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그들이 설치한 호산대진은 역외 강자에게 직접 전수받은 것이었다.게다가 역외에서조차 인왕계 이하의 고수들은 이 호산대진을 뚫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 더욱이, 설령 누군가 혼자의 힘으로 호산대진을 뚫는다고 해도 틀림없이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그때가 되어서 그들 두 사람이 동시에 나선다면 가히 손쉽게 그를 산문 앞에서 베어버릴 수 있을 터였다!셋은 간단히 몇 마디 더 상의한 뒤, 각자의 일로 흩어졌다.한편, 진심으로 의아해하며 천천히 고민하던 진선은 진천국이 어째서 갑자기 한지훈에게 이렇게까지 호의적인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의 뜻대로 한지훈을 초대하러 나섰다.진선이 옥기점에 도착했을 때, 마침 한지훈 역시 옥기점으로 돌아온 참이었다.“한 선생님, 아버지께서 말씀을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천산의 약속에 함께 가주시길 바란다고요……”진선은 한지훈 앞으로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천산에?”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진천국이 무슨 수작을 꾸미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네, 아버지 말씀으로는 천산에 자소화가 곧 모습을 드러낸다 해서, 선생님도 함께 보러 가시자고 하셨어요.”진선은 사실 그대로 말했다.오?한지훈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지금 막 자소화의 수량이 부족해 고민하던 중이었다. 신룡전에는 아직 파경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데, 마침 졸린 참에 베개를 내주는 격이 아닌가?“그래, 진 선생의 성의에 감사드린다고 대신 전해주고!”한지훈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천국의 속셈은 한지훈에게 낱낱이 들여다보였다. 천산 장씨 가문의 힘을 빌려, 자신을 억누르려는 것이리라!허나, 천산 장씨 가문이 아니라 천산 그 자체라 한들 한지훈이 두려워할 리 만무했다!“네, 그럼 내일 아침 출발하기 전에 꼭 모시러 올게요!”진선은 한지훈이 응해주자 기뻤다.그녀는 진천국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알 턱이 없었고, 그저 진천국과 한지훈 사이의 관계가 누그러지기만을 바랄 뿐이었다.진씨 가문으로 돌아온 진선은 한지훈이 했던 말을 진천국에게 전했다
이때 진천국의 입가엔 음산한 웃음이 떠올랐다.“소 씨 어르신, 사실 한 씨 놈을 함정에 빠뜨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선이의 이름을 빌려 초대한다면, 분명 그는 속아 넘어갈 거지요!”이 말을 들은 소 씨 어르신의 얼굴에도 교활한 웃음이 번졌다.그렇다, 진선은 한지훈을 위해 집안과 갈등을 빚을 정도로 그에게 마음이 깊었다.한지훈이 무슨 생각을 하든, 진선의 부탁이라면 반드시 응할 것이다.그를 천산 장씨 가문의 영지로 유인해 장씨 가문의 세력을 빌려 곁에서 압박을 가하면, 설령 겁을 먹지 않더라도 이후엔 반드시 고분고분해질 것이다.“좋습니다. 그럼 진 씨 형님의 뜻대로 하죠.”소 씨 어르신이 냉소하며 말했고, 진천국은 뒷짐을 진 채 거만하게 말했다.“겨우 젊은 놈 하나가 나씨 가문을 등에 업었다고 세상을 제 것인 줄 아는 모양인데, 천산 장씨 가문 앞에서 나씨 가문은 코웃음도 안 나오는 존재 아닙니까!”“한번 두고 보자고요. 이번에도 나씨 가문이 그를 지켜줄 수 있는지 말입니다!”말을 마친 진천국은 문 앞에 있던 하인에게 명령했다.“여봐라, 지금 당장 가서 선이를 불러오너라!”……한편, 무림대회에서 막 장씨 가문으로 돌아온 장령풍은 집안 어른들에게서 통보를 받았다.당분간은 하루도 빠짐없이 곧 나올 자소화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이번 기회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지난번 대량산에서 자소화가 나타났을 때, 누가 가로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원래 그 자소화는 천릉자에게 줄 생각이었고, 설령 장령풍이 무력으로 가져갔다 해도 결국 돌려줄 운명이었다.그러나 이번 자소화는 다르다.직접 장씨 가문의 별원에서 자라난 꽃이니, 당연히 장씨 가문의 소유가 되어야 마땅했다.이 시각, 장씨 가문 별원의 한 별장에서 장령풍은 두 명의 장씨 가문 소속 역외 천신계 고수와 함께 자소화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게다가, 장씨 가문의 호산대진 역시 이 두 사람이 배치한 것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듯, 자소화는 장령풍처럼 역외 수련 기회가 없는 자
