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이사님, 도와줄 마음이 없으신 거 아닌가요? 서류를 보내려면 지금 보내지 나중은 또 뭐예요?” “술 한 잔도 떼먹으려는 분을 제가 어떻게 믿어요?” 동혁이 비웃으며 말했다. 원강조는 동혁이 일부러 자신을 조롱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그저 불만스럽게 말했다. “젊은이가 속고만 살았나? 한 번밖에 물어보라고. 나 원강조는 한번 뱉은 말은 지키는 사람이야.” “단지 모든 공무에는 절차가 있어. 지금 나 혼자서 일을 처리할 순 없잖아. 일단 의약품관리청의 청장님과 부청장님의 허락부터 구해야 돼.” 원강조는 핑계를 대며 처리를 미루었다. ‘그래, 아직 말할 기운이 있어서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그만, 됐어요.” 동혁은 상대방의 쓸데없는 말을 끊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제 전 이사님에게 어떤 서류도 보내라고 요구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내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그러니 계속 마시죠.” 말을 마치고 동혁은 술 사발을 들고 원강조의 앞으로 갔다. “그만하세요. 그러나 만약 사람이라도 죽으면...” 수소야는 급히 다가와 걱정하며 동혁을 말렸다. “이놈이 감히? 만약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면 네 가족들이 단단히 각오해야 할 거야.” 원강조는 동혁이 자신의 말에 넘어가지 않자 얼굴빛이 불안해져서, 이제는 동혁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는 확실히 술 때문에 이미 정신이 없었다. 위생과 주성모를 보고도 그는 감히 동혁을 위협했다. 하지만 그는 동혁이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나올수록 강하게 반응한다는 걸 몰랐다. “그러네요. 만약 사람이 여기서 취해 죽는다면, 귀찮은 일이 생길 수도 있겠어요.” 동혁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원강조를 잡아당겼다. “술을 마시기 싫다면 뺨으로 대신하시죠. 술 다섯 사발에 뺨 다섯 대 어때요?” 말을 마치고 동혁은 즉시 손을 휘둘러 원강조의 뺨을 후려쳤다.짝! 짝! 짝! 깔끔하게 뺨 맞는 소리가 룸에서 울려 퍼졌고 원강조는 고통에 비명소리를 질렀다. 곧 그는 맞아
원강조와 같은 조직 내의 인물에 대해 수소야는 마음속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2년 전 항난그룹이 하룻밤 사이에 파산했을 때, 비록 3대 가문이 그 일을 주도했었지만, H시의 전임 시장도 그 일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도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사실이었다. 고위 공무원의 개입이 없었다면, 항난그룹처럼 큰 기업이 하룻밤 사이에 해체될 수 없기 때문이다. “H시 고위 공무원이요? 그 사람이 시장보다 더 대단하데요?” 그러나 동혁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웃음을 터뜨리며 계속 밖으로 걸었다. 그런데 그때 한 일행이 급히 입구로 들어왔다. 동혁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놀라며 말했다. “여보, 여기는 어떻게 왔어?” 급히 들어온 이 일행에는 바로 세화, 진창하 부부, 그리고 세화의 작은 이모 류혜연 등이 있었다. 세화와 류혜진은 각각 손에 포장된 선물을 들고 있었는데, 마치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이곳에 온 것처럼 보였다. “수 사장님 아니세요? 동혁 씨는 여기 어쩐 일이야? 동혁 씨, 술 마셨어?” 세화는 동혁을 보고 약간 놀랐고, 다가와 수소야에게 인사하며 물었다. 동혁은 지금 수소야를 부축해 가고 있었다. 그는 세화가 오해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 재빨리 설명했다. “항난그룹의 제약공장에 문제가 생겼는데, 여기서 H시 의약품관리청 이사님께 식사 대접을 했어.” 세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동혁과 수소야의 관계를 의심한 적이 전혀 없었다. ‘아마 동혁 씨가 수 사장님에게 끌려와 술을 마신 것 같네.’ ‘두 사람 모두에게서 술 냄새가 나. 동혁 씨는 꽤 많이 마셨나 본데?’ 세화가 보기에 이건 매우 정상적인 상황이었다. 동혁은 예전에도 줄곧 수소야의 운전기사로 일했기 때문이다. 동혁이 물었다. “여보, 당신은 여기 왜 왔어?” “우리 외삼촌 때문에 왔지. 엄마가 꼭 나보고 외삼촌에게 사과하라고 해서 끌려온 거야. 그래야 외삼촌이 엄마가 류씨 가문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할 테니까.” 세화는
