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강오맹의 사람들이니 죽기 싫으면 당장 문을 열어!” 선두에 선 킬러가 나지막이 고함을 질렀다. 곧 문이 열렸고 스무 명의 킬러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들어왔다. 선두에 섰던 킬러가 조기천의 전화를 받고는 맨 뒤로 처졌다. “형님, 무슨 분부라도 있으신가요?” [임무는 취소야! 고위층 어르신이 말을 전해왔어. 진씨 가문 사람들은 죽일 수 없어!] 전화에서 조기천의 답답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N도 군부 부지휘관인 백선풍이 방금 그들에게 말을 전했다. 결국 조기천 등은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그...” 선두에 섰던 킬러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앞을 보고 놀라 갑자기 멍해졌다. “그? 뭐? 당장 돌아오라는 소리 못 들었어? 당장!” 조기천이 짜증 섞인 고함을 질렀다. 킬러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말했다. “형님, 저희 못 돌아갈 것 같습니다...” “발포!” 킬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무뚝뚝한 명령이 먼저 들려왔다. 탕탕탕! 총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순간 20명의 킬러들이 왜 죽는지도 모른 채 모두 쓰러져 바닥이 피바다가 되었다. “총 내려!” 와르르! 위장한 수십 명의 병사들이 일제히 총을 거두었다. 그들은 하늘 거울 저택을 지키는 호아병단의 병사들이었다. “시체를 치우고 현장을 깨끗하게 청소해.” 선두에 선 소령이 손짓을 하며 휴대폰을 꺼내 심홍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휘관님 보고합니다. 강오그룹 쪽에서 이 선생님 가족에게 복수하기 위해 보낸 킬러들은 이미 모두 사살되었습니다!” [알겠다.] 심홍성의 가벼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이 선생님의 가족을 위협하는 자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살해!] “예!” ... “밖에서 웬 총소리지?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늘 거울 저택의 사람들은 멀리서 들려오는 총소리에 깜짝 놀랐다. 이때 방금 심홍성에게 보고한 소령이 와서 곧장 세화에게 다가가서 넙죽 경례를 올렸다. “진 회장님, 강오그룹 쪽에서 보내온 킬러들은 저희가 이미 모
백천기는 분명히 설전룡 쪽에서 그 킬러들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런 고위층 인물만이 감히 그런 명령을 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진씨 가족이 공로를 백천기에게 돌렸을 때, 그는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이번에는 진씨 가문 사람들이 백천기를 향해 더욱더 아첨하는 말을 했다.그들에게는 당장 세화를 백천기에게 시집보낼 수 없다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잘만하면 우리 진씨 가문이 백씨 가문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겠어!’한편.20명의 킬러가 모두 사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강오맹 사람들은 모두 공포에 떨었다.특히 강오맹의 원로인 조기천은 화가 나면서 한편으로 애통했다. 그 킬러들은 조기천의 부하 중 가장 실력이 좋았다.그런데 모두 하늘 거울 저택에서 죽었다.나천일이 전화를 걸러 나갔다.그는 구체적인 원인을 듣고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전화를 끊었다. “설 대도독의 저택이 하늘 거울 저택 바로 옆에 있었고 그래서 중대가 주둔하고 있었답니다. 현대 그곳은 금지 구역이라, 앞으로도 저희 사람들이 더 이상 그곳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겠어요!”다른 원로들도 겁에 질려 감히 다시 복수를 하러 가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그들은 암흑가에서 거물 쪽에 속했다.하지만 설전룡 같은 사람 앞에서는 전혀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이동혁의 가족에게 복수는 할 수 없겠어.’‘하지만 이동혁은 아직 구치소에 있고 선도일이 그를 죽일 거라고 했으니 이동혁 그놈은 오늘 밤을 넘길 수 없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사람들의 안색이 조금 풀렸다.적어도 강오그룹의 체면은 살릴 수 있을 거라 여겼다....