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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작가: 도도화
“너희 둘은 스타일도 완전 다르네. 난 형부가 너랑 비슷한 사람을 데려왔나 했더니, 지금 보니 넌 대체품조차 못 되는 모양이네.”

임서율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임유나가 마지막으로 던진 말이 조롱인지 아니면 무심한 칭찬인지도 분간할 수 없었다.

‘대체품도 못 된다니... 누가 대체품이 되고 싶겠어? 아니면 난 아예 대체품조차 될 자격이 없다는 건가?’

임서율은 어색한 듯 시선을 거두고 손목시계를 한 번 슬쩍 쳐다봤다.

“참고로 말해 줄게. 하 대표님은 여기서 딱 30분만 머무를 거래. 다음 약속이 있어서 그러니까 서둘러야 할 걸?”

임유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왜 그걸 진작 얘기 안 했어?”

임서율는 바로 옆을 지나가던 웨이터가 든 샴페인 잔을 받아 입술에 살짝 대고 두어 모금 마셨다.

“내가 말해 줘봤자 네가 당장 그 사람 마음을 사로잡을 것 같아?”

임유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깔보는 눈빛으로 임서율을 쳐다봤다.

“지금 나한테 질투하는 거지? 네가 돌아오기 전까진 너도 임씨 가문의 딸이었잖아.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넌 아무것도 아니야.”

임서율은 입가에 미묘한 미소를 띠었지만 임유나의 말에 감정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태연하게 대답했다.

“내가 아직도 차씨 가문의 사모님이라는 사실 잊었어?”

임유나는 이를 꽉 깨물고 눈동자엔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네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그 집의 사모님은 당연히 내가 됐을 거야. 임서율, 너 진짜 뻔뻔하다. 내 인생을 빼앗아 놓고 뭐가 그렇게 당당해?”

임유나가 가장 답답해 하는 건, 아무리 쏟아내도 임서율이 전혀 감정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말도 안 돼! 나 때문에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었는데 어떻게 원망 한마디 안 할 수 있어.’

임서율은 임유나에게 대꾸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서 하도원을 발견했다.

그가 나타나는 순간, 마치 모든 시선이 그에게 꽂히는 듯했다.

그가 걸어가는 곳마다 업계 정예들이 앞다퉈 술을 따라주며 극진히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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