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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어젯밤 일부러 그녀를 다른 남자 침대로 보내 놓고서는 지금은 그녀에게 숨 쉴 틈조차 주지 않을 작정일까?

임재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 플래시로 그녀를 비추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그가 턱을 잡아 자신을 올려다보게 했다.

두 사람 사이는 서로의 숨결이 얽힐 정도로 가까워졌고 긴 속눈썹으로 뒤덮인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임재욱이 부드럽게 말했다.

“아침에 소현우를 떠나 왜 날 찾아오지 않은 거야? 누가 여기로 몰래 돌아와도 된다고 허락했어?”

그녀는 분명 형을 마치고 풀려났지만, 임재욱이 핸드폰으로 플래시를 비추면 그녀는 여전히 죄수처럼 느껴졌고 그런 자기 자신이 부끄러웠다.

사실 그녀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임재욱을 이해한 적이 없었다.

특히 감옥에서 풀려난 후 지난 며칠간 계속해서 선을 넘는 임재욱의 행동으로 인해 그에 대한 두려움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버티다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난... 집이 그리워서 와 보고 싶었어요... 읍...”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임재욱이 고개를 숙이고 살짝 벌어진 그녀의 입술에 강하게 키스했다.

큰 덩치의 임재욱은 큰 손으로 그녀의 머리 뒤를 잡고 강제로 키스했고 다른 한 손은 이미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 침대로 이끌었다.

그와 그녀가 첫 키스를 한 것도 처음 잠자리를 갖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임재욱의 몸짓과 숨결에서 그녀에 대한 애정을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단순히 욕구를 해소하는 도구로 여기는 듯했다.

임재욱의 핸드폰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방 안에 있던 유일한 불빛이 사라졌다.

어둠 속에서 주위는 그의 냄새로 가득 찼고 유시아는 머리가 울렸다. 유시아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어둠이 그녀에게 용기를 준 것인지 그녀는 홀린 듯 끊임없이 손을 뻗어 그를 밀어냈고 자기를 만지는 것을 거부했다.

“만지지 마요, 임재욱 씨...”

심지어 유시아는 어젯밤처럼 다른 남자 침대에 올라가더라도 이 침대에서 거친 그를 상대하고 싶진 않았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고 사랑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가 하는 모든 것은 그녀에 대한 모욕이었고 한때 그를 사랑했던 그녀의 마음을 더럽히고 있다.

임재욱은 갈라진 목소리로 웃으며 그녀의 손을 등 뒤로 깍지를 끼우게 만들고 차가운 손으로 치마를 찢었다.

그는 심지어 손을 뻗어 붉게 물든 그녀의 뺨을 만지며 비웃으며 물었다.

“왜 안돼? 어젯밤에 소현우하고 이 짓거리 했잖아?”

그는 말하면서 장난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소현우가 한 여자를 위해서 그렇게 나서는 걸 어젯밤에 처음 봤어. 유시아, 소 대표가 널 만족하게 했어?”

유시아는 입술을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었어요. 당신하곤 달라요.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고요.”

임재욱은 살짝 놀라더니 비웃음을 날렸다.

“그게 가능해? 네가 이렇게 예쁜데 소 대표가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어?”

어둠 속에서 유시아는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점차 그를 밀어내던 몸짓을 그만두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우울함이 가득했다.

“난 원래부터 인기 많은 여자애가 아니었어요. 아니에요?”

그때 그를 열정적으로 쫓아다니던 유시아는 아침이면 그에게 샌드위치를 가져다주고 비 오는 날이면 우산을 챙겨주고 매번 축구 경기를 할 때마다 티슈와 음료수를 그에게 건네며 큰 목소리로 그를 응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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