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감히 이렇게 안면을 몰수하고 소리쳐서, 가성휘를 화나게 만든 거야?’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한 여자의 인솔 하에 걸어오고 있었다.곁눈질도 하지 않은 채, 앞으로 다가온 여가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이동혁 사장님은 줄곧 원화투자회사의 사람인데 언제 쫓겨났다는 거지?”“그래도 투자계에서 명성이 좀 있는 사람이라면, 유언비어를 퍼뜨려도 좀 번거롭더라도 수준이 있게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머리가 없어 보일 뿐이지만!”“누가 수준이 낮다는 거야!”화를 내며 묻는 가성휘의 표정은 이미 잔뜩 어두워진 데다가, 분노한 두 눈에서는 마치 불이라도 날 것만 같았다.‘내가 어쨌든 투자계의 거물이기도 한데, 이렇게 많은 동료들 앞에서 뜻밖에도 어린 여자한테 이렇게 훈계를 듣다니.’‘이러면 내 체면이 어떻게 되겠어?’“말을 한 바로 그 사람이지!”고개도 돌리지도 않은 채 한마디 던진 여자는, 화가 나서 식식거리는 가성휘를 아랑곳하지도 않았다.뒤에 있는 정장 차림의 사람들과 함께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동혁의 앞에 온 사람들은 가지런히 두 줄로 섰다.그리고 여자를 필두로 일제히 동혁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원화투자회사의 부사장 장가연이 회사의 모든 직원을 대표해서 부탁드립니다. 회사로 돌아오셔서 국면을 주재해 주세요!”“이 사장님, 회사로 돌아오셔서 국면을 주재해 주세요!”가지런하고 우렁찬 소리가 장내를 진동하게 만들었다!‘원화투자회사 부사장 장가연이라고?’가성휘를 포함해 그 자리에 있던 투자자들 모두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최근 투자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 여자에 대해서 모두 들은 바가 있었다.‘원화투자회사는 설립된 지 얼마 안 됐지만, 회사의 장부상 자금이 2조 원에 달한다는 소문이 났어.’ ‘자연스럽게 투자시장 전체의 주목을 받게 되었지.’‘2조 원이라는 이런 풍부한 자금이라니!’그 자리에 있는 투자자 대부분은 곧바로 동원할 수도 없는 금액
GL저축은행 창업자의 말이 계속되었다.게다가 조금도 꺼리는 기색이 없었다.“그런데 엠퍼러의 임 사장이 이 선생 당신이 엠퍼러의 전략을 결정한다고 단언했어요. “그 바람에,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당신을 찾아와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게 된 거고요.”“하지만 만약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고 우리를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너무 많이 나간 겁니다.”“우리가 비록 투자계를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든 큰 풍랑 속에서 뛰쳐나왔어요. 그런데 뭔들 보지 못했을까요?”그 말을 들은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조하는 기색이었다.사실 이 투자자들은 동혁의 신분을 파악하고는, 정말로 동혁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그리고 슈퍼카 클럽에 와서 동혁과 심권호의 분쟁을 본 뒤에는, 마음속에서 동혁에 대한 느낌이 몇 단계나 더 낮아졌다.‘만약 우리가 이동혁을 지지하지 않았다면, 심권호가 오늘 밤 이동혁을 그냥 내버려 뒀을까?’‘게다가 이동혁은 슈퍼카 클럽 회원들도 상대해야 했어.’‘남의 차를 부수고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우리에 의지해서 면책 각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했지.’‘철저한 양아치 스타일이야.’결국 이 투자자들은 마음속으로는 동혁을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꼼수를 부릴 줄 아는 운이 좋은 데릴사위일 뿐이야.’‘아무리 다듬어도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이지!’‘지금 이 같잖은 데릴사위 주제에 감히 태도를 바꿔서, 우리가 엠퍼러에 투자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정말 세상 물정을 모르네!’이제는 가성휘도 담담하게 말했다.“이보게, 사람은 자기 주제를 알아야 해. 어쩌다 우연히 엠퍼러를 뜨게 만들었다고 해서, 결코 자네 실력을 증명할 수는 없어.” “단지 자네의 운이 좋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지.”“우리 투자계에서 투자 성공 사례 하나로 갑자기 인기를 끈 사람도 간혹 있기는 해.”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반짝 인기를 끌었다가 빠르게 사라지지.”“이렇게 하지. 나도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겠어.”더 이상 이 선생이라고 부르기도 귀찮아진 가성