이제 주림림은 한지훈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이전까지 그녀는 한지훈을 그저 평범한 작은 옥기점 가게 사장쯤으로만 여겼다.하지만 이제야 그녀는 깨달았다. 한지훈은 진정한 고수였다!그녀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주씨 가문 전체를 통틀어도 한지훈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너무나도 컸다.“한 선생님, 저는 어릴 때부터 누구에게도 고개 숙인 적이 없어요. 하지만 당신만은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주림림의 이 말은 매우 진지하고도 진심에서 우러나왔다.그녀는 자신이 세속에 은거한 고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한지훈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한지훈의 경지는 말할 것도 없고, 무림의 최고 고수들 앞에서조차 두려움 없이 그들을 경고한 그 담력 하나만 보아도 한지훈의 기개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었다.그리고 이번 전투는 주호연에게도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만들었고, 바로 주씨 가문 전체를 산성으로 이주시키는 결정이었다.오늘의 싸움에서 천산은 큰 손해를 입었고, 이후 천산이 주씨 가문에 보복을 가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다.주씨 가문의 실력으로는 천산을 상대할 수 없었지만, 한지훈의 실력이라면 주씨 가문을 보호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그래서 가는 길 내내 주호연은 한지훈에게 극히 공손하게 대했다.하지만 한편, 산성에 있는 진천국은 무림대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비록 진씨 가문은 산성에서 손꼽히는 대가문이긴 했지만 용국 전체로 보면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그래서 무림대회 초청장조차 받지 못한 것이다.하지만 진천국은 여전히 나씨 가문이 한지훈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넘기지 못하고 있었다.원래 산성은 천성 북부의 대도시 중 하나일 뿐, 강중과는 비교조차 안 되는 도시였다.진씨 가문은 이미 강중을 나씨 가문에게 넘겨주며 엄청난 양보를 한 셈이었다.그런데 나씨 가문은 한지훈 사건을 통해 도리어 진씨 가문과 등을 지고 말았고, 이런 일을 진천국이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이때, 진천국은 주먹을 꽉 쥔 채 어두컴컴한
사실, 이 젊은이는 오대 명산의 제자가 아니었고, 용국에서도 명문으로 이름난 무도 세가인 오씨 가문 사람이었다. 그의 이름은 오현림, 지금 용국 전역에서 국민 사위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오씨 가문은 수백억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현림 본인 또한 다재다능하여 연예계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동시에 그는 극히 드문 일성 준천신계 강자 중 한 명이었다!하나의 가문에서 젊은 세대 중 일성 준천신계 강자를 길러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씨 가문의 무서운 저력을 짐작할 수 있다.그때, 그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전화번호를 확인하자, 오현림은 즉시 통화 버튼을 눌렀다.“청청, 무슨 일이야?!”서청청은 그의 여자 친구가 된 이후 거의 먼저 전화하는 일은 없었고, 게다가 이 번호는 오현림이 직접 그녀에게 정말 급할 때가 아니면 절대 걸지 말라고 당부한 번호였다.지금 이 번호로 전화가 왔다는 것은, 분명 큰일이 난 것이다!“현림 오빠, 나 괴롭힘을 당했어! 게다가 뺨까지 맞았단 말이야… 오빠가 나 좀 도와줘!”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서청청은 울먹이며 하소연을 터뜨렸다.오현림은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고 몇 마디 위로를 한 후에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도대체 누가 감히 우리 오씨 집안의 미래 며느리를 때린다는 거야?”