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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서문천명은 잠깐 흠칫하다가 바로 정신을 차렸다.

“은설 씨, 실례했다면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납치는 정말로 유진우가 돈을 주면서 시킨 거예요. 은설 씨 신분을 진작 알았더라면 절대 이런 짓 안 했죠.”

서문천명은 허리 굽혀 인사하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는 척했다.

“들었지? 이젠 증인도 있어. 유진우야말로 가장 나쁜 놈이야.”

남궁진혁이 틈을 놓치지 않고 쐐기를 박았다.

“맞아, 나도 증언할 수 있어. 전부 다 유진우의 짓이야.”

유연지가 나서서 힘을 보탰다.

“나도 증언할게. 저 자식 아주 교활한 놈이야.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다고.”

한솔이 맞장구를 쳤다.

“우리 다 증인이야. 유진우가 전부 죽이려 했고 제 발 저려서 저러는 거야.”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십 명이 한꺼번에 말하니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여론의 힘이 어찌나 큰지 그릇된 것도 옳다고 할 정도였다.

남궁은설은 점점 얼떨떨해져 넋을 놓고 말았다. 가뜩이나 주견이 없는 그녀인데 이젠 누굴 믿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은설 씨, 내 말 전부 사실이에요. 그 어떤 거짓도 없다고요.”

유진우가 진지하게 말했다.

“은설아, 난 네 사촌 오빠야. 피를 나눈 가족인데 널 속일 리가 있겠어?”

남궁진혁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내가 무슨 이유로 은설 씨를 납치하겠어요? 잘 생각해봐요.”

“나랑 알고 지낸 지 수년이 되는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내가 언제 널 속인 적이 있었어?”

“은설 씨, 침착하게 생각해요. 거짓말에 속지 말고.”

“은설아, 남을 믿을지언정 이 사촌 오빠를 못 믿겠다는 거야?”

“...”

유진우와 남궁진혁은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그만들 해요! 제발 그만 말해요!”

남궁은설은 귀를 틀어막고 바닥에 웅크리고 앉은 채 고통스러움에 몸부림쳤다. 이젠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누굴 믿어야 할지도 구분이 가지 않았다.

한 사람은 어릴 적부터 함께 놀면서 자란 사촌 오빠이고 한 사람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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