“이 선생, NS홀딩스가 그런 번거로움을 덜어주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우리 GL저축은행도 할 수 있어요.”이때 GL저축은행의 창업자도 입을 열었다.가성휘가 다소 불쾌한 듯한 표정을 짓자, 이 투자자는 웃으면서 말했다.“가 회장, 너무 불쾌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레드썬저축은행이나 녹원펀드 같은 실력 있는 회사들과 엠퍼러를 놓고 다툰다면, 아마도 우리는 충분한 자금을 내놓지 못할 겁니다.”“엠퍼러가 그 사람들에게 먹히게 놔 두는 것보다, 우리 실력 있는 회사들이 함께 연합해서 조세강 등과 경쟁하는 게 낫지 않겠어요?”“비록 이익은 줄어들겠지만, 위험도 분담되었지요?”가성휘의 안색이 좀 풀어진 것도 확실히 이런 이치 때문이다.“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우리도 연합에 가입합니다.”“그럼 우리도 함께 하겠습니다.”“맞아요...”순식간에 다른 투자자들도 잇달아 가입했다.레드썬저축은행이나 녹원펀드 모두 유서 깊은 투자회사인 데다가 자금도 풍부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연합해서 경쟁할 생각이다.당연히 별로 할 말도 없자, 가성휘가 웃으면서 말했다.“그래요, 그럼 같이 손잡고 엠퍼러 투자를 따냅시다. 그리고 나서 다시 공헌도와 출자 비율에 따라 이익을 나누지요!”가성휘는 반드시 얻겠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마치 엠퍼러가 이미 주머니 속에 들어온 물건이나 된 듯이.그러나 상식적으로 말하자면, 확실히 그럴 수도 있다.이렇게 많은 투자자들이 손을 잡으면, 레드썬저축은행이나 녹원펀드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실력이 급속히 커지게 된다. 열띤 논의를 하면서 엠퍼러 투자를 따낸 뒤의 이윤을 분배하는 지경에 이르자,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된 동혁이 입을 열었다.“저, 제가 엠퍼러에게 여러분의 투자를 받는 것에 아직 동의하지 않았는데요?”‘이렇게 많은 투자자들이 엠퍼러의 주주총회에 들어가서, 어떤 전과를 놓고 다투게 된다면 상상도 할 수가 없겠어.’‘그때가 되면 이익 다툼에 짐승처럼 싸우다가 엉망진창이 될 수도 있어.’‘설사 그렇게 해
“차라리 이렇게 하지요. 오늘 여기서는 일단 이렇게 마무리 짓고, 돌아가신 뒤에 제게 자신의 투자 방안을 보내 주세요.” “제가 괜찮은 방안을 골라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동혁이 한 방법을 말했다.‘결국 이 사람들은 표면적으로는 모두 나를 도우러 온 거야.’ ‘비록 상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도, 웃는 얼굴에는 침 못 뱉는 법이지.’‘이 자리에서 누구와 얘기해도 좋지 않아. 괜히 다른 사람에게 미움만 살 뿐이야.’동혁은 일을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쓸데없이 일을 만들어서 번거롭게 할 필요도 없었다.멍한 표정으로 의미심장하게 동혁을 쳐다보던 조세강이 말했다.“그래, 이 선생이 말한 그 방법이 좋겠네.” “이렇게 사람들도 많으니까 제대로 이야기도 할 수 없겠어. 그럼 우리 나중에 연락하지.”말을 마치자, 곧바로 고개를 돌리더니 깔끔하게 자리를 떠났다.녹원펀드의 노청원, HG저축은행 나태현도 잇달아 떠났다.여러 투자 회사 중에서 이 세 곳이 자본이 가장 풍부하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세 사람은 이동혁이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엠퍼러와의 투자 협상에 대해서 아주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다른 투자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이동혁이 사람들을 먼저 돌아가게 한 뒤에 각자 자신의 투자 방안을 제출하게 했어.’‘이건 분명히 누가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지 보고 팔겠다는 거야.’‘그러면 수십 명의 투자자가 경쟁하게 돼. 이렇게 되면, 각자 가능한 한 프리미엄을 붙인 투자 방안을 제출하게 될 게 분명해.’‘완전히 이동혁에게 끌려가는 거지.’남은 투자자들은 레드썬저축은행이나 녹원펀드 같은 큰 회사보다 실력은 뒤떨어졌다.하지만 엠퍼러라는 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NS홀딩스의 가성휘가 잠시 생각한 뒤에 말했다.“이 선생, 레드썬저축은행이나 녹원펀드처럼 자금력이 풍부한 회사는 아니지만, 우리도 가격을 제시할 생각입니다.”“하지만 그 회사들은 투자 분야도 많고 규모도 커요.” “엠퍼러를 잡더라도 그
