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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이만 돌아가주세요. 지금 제가 빨리 처리해야할 일이 있어서요…”

예천우는 서둘러 임강을 문 밖으로 밀어내고는 문을 닫아버렸다.

임강은 어리둥절했다.

왠지 자신이 예천우에게 놀아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임강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후, 방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조리 유은수에게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들은 유은수는 당장이라도 예천우를 찾아가 따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음날 점심, 예천우는 밥을 먹기 위해 거실로 내려왔다. 거실에서는 임강과 유은수 부부가 웬 처음보는 젊은 청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진정하세요. 그 놈은 그냥 시골에서 온 촌놈일 뿐이에요. 제가 한번 날 잡고 그 놈이 더 이상 기어오르지 못하게 그 놈의 콧대를 확 꺾어버릴 게요. 제가 그 놈을 어떻게 혼내는지 지켜보기만 하세요.”

“응, 선호야, 그럼, 엄마 아빠는 너만 믿을게.” 임강이 말했다.

“여보, 걱정하지 마. 우리 아들이 어떤 아들인데… 저런 촌놈 하나 혼내주는 건 식은 죽 먹기지…” 유은수가 말했다.

“맞아요. 저런 촌 놈은 저 혼자서 충분히 처리할 수 있어요.” 임선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마침 나타났네...” 유은수가 말했다.

임선호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이어서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얼굴을 잔뜩 치켜세운 채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야 이 자식아, 우리 누나한테 들러붙는다는 촌놈이 바로 너야?”

예천우는 일찍이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맞아. 난 네 누나의 남편이니, 매형이라고 부르면 되겠네!” 예천우가 말했다.

“뭐라고? 매형? 네까짓 게 내 매형이라고?” 임선호는 경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충고하는데, 당장 이 집에서 나가. 만약 이래도 나가지 않는다면, 난 네 두 다리를 부러뜨려 버릴거야.”

“네가?” 예천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지금 내 앞에서 코웃음을 친 거야? 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나본데. 나 임선호는 천해 시의 소문난 폭군이야. 내가 어떤 형님들 알고 있는지 모르지?” 임선호는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

그의 뻔뻔한 태도에 임선호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순간, 그는 엄청난 모욕감이 들었다. “어쩌라고? 너, 미쳤니? 나 임선호의 말 한마디면, 너 같은 걸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 알아?”

“선호야, 너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이때, 임 씨 할아버지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실의 소란소리를 듣고, 임완유도 황급히 2층 방에서 내려왔다.

“천우는 네 매형이야. 그러니, 앞으로 매형한테 깍듯하게 대하도록 하렴. 알겠니?” 임 씨 할아버지가 말했다.

“할아버지...” 임선호는 억울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왜, 내 말이 말 같지 않니?” 임 씨 할아버지는 눈썹을 한껏 치켜세운 채 임선호를 바라보았다.

“매… 매형…” 임선호는 하는 수없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예천우도 임선호의 태도가 마음에 든 듯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에 비해, 임선호는 아주 화가 치밀어 올라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임완유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는 듯 그저 묵묵히 지켜 보기만 하였다.

바로 그때, 대문 앞에서 소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사람이 우르르 몰려와 임 씨 가문 저택을 들이닥쳤다.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크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임선호는 가뜩이나 마음 속 가득 쌓인 화를 풀 길이 없었는데, 대문이 모두 부서진 걸 보자 분노하며 소리쳤다.

“감히! 누구야! 감히 누가 임씨 가문의 대문을 부숴!”

“누구긴 누구야! 바로 나지!”

이때, 포악하고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서 웬 덩치 큰 남자가 대문 밖에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그 남자의 정체를 확인한 임선호는 그만 안색이 크게 어두워지고 말았다.

“아, 아니…”

그는 분명 예전에 한번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설마… 흑룡회 4대 당주 장진관?’

흑룡회의 4대 당주 중 한 사람인 장진관은 천해 시에서 악명이 자자했다.

그리고 이어서 얼굴에 흉터가 가득한 사내들이 그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임 씨 할아버지도 장진관을 알아본 듯 안색이 살짝 어두워지고 말았다. “진관 님, 우리 임씨 집안에 무슨 볼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임씨 잡안의 사람이라는 자가 감히 겁도 없이 나 장진관의 여자를 빼앗았어!”

“참, 겁도 없지… 쯧.” 장진관이 소리쳤다.

그 말을 들은 임 씨 할아버지는 안색이 더욱 어두워지고 말았다.

“진관 님, 농담하지 마세요. 죽음이 두렵지 않고서야, 어찌 진관 님의 여자를 건드릴 수 있다는 말입니까? 아무래도 진관 님께서 오해를 하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오해?”

장진관은 차갑게 코웃음 치며 말했다.

“당신의 그 망할 손자한테 물어봐, 오해인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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