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동양풍 #피폐물 #고수위 #삼각관계 #황제공 #조련남 #계략남 #순진녀 #절륜녀 단 사흘. 황제의 발목을 잡으려던 그 짧은 시간은 제국의 역사를 뒤바꿀 지독한 집착의 시작이 된다. “내 씨를 받아내겠다던 그 당돌한 입술로, 이제는 목숨을 구걸해 보거라.” 피를 뿌려서라도 미옥을 제 곁에 묶어두려는 오만한 포식자, 황제 연호. “너를 빚은 것은 나다. 그러니 네 영혼의 마지막 조각까지 내 것이어야지.” 미옥을 황좌에 앉혀 제국을 손에 넣으려는 잔혹한 설계자, 주인 하륜. 두 남자가 감춰두었던 발톱을 드러내며 서로의 목을 겨누는 사이, 미옥의 뱃속에는 주인을 알 수 없는 핏줄이 자라나기 시작하는데……. 그 아이의 아비가 밝혀지는 순간, 제국은 가장 잔혹하고도 뜨거운 불길에 휩싸인다.
View More[특별 외전]두꺼운 벨벳 로프 앞, 검은 정장을 입은 가드들이 암호화된 프라이빗 인비테이션을 일일이 스캔하고 있었다. 초대가 없으면 입구의 대리석조차 밟을 수 없는 완벽한 통제였다.겹겹의 보안을 거쳐 묵직한 방음문이 열리자, 바깥의 소음과는 철저히 단절된 우아한 밀실이 펼쳐졌다. 발소리조차 먹어 치우는 짙은 카펫 위로, 대한민국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정재계 인사들이 샴페인 잔을 쥔 채 거대한 캔버스를 응시하고 있었다.대한민국 현대미술계의 거장, 차연호의 비공개 신작 전시였다."차 작가."굴지 재벌가의 최 전무가 태블릿
15년.그 지독한 고독의 시간을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맹세였다."그러니 먼저 가 있어. 내 핏빛 업보를 다 씻어내는 날, 가장 깨끗하고 온전한 남자가 되어 기어이 널 다시 찾아갈 테니까."하륜의 숭고하고도 시린 맹세를 뒤로한 채, 미옥은 마침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다...자욱한 안개가 깔린 삼도천의 나루터.일렁이는 검은 물결 위로, 이승의 기억을 지우고 다음 생으로 인도할 낡은 나룻배 한 척이 고요히 흔들리고 있었다.미옥이 뱃머리에 조심스레 발을 내딛으려던 찰나였다.안개 속에 가려져 있던 배의 안쪽에서 누군가
[에필로그 : 삼도천의 기다림]무겁게 내려앉은 잿빛 안개. 발목을 적시는 검푸른 강물. 그리고 강둑을 따라 핏빛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피안화(彼岸花).망자들이 생의 기억과 업보를 씻어내는 강, 삼도천(三途川)이었다.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제국의 핏빛 역사를 종식시키고 가장 찬란한 태평성대를 이룩한 철혈의 여제 미옥은, 마침내 백발이 성성한 노구가 되어 고요히 숨을 거두었다.무거웠던 흑의(黑衣)도, 숨 막히는 황좌의 무게도 훌훌 벗어던진 채 영혼이 되어 다다른 강기슭.자욱한 안개 너머로 익숙한 실루엣이 꼿꼿하게 서 있었다
연호는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애써 꼿꼿하게 세우려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제 옆에 선 아름답고 거대한 여제를 향해, 마지막 애원을 뱉어냈다."그러니 다음 생에는……."마지막 숨을 쥐어짜 내는 그의 목소리가 지독하게 애달프고 다정했다."이리 무겁고 끔찍한 천하 따위는 쥐지 말고…… 피비린내 나는 황제와 비루한 노비가 아니라, 그저 온전하고 평범한 부부의 연(緣)으로 내게 오라."다음 생에서만큼은 너의 진짜 지아비가 되고 싶다는 서글픈 고백이었다."사랑하는 나의 비(妃)여. 이제 그만…… 이 지독한 의심의 지옥에서 나를
“으아, 이 한겨울에 빨래 담당이라니! 세수도 하기 싫은 날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원래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잖아!”동기의 칭얼거림이 차가운 냇가에 울려 퍼졌다. 미옥은 대꾸 대신 얼음장 같은 물에 방망이질을 해댔다.“입 말고 몸을 움직여. 그럼 좀 덜 추울 테니까.” “그러지 말고, 미옥아.”콧소리 섞인 목소리에 미옥이 경계 서린 눈초리로 고개를 돌렸다.“또 뭔 소리를 하려고?” “노 씨한테 가서 뜨거운 물 좀 달라고 해봐. 네가 부탁하면 물이 뭐야, 빨래도 대신 해줄걸?”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말고 방망이질이나
눈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이 쏟아졌다.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 백색의 지옥이었다.북방의 잔혹한 겨울바람이 여인의 비단 옷자락을 무자비하게 파고들었다. 겹겹이 껴입은 비단옷이 종잇장처럼 얇게 느껴질 정도의 혹한이었다. 드러난 살결은 이미 감각이 마비된 지 오래였고, 눈꺼풀 위로 내려앉은 서리는 속눈썹을 무겁게 짓눌렀다.하지만 미옥은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손끝에서부터 전해지는 금속의 소름 끼치는 서늘함, 그리고 그 칼끝에 매달린 누군가의 지독하게 뜨거운 생명력 때문이었다. 자신의 손을 타고 흐르는 액체는 차가운 대기와 만나
“옷을 지을 줄 아나?”“바느질은 꽤 합니다만, 천자님의 마음에 들만한 옷을 지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꿈도 야무지구나. 누가 너 같은 것이 만든 옷을 입고 싶다더냐. 버리기 아까운 이불이니 홑청으로 옷이나 한 벌 지어보아라.”“이 귀한 비단 이불을 버린다고요? 차라리 빨아서 쓰심이.”“내 심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거늘!”화들짝 놀란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한번은 그냥 넘어가나, 앞으로 내 말에 어떤 토도 달지 말아라.”“저…, 그러면 누구의 옷으로 할까요?”“그런 것까지 알려주랴? 그냥 네 마음대로 해
'주인님을 놈이라고 부르다니 필시 높으신 분이구나.'미옥은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남자가 어느 정도의 신분일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시, 신선님입니까?”잔뜩 겁에 질린 목소리에 남자가 낮은 웃음을 터트렸다.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은 흑발 사이로, 갈증에 젖은 눈동자가 번뜩였다.“신선이라…… 하긴, 이 향에 취하면 이곳이 극락인지 지옥인지 분간이 안 가긴 하지. 가까이 와서 확인해 보거라. 내가 신선인지, 아니면 너를 잡아먹을 괴물인지.”미옥은 침을 꿀꺽 삼키고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었다. 발이 어찌나 무겁게 느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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