원강조의 말을 듣고 세화의 안색이 갑자기 바뀌었다. ‘역시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어. 동혁 씨가 또 사람을 때렸어.’ ‘게다가 때린 사람이 H시 의약품관리청의 이사라니.’ ‘그 정도위치라면 분명 H시에서도 꽤 명망 있는 인물이야.’ ‘정말 큰일 났는데?’ “맙소사, 동혁이 이놈, 네놈이 어떻게 감히 사람을 때려?” 류혜진의 얼굴에서도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안색이 갑자기 하얗게 변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원 이사님이 어떤 분이신데, 네놈이 감히 손을 대?” “이 개X식, 빨리 원 이사님에게 사과 안 해?” “사과요? 하하...” 원강조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 “날 이렇게 때린 게 단지 몇 마디 사과로 해결될 수 있을 거 같아요?” “감히 이곳에서 폭력을 쓰다니.” “여기가 어딘지 아세요? 바로 시청 산하 게스트호텔입니다.” “평소 이곳은 시장님은 물론이고 시청의 고위 공무원들이 중요한 손님들과 만나서 자주 식사를 하는 곳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저 젊은 놈이 감히 여기서 폭력을 쓰다니요? 이게 시청의 공무원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면 대체 뭡니까?” 상대가 적반하장으로 큰소리를 치자 동혁은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러나 세화 등은 모두 놀랐다. 특히 세화는 오늘 H시에서 시장 대행이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시장 대행이 부임한 첫날인데, 누군가가 시청 산하 게스트호텔에서 의약품관리청의 이사를 폭행했다?’ ‘만일 이 소식이 그 시장 대행의 귀에 들어가면 얼마나 큰 폭풍이 일어날지 몰라.’ ‘그리고 그렇게 되면 먼저 때린 동혁 씨가 감당할 수도 없을 테고.’ 세화는 심호흡을 하고 원강조 앞으로 나와 애써 미소를 지었다. “원 이사님, 먼저 이사님이 맞으신 것에 대해 저희 남편 대신 이렇게 사과드릴게요.” “제 남편은 이전에 종종 정신병 증상이 나타나곤 했어요. 이전에 H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도 있고요.” “그래서 동혁 씨가 이사님을 때린 건 고의가 아니라 아
“원 이사님, 그게 대체 무슨...” 세화의 미소가 굳어지면서 예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을 보였다. 류혜진 등도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 그들은 원강조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대놓고 세화와 함께 자자고 제안할 줄은 몰랐다. 원강조는 콧방귀를 뀌며 다시 음산한 어조로 말했다. “왜요? 진 회장님은 제가 맘에 들지 않나 보죠?” “회장님의 저 쓸모없는 남편 놈도 회장님과 잘만 자잖아요? 전 결코 저 쓸모없는 데릴사위 놈보다 뒤떨어지지 않을...” 원강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동혁이 갑자기 나와 강하게 발차기를 날렸다. 퍽! 날카로운 비명 소리와 함께 원강조의 뚱뚱한 몸은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벽에 세게 부딪혔는데 마치 벽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아 보였다. 바닥에 떨어진 후에도 원강조는 계속해서 신음소리를 지르며 입에서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원 이사님!” 원강조를 따라 나온 다른 두 공무원은 놀라서 즉시 술이 반쯤 달아났고 재빨리 달려가 원강조를 부축했다. “동혁 씨, 왜 또 때리고 그래?” 세화는 멍하니 있다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끝났네, 끝났어, 이제 돌이킬 여지가 완전히 없어졌어.” 류혜진 등도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동혁이 말했다. “여보, 저런 사람은 꼭 스스로 매를 번다니까. 그러니 당신은 신경 쓰지 마. 내가 저 사람을 얌전하게 만들어 줄게.” 방금 원강조가 세화를 모욕한 것에 비해 동혁의 발길질은 아주 약했다. 만약 동혁이 류혜진 등 가족들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고 힘을 빼지 않았다면 상대방은 이미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끊어졌을 것이었다.원강조는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다. 그는 입가에 피를 머금고, 얼굴은 극심한 통증으로 일그러져 마치 무서운 귀신처럼 흉악해진 모습이었다. 원강조는 동혁의 말을 듣고 분노가 너무 치밀어 웃음이 나왔다. “이 개X식, 네놈이 아주 건방지구나? 뭐? 날 얌전하게 만들어? 너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는 아냐?” “난 네놈이 그 누구든 간에, 설사 대통령의 친아들이라고 해도
