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사소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 양체은 몸의 한기가 보통이 아니어서 적지 않은 힘을 썼다.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양대복도 격동하여 소리쳤다.“예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자기 딸의 상황을 매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명의들이 속수무책으로 있었던 문제를 용왕은 쉽게 해결했다.“예 신의의 의술은 정말 놀랍습니다.”“방금 이 늙은이가 눈이 멀어서 이렇게 귀한 분을 알아보지 못했네요. 양해해 주세요.”이 신의도 놀라서 지켜보다가, 이어서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습니다!”예천우도 이 신의를 인정하는 듯 예의를 차려 말했다.“그럼, 저를 제자로 받아들여 줄 수 있으실까요? 제가 의술을 잘 닦을 수 있도록 저를 제자로 받아들여 주십시오.”이 신의는 흥분한 목소리로 허리를 굽혀 부탁했다.당장이라도 그를 스승으로 모시고 싶었다.양운철은 멍하니 그 상황을 지켜봤다. 이 신의는 중의학계에서도 손꼽히고, 명성과 지위가 높은 신의인데, 지금 이 젊은이를 스승으로 모시겠다니.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그럴 시간이 없습니다.”이 신의는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끈질기게 말했다.“그럼, 카톡이라도 추가할 수 있을까요?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 제가 물어볼 수 있게요.”양운철은 완전히 멍해졌다. 심지어 방금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잊어버릴 정도였다.예천우가 이 신의를 상대하려 하지 않는 걸 보고 양대복은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양운철, 너 이 개자식! 거기 서서 뭐 해! 선생님께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양운철은 머리가 하얘졌다.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자신을 끔찍이 아끼셨는데, 지금 이 어린 애송이에게 무릎을 꿇으라니.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앞으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란 말인가!“왜, 내 말이 말 같지 않냐?”“아니면 네가 양씨 집안에서 나갈래?”양대복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 질렀다.자신도 용왕님께 공손히 대하는데, 그런 큰 잘못을 저질러
식사를 마친 후, 양대복은 예천우를 천궐 1호 별장까지 바래다주었다. 그런 뒤, 그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선물을 꺼내 예천우에게 공손하게 건네 주었다.이신의는 예천우가 떠나는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며 매우 아쉬워했다.마음 같아서 그는 예천우의 집에 함께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이 집은 언제 봐도 참 아름다워…난 언제쯤 이런 근사한 별장을 가질 수 있을까.”같은 시각, 천궐의 산장을 걷고 있던 소정이 부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 정도 가격의 집은 지금도 살 수 있어. 저기 산 중턱에 있는 천궐 1호 별장이야말로 우리가 평생 돈을 모아도 사지 못할 거야…”옆에 있던 유걸이 말했다.“천궐 1호 별장이 얼마나 비싸길래, 너희 유 씨 가문도 사지 못하는 거야?”“우리 가문 재산을 통 틀어도 구매할 수 없을 거야.”유걸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천궐 1호 별장은 대가족 세력조차 마음대로 구매할 수 없는 저택이다. 간단히 말해서, 천궐 1호 별장은 그야말로 신의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살 수 있는 곳이었다.“진짜? 너희 집안도 살 수 없다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부자인 걸까? 그 곳에 사는 사람을 한번 쯤은 만나보고 싶다…” 소정은 부러운 기색이 역력하였다.“꿈도 꾸지 마. 넌 평생 그런 사람을 만날 기회조차 없을 테니깐.”“하긴!” 소정이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어? 저 차는 양 회장님 차 아니야?”“응, 맞아. 듣기로는 양 회장님도 천궐 1호 별장에 살고 있대.”“근데, 잠시만… 방금 양 회장님 차에서 예천우가 내린 것 같아… 심지어 조수석에서 말이야!” “그 촌 놈 말하는 거야?”유걸은 즉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농담하지 마. 그런 촌놈이 무슨 수로 양 회장님 차에 탈 수 있겠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하긴, 그럴 리가 없지.” 소정도 유걸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천궐 산장은 빌라촌의 이름이다. 안에 많은 별장이 있었다. 매 채 가격이 최소 200억에
“완유야, 너 갑자기 얼굴이 왜 빨개지는 거야? 설마, 할아버지께서 나와 같이 한방에서 지내라고 한 거야?”예천우는 방금 할아버지와의 전화를 곱씹어보며 생각하였다.“비…비슷해.”임완유는 부끄러운 듯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러자 예천우가 즉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네 몸이 설마 2000만 원의 가치밖에 안 돼?”“무슨 헛소리야!”임완유는 얼굴이 더욱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네가 승낙한다고 해도, 난 그럴 생각 없으니 걱정하지 마. 근데, 정말 거절하면 그 돈 받을 수 있는 거야?.”“그럼, 좋아.”예천우가 대답했다.“정말?” 임완유는 예상치 못한 예천우의 대답에 크게 당황하였다.“음, 근데 2000만 원은 좀 부족한 거 같고, 2억 줘.”‘뻔뻔한 놈…역시 촌에서 온 티가 나.’ 임완유는 속으로는 그를 욕했지만, 그와의 동침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그래.”그녀는 곧바로 주머니에서 2억이 적힌 수표 한 장을 꺼내 예천우에게 주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임완유의 부모님을 마주할 수 있었다.유은수는 예천우가 들어오는 걸 보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예천우, 내가 경고하는데, 그 헛된 망상을 접는 게 좋을 거야. 임씨 가문은 너 같은 촌놈이 넘볼 수 있는 게 아니야. 특히 내 딸은, 너처럼 쓰레기 같은 놈이랑 같은 레벨이 아니라고!”임완유도 엄마의 입장을 지지하긴 했지만, 지금 엄마가 하는 말을 들으려니 왠지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하지만 이것 또한 그를 물러나게 할 방법이라 생각했다.임강도 한마디 했다.“그래. 예천우, 주제 파악 좀 해. 영감이 아무리 널 감싸고 돈대도, 난 얼마든지 널 이 집에서 쫓아낼 수 있어.”예천우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이때, 방 안에 있던 임 씨 할아버지가 거실로 나오며 입을 열었다.“천우야, 왔니? 어젯밤 일은 미안하게 됐다. 다 내가 얘를 잘못 가르쳐서 그래… 널 밖