“한씨 성을 가진 옥기점 사장이 그랬어!”서청청은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뭐라고?!오현림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그깟 옥기점 사장 하나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상대할 만한 급이 되나?”그의 표정은 금세 불쾌함으로 가득 찼다.자신은 단순한 부잣집 아들이 아닌, 오씨 가문을 이어받을 인물이다. 그런데 서청청은 고작 옥기점 사장 하나 때문에 이 번호로 전화를 한 것이다.“오빠가 몰라서 그래. 그놈은 완전히 오만하기 짝이 없다고! 오빠 이름을 들었는데도 비웃기만 했단 말이야! 심지어 뭐라고 했는 줄 알아? 오빠가 직접 가도 자기는 못 건드릴 거라고 했다고!”서청청은 말에 살을 덧붙이며 다시 흐느
한지훈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직 풀지 못한 의문 몇 가지가 아니었더라면 오늘 이 천산은 벌써 사라졌을 거다.”원기에 대해, 한지훈은 아직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물론 지금은 언제든 자유롭게 원기를 끌어 쓸 수 있지만, 그 본질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방금 전 담홍과의 일전은 오히려 그에게 원기의 위력을 뼛속 깊이 각인시켰다.상대가 어떤 오묘한 진법과 수법을 펼치든, 원기라는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마치 세 살짜리 아이의 장난과도 같았으며 단 한 방도 버티지 못했다!이 때문에 한지훈은 원기의 신비에 더욱 깊은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최소한 그 정체를 완전히 꿰뚫기 전까진, 절대 산성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게다가 영기의 부활과 함께 역외의 진정한 강자들이 세상으로 돌아왔고, 지금의 한지훈으로서는 그들과 맞설 수가 없다.호천창세조차도 지금의 자신에겐 감히 넘볼 수 없는 존재다.그러니 만약 용국을 지키고 싶고, 지키고 싶은 누군가를 지키려면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단 1초라도 낭비할 수 없다.죽을 각오로 강해져야 한다!그때, 주림림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한 선생님, 혹시 북양왕이신가요?”한지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내가 북양왕인지 아닌지가 중요해? 설령 북양왕이라 해도 용국 백성 중 한 명일 뿐이지. 백성과 무슨 차이가 있겠니?”그 말을 들은 주림림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고개만 살짝 끄덕였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세상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 있다.“한 선생님, 천산이 직접 나서지는 않더라도, 선생님 곁에 있는 사람들을 해칠 수도 있어요. 꼭 조심하셔야 합니다.”주호연 역시 진심으로 걱정하며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창밖을 내다보며 말했다.“적어도 지금의 천산은, 아직 나를 건드릴 자격이 없다. 간이 열 개라도 감히 손을 대지 못할 거야!”그의 차분하고 당당한 말에 주호연은 감탄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연달아 끄덕였다.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한지훈의 음성이 회장 전체에 오래도록 메아리쳤지만, 그 누구도 말 한마디도 못했다.그제야 담홍은 정신을 차린 후 마침내 깨달았다. 자신이 지금 누구를 상대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한지훈, 북양왕!한때 천하를 호령했던 자, 오대 명산에 의해 수없이 헐뜯겼던 그 사내!역외 강자 수십 명을 참살한 전설의 그 사내!“북… 북양왕님,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제발 죽이지만 말아주십시오! 저희도 똑같이 용국 사람이잖습니까! 제발 봐주십시오!”목숨과 체면 앞에서 담홍은 가장 현명한 선택을 했다.죽은 자에겐 체면 따윈 없다!한지훈은 담홍을 내려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넌 사람을 잘못 본 거다. 나는 북양왕이 아닌 그저 평범한 용국 백성일 뿐이다.”“이해해, 너도 억울하고 죽기 싫겠지.