“원 이사님, 다른 사람에게 맞기라도 한 겁니까? 누가 감히 시청 산하 게스트호텔에서 폭력을 썼나요?” 류성중은 약간 놀란 듯 원강조의 얼굴에 찍힌 손바닥 자국을 바라보았다. 그는 원강조가 H시 의약품관리청의 이사이고, 원강조의 아버지 원성배가 H시 시청의 부장으로 세 번째로 높은 지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부자가 모두 지위가 높고 권력이 있는 원씨 가문의 가족이었다. 원씨 가문은 H시 같은 곳에서 그 위세가 하늘을 찌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권세가 있는 명문가였다. 그럼에도 감히 이곳에서 원강조를 때렸다는 건 대단한 사건이었다. “이건 이놈한테 맞은 겁니다.” 원강조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다가 의심스러운 듯 류성중에게 물었다. “그런데 류 부이사장님은 이놈과 친척입니까?” 원강조는 방금 전 류성중이 동혁의 장모를 둘째 누나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다. 그의 안색이 좀 더 안 좋아졌다. ‘만약 부이사장님이 저놈을 친척이라고 보호하려고 나선다면 어쩌지?’ 류성중은 N도 의료공단의 부이사장으로 원성배와 비슷한 지위였다. 류씨 가문은 N도에서도 명문가로 손꼽히며, N도 명문가인 이씨 가문과도 관계가 좋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정말 류성중이 동혁을 위해 나선다면 원씨 가문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세화는 원강조가 류성중을 신경 쓰는 것을 예리하게 알아차렸고, 지금 류성중만이 동혁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즉시 깨달았다. “외삼촌, 동혁 씨와 원 이사님 사이에 약간의 오해가 생겨서 일이 벌어졌어요. 그래서 제가 많은 돈을 배상하겠다고도 했지만, 원 이사님은 그다지 만족하지 않는 것 같아요.” 세화는 약간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괜찮다면 외삼촌이 원 이사님 설득 좀 도와주시겠어요?” 류혜진도 비록 동혁이 문제를 일으켜 화가 났지만,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래, 성중아, 이 누나의 얼굴을 봐서라도 원 이사님 설득 좀 도와줘.” “어제 동혁이가 네게 무례하게 굴어서 네가 크게 화났다는 건
원강조의 말에 류성중의 표정이 조금 어색하게 바뀌었다. 대니얼은 이미 해리슨의 입으로 증명되었듯이 H국에 와서 사기를 친 사기꾼이었다. 그래서 그는 원강조의 말을 거들기가 어려웠다. “원 이사님, 대니얼의 일은 일단 제쳐두고 지금 문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시죠.” 류성중이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동혁이가 저와 친척 관계이긴 하지만 고위 공무원을 폭행한 건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예요.”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겁니다. 전 동혁이가 제 친척이라고 해도 동혁을 도와줄 마음이 없어요.” “그래서 원 이사님이 어떻게 처분하든 판단을 지지하겠습니다.” 류성중은 자신이 공명정대하다는 듯 말했다. 원강조는 갑자기 희색을 띠었다. “하하하, 부이사장님,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이사장님이 공직자로서 이렇게 사심을 버리고 모든 일에 공평하고 정직하게 일처리를 하시다니, 정말 저희 세대가 따라야 할 모범이십니다.” 원강조가 류성중을 치켜세우는 말을 할 때 세화 모녀의 걱정은 더 커졌다. ‘외삼촌이 도와주지 않으면, 원씨 가문의 보복을 우리 가족이 견딜 수 없을 텐데.’ ‘게다가 원 이사 문제만으로도 충분히 머리가 아픈데 상대방 아버지가 시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지위이니, 이제 어쩌지?’ “류 부이사장님, 절 이해해 주셨으니 저 또한 부이사장님을 곤란하게 하지 않겠습니다.” 