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전투에서 패배한 후, 그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당신들은 먼저 가서 쉬도록 하세요. 지금은 너무 슬퍼할 때가 아니고, 우리 손에는 아직 이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충분한 카드가 있으니 일단은 쉬도록 하세요."바텔은 약간 피곤한 듯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이번 전투는 그가 제시한 전략이었고, 결과적으로 그 전략은 실행되자마자 적군에게 깨지며 그를 매우 당황하게 만들었다. "북양왕이 이토록 강력하다고? 마치 신처럼 모든 일을 예측하고, 전투 상황을 이토록 철저하게 통제하다니."바텔의 자신감은 한지훈에 의해 곧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보좌관이 말을 꺼냈다. "저는 이번 일이 누군가 북양왕에게 보고해 미리 준비를 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네 말은, 그들이 미리 정보를 입수했다는 건가? 그러니까, 우리 안에 스파이가 있다고?"바텔이 물었다. "생각해 보십시오. 전에 아놀드가 전장에서 죽었을 때 상대방에게 본거지를 들켜서 그런 겁니다. 만약 누군가 알리지 않았다면 북양군이 어떻게 아놀드의 위치를 파악하고 기습 공격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보좌관의 말에 바텔은 생각할수록 이상했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며 누군가 자신을 배신하고 고의로 정보를 유출한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하지?"바텔이 근심이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 "우선 내부 스파이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군대를 철수할 때입니다! 이것은 이국 핵사곤에서 내려온 새로운 문서인데, 내일 철수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용국 천자각은 이미 오늘 아침 용국 대전이 이틀 후에 열릴 것이라고 공표했습니다! 작전부 총지휘관은 용국 대전의 날에 용국을 공격할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전원 철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바텔은 눈살을 찌푸리며 서류를 흘끗 보았다.결국 그는 어쩔 수 없이 연합군의 다른 장군들에게 알려 철수 계획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그는 용국 대전에 대해서도 자세히
같은 시각,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눈 덮인 산 정상. 흰옷을 입은 두 인물 중, 백발에 붉게 물든 피부를 가진 노인이 설산 정상에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그의 뒤에는 서른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있었는데, 엄숙한 얼굴에 칼 같은 눈썹을 하고 오싹한 기색이 역력했다!눈 덮인 산 정상에 서 있는 이 두 사람은 온몸에 괴물 같은 한기가 감돌고 있었고, 하얀 눈밭에 살기를 한층 더하고 있었다! 한지훈은 홍장미를 품에 안은 채 눈살을 찌푸렸고, 손을 들어 십여 개의 비수를 허공에 띄운 후 홍장미의 몸에 있는 혈자리를 찔러 피를 멈추게 했다. 홍장미의 얼굴은 창백했고, 흐릿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사령관님, 제가 무능했습니다…""말하지 말고 푹 쉬어. 다음은 나에게 맡기고!"한지훈은 홍장미를 안고 용이에게 건네며 말했다. "홍장미를 데리고 돌아가라!""사령관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용이가 다급하게 물었다."나는 남는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떠날 수 없을 거다."한지훈은 차갑게 말한 뒤 몸을 돌려 떠났고, 분노가 가득 찬 눈으로 수천 미터 떨어진 설산 정상에 있던 두 그림자를 노려보았다! 비록 수천 미터 떨어져 있어도 한지훈은 천지의 기세로 그 두 인물 중 노인은 이미 천왕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노인 뒤에 있던 남자는 반보천왕이었다!!!"사령관님!"용이가 큰 소리로 외쳤고,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천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두 형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지훈은 진지하게 말했다. "이건 명령이다!"용일은 깜짝 놀라 한지훈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홍장미를 안은 채 병사들을 데리고 이곳을 재빨리 떠났다. 한편, 하얀 눈밭 위에서 퇴각하던 연합군은 계속 뒤를 돌아보며 일생 동안 본 적이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그리고 이 장면은, 그들의 평생을 함께할 운명이었다. 눈 덮인 산 정상에 있던 두 인물이 갑자기 움직였고 둘은 마치 매가 급강하하듯