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잘 알고 있을 테고, 맞지?”한지훈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 말은 현장에 있던 모든 이에게 또렷이 들려왔다.담홍은 마치 목이 부러질 듯 고개를 끄덕이며 비굴하게 애원했다.“맞습니다, 맞아요… 저 정말 죽기 싫습니다. 아직 젊단 말입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죽기 싫겠지.”“하지만!”말을 잇는 순간, 한지훈은 눈을 부릅뜨며 맹렬한 살기를 담아 담홍을 노려보았다.“너희 무종이 죽인 그 백성들은 죽고 싶어서 죽었을까?! 그들은 젊지 않았을까?!”“오늘 이 자리에서, 무종의 모든 사람들은 똑똑히 들어라. 앞으로 무종의 문하에서 감히 백성을 업신여기거나 짓밟는 자가 있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말을 마친 한지훈은 발을 들고 담홍의 남은 다리를 짓밟았다.콰드득!한지훈의 전투화가 내디딜 때마다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현장에 있던 이들은 전부 소름이 끼치며 두피가 저릿했다.한지훈의 공격은 너무나도 잔혹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담홍은 그저 쭈글쭈글한 고깃덩어리로 전락해 바닥에서 파르르 떨고 있었다.“팍!”마지막으로 한지훈이 한 발을 내디디자, 담홍의 몸은 그대로 터져버리며 수많은 살점
하지만 한지훈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천산이 20년 넘게 공들여 키운 직계 제자를 그대로 불구로 만들어버렸다!“감히 우리 사형을 다치게 해?! 널 죽여버리겠다!”천산 관중석에서 한 그림자가 화살처럼 튀어나오더니 곧장 주림림에게 달려들었다.주림림은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목이 움켜잡혔고, 그자는 최소 오성 용급 천왕 경지의 실력자였기에 그녀는 전혀 반항할 수 없었다.“어이! 경고한다, 우리 사형한테 또 손대기만 해봐! 이 년을 바로 죽여버릴 거야!”그 천산 제자는 이를 갈며 포효했다.그러자 한지훈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냉정하게 말했다.“그녀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리면, 네 문중 전체를 무덤으로 만들겠다!”이 말이 떨어지자, 전 경기장은 그대로 숨이 멎은 듯 조용해졌다.“뭐… 뭐라고?”천산 제자는 침을 꿀꺽 삼키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천산 제자로서 그는 언제나 남의 문중을 멸문시키는 쪽이었다. 그런데 지금, 한지훈이 감히 자기를 협박한다고?“그녀가 다치기만 해도, 널 멸문시키는 걸로 끝나지 않아. 천산의 위아래,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멸문시킬 거다. 장씨 가문까지 포함해서 말이지.”한지훈은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그 천산 제자를 향해 걸어갔다.지금의 한지훈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만으로도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신 같았다.그 천산 제자는 한지훈이 다가오는 걸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마엔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한지훈의 말은 더 이상 협박이 아니었으며, 이는 이미 천산 전체를 향한 사형 선고였다.그 천산 제자가 입을 떼려는 순간, 한지훈이 손을 휘젓자 황금빛 광선이 날카로운 화살처럼 쏘아져 나가 그의 미간을 그대로 꿰뚫었다! 퍽!한 구의 시신이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천산의 주인이라는 자를 향해 냉소했다.“아까 뭐라더라, 다들 실력을 숨기지 말라고 했던가? 좋아, 나도 이제 천산의 절학을 좀 배워보지.”“너… 너 지금 뭐 하려는 거야?! 나… 난 안 싸