원강조가 유성중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부이사장님은 먼저 위층으로 가 계시지요. 저희 아버지도 곧 도착할 겁니다. 빨리 문제를 다 처리하고 올라가서 함께 식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류성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의 뒤로 양도형이 따라왔다. 그는 사람들 곁을 지나갈 때 고개를 돌려 동혁을 힐끗 쳐다보며 얼굴에 비웃음을 가득 짓고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문제를 일으키고 해결하지도 못하는 주제에, 성질만 더러워서 무식하게 주먹부터 앞세우다니.” “결국 자기 아내와 장모님이 굽신거리며 부탁이나 하게 하고, 역시 쓸모없는 인간
모처럼 원강조의 말이 동혁의 마음에 쏙 들었다. 동혁이 말했다. “그래, 여보는 가족들과 먼저 올라가서 기다려. 내가 여기서 일처리를 다하고 바로 위로 올라갈게.” “하하, 그 일처리가 다 끝나고 과연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나 있을까?” 원강조는 동혁의 말을 비웃었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어도, 저 놈이 억지로 태연한 척하는군.’ 세화는 좋지 않은 안색으로 원강조를 한번 쳐다보고는 동혁을 위층으로 데려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아래층에서 더 이상 말썽 피우지 말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 그 성질 좀 죽이고.” “수 사장님, 저희랑 같이 올라가시죠.” 세화는 아래층에서 수소야가 원강조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되어 말했다. 하지만 수소야는 고개를 저었다. “고맙지만, 괜찮아요.” “동혁 씨는 오늘 밤 저 때문에 원 이사님과 이런 문제가 생긴 거예요. 원 부장님이 도착하면 제가 그분에게 잘 말씀을 드릴게요.” 수소야가 큰 결심을 하고 말했다. ‘오늘 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동혁 씨의 안전을 지켜야 해.’ “그럼, 알겠어요.” 세화는 고개를 끄덕이고 류혜진 등을 따라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한시라도 빨리 류성중에게 도움을 구해 다시 내려와 동혁을 구하고 싶었다. “쯧쯧, 부부는 원래 바늘과 실 같이 붙어있어야 정상인데, 큰 문제가 생기니 각자 떨어지네.” “네놈은 아내가 널 두고 저리 가는데도 아무렇지 않나 보지?” 원강조가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말에도 세화에 대한 동혁의 신뢰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동혁은 그저 냉정하게 말했다. “당신 아버지는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지? 얼마나 날 기다리게 하는 거야?” “아직도 건방지네. 아주 빨리 죽고 싶어서 그래?” 원강조가 화가 나 핏대를 올리며 말했다. “이봐, 걱정 마, 원 부장님은 곧 도착하실 거니까. 오늘 밤에 널 완전히 죽여줄 거야.” “정말 버릇이 없네. 시청의 원 부장님이 어떤 분이신데, 지금 네놈이
원성배에 비해 동혁의 목소리는 지극히 평범해 보였다. 동혁이 상대방을 등지고 있어서 원성배는 동혁의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 “네놈이 그 항난그룹 사람이라고? 넌 누군데?” 원성배의 바늘 같이 날카로운 시선이 순간 동혁에게로 향했다. “당장 몸을 돌려. 등 돌리고 서서 뭐 하는 거야? 어디 한번 보자. 감히 어떤 놈이 H시에서 이렇게 건방지게 날뛰는지.” ‘역시 아버지야. H시 시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분답게 저 넘치는 패기. 기세가 벌써 남다르잖아. 저 데릴사위 놈도 아마 놀라서 오줌을 지렸을 거야.’ 원강조는 원성배의 터프한 모습에 감탄했다. 그때 동혁이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원성배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전 항난그룹의 회장입니다만, 원 부장님이 과연 제게 무슨 할 말이 있으실까요?” “당신은...” 동혁의 모습을 똑똑히 본 순간 원성배는 머릿속에서 “쾅”하고 충격을 받았는데 마치 큰 망치로 세게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어떻게 이분이 그 사람일 수가?’ ‘원래 항난그룹의 회장이었어?’ 원성배는 점심때 맞은편에 있는 동혁과 이곳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셨기 때문에 도저히 동혁의 얼굴을 잊을 수 없었다. 