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9년 전, 강지한을 처음 만났던 그 순간, 심미연의 시간은 멈춘 듯했다. 그리고 3년 뒤, 그녀는 강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어 강지한의 아내가 되었다. 평생을 함께하며 서로를 사랑할 든든한 배우자가 생겼다고 믿었다. 3년간 심미연은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자존심도, 꿈도, 그리고 자기 자신마저 포기하며 오직 그의 가장 소중한 여자가 되길 바랐다. 하지만 강지한의 마음속엔 이미 첫사랑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녀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3년 후, 심미연은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같은 날, 그의 첫사랑이 임신 소식을 공개적으로 알리며 사람들 앞에 섰다. 억눌린 감정을 품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강지한에게 물었다. “지한 씨, 내가 임신했다면... 어떻게 할 거야?” 그는 냉담하게 대답했다. “지워.”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물어보았다. “그 여자도 임신했대... 지우라고 할 거야?” 강지한은 차가운 태도로 답했다. “그럴 리가 있겠어? 그 아이는 강씨 가문의 장손이 될 거야.” 그 순간, 심미연의 마지막 희망은 완전히 부서졌다. 실망과 절망 끝에 그녀는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강지한은 그녀가 제출한 이혼 서류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리고 문 뒤로 그녀를 몰아붙이며 위협하듯 말했다. “이혼? 어림없어. 넌 내 여자야. 평생... 영원히!” 결국 심미연은 협의 이혼을 포기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판결을 기다리던 중, 의문의 사고를 당하며 유산 위기에 처했다.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녀는 망설임 없이 임신 사실을 숨긴 채 멀리 떠났다. 몇 년 후, 경성으로 돌아온 심미연 앞에 강지한이 나타났다. 그는 변하지 않는 차가운 눈빛,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심미연 변호사님, 내 아들을 훔쳐 간 대가... 이제 제대로 계산해야겠죠?”
View More나민희는 원래 진운혁을 제거하기 위해 강혁승이 이용했던 사람인데 진운혁은 운이 좋아 결국 살아남았다.그동안 강혁승은 수많은 사람을 죽였고 손에 묻은 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심미연은 재빨리 진운혁의 팔을 잡고 속삭였다.“스승님...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에요?”그녀는 어렵게 진실을 밝혀냈고 이제 막 행동에 나서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관련자들이 하나둘씩 다 경찰에 붙잡히고 있었다.온지유는 경찰을 보자마자 얼굴이 하얘져 그대로 병실 밖으로 도망쳤다. 그러자 심미연은 고민할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뒤쫓기 시작했다.이번엔 절대 놓치면 안 된다. 온지유는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심미연은 이번엔 진짜로 끝장을 내고 싶었다.온지유는 너무 급하게 달리다가 결국 도로 한가운데로 갔고 차에 치여 그대로 허공으로 튕겨 나갔다. 심미연이 헐레벌떡 달려갔을 때 온지유는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상태였다.심미연을 본 온지유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한 자 한 자 말하기 시작했다.“나... 절대... 너한테... 안 져...”심미연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이미 졌어. 아주 오래전에.”온지유는 눈을 크게 뜨고 억울함을 품은 채 숨을 거두었다. 말 그대로 눈을 감지 못하고 죽은 것이다.그 뒤를 쫓아온 육현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쓰러진 온지유를 보자 미친 사람처럼 달려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지유야, 괜찮아! 너 안 죽어. 내가 바로 응급실로 데려갈게!”심미연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동안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온지유는 결국 강지한에 대한 집착 때문에 모든 걸 망쳤지만 다행히 그녀는 그 지옥에서 일찍 빠져나왔다.“왜 이러고 서 있어? 날씨도 더운데.”뒤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미연이 화들짝 놀라며 돌아보니 박유진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엔 깊은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오빠, 진성에 있는 거 아니었어? 여긴 어쩐 일
강지한은 오늘 이 자리에서 모든 장애물을 치워버리면 이제는 심미연과 함께 평온하게 살 수 있을 것이고 아무도 그들을 방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심미연은 강지한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강지한,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설마 그도 그녀처럼 모든 진실을 파헤친 걸까?‘아니,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하지만 강지한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다 보면 알 거야.”설명은 하지 않겠다는 그의 담담한 말투가 더 무서웠다.심미연은 그를 노려보았고 입을 열기도 전에 갑자기 끔찍한 비명이 울렸다.“아아악!”고개를 확 돌린 그녀는 강혁승이 온지유의 머리채를 거칠게 휘어잡은 장면을 목격했다. 원래도 험악했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져 거의 괴물처럼 보일 지경이었다.“이 자식, 당장 그 손 놔!”육현성이 달려와 주먹을 날렸지만 그의 형편없는 싸움 실력으로는 역부족이었고 그는 주먹을 몇 번 주고받다가 땅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병실은 곧 아수라장이 됐고 심미연은 본능적으로 강지한 쪽을 흘끗 쳐다봤다. 놀랍게도 그는 여전히 평온했다. 마치 모든 걸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그 순간 병실 문이 열리고 익숙한 얼굴 하나가 또 들어섰다. 심미연은 숨이 멎는 듯한 충격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전속력으로 달려갔다.“스승님! 여기엔 어쩐 일이세요!”그녀는 진운혁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저... 정말 스승님 맞으세요?”진운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나야.”심미연은 결국 참았던 감정이 터져 소리 내 울었다.“다시는 못 뵐 줄 알았어요...”“바보 같은 녀석, 울지 마. 너한테 전할 말이 있어.”그 말에 심미연은 재빨리 눈물을 닦았다.“말씀하세요, 스승님!”진운혁은 곧장 문소영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마치 날이 선 칼 두 자루 같았다.“문 여사님, 저 기억하죠?”문소영은 놀라운 침착함으로 말했다.“아뇨. 누구신지 모르겠는데요.”“몇 년 전에 그쪽이 서연아를 죽이려고 사주한 그날, 제가 그 현장을 목격했었습니다.”
