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에 핀 연꽃 : 서녀무사전

동쪽에 핀 연꽃 : 서녀무사전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12
Par:  지은Mis à jour à l'instant
Langu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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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질 수 없기에 더 간절한, 조선 왕실을 뒤흔든 로맨스 스캔들. “여인은 저하의 호위무사가 될 수 없습니까?” “그렇다면 완벽한 사내가 되겠습니다.” 불안한 세자의 자리를 지키려는 비운의 왕세자, 이겸. 그를 위해 검을 들고 사내로 살아야만 했던 명문가 서녀, 연화. 여인이기에 안된다고 했다. 서녀이기에 가만히 있으라 했다. 세자 이겸은 그런 그녀에게 기회를 기회를 주었다. "너를 이제 홍연이라 부를 것이다." 그에게서 새 이름을 하사 받은 날, 그는 그녀의 모든 것이 되었다. "저하를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내어드릴 것입니다." 충성으로 시작된 관계는 신의를 넘어 닿을 수 없는 사랑이 되었다. 성별과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은, 결국 서로를 떠나보내게 될까? <본 작품은 실제 역사와 인물,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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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itre 1

전우이자 연인 1

끝없이 펼쳐진 혹한의 대지위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사방은 온통 적과 아군들이 뒤섞여 생사의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피맺힌 절규와 고통에 찬 비명, 피로 점철된 전쟁의 한복판에 한 여인이 있다.

한때는 명문가의 서녀이며, 고명딸로 철없이 해맑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것은, 더 이상 그녀가 아니었다.

누구보다 날렵하고 강인한 무사. 홍연. 이것이 지금의 그녀이다.

어느덧 적들 사이에서 요주의 인물이자, 제거 대상 1순위가 되어있었다.

늘 그렇듯 적들은 그녀와 그녀의 주군을 향해 맹렬히 달려들고 있었다.

“으아!”

적들의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기합소리와 함께 휘두른 칼날에 적들이 하나 둘, 베어져 나갔다.

숨을 헐떡이며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땀인지 혈인지 모를 것이 이마를 지나 눈 속까지 흘러들었다.

무심히 그것을 닦아 내자 소매가 빨갛게 젖어들지만 확인할 여유는 없었다.

자신을 돌보는 것은 사치이자 직무유기이기에, 연화는 연인이자 그녀 자신의 주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를 향해 날아드는 화살촉을 막아야 했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살촉이 연화의 칼에 튕기며, 그녀의 어깨를 살짝 베고 지나갔다. 

고통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자신을 지나친 그 화살이 그에게 닿았을까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

 "저하!"

"나는 괜찮다!"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엄호하며 앞으로 앞으로 전진했다.

인해전술로 몰아붙이던 적들의 수는 눈에 뜨일 정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세자 이겸은, 그들이 일으킨 명분 없는 전쟁에 결코 물러날 수 없었다.

그들에게 조선을 짓밟고 능욕하고 유린한 대가를 꼭 치르게 하리라 다짐했다.

전투를 거듭할수록, 세자 이겸은 점점 강인해져 갔다.

더는, 동궁전에 처박혀 왕과 중전, 대신들에게 주눅 들어 웅크리고 있던 나약한 세자가 아니다.

이 전장은 그에게 기회였으며 성장이고, 사랑이었다.

그를 성장시키고 사랑으로 그를 단단하게 만든 그녀가 지금 그의 곁을 굳건히 지키고 서 있다. 

 북방의 겨울은 혹독했지만 전쟁만큼 시리지는 않았다. 끝내야 했다.

선봉에 선 세자의 기합에 아군의 사기는 치솟고, 적군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기나긴 전투 끝에 그들의 땅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적을 보며 연화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어느새 겸이 그녀의 옆에 나란히 섰다. 숨을 헐떡이는 그녀를 보며 안도의 미소를 짓고 있다.  

크고 거친 손이 부드럽게 그녀의 이마를 쓸어내렸다.  

"언제 다친 것이냐?"