원성배는 순간 머리가 텅 비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잠시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정신이 약간 회복했다. 원성배는 아무 말 없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더니 원강조 등의 의아해하는 눈빛을 받으며 동혁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제, 제가 감히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원강조 등은 계란도 단숨에 넣을 만큼 이미 입이 크게 벌어졌다. 그들은 너무나 어리둥절했다. ‘그 대단한 H시 시청의 3인자 맞아?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패기가 넘쳤는데 지금 저 데릴사위 놈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다니.’원강조 등은 놀라서 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동혁은 원성배를 내려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원 부장님, 전 부장님 아들이 제멋대로 구는 게 다
“어?”순간 생기가 없어진 우대평의 눈빛에서 광채도 사라졌다.‘이동혁이 이렇게 절대적이고 포악한 방식으로 행동해서 나를 이 H시상공회의소 회장에서 쓸어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하지만 이제 어떻게 할 수 있겠어?’‘H시상공회의소의 회원들이 모두 이동혁의 말에 따라서 움직이는데.’‘게다가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인 강경영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끊임없이 자신의 따귀만 때리고 있어.’우대평은 절망했다.동혁의 이 한마디는 바로 우대평의 운명을 가르는 선고였다.반항할 기회조차 없었다!“네 조카딸과 졸개를 데리고 꺼져.”우대평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동혁은 한 마디를 던지고 바로 강경영에게 갔다.지금 사람들을 등지고 있는 강경영의 얼굴은 퉁퉁 부었고 입가에선 피가 흘렀다.그러나 동혁이 멈추라고 하지 않았기에 잠시도 멈출 수가 없었다.“이제 됐어.”바로 그때 뒤에서 동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경영에게는 천상의 목소리나 다름없었다.시큰시큰한 손을 내려놓은 강경영이, 동혁을 향해 퉁퉁 부은 얼굴을 내밀면서 말했다.“이 선생님,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차 명의 변경은 어떻게 됐어?”동혁이 차를 마시면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강경영이 굽실거리며 대답했다.“아직, 아직 하고 있습니다. 이 선생님도 아시겠지만, 결국 백억 원 이상 하는 슈퍼카라서 처리에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얼렁뚱땅 넘어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웃으면서 쳐다보던 동혁은, 강경영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손짓했다.“너도 꺼져.”강경영 혼자라서 동혁이 더 이상 혼을 내기도 어려웠다.“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 선생님, 감사합니다!”일어난 강경영은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떠났다.H시상공회의소 본부에서 나오자마자, 1초라도 더 머물게 될까 싶어서 바로 도망쳤다.“여러 선배님들, 이번에 100년 만에 닥친 엄청난 폭우로 H시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우리 H시상공회의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그래서 회장