“회장님, 조기천 강오그룹 이사가 하늘 거울 저택으로 보낸 20명의 킬러가 호아병단에 의해 모두 사살되었습니다.” H시 구치소의 어느 한 방. 면회를 하러 온 선우설리가 동혁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음, 똑똑히 봤겠지? 내 아내에게 아무 짓도 할 수 없을 거야!” 동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구치소로 오는 길에 그는 설전룡에게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 선우설리의 말을 들었는지 동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내저었다. 그녀는 떠나기 전 걱정스러운 듯 동혁을 쳐다보았다. ‘회장님의 현재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 ‘불길이 너무 쌔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과도 같아.’ 옆에 있던 구치소 직원이 이상하다는 듯 동혁을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동혁을 감방으로 데려갔다. 감방에는 이미 임시 수감자들이 많이 갇혀 있었다. “어머, 또 신입이 왔네, 무슨 일로 들어왔어?” 감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새로 들어온 동혁에게 시비를 걸어왔다. 동혁은 지금 세화가 그와 이혼한 일 때문에 이 사람들을 상대할 정신이 없었다. “죽기 싫으면 날 귀찮게 하지 마.” 동혁은 아무렇지도 않게 한마디 하고는 감방 안 사람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조용히 한 모퉁이를 향해 걸어갔다. “이동혁?” 그때 동시에 두 사람이 깜짝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두 사람은 일어나서 다른 구경꾼들 사이를 걸어 나와 동혁을 불쌍하게 쳐다보았다. 이 두 사람은 며칠 전에 조동래에게 잡혀 들어왔는데 미처 풀어주지 못한 염동완과 천수홍이었다. 동혁은 두 사람을 힐끗 보았지만 여전히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한 범죄자가 팔을 들어 동혁을 가로막고 위협하며 말했다. “형님들이 이야기하고 계시는데, 이 자식이 귀가 먹었어?” 염동완과 천수홍은 구치소에 수감된 후 두 사람의 배경을 등에 업고 단번에 구치소 범죄자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특히 이 감방 안에 있는 10여 명의 범죄자들은 더더욱 염동완과 천수홍을 따랐다. “이동혁, 네가 독을 써서 장해조를 죽였다면서? 지금 강오맹 사람들이 네 놈을 죽여 장해조의 복수를 하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는 거 알지? 만약 시 경찰서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넌 이미 죽었을 거야.” 뒤에서 염동완이 다가와 동혁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천수홍도 다가와 의도가 애매모호한 말을 했다. “이런, 장 회장님이 너를 강오그룹 보안부 부장으로 승진시켜 주셨는데, 네가 독을 써
동혁이 고개를 번쩍 들더니 염동완을 노려보았다. 순식간에 강렬한 살기가 상대방을 뒤덮었다. 염동완은 안색이 약간 변하며 재빨리 뒷걸음질 쳤다. 그는 동혁이 터무니없이 힘이 세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난번 도박장에서 그의 부하들을 차서 몇 개의 뼈를 부러뜨렸었다. “왜 그래? 이동혁, 설마 여기서 사람이라도 죽일 셈이야?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지?” 천수홍이 흉악하게 말을 하며 냉소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방금 전 동완 도련님의 제안이 아주 좋은 것 같긴 해. 아내를 돌봐줄 사람에 한 명 더 추가하라고.” “어때요? 동완 도련님?” 그는 고개를 돌려 염동완을 바라보았다. 염동완은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하지만 선착순이에요. 제가 먼저 말했으니 저 먼저...”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염동완의 웃음소리가 뚝 그쳤다. 천수홍의 몸전체가 갑자기 날아올라 “쾅”하고 벽에 부딪혔고, 흐물흐물 땅에 미끄러져 떨어졌다. 범죄자 몇 명이 급히 달려들어 천수홍을 부축했다. 천수홍의 입과 코에서 피가 흘러나왔고, 눈의 동공이 흐리고 초점이 흐트러진 것이 보였다. 한 범죄자가 손을 뻗어 천수홍의 콧김을 살피다가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 “형님이 죽었어요!” 천수홍을 부축하던 범죄자가 놀라 비명을 지르며 천수홍의 시체를 손에서 뿌리치고 뒤로 주저앉았다.감방 안 모든 범죄자가 공포에 질려 동혁을 쳐다보았다. ‘저 이동혁이 어떻게 손을 썼는지 보지도 못했는데 형님이 날아가더니 그냥 산 채로 죽어버렸어!’ “이동혁, 감히 지금 우리 앞에서 사람을 죽이다니.” 염동완은 동혁을 뚫어지게 노려보았지만 역시 겁에 질려 불안했다. “못할 게 뭐 있어? 이제 네 차례야.” 동혁은 웃으며 걸음을 옮겨 그를 향해 다가갔다. “저 놈을 막아!” 염동완은 도망치며 범죄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범죄자들이 동혁을 향해 달려들었고, 다음 순간 동혁을 중심으로 꽃이 피듯이 모두 동시에 날아가 벽에 부딪혀 땅으로 떨어졌다. 쾅! 염동완은 철문에 달려들어