"엎드려! 모두 엎드리라고!"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외침은 수십 미터 높이의 눈보라에 뒤덮였다! 설원 전체에 하얗게 흩날리는 눈이 연합군을 모두 묻었고, 한지훈과 두 사람의 전투는 계속됐다! 손에 장검을 든 노인과 가슴을 잡고 있는 창백한 얼굴의 남자는 이 순간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었다!"물러서라! 내가 저놈을 상대하겠다!"노인은 차갑게 말했고 그의 눈은 괴물 같은 살의로 가득 차 있었다!"스승님!"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고 노인은 계속해서 말했다. "물러가라! 넌 아직 저놈의 적수가 아니니 내 발목을 잡지 말아라!"그 말을 들은 남자는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그 후 남자는 십여 미터 뒤로 물러서서 한지훈을 맹렬히 쳐다보았고, 그는 북양왕과 정면승부를 할 수 없다는 것에 매우 달갑지 않았다. 노인의 눈은 흔들렸고 눈앞의 한지훈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북양왕, 꼼짝 말고 항복하라! 오늘 이 눈밭에서 네놈을 죽일 테다!"그러자 한지훈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냉소를 띠고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지 봐야겠군!""북양왕, 난 당신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 나이에 벌써 준천왕의 실력을 갖췄다는 건 미래가 무궁무진하다는 거겠지! 하지만 당신은 잘못된 곳에서 태어났어! 당신 같은 천재 요괴는 용국에서 나타났으면 안 됐다!""당신에게 기회를 한 번 주겠다. 용국을 포기하고 우리 태음문으로 들어와라! 그러면 너를 태음문의 소문주로 만들어주지!"노인이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그러자 그의 뒤에 있던 남자의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눈에는 의아함과 음험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고 한지훈을 향한 그의 눈빛에 담긴 분노는 더욱 커져가며 속으로 고함을 질렀다! ‘어째서! 왜 스승님은 그를 태음문의 소문주로 만들어 주겠다는 거지?! 스승님은 나를 소문주로 추천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괘씸한 북양왕 같으니라고, 오
순식간에 노인은 한지훈에게 칼을 겨눴고 그의 손에 들린 장검은 한지훈의 심장을 향하고 있었다! 한지훈도 물러서지 않고 노인에게 달려들었고 오릉군 가시가 튀어나와 공중에서 살의를 내뿜었다! 퍽! 순식간에 두 사람은 십여 차례를 다투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눈 위에는 두 형체가 계속 날아다녔고 사방의 흰 눈도 두 사람의 전투와 함께 끊임없이 소용돌이치며 눈보라를 일으켰다.쾅! 계속되는 두 사람의 전투에 땅을 뒤흔드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변의 설산 정상에는 일낸 내내 녹지 않는 눈이 무너져 내렸고 마치 세찬 홍수처럼 골짜기를 향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수천 미터를 퇴각한 연합군이 눈밭에서 막 일어섰을 때, 그들은 주변 산에서 하얀 급류가 밀려오는 것을 보았다! "아악, 눈사태, 눈사태다!""도망쳐! 모두 도망쳐!"연합군 병사들은 패닉에 빠졌고, 그들은 갑옷도 벗어 던지며 필사적으로 뛰었다! 하지만, 그들의 뒤에서 불어닥친 눈사태는 땅을 산산조각 낼 정도였고, 온 대지가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아악!!!"사방에서 처절한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낙후된 탱크와 전차, 그리고 수송 부대는 눈사태에 휩쓸려 잠적을 감추고 말았다!수없이 많은 탱크가 눈보라에 날아가 암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고, 사나운 눈보라는 사방으로 흩어진 연합군을 완전히 삼켜버렸다! 순식간에 온 하늘과 땅이 하얗게 변했고 주변은 매우 고요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10만 연합군이 전멸하고 모두가 눈사태로 파묻힌 것이다! 설령 생존자가 있더라도 중상을 입은 채 추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쾅! 하얀 눈 속에서 갑자기 두 형체가 솟아올라 공중으로 날아올랐고, 이는 한지훈과 태음문의 노인이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노인의 제자도 어렵게 눈 밖으로 기어 나왔지만 그는 이미 심각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방금 눈사태로 인해 그는 갈비뼈 세 대가 부러졌다!그의 눈은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고, 눈밭 위에 꼿꼿이 서 있는 두 형체를 바라보았다. "죽어라!
