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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화

Author: 유승안
“할머니께서도 네가 활 대결에서 일등을 해서 선왕이 널 눈여겨보지 않을까 기대한 모양인데, 어휴….”

말을 마친 소윤은 한숨을 내쉬었다.

소은은 둘째언니의 이런 점이 싫었다. 잘난 척하고 누가 자신을 초월할까 봐 초조해 하고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지 않으면 기분 나빠하는 부류였다. 겉으로는 안쓰럽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아마 지금쯤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게 분명했다.

“작은 어머니는 요즘 뭐 하고 지내니?”

소윤이 물었다.

소은은 경계심부터 들었다. 평소대로라면 어머니에 대해 관심도 없던 소윤이었다. 이렇게 얘기를 꺼냈다는 건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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