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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하엔 그룹에서 보낸 문자잖아.” 하현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하 씨 집안은 강남에서 영향력이 제일 큰 집안이었다.

원래 하현은 가문의 황태자이자 상속자였다.

3년 전, 하현은 자기 힘으로 쇠퇴해져가는 가문을 이끌고 천만조에 달하는 대그룹 정상 자리에 다시 등극했었다.

그가 하엔 그룹을 이끌고 전국 10위권에 드는 재벌 가문의 서열에 들어설 무렵, 집안 사람 누군가가 하현에게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누명을 씌었다. 그래서 하현의 후계자 신분은 박탈되었다.

그후, 하엔 그룹은 하현을 아예 호적에서 파버렸고, 그의 부모님은 곧바로 얼토당토 않는 모 인수계획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에 이송되었다. 그 이후로 하현은 부모님을 만나보지 못했다.

3년 전에 하현이 하 씨 집안에서 쫓겨날 때, 그에게는 단 한 푼도 없었다. 그 엄청난 타격으로 인해 하현은 심하게 앓아누웠다.

그무렵, 다행히도 설 씨네 할머니가 하현을 집안의 데릴 사위로 받아들였다.

이로써 하현은 거리바닥을 헤매는 거지신세는 면하게 되였다.

그러나 하현과 은아는 이제 결혼 3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둘은 명목상의 부부일뿐 잠자리를 가진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설 씨네 가문에서 이미지에 신경쓰지 않았다면 하현은 아마 서재에서 잠을 잘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벌써 3년이 지났다.

하현은 자신이 이런 삶에 익숙해져 있는 줄 알았다. 데릴 사위면 데릴 사위답게 사는게 정상 아닌가?

하지만 하현에게는 말못할 고충이 있었다.그건 바로 그의 아내 은아때문이였다.

비록 은아는 늘 무례했고 하현의 체면을 봐준적 없었지만, 그녀는 너무 특출하게 아름다웠다.

3년 동안 은아와 함께 지내다 보니, 하현은 자신이 어느새 그녀를 몰래 사랑하게 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핸드폰에 또 여러 통의 문자가 왔다.

“도련님, 하엔 그룹이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현재 파산 직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간절히 부탁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도련님이라면 방법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지금 회사의 자금 공급은 끊겼고 도련님의 도움이 당장 필요합니다. 안 그러면 저희 가문이 망합니다!”

하현은 이마살을 찌푸렸다.

이때 갑자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낯선 해외 번호였고 하현은 아무 생각없이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공손하고 예의바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하현 선생님 되시나요?"

"3년 전, 저희한테 의뢰하여 인수하신 아프리카 금광에서 현재 엄청난 양의 매장량이 발견되어 주가가 몇백배 뛰어 올랐습니다!"

"약속대로 오늘은 주식이 귀속되는 날입니다."

"어떻게 처리할까요?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하현은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어느새 3년이라..."

3년전, 하현이 그 금광에 수백 수천억 원을 투자하긴 했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검정 카드 하나를 꺼냈다.

이 블랙카드는 3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신분과 권위를 나타낼 수 있는 도구로, 이 카드를 소유한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모든걸 이룰수 있다고 한다.

"저의 재산은 현재 어느정도 되나요?"

"잠시만요."

상담원은 정중하게 말했다. 이어 꽤 충격을 받은듯한 상담원의 흔들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객님... 통장 잔액이 매우 거대해서 보안상의 이유로 계좌가 잠겨있습니다. 현재 저의 위치에서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합니다. 지금 바로 가서 확인 신청을 하겠습니다. 혹시 잠시후 다시 전화 드려도 될까요?”

“네, 그렇게 해요.” 하현은 전화를 끊었다.

'금액이 매우 거대해서 계좌가 보안상의 이유로 잠겨있다?'

하현은 웃음이 터졌다. 별 생각 없이 재미로 투자한 금광이 그에게 서이라이즈를 안겨주다니...

하현은 느긋하게 집으로 걸어갔다.

그가 집에 도착했을 무렵, 은아는 운전해서 집에 들어온 지 한참 지났다.

한편, 거실에는 또 다른 두 여자가 2명 더 와있었다. 멀리서 봤을 때 한 명은 매력적이고 섹시해 보이는 반면 다른 한 명은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특출하게 아름답고 우아한 은아가 더 돋보이기도 했다.

은아와 그녀의 두 절친들이었다. 섹시한 여자의 이름은 진세리였고 귀여운 여자의 이름은 유소은이었다.

셋은 거실로 들어오는 하현을 무시했다.

한켠에 앉아있던 소은이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

“은아야, 듣자하니 너희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며?”

은아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대답했다. “맞아. 얼마 전에 우리 회사에 자금조달 문제가 생겼어. 지금 우리는 60억 원이 필요해. 얼른 돈을 구하지 못하면 우리 회사는 아마...”

소은은 미간을 찌푸렸다. “근데 은아야, 60억 원을 이렇게 짧은 시일 내로 구하는 거 쉽지 않아...”

둘 옆에 앉아있던 섹시한 여자 세리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은아는 친구들의 반응을 보고 둘에게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더 심란해졌다.

하현이 거실에 서 있는 게 보이자 그녀는 그를 아니꼽게 흘겨보며 쏘아붙였다.

“하현, 우리 진지하게 얘기하는 중인데 넌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 서서 그걸 듣고 있는 거야? 가서 내 차나 세차해!"

