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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불륜 의심과 나의 남편

Auteur: 나카미치 마야
서해인의 시점.

익숙하고 편하기만 했던 서 씨 가문의 본가가 오늘은 이상하게도 낯설고 숨 막혔다.

최준혁과 서아영이 지하주차장에서 밀회하는 장면을 목격한 이후, 절대로 본가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결심했었다. 최준혁에게 버려진 죄책감, 그리고 거짓을 퍼뜨린 서아영과 마주해야 한다는 혐오감 때문이었다.

“해인아, 정말 걱정했다.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

“아버지... 죄송해요.”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꼭 안아주었다. 그 얼굴에는 진심 어린 안도의 빛이 가득했고 그걸 느낀 나는 걱정을 끼쳐 드린 것에 마음이 아렸다.

“해인아, 계속 너를 찾고 있었어. 우리가... 네가 없어져서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정말이야 언니... 언니가 사라지고 나서 나... 걱정돼서 잠도 잘 못 잤어.”

하지만 어머니 유미연과 서아영의 목소리에서는 단 한 톨의 진짜 걱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겉으로만 걱정하는 척 속을 감춘 말투였다.

“해인아, 이제... 진실을 말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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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53. 새로운 의혹

    최준혁의 시점.‘신우석은 지금까지도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버려 왔다. 그런 냉혹하고 비정한 신우석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서아영을 도망치게 하려 했다면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을 거야…….’ 원하정과 신우석의, 부모와 자식의 유대를 넘어선 8년에 걸친 뒤틀린 동거 생활... 서해인의 친모인 한세연이 당한 참혹한 사고와, 목숨을 지키기 위해 남몰래 입양 보내진 심예련. 서아영이 해외 유학을 떠나기 전 신우석의 NPO 법인에서 받았다는, 상환 의무조차 없는 수상하고 정체불명의 장학금. 그리고…… 도주를 시도했던 서아영의 전 비서 차이령이 체포될 당시, 격렬한 증오를 드러내며 내뱉었던 “서아영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다”, “지시를 받아 서아영과 함께 도망치게 됐다”는 말. 지금까지 뿔뿔이 흩어져 있던 생각의 조각들이 무서운 속도로 하나의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의 끔찍한 가설이 떠올랐다. 심예련 씨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서해인을 더 이상의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나는 이 가설을 검증해야만 했다. “……회장님. 서아영의…… 유학 당시 장학금 수속을 전부 담당했던 사람은 유미연이었죠?” 다급한 내 목소리에 서 회장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그래, 맞네. 유학에 관한 준비와 자금 관리는 모두 유미연에게 맡겼고, 나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어. ……그게 왜 그러는가?” “……회장님, 실례되는 말씀이라는 걸 알면서도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유미연과 신 씨 가문 사이에 접점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예를 들면…… 유미연이 서 씨 가문에 시집오기 전의 교우 관계라든가, 신 씨 가문 사람들과 뒤에서 이어져 있었다든가, 서 회장님께서 알지 못하는 연결고리가 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내 말을 들은 순간 회장의 안색이 눈에 띄게 변했다. 핏기가 가시더니 순식간에 얼굴이 흙빛으로 창백해졌다.“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준혁 군. 설마 유미연과 신 씨 가문이 뒤에서 연결되어 있다…… 자네는 정말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52. 여동생

    최준혁의 시점.서 씨 가문과 신 씨 가문의 악연, 아버지와 원하정의 관계. 이 모든 것이 오랜 세월을 거쳐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부모 세대에서 일어난 일들이 지금 나와 서해인, 그리고 서아영에게까지 덮쳐 오고 있었다.‘두 집안 모두 신 씨 가문과 연관이 있었다니, 이게 단순한 우연인 건가……? 아니면 모든 걸 알고 접근한 건가? 원하정 씨에게 이야기를 들은 신우석이 나와 서아영이 결혼한 사실을 알고 복수를 위해 서아영에게 접근한……? 아니, 서아영과 신우석은 서아영이 대학생이 될 무렵…… 결혼하기 훨씬 전부터 접촉하고 있었어. 그렇다면 목적은 서 씨 가문?’두 집안 모두 신 씨 가문과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절묘했다.‘원하정 씨에게 아버지와의 관계를 들으며 자란 신우석이 나와 서아영의 결혼을 알고 복수를 위해 접근한……? 아니, 신우석이 서아영에게 접근한 건 서아영이 대학생일 때야. 나와 해인이 결혼하기 훨씬 전부터 두 사람은 이미 연결되어 있었어. 그렇다면 처음부터 표적은 최 씨 가문이 아니라 서 씨 가문이었다는 건가……?’머릿속에서 만들어지는 가설들을 하나로 이어 붙이려 애쓰고 있을 때, 서 회장이 조용히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고 허리를 곧게 폈다. 그 눈에는 조금 전까지의 후회와는 다른, 냉철하면서도 비장한 빛이 깃들어 있었다.“준혁 군. ……역시 한 가지 더, 지금 이 자리에서 자네에게 이야기해 두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네. 아니, 반드시 이야기해야만 해.”“반드시 이야기해야 할 일이라니요? 회장님…… 대체 무슨 말씀입니까?”회장은 깊게 숨을 내쉰 뒤 결심한 듯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심예련 그 아이에 관한 일이네.” “심예련 씨……? 예련 씨가 왜요? ……그런데 회장님께서는 그분을 알고 계십니까?” 강성환의 연인이자 지방에서 제차업을 하는 그녀를 어째서 회장이 알고 있는 걸까. 서해인이 이야기를 했다고 해도, 왜 그것을 내게 알려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51. 옛 부자의 고백

