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순간, 몸에 문신한 깡패 무리가 나타났다. 이 깡패들은 십여 명쯤 되었는데, 그들은 손에 쇠막대를 들고 거만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한지훈이 뒤를 돌아보니 그의 뒤에도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었고, 선두에 있는 사람은 얼굴에 칼자국이 있었으며 그들의 보스인 듯했다. 한지훈은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고,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들개는 한지훈이 도망치기는커녕 그 자리에 서서 실없이 웃고 있는 것을 보며 그가 놀라서 정신을 잃은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자 그는 앞으로 걸어가 자신을 가리키며 말을 꺼냈다."나는 들개라고 한다, 이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모두 나를 들개 형님이라고 부르지.이 호칭을 들은 한지훈은 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들개는 한지훈이 자신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다시 말했다."나, 들개가 이제 수금하겠다!""만약 돈을 주지 않는다면?"한지훈이 물었다."돈을 안 주면 때릴 수밖에! 내가 감히 널 베지 못할 거로 생각하지 마, 내 얼굴의 흉터만 봐도 알겠지?""예전에 싸움했을 때 칼을 들고 상대방을 50명 이상을 베었지만, 내 얼굴에는 이 흉터만 남았지!"들개는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려는 듯 얼굴에 있는 흉터를 가리켰다.그 상처는 무력으로 위협할 뿐 아니라, 과시용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그의 얼굴에 있는 흉터를 주의 깊게 관찰한 후 말했다."하지만 당신의 그 흉터는 칼에 베인 상처가 아닌걸. 그 흉터는 네가 혼자 칼을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다친 거야, 맞지?"이 흉터는 매우 옅을 뿐만 아니라 급소 부위도 다치지 않았기에 의도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네놈이 감히 날 얕잡아 보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작작 하고 당장 4천만 원을 보내, 그렇지 않으면 널 칼로 베어버릴 테다!" 들개는 화가 나서 손에 들고 있던 식칼을 휘두르며 한지훈을 베려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너희 같은 인간쓰레기들은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할 수는 없어?"한지훈은 자신
다른 깡패들은 반응하며 즉시 무기를 들고 한지훈에게 달려갔다.하지만 한지훈은 누구인가? 바로 북양의 총사령관, 천왕계의 강자가 아닌가! 아무리 강력한 사령관 강자가 와도 현재로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었고, 하물며 이들은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깡패에 불과했으니 말할 것도 없다. 한지훈의 쇠주먹 앞에서 그들은 전혀 저항할 방법이 없었고, 그의 주먹과 발길질에 상대방은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그러자 이때, 누군가 뒤에서 쇠몽둥이를 들어 한지훈의 머리를 내리쳤다.하지만 한지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서서 쇠몽둥이를 쳤고, 그의 주먹에 쇠몽둥이가 휘어지며 몰래 공격한 사람의 얼굴을 강타해 쓰러뜨렸다. "이 자식… 도대체 정체가 뭐야, 정말 인간 탱크가 따로 없잖아……""이런 사람이 어디 경호원이 필요하겠어, 사방을 휘젓고 다녀도 아무도 감히 건드리지 못할 텐데.""뭘 멍하니 서 있어, 빨리 튀어! 더 있다가는 저놈이 주먹 한 방으로 널 때려죽일 거라고!"한지훈의 강력한 전력에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깡패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하지만 한지훈은 몇 걸음 앞으로 나가더니, 들개의 가슴을 밟아 상대가 비명을 지르게 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품속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며 물었다."이 사람을 본 적이 있나?"들개는 겁에 지려 즉시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아… 아니요. 제발 한 번만 봐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짓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꺼져!"그러자 들개는 바로 줄행랑을 쳤고, 한지훈은 다시 옷을 입고 옷 단추를 정리한 후 여유롭게 호텔로 돌아왔다. ......이때, 구타를 당한 들개는 병원에 누워 붕대를 감은 채 서럽게 울부짖고 있었다. "이번에 아주 잘못 걸렸어, 상대방이 귀화군인일 뿐만 아니라 실력도 이렇게 뛰어나다니.""보아하니 이 목표는 포기해야 할 것 같아."들개는 한지훈에게 두들겨 맞아 조금 겁을 먹은 상태였다."들개 형님, 우리가 지금 포기한다면 방금 전 맞