하현이 고분고분하게 세차도구를 챙기러 나갈때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그 해외 전화번호였다.

하현이 전화를 받자 그 상냥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현 고객님, 저희가 확인한 결과 고객님의 전 재산은 해외 계좌에 예치되어 있습니다. 만약 저희 쪽에서 조회를 계속 시도한다면 고객님의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님께서 시간이 괜찮으실때 다시저희에게 전화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저희가 즉시 사람을 보내 서울 본사로 초대해서 통장 잔액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끔 하겠습니다. 동의하시나요?”

하현은 중얼거렸다.

“네, 근데 해외 계좌 잔액을 확인하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복잡한가요?”

말을 마치고 하현은 전화를 끊었다.

“은아야, 네 남편 정말 재미있다.”

소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자기 해외 계좌 잔액을 확인하고 싶대. 티비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야? 해외 계좌가 뭔지는 알아?”

그걸 들은 은아도 웃었다. 그리고 은아는 말했다.

“내가 며칠 전에 아빠랑 통화할 때 마침 그 얘기 들었나 보다. 모든 은행 계좌들을 죄다 해외 계좌라고 부르는 줄 아나봐? 그보다 지금 내가 매일 용돈으로 십만 원씩 주고 있는데. 그것도 계좌에 넣어놓는지 궁금하네.”

“은아야, 너 비휴라도 키웠니? 먹으면 절대 안 토하게.”

세리는 픽하니 웃었고 그녀들은 모두 웃음을 참느라 바빴다.

이때 하현이 갑자기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은아야, 너희 회사에 60억 원이 필요해? 아니면...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해 주까?”

세리는 폭소를 터뜨렸다. 워낙 섹시한 그녀였는지라 격렬하게 움직일 때마다 몸매가 더 매혹적으로 돋보였다. 세리는 하현을 힐끗 보더니 말했다.

“하현 씨, 60억 원이 얼만지는 아세요? 60만 원 하고 헷갈리지 마세요. "

하현은 비웃었다. “만약에 60억을 내줄수 있다면요?”

세리가 조롱했다. “당신이 60억 원을 내줄수 있다면 내가 당신 앞에 무릎 꿇고 아버지라고 부를게요!” 그녀는 웃음이 터졌다.

“그래요?” 하현은 씩 웃었다.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럼 당신이 한 말을 꼭 기억하세요. 약속을 어기지는 마요.”

둘의 대화를 듣고있던 은아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그리고나서 손을 흔들며 말했다. “됐고 저리 꺼져. 시뻘건 대낮에 뭔 꿈같은 헛소리야. 그만해, 쪽팔리니까."

하현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알았어.” 하현은 뭐라고 변명할 엄두도 못 냈다.

***

그날 밤, 하현은 여전히 서재에서 잤다. 그는 갑작스러운 좋은 소식이 믿기지 않았다.

“이건 분명 꿈이 아니야!” 하현은 볼을 꼬집어 불 수밖에 없었다. “내일 은행에 가서 나에게 돈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봐야겠어.”

하현은 그날 밤 잠을 설쳤다.

이튿날, 그는 아침 일찍 스쿠터를 밀고 나갔다. 그러다 놀랍게도 누군가 거기에 배터리를 던져놓고 간 것을 발견했다. 하현은 잠시 생각하고는 곧 은아가 한 일이라고 짐작했다.

다른 설 씨들은 그런 일을 할 정도로 상냥하지 않았다.

배터리를 설치한 뒤, 하현은 은행 갈 준비를 했다.

“하현, 이른 아침에 대체 어딜 가는 거야?”

3층 베란다에서 하현은 귀여운 잠옷 세트를 입고 있는 소녀를 보았다. 외모가 은아를 많이 닮은 그 소녀는 하현을 삐딱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유아였다.

“처제, 좋은 아침이에요.” 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누가 당신 처제예요? 우리 언니는 어떻게 당신같이 쓸모없는 사람이랑 결혼했을까? 나같으면 신혼 첫날밤에 당신의 목을 졸라 죽였을지도 몰라요!"

유아는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 무심하게 하현 앞에 서류 파일을 던졌다.

“우리 언니가 회의에 이 서류를 가져가는 걸 깜빡했어요. 언니한테 갖다 줘요. 만약 늦는다면 당신한테 책임을 물을 줄 알아요!”

올래 고3인 유아는 성격이 제멋대로인데다 까다롭기까지 했지만 설씨 집안의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받았는지라 글래머한 몸매와 롱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그녀는 너무나 매력적이였고 하현은 그런 그녀를 감히 더 많이 쳐다보지도 못했다.

하현은 약간 멍한 표정으로 땅에서 서류 파일을 주웠다. 은아와 결혼한 지 3년이나 됐지만, 은아는 하현이 쪽팔려 그가 회사에 찾아와 자신을 만나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근데 지금 은아가 하현에게 서류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당장 안꺼져요?!”

하현이 멍하니 서있는 걸 보고 유아는 몹시 화가 났다. 다른 친구들 형부는 다 키가 크고 잘생겼거나 아니면 젠틀하고 우아한데... 왜 자신의 형부는 이렇게 소심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일까?

유아는 하현에게 눈길 한번 더 주기도 싫었다.

게다가 하현은 이혼 또한 원하지 않았다. 도대체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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