    최준혁의 시점.“……벌써 30년도 더 된 이야기라 해인이와 자네가 결혼할 때는 굳이 말하지 않았네. 사실 서 씨 가문과 신 씨 가문 사이에는 깊은 갈등이 있었어. 과거에 큰 사업 문제가 발생했고 좀처럼 타협을 보지 못해, 당시로서는 드물게 재판까지 가게 되었지.” “서 씨 가문과 신 씨 가문이 재판을…… 했다고요?” “그래. 신규 거래처의 진입을 둘러싼 대립이었네. 결국 상대측의 부당함이 인정되어 서 씨 가문에는 아무런 잘못도 없다며 책임을 묻지 않았고, 소송을 제기한 신 씨 가문 측이 재판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 한동안 뒤에서 악질적인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도 잠잠해졌고 나는 모든 게 끝난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했네……” 서 회장은 후회가 배어 있는 표정으로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고백에 나는 숨을 삼켰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해인이와 서아영이 성인이 된 뒤부터 최 씨 가문과 서 씨 가문 사이에 섬뜩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어. 신우석이 최 씨 그룹의 부사장 자리에 오른 것도 그렇고. 끊어졌다고 생각했던 신 씨 가문과의 관계가 다시 이어지고 말았지. 그리고 지금의 신 씨 가문은 서 씨 가문이 아니라 최 씨 가문을 직접적인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보여. ……어쩌면 서 씨 가문이 최 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놈들의 표적이 최 씨 가문으로 옮겨 간 게 아닐까 하고……. 준혁 군, 정말 미안하네. 모든 일의 근원은 우리 집안에 있는지도 모르네.” 그렇게 말하며 서 회장은 내게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지금까지 아버지에게도 서 씨 가문과 신 씨 가문 사이에 그런 처절한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처음 알게 된 과거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지만, 동시에 가슴속에서 한 가지 의문이 피어올랐다.‘아무리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해도, 30년도 더 지난 사업상의 원한 하나만으로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가족 모두를 끌어들이는 비열한 복수를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50. 밀담

    최준혁의 시점.사흘 뒤 밤, 나는 어떤 인물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 있는 고급 일식 요리점의 룸으로 들어갔다. 접대할 때도 이용하는 곳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철저하게 보장되어 있어, 이곳이라면 안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약속 시간보다 20분 일찍 도착해 안내받은 조용한 다다미방에 허리를 곧게 편 채 기다렸다. 오늘 대체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어떤 진실을 듣게 될 것인가. 좀처럼 불안한 예감이 가시지 않아 고요한 방 안에서 몇 번이나 손목시계를 힐끗 바라보며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것에 초조해하고 있었다.약속 시간을 7분 앞두자 복도 바닥을 밟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한번 허리를 곧게 펴고 무릎 위에서 주먹을 굳게 움켜쥐었다. 미닫이문에 커다란 사람의 그림자가 비치더니, 스르륵 조용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기다리게 했군. 바쁠 텐데 일부러 시간을 내게 해서 미안하네. 오늘 와 줘서 고맙네.”“아닙니다…… 직접 전화까지 주셔서 영광입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회장님.”그곳에 서 있는 사람은 서해인의 아버지이자 서 씨 그룹의 수장인 서영도였다. 회장과 이렇게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건 서해인이 청운 산장에서 생활하던 시절 이후로 무려 3년 만이었다. 당시에는 이동현의 아파트에 갇혀 있던 서해인을 구출하는 데 서로 필사적이어서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여유조차 없었다. 이렇게 차분하게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건 대체 얼마 만일까…… 이제는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질 정도로 긴 세월이 흘러 있었다.두 사람이 마주 보고 앉자 회장은 조용히 술병에 손을 뻗어 내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지난번에는 자네 아버님…… 최 회장과 극비리에 식사할 자리를 마련해 줘서 고마웠네. 덕분에 중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그렇습니까……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사실 저도 회장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서아영에 관한 일인가. 서아영이 그 신우석이라는 사람과 깊은 관계가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49. 이기적인 집착