그는 한지훈의 돈을 탐내는 것이 아니었고, 그를 자신의 것으로 거두려고 했다.진선은 지폐 뭉치를 들개에게 던졌고, 들개는 지폐를 들고 미소를 지으며 떠났다. 그 후, 진선은 또 다른 지폐 뭉치를 꺼내 옆에 있는 친구에게 건넸다."들개가 말한 그 사림의 정보를 확인해 봐, 만약 그 사람이 정말 귀화군인이라면 성질이 매우 사나울 테니, 우리와 협력하기를 꺼릴 거야.""상대방의 약점을 찾고, 되도록 그 사람의 가족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 가족을 통제하면 그 사람을 복종시키는 게 쉽겠지!"진선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랐다.그는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데 능숙하며, 돈으로 설득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북성파는 아직 제거되지 않았고, 이는 여러 고위 인사의 약점을 쥐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지훈이 손에 약을 들고 있는 것을 들었을 때, 한지훈의 옆에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고 추측했다. 잠시 후, 경호원이 돌아와 그에게 말했다."확인해 보니, 그 남자의 이름은 한지훈이며 현재 피닉스 호텔에 묵고 있다고 합니다. 호텔에는 그의 아내가 있는 것 같습니다.""잘 됐군. 호텔 프론트 데스크에 돈을 쥐여 주고, 직원에게 한지훈을 주시하게 시켜. 만약 그가 호텔을 떠나면 우리는 즉시 아내를 잡으러 간다.""그의 아내가 우리 손에 있는 한, 그는 반드시 복종하겠지."진선은 시가를 한 모금 깊게 들이마시고, 마치 모든 것이 자신의 손안에 있다는 듯 연기를 내뿜었다. 다음 날 아침, 한지훈은 할아버지가 찾으라고 한 사람을 찾으러 나갈 계획을 세웠다. 강우연은 매일 졸음이 쏟아졌다.천생서문 잔본의 해석대로라면, 현재의 강우연은 실력 향상이 관건인 시기이다. 한지훈이 호텔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여보세요?"한지훈은 새 전화번호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그의 번호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누군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 한지훈은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겼다. 하지만, 전화를 받자마자 한지훈은 분노가 치밀
"그래. 네 아내는 지금 내 손에 있어."진선이 손을 뻗어 손가락을 튕기자 강우연이 끌려 나왔다. 낮에 진선이 사람을 호텔로 보내 강우연을 납치해 온 것이다. 강우연은 지금 몸이 매우 허약한 데다 상대방은 약을 탄 찻물을 이용했기 때문에 강우연은 저항할 새도 없이 이곳에 끌려왔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말을 들을지 말지 잘 생각해 보라고."진선은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 강우연의 머리에 겨눴다. 그러자, 한지훈의 얼굴이 완전히 굳어졌다. "그래서 내 아내를 납치하려고 사람을 보낸 거고?"한지훈은 지금 매우 화가 났다, 감히 자기 아내를 건드리다니! 이를 생각하자, 한지훈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내 아내의 머리에서 총을 치워, 그렇지 않으면 네 목숨은 보장할 수 없을 거다!"한지훈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 "네 아내를 매우 아끼는 것 같은데, 내가 싫다면 어떡할 텐가?"진선은 이 순간 한지훈을 화나게 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지 못했고, 심지어 지뢰밭을 스스로 걸어 들어간 꼴이었다. "그렇다면, 죽는 수밖에!"그러자, 한지훈의 손끝에서 펜이 튀어나왔고, 그 펜은 마치 날카로운 무기처럼 진선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진선은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당겼고, 볼펜은 그의 권총에 정확히 맞았다. 한지훈은 손을 들어 그의 복부를 가격했고, 진선은 몸을 굽혀 지난 며칠 동안 먹은 모든 음식을 토해냈다.그 직후 한지훈은 그의 목을 움켜쥐고 비틀었다. 진선은 눈 깜짝할 사이에 자신이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될 것이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도 한지훈이 진선을 죽이는 것을 보고 넋을 잃고 말았고, 한지훈은 진선이 들고 있던 과도를 빼앗아 칼을 날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피웅덩이에 쓰러졌고, 그들의 목에는 매우 깊은 핏자국이 생겼다.이 광경을 본 강우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녀의 몸에 묶인 밧