예상치 못한 임 씨 할아버지의 제안에 임완유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하지만, 바로 그때 예천우가 이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할아버지의 마음만 받을게요. 전 당분간 회사에 출근하고 싶지 않습니다.”유은수는 한시를 참지 못하고 곧바로 예천우를 비꼬기 시작하였다. “출근하기 싫다고? 그럼, 집에 누워서 공짜로 먹고 자겠다는 거야 뭐야?”“그건 아니고요, 전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 예천우가 담담히 말했다.‘뭐? 돈이 부족하지 않다고?’‘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우리 집에 얹혀살아?’‘게다가 산에서 막 내려온 촌놈이, 무슨 돈이 있다고!’그러나, 유은수의 반응과는 다르게 임강은 예천우의 거절이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그는 곧바로 유은수의 팔을 황급히 잡으며, 그녀를 제지하였다.그는 예천우를 지지하기 위해서 그녀를 제지한 것이 아니다. 그는 그저 이런 촌놈이 딸과 함께 출근을 하게 된다면, 딸의 명성을 망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였다.유은수는 곧바로 그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순간, 임완유는 방금 말한 그 2억이 생각났다. 그런 뒤 그녀는 곧바로 경멸하는 눈빛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이 얍삽한 자식, 내가 준 2억으로 마음대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보지?’그러나, 이들의 반응과는 다르게 임 씨 할아버지는 진심으로 그의 의견을 존중해주었다.“그래. 산에서 내려온 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우선 도시의 삶에 적응하는 것이 먼저겠구나. 내가 너무 성급했어.” 임 씨 할아버지가 말했다. “참, 완유야, 용등상회에 가입하는 일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니?” 임 씨 할아버지는 고개를 돌려 임완유를 바라보았다.“운이 좋게도 이번에 저희 집안은 용등 상회 가입 예정명단에 들어갔어요. 하지만, 이번에 양 회장님께서 단 세 가정만 용등 상회에 들이겠다고 발표하시면서, 저희 가문이 용등 상회에 가입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지고 말았어요.그래서 우선 유걸한테 곧 열릴 용등 상회 만찬회 티켓을 구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임완유가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이만 돌아가주세요. 지금 제가 빨리 처리해야할 일이 있어서요…”예천우는 서둘러 임강을 문 밖으로 밀어내고는 문을 닫아버렸다.임강은 어리둥절했다.왠지 자신이 예천우에게 놀아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렇게 임강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후, 방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조리 유은수에게 말해주었다.그 말을 들은 유은수는 당장이라도 예천우를 찾아가 따지고 싶은 심정이었다!다음날 점심, 예천우는 밥을 먹기 위해 거실로 내려왔다. 거실에서는 임강과 유은수 부부가 웬 처음보는 젊은 청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아버지, 어머니, 진정하세요. 그 놈은 그냥 시골에서 온 촌놈일 뿐이에요. 제가 한번 날 잡고 그 놈이 더 이상 기어오르지 못하게 그 놈의 콧대를 확 꺾어버릴 게요. 제가 그 놈을 어떻게 혼내는지 지켜보기만 하세요.”“응, 선호야, 그럼, 엄마 아빠는 너만 믿을게.” 임강이 말했다.“여보, 걱정하지 마. 우리 아들이 어떤 아들인데… 저런 촌놈 하나 혼내주는 건 식은 죽 먹기지…” 유은수가 말했다.“맞아요. 저런 촌 놈은 저 혼자서 충분히 처리할 수 있어요.” 임선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마침 나타났네...” 유은수가 말했다.임선호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이어서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얼굴을 잔뜩 치켜세운 채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야 이 자식아, 우리 누나한테 들러붙는다는 촌놈이 바로 너야?”예천우는 일찍이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맞아. 난 네 누나의 남편이니, 매형이라고 부르면 되겠네!” 예천우가 말했다.“뭐라고? 매형? 네까짓 게 내 매형이라고?” 임선호는 경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충고하는데, 당장 이 집에서 나가. 만약 이래도 나가지 않는다면, 난 네 두 다리를 부러뜨려 버릴거야.”“네가?” 예천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지금 내 앞에서 코웃음을 친 거야? 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나본데. 나 임선호