    최준혁의 시점.“그녀를 지키고 싶다면, 왜 깨끗하게 멀어지지 않는 겁니까. 전남편으로서의 미련입니까? 아니면, 그저 이기적인 집착입니까?”서해인이 사고를 당한 다음 날, 병동에서 성시우가 내게 던진 질문은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날카로운 독침처럼 가슴에 박힌 채 빠지지 않고 있다.“이기적인 집착……인가.”사장실 책상 앞에서 나는 자조적으로 중얼거렸다. 과거의 어리석었던 나 자신을 돌아볼 때마다 강렬한 구역질과 자기혐오가 밀려온다. 이혼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서해인의 거액 해외 송금 의혹. 그리고 서해인이 여동생 서아영을 질투해 해외로 쫓아냈다는 이야기 역시 모두 서아영이 교묘하게 꾸며 낸 거짓말이었고, 진실을 알았을 때는 모든 것이 너무 늦어 버린 뒤였다.“그 해외 송금도 신우석 일당에게 받은 돈이었을지도 모르겠군…… 그때 계좌 사진을 좀 더 자세히 봤더라면…… 더 자세한 내용을 제대로 알아봤더라면……”서아영은 서해인을 대신해 내 아내가 되자마자 아버지에게 부탁해 최 씨 그룹의 부사장이 되었다. 내 부모님 앞에서는 좋은 얼굴만 보여 줬지만, 회사에서는 뒤로 직원들에게 횡포를 부리며 갑질을 일삼았고, 그로 인해 직원들이 대거 퇴사했다. 제멋대로 행동하기에 강성환은 너무 유능해서 방해가 됐다. 그렇게 생각한 서아영은 내게 비밀로 강성환을 자회사로 좌천시키고 실권을 장악하려 했다.회사를 내부에서부터 썩게 만든 것도 모자라 거액의 자금을 반복해서 횡령했고, 증거가 모두 갖춰져 붙잡으려던 순간 도주했다. 이후 서아영의 친모인 유미연마저 자취를 감추면서 사건은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 있다.그리고 서해인은 이혼을 통보받았던 그날 이후 너무나도 잔혹한 길을 걸어왔다. 임신 중에 목숨을 위협받았고, 우리 사이에 틈이 생긴 틈을 타 이동현이 파고들면서 몰래 촬영당하고 감금되는 공포에 시달리는 등 몇 번이나 위험한 일을 겪었다. 그리고 두 달 전, 나와 단둘이 만나기로 했던 날 일어난 트럭 사고――.“성시우의 말이 맞아……. 나와 함께하지

  • 이혼 다음 날, 사라진 아내와 100억   548. 가설

    서해인의 시점.이날 도시는 아침부터 차가운 비가 창문을 세차게 두드리고 있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혼자 남아 고요해진 거실에서, 나는 식어 버린 홍차 잔을 손에 든 채 바깥의 어두운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내 의식이 향하는 곳에는 언제나 최준혁뿐이었다.그 사고가 있은 뒤로, 최준혁과는 일절 연락을 끊은 상태였다.원래대로라면 그날 나는 최준혁을 만나 서아영과 신우석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약속 장소로 향하던 도중 트럭과 충돌했고, 그대로 병원으로 이송되고 말았다.걱정이 되어 병실로 달려와 준 최준혁.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그는 병실에서 성시우가 내 어깨를 다정하게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그대로 등을 돌려 달려가는 최준혁을 뒤쫓아 간 성시우에게 그는 ‘서해인과 아이들은 이제 만나지 않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라고 선언한 뒤, 홀로 병원을 떠났다.‘그날…… 준혁 씨는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걸까? 뭘 털어놓으려고 했던 거야……?’최준혁을 만나는 것도, 서아영 일당에 대해 들을 기회도 잃어버려 이제는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뿐만 아니라 문득문득 병실로 뛰어 들어왔을 때의 최준혁 얼굴이 가슴을 조이듯 되살아나곤 했다. 내가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진심으로 안도하며 눈물을 글썽이던 그 얼굴.힘센 두 팔로 나를 끌어안고 ‘무사해서…… 다행이야……’라고 작게 중얼거리던 최준혁의 목소리는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귓가에 울리던 그 떨림과 따뜻한 체온에 내 몸 깊은 곳까지 달콤한 전율 같은 열기가 퍼져 나갔다. 그 순간만큼은 분명 우리의 마음이 서로 통하고 있었다. 서로를 깊이 생각하며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또…… 내 앞에서 멀어지는구나. ……하지만 아버지에게 서 씨 가문과 신 씨 가문의 악연에 대해 들은 지금은, 이게 잘된 일일지도 몰라. 나에게 가까이 오지 않는다면 준혁 씨가 더 이상 위험한 일을 겪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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