강경영마저 무릎을 꿇자, 우대평의 마음속에는 이미 동혁에게 계속 대항할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그러나 동혁은 우대평을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그리고 중앙에 우뚝 서서, 세 가주와 100명에 달하는 전 H시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이 선생님을 뵙습니다!”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이 한마디를 외쳤다.이 장면을 본 세화는 눈시울을 붉혔다.‘예전에 동혁 씨는 H시에서 여전히 모든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폐물 데릴사위였어.’‘그런데 지금은 H시의 가장 뛰어난 기업가들이 동혁 씨한테 이렇게 예의를 갖추다니.’“여보, 오늘 너무 멋있어!”입을 가린 채 세화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뒤에 있는 아내의 말을 듣지 못한 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늘 여러분께서 이동혁의 체면을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이렇게 많은 H시 재계의 친구분들도 알게 되었습니다.”“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사람들이 분분히 말했다.동혁의 손짓에 장내가 다시 조용해지자, 동혁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여러분이 다시 H시상공회의소에 가입하셔서, 제 체면을 세워주시기를 바랍니다.”‘응?’동혁의 말을 듣자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앞서 동혁과 우대평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그 자리에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하기로 했다.‘지금 이동혁이 다시 H시상공회의소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그러나 어쨌든 체면은 반드시 세워줘야겠지.’“우리 소씨 가문은 즉시 H시상공회의소에 새로 가입하겠습니다!”“오씨 가문도 새로 가입하겠습니다!”“정씨 가문도...”세 가문의 가주들이 태도를 표명하자,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따라서 가입했다.무릎을 꿇은 우대평은 이 말에 크게 기뻐했다.“이 선생님은 정말 대인이십니다. 이 늙은이가 이렇게 미움을 샀는데도, 이전의 원한을 따지지 않으시는군요.” “H시 재계의 발전을 생각하시는 모습에 정말 제가 부끄럽습니다!”무릎을 꿇은 우대평이 동혁에게 계속 아부 멘트를 날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세 가문의 가주들조차 인정하지 않고 폄하했던 강경영!그랬던 그가 지금 뜻밖에 동혁의 말 한마디에 깔끔하게 무릎을 꿇었다.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말!“헛!”세화조차 믿기지 않아서 입을 딱 벌렸다.‘동혁 씨가 블루라군 별장에 간 다음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떻게 강경영이 동혁 씨를 이렇게 두려워하지?’우대평은 그야말로 똥 씹은 표정이었다.새 가주들도 멍한 표정이었다.다른 H시상공회의소 회원들도 마찬가지로 멍한 표정이었다.‘강경영은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잖아.’‘사해상공회의소라는 거대 단체를 배경으로 N도 전체를 거침없이 누빌 수 있는 존재인데, 이렇게 이동혁에게 무릎을 꿇었단 말이야?’“이 선생님, 우대평이 무릎을 꿇으라고 한 겁니다. 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지금 강경영은 주위의 의아해하는 시선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울상을 지으면서 절박한 목소리로 동혁에게 소리쳤다.여기에서 동혁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강경영은 놀라서 자빠질 지경이었다.‘블루라군 별장 사건의 전체 과정을 목격한 사람만 이 남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고귀한 가문 태생인 사성우조차도 인간의 모습이 아닐 정도로 이동혁에게 호되게 시달렸어.’‘강경영 내가 뭐라고...’세화 옆에 앉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원래 이 변화를 조용히 지켜보고, 사해상공회의소가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는지 알고 싶었지.”“네가 들어온 뒤 쓸모 있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시치미를 떼는 말만 할 줄은 몰랐네.”“강 대표, 아주 잘난 척하던데?”놀란 강경영은 곧 울음을 터뜨릴 듯이 부들부들 떨었다.“아, 아닙니다. 이 선생님 앞에서 제가 어떻게 감히 잘난 척할 수 있겠습니까!”“안 그랬어?”동혁은 코웃음을 쳤다.“세 가문의 가주님들은 모두 나의 오랜 친구분들인데, 네가 인간쓰레기라고 했잖아?”세 가문의 가주들은 줄곧 동혁의 편에 확고히 서 있었다.제씨와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