"잘 모르겠습니다. 피가 난 줄도 몰랐습니다. 저하께서는 다친 곳이 없으신지요?"  

"내 호위무사 덕분에 나는 오늘도 무사하다."

씨익- 그녀를 향해 웃는 그의 모습에 연화의 얼굴이 붉게 물들며 아래가 저릿해졌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 연화야."

쉬고 갈라진 목소리였지만 그녀에게만은 부드럽고 달콤한 속삭임이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전쟁 속 무사의 눈이 아니었다.

그 눈에는 서로를 향한 갈망과 열망, 애정, 그리고 욕망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어서, 어서 돌아가자. 연아.”

귀가 먹먹할 정도로 시끄러웠던 전투에서와는 대비되는 고요함이었다.

녹초가 되어 쓰러진 아군들은 정신없이 잠에 빠져 있었다.

보초를 선 병사마저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다.

한 치 앞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짙고 깊은 밤.

서로를 향한 갈망으로 잠들지 못하는 연인이 있다.

"연화야..."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는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연화야... 연화야..."

그러나 연화는 네...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격정으로 파르르 떨리는 몸과 흘러나오는 쾌락의 신음을 삼켜내야 했기에, 그의 어깨를 꽉 쥐는 것으로 그 대답을 대신해야 했다.

"나는 너의 이름을 욕망한다. 이름을 부르면, 네가 사라질까 나는 언제나 두렵다."  

"불러주세요. 저하. 소녀의 이름을요. 이 곳에서는 저하만이 부르실 수 있습니다."

"연화야."

이름에 녹아든 욕망이 그녀 안에 깊게, 그리고 강렬하게 파고 들어왔다.  

“하…”

단발의 교성과 함께 그를 더 깊이 받아들이기 위해 허리를 감아올렸다. 

그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단단하고 억센 그의 손길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 쾌락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꽈악- 그의 손을 움켜잡았다.

참으로 크고 따뜻한 손이었다. 동시에 애잔함이 밀려왔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의 손은 희고 길며 부드러웠다.

그녀를 향한 손길은 조심스러웠고, 때로는 숨기기에 급급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손은 부르트고 갈라졌으며, 단단하게 굳은살이 잡히고 까맣게 그을린 장수의 손이었다.

그 손이 그가 얼마나 강인한 장수가 되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손이 자신에게는 여전히 조심스럽고 부드럽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연화는 그의 품에 매달려 그를 힘껏 끌어안았다.

그 몸짓이 그를 더욱 성나게 하여, 그녀를 집요하게 괴롭히기 시작했다.

연화는 새어 나오는 신음을 더 이상 참지 않았다. 참을 수 없었다.

너무나 짜릿해서, 너무나 좋아서.

눈물이 흘렀다. 연화는 이 눈물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왜, 왜 울고 있지? 행복해서? 즐거워서? 짜릿해서? 아니면… 두려워서?

​겸과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어떤 두려움에 잠식되어 갔다.

감히 사랑해서는 안 되는 고귀한 남자.

점차 더 가까워지고 커지는 이 연모의 마음을 어찌 감당하려고.

겁도 없이. 무슨 배짱으로. 연화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왜 우는 것이냐?”

“너무… 너무 좋아서요. 저하.”

그녀의 나지막한 고백에 겸은 기쁨의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그녀의 반듯한 이마에, 귀여운 콧방울에, 부드러운 볼에, 말캉한 입술에 빠짐없이 입을 맞췄다.

너무 예뻤고, 너무 사랑스러웠다.

참혹한 전장에서 느끼는 이질적인 아름다움에 그는 헤어나올 수 없었다.​

그가 느꼈을 그 감정을 연화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그가 얼마나 자신을 아끼는지, 자신을 원하는지.