조세강의 말을 듣자, 강설송 등의 마음은 다시 크게 동요했다.‘이동혁 이 인간은 도대체 무슨 덕이 있어서, 투자계를 좌지우지하는 이런 거물들이 이렇게 중시하는 거야?’‘수억 원도 아니고 수십억 원도 아니야.’‘그건 수백억 원이나 된단 말이야!’‘누가 감히 수백억 원을 푼돈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그런데 조세강이 입을 열자마자, 이동혁 대신에 갚겠다고 하다니!’“고맙습니다만 괜찮습니다.”조세강의 제안을 완곡하게 거절한 동혁이 강설송 등에게 담담하게 말했다.“나는 너희들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겠어.” “차가 부서진 건 나 이동혁과 무관하고, 사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부서지게 만든 거라고 분명하게 밝히는 각서를 써.”‘각서를 쓰라고?’‘하지만 우리 차는 분명히 이동혁 저 개자식이 사람을 시켜서 부쉈어!’‘백 대가 넘는 각종 최고급 슈퍼카야! 이 빌어먹을 개자식이 다 부쉈단 말이야!’슈퍼카 클럽의 회원들이 어떻게 이런 수모를 당할 수 있겠는가! 모두 눈에서 분노의 불을 뿜으면서 동혁을 바라보았다.분노한 강설송이 소리쳤다.“이동혁 이런 X발,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지 마! 우리 차를 부수고 면책 각서에 서명을 하라니, 파렴치한 짓도...”짝!동혁이 따귀를 한 대 때리자, 강설송은 그 뒤의 말을 그대로 삼킨 채 말을 잇지 못했다.“네가 각서를 써.”강설송은 얼굴을 가린 채 놀라면서 분노한 모습이었다.하지만 동혁의 무표정한 얼굴을 보자, 결국 숨을 들이마신 강설송이 이를 갈면서 말했다.“쓰면 쓰는 거지!”강설송은 미칠 듯한 억울함을 참으면서 종이에 각서를 썼다.동혁이 다른 사람들에게 각서를 쓰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가지 못하게 막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각서를 쓸까 망설였다.동혁은 강설송이 자신의 요구대로 쓴 각서를 보고 아주 만족한 표정이었다.그래서 사람들을 향해서 말했다.“너희들은 쓸 필요 없어. 한 사람이 한 장씩 쓰면 나도 받는 것도 짜증나니까.”“지장 찍어.”강설송부터 시작해서 슈퍼카 클럽의 회원들은 한 명씩
조세강은 끝장을 보겠다는 심권호의 태도에 눈살을 찌푸렸다.이동혁을 쳐다보면서 조세강이 말했다.“이 선생, 아니면 이 선생이 사과하는 건...”동혁은 조세강의 말을 못 들은 것처럼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심권호, 당신 말투를 들으니 나를 잡아먹겠다는 것 같은데.”심권호를 보고 담담하게 웃으면서, 동혁이 말했다.“그럼 차라리 까놓고 얘기하겠어.”“수단이 있으면 얼마든지 써 봐.”“당신이 죽던지 아니면 내가 망하던지!”동혁이 이렇게 강경한 태도로 조금도 양보하지 않자, 조세강은 갑자기 머리가 아팠다.‘이동혁이 어떤 배경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심권호와 이렇게 끝장을 보겠다고 하니.’그러나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조세강은 여전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심권호, 그럼 나도 마침 한번 해 보겠어. 네 NG홀딩스가 손을 쓴다면, 나도 자원을 동원해서 자네를 저격하겠어.”“자네가 이 머니 게임을 하겠다면, 그럼 나도 자네하고 같이 한 번 놀아보겠어!”조세강이 이렇게 동혁을 지지한다고 분명하게 밝히자, 슈퍼카 클럽 회원들은 더없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세화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보아하니 동혁 씨는 조세강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모양이야. 그런데 조세강이 어떻게 이렇게 단호하게 밀어붙일 수 있지?’그러나 다음 장면에 모두가 멍해졌다.“조세강도 이렇게 하겠다는데, 우리 녹원펀드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비교되지 않겠어?”녹원펀드의 오너 노청원이 갑자기 쾌활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심권호, 굳이 놀겠다면 우리 녹원펀드도 놀아주겠어!”“그럼 우리 HG저축은행도 더 뒤떨어질 수는 없지!”HG저축은행의 나태현도 웃으면서 말했다.“우리 NS홀딩스도 하겠어!”곧이어 NS홀딩스의 가성휘 등도 잇달아 태도를 표명했다.전부 동혁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저, 저, 저거!”숨을 깊이 들이마신 강설송 등 슈퍼카 클럽 회원들은 질투의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저 데릴사위 자식이 무슨 덕이 있어서, 이렇게 많은 투자계 거물들의 지지를 받는 거야?’이 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