“흥, 네 놈도 감히 사람을 죽이는데 난들 왜 못하겠어?” “걱정 마, 네 놈을 죽인 후, 난 네가 총을 빼앗아 도망치려 한 것처럼 현장을 꾸밀 거야. 게다가 넌 방금 두 사람을 죽인 중범이라고. 네 놈이 죽으면, 난 상부로부터 표창을 받을 뿐만 아니라, 동완 도련님의 뒤에 있는 분들도 내게 많은 포상금을 줄 거야!” ‘항상 자신이 죽을 자리인 줄도 모르는 바보들이 있지.’ 동혁이 우경필을 동정하며 쳐다보았다. “그럼 직접 쏘세요.” “지금 감히 나를 도발하는 거냐?” 그러자 화가 난 우경필은 주저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빵! 총소리와 동시에 우경필이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 그의 오른손 손바닥은 피와 살이 섞여 범벅이 되었고, 상처가 온통 새까맸다 방금 그의 손에 있었던 총은 이미 하나의 찌그러진 고철 덩어리가 되어 땅에 떨어졌다. ‘총을 터트리다니!’ “제가 말했잖아요. 총 쏘면 후회할 거라고.” 고통스러워하는 우경필의 비명을 듣고 있는 동혁은 마음속에 어떤 동요도 없었다. 우경필은 원래 총이 폭발한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지만, 동혁의 말을 듣고 이상하게 여겨 강한 고통을 참으며 물었다. “너, 이놈 대체 뭘 한 거야?” “이거요!” 동혁의 손에 온전한 담배꽁초가 들려 있었다. 우경필이 폭발한 총을 확인했는데 찌그러진 총몸통에 폭파된 솜뭉치가 있었다. 바로 담배꽁초의 필터였다. 우경필이 총을 쏘는 그 순간 동혁은 담배꽁초를 총입구에 쏘아 내부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너, 대체 뭘 한 거야?” 우경필이 또다시 같은 말로 물었는데 이번에는 믿지 못하겠다는 말투가 가득했다. 그는 이런 불가사의한 일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동혁은 다시 대답하기 귀찮았다. 총소리에 다시 한번 구치소 전체가 들썩였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이번에 그 안에는 염동완과 천수홍의 사건을 처리하러 달려온 조동래도 있었다. “조 경감님, 어서 이놈을 잡아 쏴 죽여요.” 우경필은 바닥에 누워 동혁을 향한 원한 가득한 눈으로 눈
“예, 형님!” 현우상은 몸을 숙여 지시를 받고 돌아서 떠나려고 했다. “형님, 저희가 망원각에 심은 첩자의 보고에 따르면, 상대방은 이미 선도일에게 하산을 청해 구치소에서 이동혁을 죽여 장해조의 복수를 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20년 전, 선도일은 장해조의 수행경호원이었고, H시 제일의 킬러로 불렸어요. 단검을 다루는 실력이 굉장해서 H시에서 종횡무진 활약할 때에도 암흑가에 적수가 없었습니다.” “우상이가 먼저 선도일과 맞닥뜨리면 둘 다 손해 아닐까요?” 백세종이 말했다. 현우상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선도일을 만나면 먼저 그놈을 죽일 거야!” 현우상은 H시에서 제일의 고수라고 자부해 20년 동안 은거한 선도일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진작부터 선도일을 만나고 싶어 했다. 염동철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상아, 세종이 말이 맞아. 만일을 생각해 저격수 하나를 데려가라. 선도일이 H시 제일의 킬러라고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 염동철도 현우상이 선도일을 죽이게 하려 했다. 장해조는 이미 죽었다. 현재 염동철이 강오맹에서 두려워하는 유일한 사람은 20년 동안 은거한 선도일이다. ‘오늘 밤 내친김에 선도일이라는 걸림돌을 없앨 수만 있다면.’ ‘이후 강오맹을 병합하는 계획은 더욱 순조롭게 진행될 거야!’ “괜찮습니다. 저 혼자 그놈을 죽일 수 있어요!” 현우상은 그대로 고개를 돌려 가버렸다. 그는 특히 선도일 같은 암흑가의 이름난 고수를 상대하는 대해 나름 자존심이 강했다. 근처에 저격수를 매복하는 일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허, 우상이 놈, 여전히 자존심 세군.” 염동철은 쓴웃음을 지으며 백세종을 바라보았다. “세종이 네가 가서 잘 살펴라.” “네, 형님.”백세종은 저격수를 근처에 매복시키라는 염동철의 뜻을 알아챘다. 현우상은 염동철 부하 중 제일 고수이기 때문에 그에게 어떤 실수도 허락할 수 없었다. ... 밤. 달빛은 어둡고 바