그러자 한지훈은 자신의 전역구 증명서를 꺼내 말했다."당신들이 내 신원을 조사할 권리는 없습니다. 당신들의 장관을 불러서 내 신분증 번호를 확인하도록 하세요."그러자 순찰대원은 의심스러운 듯 신분증 번호를 확인했고, 곧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그 사람을 자극하지 마세요, 당신들이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깡패 몇 명의 목숨은 고사하고, 우리 도시를 휩쓸어 버린다고 해도 그것은 당신들의 관할이 아닙니다."이 말을 들은 순찰대원들은 한지훈이 도대체 어디서 온 사람이길래 집행관조차 그를 이토록 두려워하는지 의아했다. 이때, 전화 너머로 설명을 덧붙였다. "그자는 북양 출신입니다."북양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 순찰대원들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쩐지 북성파를 순식간에 파괴하더라니! 설명을 들은 그들은 한지훈에게 경외심을 느끼며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 ......"촉지에 북양의 귀향군인이 왔다고?"한편, 촉지 총국의 사무실 안에서 제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며 흐릿한 눈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그는 촉지 경찰 총국의 총장, 동진해였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또 다른 30 대 남자, 즉 방금 전 한지훈을 자극하지 말라고 부하를 꾸짖었던 분국 집행관인 주원성이 있었다. 주원성은 아첨하는 얼굴로 말했다."총장님, 사람을 보내 그들을 경호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그러자 동진해는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아니. 우린 아직 상대의 신원과 속사정을 모르지 않는가. 원래대로라면, 북양 사람이 어떻게 촉지에 나타날 수 있단 말이지? 여긴 게다가 북양 관할 구역도 아닌데 말이야. 그리고 네 정보에 따르면, 이 사람의 신원 정보는 극비 문서이지 않았는가.""맞습니다 총장님, 저희는 작전부 측에서 그가 북양 군인이라는 정보만 얻었고, 나머지는 모두 5S 등급의 권한으로 볼 수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그자가 북양 전역구의 최고 사령관이지 않을까요?"주원성은 이 말을 하며 손가락을 뻗어 천장을 가리켰고, 한지훈이
"유씨 가문의 청 도련님이요?"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러자 주원성은 다급하게 말했다."예, 한지훈 씨. 유씨 가문의 청 도련님의 본명은 유청입니다. 촉지 유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며, 풍류를 즐기고 거칠고 고집이 세죠. 하지만 인품은 문제가 없습니다. 유씨 가문은 서촉의 명문가이기도 합니다. 유청은 본래 동촉의 모씨 가문의 딸과 혼약을 맺었는데, 촉지 전체가 두 사람의 혼약을 기대했습니다.""왜냐하면, 이 서촉의 유씨 가문과 동촉의 모씨 가문은 모두 지역 최고의 부유한 가문이고, 이 두 가문 간의 결혼은 촉지에서 이전부터 미담으로 전해져 왔습니다.""하지만 유청은 하필 자유분방해 동촉 모씨 가문과의 혼약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남촉의 한 이류 말단의 사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었습니다."여기까지 들었을 때, 한지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촉지는 세 곳으로 나뉘며, 각각 동촉, 서촉, 남촉이다. 촉지 전체에는 8만 명의 독립군대가 있고, 모두 촉지 주군 본부의 3명의 사령관이 관할하고 있다. 그리고 주군 본부는 남촉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이는 남촉이 국경선과 가깝고, 삼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촉과 서촉에도 주군 분부가 있었다. 동촉은 2만 명, 서촉은 3만 명, 남촉은 3만 명의 주군 병사가 있다. 그리고 이 세 곳의 병사와 번호는 모두 오대 주국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촉지는 예로부터 병가의 전략적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2대 국왕의 시대부터 촉지는 독자적으로 나뉘어 독특한 지방 군대를 설립했다. 이는 또한 용국과 세계를 뒤흔드는 군대였고, 자고로 촉지가 없으면 군대가 될 수 없다는 평판이 있었다! 그러나 이전 서촉 주군 총사령관의 직무 유기와 이기심으로 인해 북양군 3천 명의 병사를 사상시켰고, 이 때문에 한지훈은 북양군을 이끌고 촉지를 포위하고 전투기를 지연시킨 사령관을 그 자리에서 죽인 것이다. 촉지의 작전부와 시민들이 북양에게 분노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죠?"