한지훈은 차가운 빛을 뿜어내는 오릉군 가시를 손에 든 채, 먼 곳에서 어두운 눈빛으로 그 노인을 주시하고 있었다. 곧바로 그는 다시 달려들기 시작하더니, 그의 몸에서는 기세가 폭발해 버렸다. 그러자 노인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노호하며 말했다. "천박한 놈 같으니라고. 너 지금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 곧이어 노인 또한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노인은 여태껏 자신을 이렇게까지 무시한 사람이 없었는데, 한지훈이 뜻밖에도 한 번이 아닌 두 번씩이나 자신을 도발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바로 그때, 푹한 소리와 함께 장검을 든 팔이 베어져 아예 하늘로 날아올랐다가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새하얀 눈밭 위에는 피가 낭자했다. "아아악!" 피투성이가 된 노인은 부러진 팔을 잡고는 고통스럽게 고함 소리를 냈고, 그는 처량하게 눈밭 위에 떨어진 자신의 팔이 믿기지가 않았다. 한편 한지훈은 손을 들어 여유롭게 자신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그의 손에 든 오릉군 가시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아니! 이럴 리가 없어!" 노인은 겁에 질렸다. 그는 여전히 방금 순식간에 벌어진 일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한지훈이 직접 나의 팔을 잘라버리다니.’ ‘이건 너무 무섭잖아!’ ‘말도 안 돼!’ 잔뜩 놀란 노인은 부릅뜬 두 눈으로 한지훈을 쳐다보며 소리쳤다. "너 대체 정체가 뭐야?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노인은 자신의 팔을 한 번에 끊을 수 있는 상대라면 절대 일성 천왕의 경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한지훈의 실력은 전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이때, 한지훈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지금 이 상황에 내 정체가 뭐가 중요해? 가장 중요한 건 난 오늘 반드시 너를 죽일 거라는 거야!" 이 말을 들은 노인은 저도 모르게 온몸을 떨게 되었고 어마무시한 위압감을 느끼게 되었다. 한지훈은 마치 예리한 수사자처럼 상대를 노려보며 살의를 뿜어냈다. 이런 기세는 절대 일반적인 천왕계 강자에 그칠 수가 없었다. ‘이 녀석, 어쩌면
얼마 뒤, 바짝 추격한 한지훈은 산골짜기에서 노인을 막아냈다. 단단히 포위당한 노인은 더 이상 도망갈 데도 없었다. 노인은 음산한 얼굴로 자신을 향해 조용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는 한지훈을 주시하며 차갑게 말했다. "북양왕! 너한테 경고하는데, 스스로 네 죽음을 자초하지 마! 이래 봬도 나, 태음문의 3대 장교 중 하나야! 네가 감히 여기서 날 죽이려 한다면, 우리 태음문이 너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종주가 직접 나서서 너를 죽이려 할 거야. 뿐만 아니라 너의 북양 30만 파용군도 다 몰살당하겠지!" "그래?" 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혹시 태음문이 바로 이 설산 산맥 속에 있는 거야?" 그러자 노인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맞아! 그러니까 너 주제넘게 굴지 마! 내가 이곳에서 살아남아 돌아가게 된다면 너도 무사할 거야." 하지만 한지훈은 그 경고를 듣는 체도 하지 않았다. "앞날은 모르는 거야. 만약 내가 명령을 내려서 우리 전군이 이 설산 산맥을 아예 정복해 버린다면, 그건 어떻게 생각해?" ‘맙소사!’ 그 말을 들은 노인의 얼굴빛이 굳어지더니, 그의 눈빛은 경악으로 가득했다. ‘이 북양왕이 이곳을 아예 정복하려 하다니! 그럼 대체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지?’ "너... 이 건방진 녀석! 네가 기어코 이렇게 하려 한다면 우리 태음문은 무조건 너에게 복수할 거야!" 노인은 점점 화가 나기도 했고 조급해났다. 세속은 세속만의 법칙이 있듯이, 종문에는 종문만이 규칙이 있다. 종문은 세속의 일에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 되고, 세속도 종문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규칙을 다 무시하고 제멋대로 구는 한지훈은 이 태음문의 장교를 골치 아프게 만들었다.만약 정말 열무 기를 이용하여 이곳을 정복해 버린다면, 태음문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도 없었다. 장로 이상의 사람들이 모두 살아남는다고 해도 그럭저럭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정도뿐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한지훈의 차가운 웃음소리와