임 씨 할아버지는 낯빛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말았다. 그는 자기 손자의 덕성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임선호를 바라보았다..임선호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말을 더듬거리며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하였다..“저, 전 정말 몰랐어요. 그 여자가 진관 님의 여자인 줄은 더더욱 몰랐고요...”“너… 이 망할 자식!”임 씨 할아버지는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곧바로 그의 따귀를 세게 때렸다.뒤에 있던 임강과 유은수 역시 얼굴이 창백해지고 말았다. 그들은 지금껏 장진관을 직접적으로 만난 적은 없었지만, 그의 소문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그렇기에 두 사람은 더욱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장진관은 천해 시의 폭군 중의 폭군으로 유명하였다.임 씨 할아버지는 어쨌든 자기 손자의 일이니, 그냥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어떻게든 이 일을 수습해야겠다고 생각했다..임 씨 할아버지는 침착한 표정으로 차분히 말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진관 님, 이번엔 제 손자가 진관 님께 크게 실수를 했나보네요… 다 제가 가정교육을 잘 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어요… 부디 이번 일은 너그럽게 봐주시고, 제 손자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세요…”.“이후 제가 반드시 제 손자 놈을 잘 교육시켜 놓겠습니다…”“그리고, 사죄의 의미로 진관 님께 합의금을 챙겨드리겠습니다… 금액은 결코 섭섭하지 않으실 거예요…” 임 씨 할아버지가 말했다.“합의금? 좋아. 영감 얼굴을 봐서 내가 특별히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지. 하지만, 합의금으로는 적어도 200억원은 준비해야 할 거야.”“네? 200억원이요?”임 씨 할아버지는 순간 자신의 두 귀를 의심하였다. 임씨 가문의 전체 자산은 대략 2000억원 정도이다. 지금 같이 어려운 시기에 전체 자산의 10분의 1이되는 금액을 현금으로 내놓는다면 자금 부족으로 회사가 큰 피해를 입게 될 수도 있다. “왜, 싫어? 싫으면 임선호는 내가 데려가는 걸로 하지.”장진관
장진관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이내 곧 상대가 예천우라는 것을 확인한 그는 금세 꼬리를 내렸다.‘아니…이…이 사람은 회장님이 나에게 여러 번 당부하신 공포의 존재가 아닌가?’그는 비록 예천우의 정체를 잘 알지 못하였지만, 어젯밤 네 명의 당주가 모인 자리에서 양 회장이 특별히 언급했던 자라는 것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양 회장은 네 명의 당주 앞에서 여러 번 예천우를 언급하며 그의 공포스러운 존재를 거듭 강조하였다.만약 이 자에게 미움을 사게 된다면, 그는 양 회장의 손에 죽게 될 지도 모른다……“할아버지, 저희 왔어요.”바로 이때 두 명의 젊은 귀공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 두 사람은 생김새가 훤칠하고, 귀티가 흐르는 것이 단번에 부잣집 자제들임을 알 수 있었다.이 두 사람 중 한 명은 유 씨 어르신의 손자인 유걸이다.유걸은 천해 시의 대가족 세력 중 하나인 유 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이다. 천하의 유 씨 가문이라면 이번 일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유걸아, 왔구나. 어서 들어오렴.” 이어서 장진관은 양 회장의 말을 잊지 않고, 공손하게 예천우의 방향으로 허리를 숙인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임 선생님, 이렇게 귀중한 분이 집에 계시니, 더 이상 제 도움은 필요 없을 것 같군요…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이 말을 끝으로 장진관은 의기소침하게 뒤로 물러났다.그 말을 들은 임 씨 가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임 씨 가문에 귀중한 분이?대체 그 귀중한 손님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잠깐, 장진관은 방금 전 예천우를 바라보며 예의를 갖추었다. 설마 장진관이 말하는 귀중한 분이 예천우를 말하는 것인가!가족들은 모두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장 선생님을 알아?” 임완유가 물었다.“아니, 몰라.”예천우가 말했다.“오…” 그렇다. 예천우가 장진관을 모르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하지만, 날 보고 도망친 건 확실한 것 같아.”예천우가
“지금 누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는 말이야? 내가 보기에는 네가 지금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임완유는 더 이상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예천우의 뻔뻔함은 그녀의 인내심을 바닥나게 하였다…“내가 이미 몇 번이나 경고하지 않았니? 허풍 떨지 말라고.그러니, 제발 조용 좀 해!”“유걸 씨 좀 본받아! 유걸 씨는 예의도 바른 데다가, 줄곧 우리 가문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서서 도와주셨어. 남의 공을 가로채는 건 옳지 않아! 이젠 남의 공을 가로채려는 것도 모자라, 헐뜯기까지 하다니…정말 내가 너 때문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어!”“맞아, 예천우. 능력도 없으면서, 허풍 좀 그만 떨어. 한번만 더 집에서 소란을 피우면, 확 쫓아낼 줄 알아!”임강도 맞장구를 치며 소리쳤다.“다들 그만하세요. 천우 동생은 시골에서 왔으니, 세상 물정을 잘 모를 법도 하죠. 뭐, 잘 나가는 제가 부러웠을 수도 있고요.” 유걸은 뻔뻔하게 미소를 지으며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 더욱 고개를 숙여야 하는 법이지. 이게 세상의 도리야!” 임완유가 소리쳤다.예천우는 가족들과 유걸의 말이 언짢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들의 이어지는 비난에 예천우는 더 이상 말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였는지 입을 굳게 닫았다. “천우야, 사람이 자고로 능력이 없다면, 허풍도 떨어선 안 되는 법이야…”임 씨 할아버지도 예천우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유걸에게 눈을 돌렸다. “참, 걸아…이번 일은 정말 고맙구나…정말 어떻게 보답을 해야 될 지 모르겠어.”