“꺼져!” 선도일은 담담하게 한마디 말만 하고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관리구역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흥, 내 이름도 안 물어보나?” 현우상은 눈에서 맹렬한 빛이 솟아올랐고 선도일의 경멸적인 태도에 화가 치밀었다. “죽은 사람의 이름까지 내가 알 필요가 없으니까.” 지금 선도일과 현우상의 거리는 10걸음 밖에 안 됐다. 현우상은 강철도를 들고 살기를 드러냈다. “선도일, 네 놈이 죽기 전에 내 이름을 물어볼 기회를 주마...”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현우상에게서 10걸음 떨어져 있던 선도일이 순간 그의 앞에 나타났다. “쒹!” 단검이 다가왔다. “네 놈...” 현우상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마치 귀신을 보는 것 같이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다음 말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한 머리가 통째로 날아가 그대로 잔디밭으로 굴러갔다. 머리가 없는 현우상은 2초 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자 그제야 현우상의 몸이 쓰러졌다. 왼쪽 담벼락에 있던 저격수의 리더는 완전히 어리둥절했다. 그는 운동장 안이 어두컴컴해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한 사람이 쓰러져 죽는 것만을 보았다. 죽임을 당한 것이 선도일인지 아니면 자기편 현우상인지도 몰랐다. 그때 선도일이 검을 들고 계속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비로소 순식간에 죽음을 맞이한 것이 현우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한동안 그는 선도일을 총으로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려야 할지 말지 고민했다. 생각한 끝에 휴대폰을 꺼내 염동철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우상이가 죽었다고?] 반대쪽의 백세종은 저격수의 말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선도일이 검 한 번으로 현우상을 시체로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는 놀라 갑자기 숨을 들이마셨다. ‘현우상은 그냥 무명의 일반 고수가 아니야. 형님 밑에 있는 제일의 고수인데?’ 현우상은 염동철이 암흑가 은둔 고수가 될 때까지 수많은 공을 세웠다. H시 전체에서도 저승사자라고 불린다. 그러
“당신은 저를 죽일 수 없어요.” 동혁은 뒷짐을 지고 서있었고, 선도일의 말은 동혁의 마음에 조금의 동요도 일으키지 못했다. 선도일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런 말은 나도 여러 번 들었는데, 매번 그 말을 했던 사람은 다 죽었어.” 동혁이 갑자기 좌우 담을 보고 표정을 찡그렸다. 선도일의 얼굴도 동혁과 거의 같았다. 고개를 돌린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한쪽에 10명씩, 그럼 우리 내기할까요? 누가 먼저 저 놈들을 처리하는지요? 만약 당신이 지면 그대로 돌아가세요!” 동혁은 선도일은 죽일 마음이 없었다. ‘이 사람에게 이런 실력 있으니 분명 장 회장님의 최측근일 거야.’ ‘내가 장 회장님을 죽이지 않은 이상 회장님 주변 사람들을 죽여 원수를 맺을 필요가 없어.’ 물론 그것도 상대방의 눈치가 빨라 얌전히 물러나야 가능했다. 그렇지 않으면 동혁은 자신을 찾아온 킬러가 장해조 본인이라도 죽일 수밖에 없었다. “네 놈처럼 자신만만한 젊은이를 본 지 오래야.” 선도일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네 놈이 먼저 움직여라.” 찌익! 동혁은 옷을 찢어 두 눈을 가리며 말했다. “저는 저보다 어른을 항상 공경해서요.” 선도일은 눈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를 악물고 냉소했다. “그래, 네 놈 두고 보면 알겠지.” 선도일은 말을 마치면서 먼저 출발해 바로 담으로 돌진한 다음, 밑을 따라 왼쪽 담장으로 향했는데 그 속도가 귀신같이 빨랐다. 동혁은 웃으며 반대 방향인 오른쪽 담장을 향해 갔다. 왼쪽 담장. 저격수의 리더가 총을 꺼내 들고 입가의 헤드셋에 대고 말했다. “세종 형님의 분부다. 운동장에 있는 두 사람을 모두 사살해. 당장!”철컥! 철컥! 열 개의 총구를 동시에 담장 밖으로 내밀고 선도일과 동혁이 있던 곳을 향해 조준했다. “어, 어디 갔지?” 한 저격수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쉭! 안쪽 담장 밑, 저격수 리더 쪽에서 선도일이 솟아올라왔다. 선도일은 상승 중 손에 있던 단검을 휘둘렀고 저격수 리더의 머리가 목에서 분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