하지만 연정… 그것은 확신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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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혹한의 대지위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사방은 온통 적과 아군들이 뒤섞여 생사의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피맺힌 절규와 고통에 찬 비명, 피로 점철된 전쟁의 한복판에 한 여인이 있다. 한때는 명문가의 서녀이며, 고명딸로 철없이 해맑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것은, 더 이상 그녀가 아니었다. 누구보다 날렵하고 강인한 무사. 홍연. 이것이 지금의 그녀이다.​어느덧 적들 사이에서 요주의 인물이자, 제거 대상 1순위가 되어있었다. 늘 그렇듯 적들은 그녀와 그녀의 주군을 향해 맹렬히 달려들고 있었다. “으아!” 적들의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기합소리와 함께 휘두른 칼날에 적들이 하나 둘, 베어져 나갔다. 숨을 헐떡이며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땀인지 혈인지 모를 것이 이마를 지나 눈 속까지 흘러들었다. 무심히 그것을 닦아 내자 소매가 빨갛게 젖어들지만 확인할 여유는 없었다. 자신을 돌보는 것은 사치이자 직무유기이기에, 연화는 연인이자 그녀 자신의 주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를 향해 날아드는 화살촉을 막아야 했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살촉이 연화의 칼에 튕기며, 그녀의 어깨를 살짝 베고 지나갔다. 고통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자신을 지나친 그 화살이 그에게 닿았을까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 "저하!" "나는 괜찮다!"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엄호하며 앞으로 앞으로 전진했다. 인해전술로 몰아붙이던 적들의 수는 눈에 뜨일 정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세자 이겸은, 그들이 일으킨 명분 없는 전쟁에 결코 물러날 수 없었다. 그들에게 조선을 짓밟고 능욕하고 유린한 대가를 꼭 치르게 하리라 다짐했다. 전투를 거듭할수록, 세자 이겸은 점점 강인해져 갔다. 더는, 동궁전에 처박혀 왕과 중전, 대신들에게 주눅 들어 웅크리고 있던 나약한 세자가 아니다. 이 전장은 그에게 기회였으며 성장이고, 사랑이었다.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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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하시오. 내가 실언을 했다 하지 않았소?""그렇게는 안 되겠는데요!"연화는 순식간에 영도를 향해 달려들었다."연화야!"놀란 홍문이 그녀를 향해 소리쳤지만 이미 칼은 영도에게 겨눠지고 있었다. 영도는 재빠르게 다시 칼을 뽑아 그녀의 칼을 막아냈다.챙!"받아주는 건 여기까지요. 이제 그만하시오. 더는 나도 참지 않겠소!"영도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달아오르고 있었다.당최 말이 통하지 않는 여인이다. 무슨 여자가 이리도 드센지…그렇다고 해도 여인을 상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도, 모양이 빠지지 않는가?이 상황을 어찌해야 하나.그녀를 대하는 그의 모습에 난처함이 묻어났다."화가 많이 나신 모양입니다?"연화는 더욱 영도를 도발했다."제발 그만하면 안돼겠소?"그런 영도를 비웃듯 연화가 그를 향해 다시 칼을 휘둘렸다.그도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이제 이판사판이다. 끝을 보지 않는 이상 이 여인은 결코 물러날 것 같지 않았다.‘그래. 한수 가르쳐주고 빨리 끝내 버리자.’하지만 그건 영도의 착각이었다.영도가 칼을 휘두르는 대로 막아내자, 점점 당황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어디까지 공격을 하고 어디까지 방어를 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다.끝나지 않는 지리한 대련이 계속되자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겸이 그들 사이에 나섰다."이제 그만! 그만하시오!"단호하고 위엄 있는 목소리에 연화는 자신도 모르게 칼을 멈칫했다."그대의 실력이 대단한 걸 인정하오. 그러니 이제 그만하는 것이 좋겠소."소리를 지르지도, 무력을 행사하지도 않았지만 그에게는 사람을 장악하는 힘이 있었다. 연화는 저도 모르게 검을 슬며시 내려놓고 말았다.​어쩌면 적절할 때 그가 멈추어 준 것일지도 모르겠다.사실 연화는 영도와의 대결에 적잖이 놀라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영도는 그간 그녀가 겨루어 본 누구보다 강했다.최근의 그녀는 그 누구에게도 져 본 적이 없었다.아니, 사실 이 사내가 강도를 조절하며 자신을 받아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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