“어르신, 괜찮습니다. 보답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예요…” 유걸이 말했다.임 씨 할아버지은 유걸의 겸손함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완유의 짝은 이런 겸손하고, 능력있는 사람이었어야 해…’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예천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유걸은 서둘러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참, 여러분! 여러분들께 가져온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요.”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도민현은 처음에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이 피곤해서 착각한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그의 기억력도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 한 번 마주한 적이 있을 뿐인데도 용왕님의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다시 본다고 해도 절대 헷갈릴 리 없었다.더구나 지금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고 그는 곧 확신에 찼다.‘틀림없어. 저분은... 용왕님이야!’순간 그의 얼굴에는 흥분이 스치듯 지나갔다. 용문 사람들에게 있어 용왕이란 존재는 신비롭고도 절대적인 인물이었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설과 같은 존재였다.예천우도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조용히 말했다.“음식은 두고 가세요. 경찰은 부르지 말고요. 꼭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면 식당 대표한테 말하시면 돼요.”“네. 알겠습니다...”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룸을 예약한 손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이상해도 그녀는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이 식당 자체가 천상 그룹 소속이었고 예천우는 그 천상 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였다.그때 도민현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서 서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용왕님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도민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용왕님!”‘용왕?’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분명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예천우의 태도와 지금 들어온 도민현의 모습을 보면 그 호칭이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았다.조신우 역시 당황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용왕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천우는 도민현을 보고 가볍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
조신우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고 예천우가 한 번만 더 손을 쓰면 그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며 이를 갈듯 외쳤다.“죽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어!”그러자 예천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번엔 네 팔 하나쯤 부숴줘야겠네.”말이 끝나자마자 예천우는 주저 없이 발을 옮겨 조신우의 팔 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그러고는 단 한 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발을 내리찍었다.“으악!”이번엔 조신우의 비명이 더욱 뼈를 깎는 듯했고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모두가 혼비백산했다.“안 돼. 그만둬!”이재동이 다급히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이신향을 향해 소리쳤다.“신향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말려.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하지만 이신향은 아무런 반응 없이 차갑게 말했다.“왜요? 자기가 그렇게 잘난 척하다가 스스로 자초한 거잖아요. 내가 왜 말려요? 천우 씨는 지금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내 딸이 이렇게 멍청했던 거야?”이재동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번엔 정말 끝이야... 이번엔 진짜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어!”한지연 역시 표정이 창백했지만 그 와중에 오히려 이선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죽으면 죽죠! 난 더는 저딴 조신우한테 굽히고 살기 싫어요. 누나, 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진짜 일이 터지면 저 혼자 감당할게요.”“감당은 무슨 감당이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봤잖아. 넌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이재동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고 그 시선은 다시 이신향에게 향했다.“신향아,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네가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그러고는 예천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그리고 너, 예천우!
