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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ผู้เขียน: 젠모
침실 안, 욕실.

간병인은 마른 수건을 가져와 박시준의 몸을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두 다리가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지금 있는 간병인은 교통사고 이후, 계속해서 그를 돌봐주고 있는 사람이다.

40대 남성이며 간병인으로서는 완벽했다.

"박 대표님, 다리에 멍이 드셨네요." 간병인은 그에게 목욕 가운을 입혀주며 말했다. "제가 얼른 약을 발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박시준은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 앉았다. 간병인이 나간 후, 조심스럽게 자신의 가운을 들어 올려 작은 멍의 흔적을 보았다.

진아연이 남긴 흔적.

그의 다리는 완전히 감각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녀가 몰래 그를 꼬집을 때도 그는 알고 있었지만 참았다.

자꾸 진아연의 울던 표정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그리고...

그녀의 향기가 자꾸 코끝에서 느껴지는 듯했다.

여태 많은 여자들의 유혹이 있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이렇게 마음이 끌렸던 적은 없었다.

심지어 이런 모순적인 감정이 드는 것도 처음이었다.

오늘 밤 진아연은 그를 시험에 들게 하는 듯 자극했다.

곧 이혼을 할 여자에게 이런 감정이 드는 것이 맞는 걸까?

그는 혼란스러워하는 자신의 모습이 어색했다.

약간의 후회는 들었지만 오늘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난다 해도 똑같이 화를 내며 다른 남자의 향기가 묻어 있는 그녀의 옷을 찢었을 것이다.

......

다음날. 아침 7시.

진아연은 박시준과의 아침 식사때 마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일찍 일어났다.

그녀는 방에서 나와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이모님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사모님도 오늘 일찍 일어나셨네요! 아침식사가 이미 준비되어 있답니다."

'-사모님도'라는 단어가 매우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박시준 역시 식당에 나와있다는 뜻이기에 그녀는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사모님, 오늘은 채소로 만든 만둣국을 준비했어요. 고기를 안 드신다기에 특별히 사모님을 위해 준비했는데 입맛에 맞으실지 모르겠네요." 이모님은 신나게 말하며 진아연을 식탁에 앉혔다.

진아연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듯했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그녀의 얼굴에 쓰여있는 한마디.

‘박시준 씨,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요.’

박시준은 그녀를 쳐다보지는 않았지만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본가에 갈 거야. 경거망동하게 행동하지 마." 박시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어젯밤 당신이 찢어버린 드레스는 언제 배상하실 거죠?" 진아연은 그와 협상을 시작했다.

박 사모님을 만날 때, 그는 그녀의 협조가 필요하다. 협조해줄수는 있지만 일단 드레스 수선 비용부터 챙겨야 한다.

"지금 현금이 없는데." 그는 천천히 우유를 마시며 말했다. "급하면 지금 이체를 해주고."

"나야 좋죠! 여기 제 계좌번호요!" 진아연은 휴대폰을 켜서 그에게 계좌번호를 보여줬다.

"얼마지?" 그는 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진아연: "육백만 원이요."

박시준은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가격표에 오백육십이라 적혀있던데?"

"그럼 이건 어떻게 하실거예요??" 진아연은 오른쪽 손목을 들며 말했다. "손목과 정신적 피해 보상."

어젯밤 그에게 잡힌 손목이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그래서 약국에 들러 약을 사 발라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가 그에게 약 값과 정신적 피해 보상으로 사십만 원을 요구한 것뿐이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쳐다보고는 그녀가 요구한 금액을 바로 이체했다.

돈을 받은 다음, 진아연은 화가 조금 누그러들었다. "제가 돈 때문에 어젯밤 일을 용서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얼마를 더 준다 해도 절대 용서 못 해요."

그녀가 큰맘 먹고 일부러 자극적인 말을 하는데도 그는 아무런 대답 없이 조용히 휠체어를 밀며 식당을 나갔다.

화를 낼 줄 알았던 그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녀 역시 도발할 마음이 사라졌다.

......

아침 9시.

본가.

박 사모님이 퇴원해 본가에서 가족 모두가 모이기로 한 날이다.

