연한 맞선 자리였다.미혼 남녀와 자식의 배필을 알아보려는 부인들만 참석하는 자리였으니, 이도현이 나타난 이유도 하나뿐이었다.하지만 그의 아들은 아직 돌도 지나지 않았다.아들의 며느리를 고르러 온 것이 아니라면 새 왕비를 고르러 온 것일 터.몇몇 명문가 자제들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이도현 같은 권세와 지위를 가진 사내가 나타났으니, 규수들의 시선이 다른 남자에게 향할 리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실제로도 그랬다. 적지 않은 규수들이 은근슬쩍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그러나 이도현은 시종일관 담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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