“웃기고 있네.”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예천우를 비웃었다.“너 같은 쓰레기가 뭘 할 수 있겠어? 믿을 수 없으면 한번 해보든가.”예천우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이 멍청이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르네. 이젠 말로 안 통하겠군.’ 그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좋아. 네가 원한 거니까 제대로 맛 좀 보여줄게.”조신우는 속으로 살짝 기뻤다. ‘드디어 이 찌질이가 덤벼오네. 이놈 입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망신당했는데... 지금부터 그 수모를 전부 갚아줄 거야.’조신우는 예전에 자기 돈으로 무술 사부님을 몇 명을 고용해 몇 가지 동작을 배운 적이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수련은 아니었고 훈련도 게을리해 실전 경험이라곤 없었지만 일반인 두셋쯤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일대일이야. 그러니 누구도 우리를 말려서는 안 돼. 무릎 꿇고 빌기 전까진 끝이 아니야.”조신우는 허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예천우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어차피 저 녀석이 알아서 죽겠다는 건데 우리가 말려봤자 괜히 조 도련님만 더 화나게 하겠지...’조신우는 예천우가 정말로 나서는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그래. 이걸로 다시 내 체면을 회복하면 되겠지.’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짝!”예천우가 한 발 앞으로 다가서자마자 그대로 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너 이 자식... 비겁하게 기습하는 거야.”조신우는 얼굴을 싸쥐며 소리쳤지만 다음 순간 또 한 번의 따귀가 날아들었다.“짝!”이번엔 정면이었다.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엔 기습 아니니까 할 말 없겠지?”조신우는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조금 전 따귀는 정말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내가 더 빠르고 강한데... 저 자식은 그저 공부나 하던 놈 아니었어?’그러나 예천우는 멈추지 않았고 이번엔 조신우의 다리를 향해 그대로 발을 뻗었
방 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조혁진 또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지금 도민현이 진심으로 칼을 빼들면... 우리 조씨 가문은 정말 끝장이겠지.’하지만 그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지? 우리가 용왕이라는 사람을 건드릴 일이 있었나? 조씨 가문이 아무리 무례하다 해도 눈치 없이 그런 인물한테 손댈 리 없잖아...’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전태민 시장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왕 총독님, 저한테 직접 전화를 주신다니... 정말 영광입니다.”왕 총독은 이미 도민현의 힘과 그 뒤에 있는 용문이라는 조직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었다.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 기회를 꼭 살리고자 했다.강흥시가 발전하면 자신의 정치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지금 협상은 잘 되고 있나?”왕 총독이 물었다.전태민은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게...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그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요약해서 설명했다.그리고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도민현이란 그 자식은 뒤에 용왕이 있단 걸 핑계로 아예 우리를 무시했습니다. 너무 오만하고 제멋대로라 제가 직접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경고했습니다. 용왕이 뭐 대단하다고 우리 정부 사람을 흔들려고 하는 거죠?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필요하다면 그 용왕이라는 자식도 좀 혼내려고요.”전태민은 평소 왕 총독이 단호하고 강경한 스타일이라는 걸 알기에 일부러 자신을 강하게 포장하려고 했다.‘이런 모습 보여주면 총독님도 날 인정해 주시겠지.’하지만 다음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왕 총독은 큰소리로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뭐라고? 용왕님을 혼내겠다고? 전태민, 너 지금 제정신이야?”왕 총독의 고함이 너무 커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