잠시 후, 주호연이 비로소 충격에서 벗어나 멍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 얼굴로 말했다.“이…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주씨 가문은 수백 년 전부터 무도 세가로 이름을 떨쳤고, 이전에도 천신계 강자를 여럿 배출한 바 있다. 주호연은 천신계의 각 경지 사이에 얼마나 큰 격차가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상식적으로 보면, 담홍이 돌파한 후에는 절대로 돌파 이전보다 약해졌을 리 없었다.주림림 또한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고, 아까 한지훈은 상대가 돌파하도록 가만히 내버려두었으며 그 후에는 무자비하게 상대를 짓밟았다.그 심리적 충격은, 감히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지금의 담홍은 한지훈보다 무려 한 단계 높은 경지에 도달한 상태였다!심지어 지금껏 한지훈은 단 한 번도 병기를 사용한 적이 없었고, 방금 전에도 그저 가볍게 손바닥으로 담홍을 한 대 쳤을 뿐이었다.이 시각, 천산의 무리들 또한 일제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담홍의 사형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정작 담홍 본인조차 멍해 있었다.분명히 자신은 이제 막 이성 현급 천신계에 도달했으며, 이전보다 실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는데 어째서 한지훈에게 한 방에 당한단 말인가?!“이 자식, 죽어라!!”담홍이 순간적으로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질렀고, 두 눈에는 불꽃이 일었다. 그의 전신에서는 억누를 수 없는 폭주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이건 그가 상상했던 결말이 아니었다.그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돌파에 성공한 후에는 손쉽게 아이 다루듯 한지훈을 유린하며 마음껏 고통을 안긴 뒤, 마지막에야 목숨을 끊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하지만 실제 결과는 어땠는가? 상대는 미소 지으며 그가 돌파하도록 두었고, 돌파가 끝나자마자 손바닥 한 번에 그를 바닥에 내리찍었다.그 파괴력은 크지 않지만, 굴욕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그는 천산에서 손꼽히는 천재인데, 이런 치욕을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그가 갓 일어나 한지훈에게 반격하려는 순간, 손바닥만 한 커다
이 순간, 담홍은 이미 경계를 돌파하는 결정적인 시점에 도달했고, 한지훈이 기회를 잡아 공격을 가한다면 단번에 죽일 순 없어도 담홍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었다!“한 사장님! 지금이 기회예요! 그가 진짜로 돌파하기 전에 막아야 해요!”주림림은 땅에서 일어나자마자 한지훈을 향해 크게 외쳤다.하지만 한지훈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여전히 조용히 담홍을 바라볼 뿐이었다.“콰앙!”담홍의 기운이 완전히 뿜어져 나오자,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이 마치 산들바람이 스치듯 얼굴을 스쳐 가는 것을 느꼈고, 마치 천지의 색조마저 바뀌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이때 담홍은 천천히 두 눈을 떴다.그의 눈동자에는 별빛이 흐르고 있었고, 마치 새로운 생명력을 얻은 듯 그 눈동자는 유난히 밝았다.그의 피부 역시 더욱 희고 고왔으며, 숨을 쉬는 매 순간마다 주변의 허공과 일체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이것이 바로 일성 준천신과 이성 현급 천신의 본질적인 차이였고, 이는 천지 만물에 대한 감지력, 그리고 천지와의 교감 능력이었다.이러한 능력은 일성 준천신으로서는 영원히 넘볼 수 없는 경지였다!“어이, 네가 용기는 있다만, 내가 너라면 적이 돌파하는 걸 두 눈 뜨고 지켜보지는 않았을 거다! 막을 수 없다는 걸 알아도 한 번쯤은 도전해 보는 거지!”“하지만 아쉽게도, 넌 이제 기회를 놓쳤다!”담홍의 목소리는 마치 구천에서 들려오는 듯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그가 일어서는 순간, 마치 천신이 강림한 듯 압도적인 위압감이 사방을 덮쳤고, 만물을 굽어보는 신과 같았다!그 앞의 한지훈은 마치 티끌처럼 작아 보였으며, 그는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면 한지훈을 산산조각 낼 수 있을 것 같았다!“너, 돌파한 거냐?”한지훈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담홍을 바라보며 냉소를 띠었다.“그렇다!”담홍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난 너에게 절대 자비를 베풀지 않을 거다! 감히 우리 천산에 무례한 짓을 저지른 죄로 넌 죽어야 마땅하다!”담홍은 말을 하며 손을 들었고, 공간 속의 공기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