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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참, 저 예쁜 아가씨 옆에 앉은 남자, 혹시 해문 KS그룹의 구윤 회장 아니야?”

이유희의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눈썹은 흥미진진한 스캔들이라도 발견한듯 위로 들썩이고 있었다.

“듣자니…… 구윤은 향락을 좋아하지 않는 깨끗한 사람이라고 하던데, 오늘밤은 어찌하여 속세로 내려오셨을까?”

이유희와 신경주 모두 인상의 착오가 생긴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애초 구아람의 오빠 넷은 네 쌍둥이였고, 그중 첫째 구윤과 둘째 구진은 외모가 너무나도 닮아 가족들조차도 구분하기 어려웠다.

“젠장, 질투 나네, 저렇게 예쁜 여자는 내 애인으로 삼았어야 했는데…… 저 여자도 그래, 뭐 얻을 것이 있다고 구윤 옆에 딱 붙어있어?”

이유희는 말할수록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아래층에 위치한 구아람은 달콤한 미소로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신경주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졌다.

한때, 그 웃음은 그만의 단독 소유였다.

더욱 화가 나는 것은 온갖 구설수가 신경 쓰이지도 않는지 그녀는 지금, 속 편하게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반면 그는 하루 종일 팽이처럼 돌아가며 여러가지 이슈들을 수습하기 바빴고, 또 어떻게 그녀에게 설명을 해줘야 할지 생각하기 바빴다.

“에잇, 차라리 오늘 밤 내가 그녀를 갖는 게 좋겠어, 구윤의 여자인 게 마음에 걸리긴 하나,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지. 골키퍼가 있다고 골이 안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까!”

이유희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녀를 건드릴 생각 마, 저 여잔 내 아내니까.”

이유희의 두 눈은 놀라움으로 크게 휘둥그레졌다.

“아니, 이젠 전처인가?”

신경주는 다시 한마디 덧붙였다. 말을 내뱉은 신경주는 목구멍에 날카로운 가시라도 박힌 듯 따끔해졌다.

“엥? 저 사람이 바로 그 목석 같다던 형 전처라고? 눈이 삐었어? 아니면 머리가 고장 난거야? 저렇게 예쁜 여자를 마다 하다니……. 내가 보기엔 그 무슨 김은주보다 백배천배 예쁜 거 같은데……?”

신경주가 싸늘한 눈빛으로 이유희를 힐끗 쳐다봤다. 깜짝 놀란 이유희는 황급히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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