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동양풍 #피폐물 #고수위 #삼각관계 #황제공 #조련남 #계략남 #순진녀 #절륜녀 단 사흘. 황제의 발목을 잡으려던 그 짧은 시간은 제국의 역사를 뒤바꿀 지독한 집착의 시작이 된다. “내 씨를 받아내겠다던 그 당돌한 입술로, 이제는 목숨을 구걸해 보거라.” 피를 뿌려서라도 미옥을 제 곁에 묶어두려는 오만한 포식자, 황제 연호. “너를 빚은 것은 나다. 그러니 네 영혼의 마지막 조각까지 내 것이어야지.” 미옥을 황좌에 앉혀 제국을 손에 넣으려는 잔혹한 설계자, 주인 하륜. 두 남자가 감춰두었던 발톱을 드러내며 서로의 목을 겨누는 사이, 미옥의 뱃속에는 주인을 알 수 없는 핏줄이 자라나기 시작하는데……. 그 아이의 아비가 밝혀지는 순간, 제국은 가장 잔혹하고도 뜨거운 불길에 휩싸인다.
View More조운선은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황급히 이마를 바닥을 향해 조아렸다. 귀비가 던져준 동아줄인 줄 알았더니, 저 아름답고 잔혹한 사내의 손아귀에 쥐어진 장기말이었음을 온몸으로 깨닫는 순간이었다."앉아라."고저 없는 하륜의 음성이 텅 빈 집무실을 울렸다. 두 사람은 감히 등받이에 기대지도 못한 채, 조심스럽게 의자 끝에만 간신히 엉덩이를 걸쳤다."너희가 어떻게 그 자리에 앉게 되었는지는 스스로 잘 알고 있겠지.""여, 여부가 있겠습니까! 대감께서 길을 열어주시지 않았다면…….""말뿐인 충성 맹세는 접어두지."하
푸른 새벽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 궐내에 마련된 하륜의 집무실.차갑고 서늘한 공기 위로 무거운 묵향만이 맴돌고 있었다. 하륜은 이미 흠잡을 데 없이 단정한 자세로 앉아 아침 정무(政務)를 위한 서책을 넘기고 있었다.이내 조용히 문이 열리고, 밤새 연화당의 동태를 주시하고 온 차 상시가 들어와 그의 허리를 숙였다.“연모 합니다.”사락.규칙적으로 넘어가던 서책의 종이장이 미세하게 구겨지며 멈춰 섰다.“어젯밤 귀비 마마께서 폐하께 한 말입니다.”하륜의 짙은 눈썹이 아주 느리게 꿈틀거렸다."연모라."낮게 읊조리는
자신은 철저히 기만하고 있는데, 이토록 맹목적으로 나를 사랑하고 부서질까 애지중지하는 사내라니.미옥의 가슴 깊은 곳에서 끔찍한 배덕감과 함께, 연호에 대한 짙은 미안함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불쌍한 분.'이것은 당신의 순애에 대한 나의 아주 작은 사죄.미옥은 눈을 질끈 감은 채, 제 위에서 헐떡이는 연호의 단단한 목을 으스러질 듯 꽉 끌어안았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아래가 연호의 거대한 양물을 끊어질 듯 강하게 조여 물었다."크윽……! 아!"갑작스러운 옥죔에 연호의 굵은 목핏대가 터질 듯 솟아올랐다."하아, 더는…… 못
미옥은 잘게 떨리는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쾌락을 구걸해야 하는 애간장 타는 갈증 속에서, 문득 기묘한 죄책감이 그녀의 가슴 한구석을 서늘하게 찔러왔다.자신은 이 사내를 온전히 이용하고 기만할 뿐인데. 그는 오직 자신만을 이토록 맹목적으로 갈구하고 있지 않은가.그 알량한 죄책감을 덜어내기 위함이었을까.아니면 통제의 고삐를 쥔 그를 역으로 틀어쥐고 완벽하게 옭아매기 위한 간교한 유혹이었을까.미옥의 커다란 눈망울에서 결국 투명한 눈물방울이 툭 떨어져 내렸다."흐윽, 폐하……."미옥은 결박된 두 손목을 바르르 떨며, 물기에 젖
취명향 덕에 어깨의 고통은 둔감해졌지만, 이따금 머리를 찌르는 통증에 절로 눈살이 찡그려졌다. 다시 하륜을 부르려는 찰나, 문이 벌컥 열리며 미옥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이것 좀 보세요!”미옥은 품 안에 가득 찬 이름 모를 풀들을 한 움큼 들고 다가와 연호의 앞에 툭 내려놓았다.“……이게 뭐지?”연호의 미간이 깊게 패였다. 길쭉한 이파리에서는 모과처럼 상큼하면서도 박하처럼 매운 향이 훅 끼쳤다. 피와 취명향에 절여진 방 안의 공기를 뚫고 들어오는 생경한 냄새였다.“이름은 모릅니다. 하지만 천자님의 두통을 낫게 해줄 겁니다
'주인님을 놈이라고 부르다니 필시 높으신 분이구나.'미옥은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남자가 어느 정도의 신분일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시, 신선님입니까?”잔뜩 겁에 질린 목소리에 남자가 낮은 웃음을 터트렸다.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은 흑발 사이로, 갈증에 젖은 눈동자가 번뜩였다.“신선이라…… 하긴, 이 향에 취하면 이곳이 극락인지 지옥인지 분간이 안 가긴 하지. 가까이 와서 확인해 보거라. 내가 신선인지, 아니면 너를 잡아먹을 괴물인지.”미옥은 침을 꿀꺽 삼키고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었다. 발이 어찌나 무겁게 느껴지는
“으아, 이 한겨울에 빨래 담당이라니! 세수도 하기 싫은 날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원래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잖아!”동기의 칭얼거림이 차가운 냇가에 울려 퍼졌다. 미옥은 대꾸 대신 얼음장 같은 물에 방망이질을 해댔다.“입 말고 몸을 움직여. 그럼 좀 덜 추울 테니까.” “그러지 말고, 미옥아.”콧소리 섞인 목소리에 미옥이 경계 서린 눈초리로 고개를 돌렸다.“또 뭔 소리를 하려고?” “노 씨한테 가서 뜨거운 물 좀 달라고 해봐. 네가 부탁하면 물이 뭐야, 빨래도 대신 해줄걸?”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말고 방망이질이나
눈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이 쏟아졌다.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 백색의 지옥이었다.북방의 잔혹한 겨울바람이 여인의 비단 옷자락을 무자비하게 파고들었다. 겹겹이 껴입은 비단옷이 종잇장처럼 얇게 느껴질 정도의 혹한이었다. 드러난 살결은 이미 감각이 마비된 지 오래였고, 눈꺼풀 위로 내려앉은 서리는 속눈썹을 무겁게 짓눌렀다.하지만 미옥은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손끝에서부터 전해지는 금속의 소름 끼치는 서늘함, 그리고 그 칼끝에 매달린 누군가의 지독하게 뜨거운 생명력 때문이었다. 자신의 손을 타고 흐르는 액체는 차가운 대기와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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