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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자기 집 침대에 누워 자니 역시나 달콤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유시아가 일어났을 때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침실은 암막 커튼에 의해 빛이 전혀 들어오지 못했다.

손을 뻗어도 손가락조차 보이지 않는 어둠에 유시아는 순간 감옥에서 독방에 갇혔던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임재욱이 그녀를 감옥에 넣었을 때 미리 감옥 안에 있는 죄수들에게 그녀를 잘 ‘보살피’ 라고 손을 써 두었다.

그의 한마디 때문에 그녀가 겪은 고생들은 어마어마했다. 죄수들은 밥 먹을 때 그녀의 식판을 엎고, 손으로 종이봉투를 만들 때면 그녀가 잘라낸 종이들을 망가뜨려 놓고 모두 그녀의 잘못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여전히 감옥에 들어오기 전 삶을 잊지 못하고 일을 똑바로 하지 않는다고 그녀를 욕했다.

여러 명의 공세에 그녀는 변명할 기회조차 없었고 결국 돌아오는 것은 교도관의 구타였다. 그녀는 공복 상태로 24시간 동안 습하고 차갑고 어두운 방에 갇혀 있었다. 밖으로 나오면 또 반성문을 써야 했다.

그러나 더 비참한 것은 3년을 겨우 버티고 버텨 감옥을 나왔지만, 임재욱의 복수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유시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손을 뻗어 침대 옆의 전등 스위치를 켜고 음식을 준비해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등은 켜지지 않았다. 3년 동안 집을 버려두었으니, 관리비를 내지 못했고 물과 전기도 오래전에 끊어진 상태였다. 물조차 끓일 수 없었다.

유시아는 어쩔 수 없이 어둠 속에서 더듬으며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을 열었다. 밖에서 들어오는 달빛을 이용해서 옷장의 문을 열었다. 그녀가 입던 오래된 옷들 중에서 긴치마를 꺼내 입고 클럽 스타일의 치마를 벗었다.

집에 현금이 조금 남아 있던 것이 생각나 밖에 나가서 먹을 것을 사 오려고 했다. 옷을 입고 있는데 거실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유시아는 소름이 끼쳤다. 집은 크지 않았고 침실과 거실 사이에 벽만 있었다. 가죽구두로 바닥을 밟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는 것이 또렷하게 들려와 그녀는 문 앞에 잠시 멈췄다.

바로 그때 침실의 문이 열렸다.

유시아는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 핸드폰 플래시를 켰고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한 발 뒤로 물러났다.

그가 언제 왔는지, 얼마 동안 여기에 머물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임재욱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자 유시아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는 곤히 자고 있을 때조차 그의 손바닥을 벗어 날 수 없었다.

집에 돌아오면 예전 같은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녀의 착각일 뿐이었다.

게다가 그녀가 평화롭게 자고 있을 때 문이 망가지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아마도 임재욱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 온 것이다.

0416...

이 네 개 숫자 때문에 그녀는 한 순간에 존엄성을 잃는 것 같았다.

지금 옷을 다 입고 있는데도 옷을 전혀 입지 않은 것처럼 여전히 수치스러웠다.

예전에 그녀가 그의 뒤를 쫓아다닐 때 그에 대한 자기 사랑이 언젠가 자기를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로 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드디어 깼네.”

임재욱의 얼굴 위로 어두운 불빛이 내려앉았다. 그는 한쪽 입꼬리를 올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어젯밤에 소 대표와 함께하느라 많이 지친 것 같네?”

유시아는 뒷걸음을 치다 벽에 부딪혔다.

“임재욱 씨, 뭐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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