이번에 박 사모님은 중환자실까지 갔다왔기에 저번 고혈압땜에 입원했을때와 비교하면 사뭇 위험했다.

"시준아, 몸은 좀 어떠니?" 박 사모님은 자신의 아들을 탓하기보다 박시준의 몸 상태가 더 걱정되었다.

"괜찮습니다." 박시준은 어머니의 부쩍 늘어난 얼굴의 주름이 신경쓰였고, 몇 마디 말을 하려다 참았다.

"다행이구나." 박 사모님의 시선이 진아연에게 머물렀다. "아연아, 괜찮니? 시준이가 괴롭히진 않았고? 시준이가 괴롭히면 내게 바로 말하면 돼. 알겠지?"

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 일 없었어요. 저는 걱정하지 마시고 어머님 건강 먼저 챙기세요."

"그래. 너랑 시준이가 좋다면 나도 좋구나. 아연아. 내 아들이지만 시준이는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했어. 짝사랑도 해본 적 없고. 그러니 여자를 잘 모른단다. 네가 이해하렴. 연애 경험이 중요한데 말이야. 그렇지?"

박 사모님이 진아연에게 말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진아연은 매우 당황했다.

박시준이 연애를 해 본 적이 없다니?

짝사랑도 해 본 적이 없다고?

그게 가능한 일인가!

박 사모님은 아무래도 그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아, 그리고 아연아. 아버지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병원에서 퇴원도 하기 전에 박 사모님은 그녀를 대신해 알아봤다. "우리 변호사에게 물어보았다. 그 빚은 너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더구나. 그러니 걱정말고 시준이 옆에 있으면서 아내의 역할만 잘 해주면 된단다."

진아연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박 사모님에게 그녀는 그저 체스판 위에 말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박 사모님 생각대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아버지께서는 저세상에 가셨지만. 지금 이 자리에 계셨다면 회사가 파산하는것을 원치 않으셨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제 모든 것을 이용해... 다시 제 자리로 돌려놓을 생각입니다." 진아연은 공손하게 말했다.

"아연아! 넌 아버지의 돈을 쓴 적도 없잖니? 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왜 그 망해가는 회사를 살리려고 하는 거니. 설마... 시준이가 네 회사를 도와주기를 바라는 거니?" 박시준의 큰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그녀에게 무례하게 말했다.

"자그마치 천오백억 이상의 부채가 있다고 들었어! 천오백억이 누구네 집 개 이름인가? 일반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금액이지. 평생을 모을 수도 없는 돈이라고... 근데 그걸 이렇게 쉽게 해결하려고?" 박시준의 친형 박한이 말했다.

진아연은 박시준의 집안에 돈을 빌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랬기에 그들이 그녀를 오해하는 거에 대해 기분이 언짢았다.

모두의 시선은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하하... 설마요. 절 너무 과대 평가하셨어요. 제가 박시준 씨에게 돈을 빌려달라 해도 저 분 빌려주지도 않을 거구요." 진아연은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그럴 일은 없습니다. 제게도 다른 계획이 있습니다."

그녀의 말에 그의 친척들은 한숨을 돌렸다.

사실 그녀의 말이 맞는것 같았다. 박시준은 깨어나자 마자 그녀와 이혼을 요구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빌려줄 수 있겠는가?

잠시 정적이 흐르고 모두들 하나같이 편안해졌다.

박 사모님은 진아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아연아, 아버지 회사를 살릴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야. 시준이의 아이를 낳아준다면 시준이가 분명히 도와줄 거야."

진아연은 손을 뻗어 자신의 아랫배를 반사적으로 만지며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어머님이 지금 그녀에게 건네는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 박시준은 차분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점심까지 먹은 뒤, 모두가 본가를 떠났다.

본가에서 박시준의 별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두 사람은 뒷좌석에 앉아 각자의 생각에 잠겼고, 그녀는 빠르게 지나가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차안의 분위기는 매우 적막했다.

"진아연. 네가 내 아이를 가져서 낳게 된다면... 내 손으로 직접 그 아이의 숨통을 끊어버릴 거야." 무거운 정적을 깨고 그는 말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고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목이 메여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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