주원성이 말했다."사씨 가문 아가씨는 타고난 미모 때문에 오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의 마음에 들어, 사씨 가문을 함정에 빠트려 파산에 이르게 했습니다. 한지훈 씨, 저는 당신이 북양 출신이라는 걸 알고 있고, 당신의 신분은 저보다 높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 시스템 내부에서 조사하지 못할 리가 없겠죠. 오시기 전에, 저희 총장님께서 특별히 당신의 안전을 몰래 보장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어쨌든 이곳의 사람들은 북양과 사이가 좋지 않고, 만약 한지훈 씨가 남촉에 가 뜻밖에 신분이 밝혀진다면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게다가 이 오씨 가문은 남촉에서 일류의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왜 그런 거죠?"한지훈이 물었다. "왜냐하면 이 오씨 가문의 가주가, 남촉 주군 본부의 총사령관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오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은 남촉 경찰청의 집행관이기도 합니다! 오씨 가문의 셋째 아가씨는 남촉 지역에서 손꼽히는 갑부이지요! 오씨 가문은 남촉 전체의 군부, 경찰청 및 경제 구도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여기까지 말한 주원성은 저도 모르게 심호흡을 하며 말을 이어갔다."설령 저희 서촉 경찰청의 동진해 총장이라 할지라도, 남촉에 가면 우씨 가문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한지훈은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말했다."저를 남촉으로 데려가 주시죠."이 말을 들은 주원성은 한지훈을 진지하게 바라보았고, 아무 말 없이 그저 간단하게 대답했다."알겠습니다."한지훈은 곧장 주원성의 차에 탔고, 남촉으로 향했다. 동시에 그는 강우연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볼일을 보러 가며 곧 돌아오겠다고 전했고, 주원성은 강우연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호텔에 순찰대를 보냈다. 한 시간 후, 주원성과 한지훈은 남촉의 사씨 가문 집에 도착했다. 이때, 사씨 가문 집 대문이 굳게 닫혀 있으며 황량한 장면이 펼쳐졌다. 그리고 한지훈이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십여 대의 검은색 미니밴과 승용차, 서너 대의 군용 녹색 트럭과 지프차가 멀리서 달려와 사씨 가
오경용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갑자기 문 앞에 나타난 키 큰 인물을 보고 냉소를 금치 못했다."유청, 네가 감히 돌아올 줄은 몰랐네.""어떻게, 죽으러 온 건가?""네가 서촉 유씨 가문의 자손이라고 생각하지 마. 유씨 가문은 이미 너와 선을 그은 걸 잊지 말라고! 이제 네가 무릎을 꿇고 나에게 간청하기만 하면 난 널 놓아줄 수 있어!"오경용은 수십 명의 경호원과 총을 든 수십 명의 병사들을 믿고 기고만장한 태도를 취했다! 그리고 눈앞의 남자는 큰 키에 오뚝한 콧날, 반짝이는 눈동자를 하고 있었고 여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스타일이었다. "여보, 빨리 가.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어서 가라고!"사서은은 여러 명의 경호원에게 제압을 당하며 끊임없이 몸부림치고 비명을 질렀다.이를 본 유청은 눈에 분노가 가득했고, 오경용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당장 서은이를 놓아줘!"그러자 오경용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어이 유씨, 일이 이 지경까지 됐는데 내가 네 말을 듣고 네 아내를 풀어줄 거라고 생각해? 오늘, 네가 무릎을 꿇지 않는다면 넌 그냥 내가 네 아내를 가지고 노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그러자 오경용은 직접 사서은을 두 팔로 껴안고 그녀의 섬세하고 하얀 목덜미에 코를 갖다 대며 냄새를 맡았다. 사서은은 겁에 질려 몸을 떨며 끊임없이 몸부림치며 소리쳤다."저리 꺼져!"유청 역시 주먹을 꽉 쥐고 화난 눈으로 오경용을 바라보았다. "내가 무릎만 꿇으면 아내를 놓아줄 건가?"유청이 묻자, 오경용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서촉 유씨 가문의 도련님께서 나한테 무릎을 꿇고 자비를 구한다면, 난 체면만은 살려주지."이 말을 들은 사서은은 불안해하며 계속 고개를 가로저었다."안 돼, 여보, 그러지 마……"유청은 사서은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쥔 채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이 광경을 본 오경용은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이것 좀 봐! 저놈이 무릎을 꿇었어! 나한테 무릎을 꿇었다고!"순식간에 오경용이 달려들어 유청의 가슴을 발로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