‘감히 용국을 건드리는 자들은 반드시 내 손에 죽게 될 거야.’ 곧이어 한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 즉시 무장 헬리콥터 한 대를 파견해!"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는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북양의 무장 헬리콥터 한 대가 멀리서 날아오고 있었다. 곧이어 특전사 한 명이 밧줄을 내려 신속하게 눈밭으로 뛰어들었다. 그 후 그들은 노인의 시신을 무장 헬리콥터 아래에 묶었다. 우르릉! 무장 헬리콥터는 다시 이륙하여 설산 산맥 전체를 돌아 비행을 하였다. 한지훈의 목적은 바로 설산 산맥 속에 숨어있는 태음문을 습격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그는 설산 산맥 꼭대기 한가운데에 하얀 종문이 우뚝 솟아 있는 걸 발견하였다. 바로 태음종이었다. 그리고 이곳은 태음종의 조문이었다. 태음문은 사실 이 설산에서 유래되었는데 나중에 점차 발전하게 되면서 그들은 중원지역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그러나 50년 전, 무신종 등 9문의 연합으로 인해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중원 지역에서 물러나 다시 이 조문의 땅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한편 태음문의 어둡고 깊은 대전 안에서는, ‘펑’하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태음문의 종주가 잔뜩 분노하여 팔걸이를 내리치며 노호하였다. "이 빌어먹을 북양왕! 감히 우리 태음문의 장교를 죽여버리고 또 그 시체를 매달아 나를 모욕하려 한다니! 내가 기필코 그에게 복수하고 말 거야. 만약 내가 해내지 못하면 태음문의 열조와 열 종을 마주할 체면도 없어!" 대전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표정 역시 어두웠다. "종주님! 저희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도 여전히 한풍 장교의 시체가 하늘에 걸려 산맥 전체를 끊임없이 돌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이것은 저희 태음문 50년의 역사 중 가장 큰 수치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북양왕 이 자식, 정말 우리 태음문을 아주 우습게 보는 거야? 감히 이런 수단으로 나를 협박하다니!" 다들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곧이어 태음문의 종주는 삼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
그 모습에 놀란 임한은 잔뜩 화가 나 호통을 쳤다. "너희들 뭐 하는 거야?" 곧바로 십여 명의 병사들이 그들을 체포하였다. "북양왕!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나는 태음문 장교 중의 한 명이야. 그런데 네가 감히 날 상대로 이렇게 무례하게 굴어? 너 지금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지른 건지 몰라?" 흥분을 주제 하지 못한 채 힘껏 발버둥 치는 임한의 앞으로, 한지훈이 천천히 다가가 곧이어 직접 그의 목을 졸랐다. 그 순간 북양 전부는, 한지훈의 무서운 기세로 가득 찼다. 그렇게 천왕의 카리스마는 순식간에 분위기를 휩쓸었다. 임한도 비록 천왕 강자이긴 하지만 그 또한 한지훈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기세에 의해 단단히 제압되었다. 어느새 그의 얼굴에는 공포의 빛이 가득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내가 어떻게 한없이 어린놈한테 겁을 먹은 거지?’ 심지어 임한은 스스로 기세조차도 뿜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한편 한지훈의 눈빛은 차갑고 공포스러웠으며, 섬뜩한 살의까지 띠고 있었다. "임 장교! 여기는 북양 전부야. 당신 앞에 서 있는 난, 용국의 북양왕이고. 천왕과 담판하려면 겸손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 거 몰라?" 한지훈의 눈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살의로 가득했다. 곧이어 임한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다시 노호하였다. "북양왕! 죽어!" 쾅! 말이 끝나자마자 임한의 몸에서는 천왕 강자의 기세가 갑자기 방출되더니 한지훈과 맞서게 되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여유롭게 콧방귀를 뀌며 곧바로 허리춤에서 총을 꺼냈다. 그리고는 바로 임한의 이마를 향해 총을 겨누며 차갑게 웃었다. "임 장교, 너랑 난 같은 천왕 직급이지? 내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쏘면 네가 과연 이 총알을 피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 서로 내기하지 않을래? 과연 이 총 안에 총알이 있을까?" 그 말에 임한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살의 가득한 눈빛으로 아무 말 없이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젠장!괘씸한 놈. 항상 내 예상을 벗어나기만 하지.’ 임한이 깊이 숨을 들이마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