육현성이 입가를 만지며 말했다.“이진영, 네가 감히 나한테 주먹질을 날려? 내가 집에 가서 이다은 저년을 아주 제대로 혼쭐 내줄 거야. 이번엔 최소 몇 달은 못 일어날걸?”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하나같이 기고만장했다.“보아하니 육씨 가문이 요즘 꽤 살 만한가 보네. 감히 나 이건명의 딸을 건드려?”이건명이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육현성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감히 어디서 제멋대로 굴어!”그는 자신의 앞날을 위해 딸을 육씨 가문에 시집보냈었다. 그래도 육씨 가문은 4대 가문 중 하나인데 비록 육현성이 이다은을 사랑하진 않더라도 최소한의 예우는 할 줄 알았다.그래서 이다은이 이혼하겠다고 했을 땐 괜히 유난 떠는 줄 알았는데 방금 그 모든 생각이 송두리째 무너졌다. 이다은이 육씨 가문에서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이제야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이건명의 등장에 육현성은 순식간에 기세가 꺾였다. 아무리 육씨 가문이 돈 많고 배경 있는 집이라도 지금의 이건명을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었다.“아버님, 화내지 마세요. 이건 오해예요. 저는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육현성이 다급히 변명하려 들었다.“됐어. 변명은 필요 없어.”이건명이 이다은의 손을 꽉 잡았다.“다은아, 미안해. 아빠가 잘못했어. 너 이혼하고 싶으면 해. 내가 최고로 실력 좋은 변호사를 붙여줄게.”이다은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아빠가... 나를 이렇게 감싸준다고? 늘 냉정하기만 했던 사람이?’그때 어디선가 박수 소리가 들렸다.“정말 감동적인 부녀지간이네요. 좋은 아버지십니다, 정말.”이진영이 자신의 아버지를 조롱하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본 순간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그... 그쪽이 왜 여기 있어요?”강혁승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한 모금 빨아 연기를 뿜으며 웃었다.“나요? 부모 찾으러 왔죠.”이미 이진영이 그의 정체를 눈치챘기에 더 숨길 이유도 없었다. 오늘 이 자리에 이 사람들이 모두 모인 것도 하늘의 뜻이라 생각한 강혁승은 오늘 결판을 보려 했다.“너...
“문자를 보낸 건 그 여자가 아니라 나예요!”강혁승의 음울한 얼굴에 스며든 미소는 왠지 모르게 오싹했다.이건명의 시선이 그의 얼굴에 멈췄다. 얼굴에 난 깊은 흉터만 아니었다면 이건명 본인과도 놀랍도록 닮은 얼굴이었다.하지만 그의 아내가 낳은 자식은 이다은, 이진영 남매 둘뿐이었다. 그렇다면 이 남자는 누구란 말인가?“건명 씨는 여기 왜 왔어요? 어서 나가요!”문소영이 다급하게 외쳤고 목소리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왜 이렇게 쫓아내려고 안달이에요? 여기까지 왔는데 문제는 해결하고 가야죠.”강혁승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고 그의 눈빛엔 싸늘한 냉기가 서려 있었다.“왜 저 사람한테 문제를 해결하라고 해? 저 사람이랑은 아무 관련도 없어!”문소영은 이건명을 붙잡아 두고 싶지 않았다.심미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이 와중에도 이건명을 감싸려 하다니, 그래도 한때는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었나 보네.’“관련이 없다고요? 저 사람이 내 아버지인데?”강혁승은 조소를 띤 채 반문했다.“내가 저 사람이 수십 년 동안 도와준 일들을 전부 알고 있는데 한 번 읊어볼까요?”문소영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헛소리하지 마!”“입 다물지 못해!”이건명이 서늘한 눈빛으로 강혁승을 노려보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저 자식이 모든 걸 알고 있단 말이야?’심미연은 입술을 깨문 채 이건명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 방원호가 넘겨준 자료가 전부 사실이었던 것이다.하지만 이건명이 한 여자를 위해 불법까지 저질렀다는 건 예상 밖이었다. 진심으로 사랑해서였을까?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던 걸까?“심미연, 이리 와!”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심미연이 깜짝 놀라 돌아보니 깊고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그는 의식이 없었는데 분위기는 여전히 무게감이 있었다. 이런 것이 바로 한 회사를 이끄는 대표만의 카리스마와 아우라인가.“멍하니 있지 말고 어서 오라고.”강지한의 말에 심미연은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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