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의 큰 사업을 당신이 그냥 작은 일로 치부한다고? N도 이씨 가문이라도 감히 이렇게 허풍을 떨 수 없어!” 도성환은 계속 냉소했다. “쳇, 허세였어?” “허풍이라도 제대로 떨려면, 떨기 전에 가격부터 알아봤어야지.” 다른 회사 사람들도 수군거렸다. 사람들의 경멸하는 시선들이 동혁의 일행에게 향했다. 세화는 너무 민망해 얼굴이 화끈거렸다. “방금 당신이 한 말로 인해 태백산장의 총지배인에서 이제 해고입니다.” 동혁은 도성환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허! 이 바보가 정말 자기가 이곳 사장님인 줄 알고 있네.” 도성환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더니 다시 경호원들에게 짜증스럽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멍청하게들 서 있지 말고 여기 새 사장을 내쫓아요. 월말에 제가 여러분들에게 두 배의 월급을 지급하죠!” 도성환의 말투가 우스워 많은 사람들이 듣고 웃었다. 모두들 동혁을 마치 우스꽝스러운 광대를 보는 것 같은 눈빛을 했다. “잠깐만!” 그러자 화란이 갑자기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내쫓는 건 좀 그래. 어쨌든 내 사촌이자 사촌남편이야. 도 총지매인이 내 얼굴을 봐서 그냥 한번 넘어가줘.” 경매가 내일부터 시작된다.세화는 이번 경매에 2000억의 자금을 가지고 참석해 매우 의기양양한 상태였다. 진씨 가문도 내일 경매에서 입찰을 위해 많은 자금을 준비했다. 화란은 이미 결정을 내렸었다. ‘내일 세화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업이 있다면 우리 진씨 가문에서 모두 경매에 입찰할 거야.’ ‘세화 네가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해 주마.’ ‘내가 똑똑히 알게 해 주지.’ ‘진씨 가문을 떠나면 넌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도성환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화란이 네 얼굴을 봐서 조용히 넘어갈게. 그럼 저 사람들을 쫓아내지 않을게.” “우리 사촌 여동생님, 내게 감사하라고. 내가 아니었으면 넌 내일 경매에도 참가하지 못할 테니까.” 화란이 빙그레 웃으며 세화에게 다가와 냉소를 짓고 말했다. “감사?
“도 총지배인, 우리 진씨 가문은 이미 명문가가 되었어. 머지않아서 2조 자산의 명문가로 도약할 거야.” “네가 우리에게 잘할수록 나중에 네게 큰 이익이 될 거라고.” 화란이 팔짱을 낀 채 담담하게 말했다. “알았어, 바로 준비할게.” 도성환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난화각은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작은 마당 안은 아주 고요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은근한 분위기를 내기에 아주 좋았다. 동혁은 매우 만족하며 오늘 밤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최원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태백산장의 그 도성환 총지배인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새로 앉혀.” [예, 형님, 내일 제가 사람을 보내 처리하겠습니다.] [근데 제가 지금 태백산장의 서류들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는데, 도성환이 총지배인으로 일하면서 적지 않은 문제가 발견됐어요. 그냥 너무 가볍게 해임으로 끝낼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도성환은 동혁이 직접 관심을 기울일 필요조차 없는 하찮은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가 동혁의 눈밖에 난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당연히 최대한 따끔하게 혼을 내줘야 한다고 최원우는 생각했다. “그래, 좋아.” 동혁은 전화를 끊었다. 세화가 팔짱을 낀 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동혁 씨, 내 앞에서까지 그렇게 거드름을 피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동혁의 허풍 떠는 성격은 여러 번 가르쳐도 고쳐지지 않는다고 여기며 세화는 이미 다시 버릇을 고치는 것도 귀찮아졌다. “여보, 내일이면 다 알게 될 거야.”동혁도 다른 설명은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난 알고 싶지 않아, 지금은 식사를 좀 해야겠어.” 세화는 동혁을 힐끗 쳐다보고는 작은 뜰을 나섰다. 두 사람은 옛 여관 분위기로 꾸며진 레스토랑에 들러 먹을 것을 주문했다. 향기가 좋은 음식이 나오니 손이 저절로 움직였다. “닭고기 수프가 맛있겠는데? 한번 먹어봐.” 배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출출했던 세화는 이내 작은 그릇에 덜어 먹
분위기에 취한 표정의 동혁을 보고 세화의 분노가 가라앉았다. ‘그럼 그렇지.’ ‘내가 이렇게 매력적인데, 아무렇지 않는다는 게 말이 안 되지.’ 그때 동혁이 말했다. “근데 난 아직 뭔가 부족한 것 같단 말이야. 일단 내일 한번 봐. 내일 내가 당신에게 큰 선물을 줄 테니까.” “선물이라니?” 세화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녀의 눈빛은 이미 약간 흐릿해졌다. “내일이면 알게 될 테니 먼저 자.” 동혁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방 안의 불을 껐다. “응.” 세화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혁의 품에 묻힌 채 눈을 감았다. 약효가 체내에서 강하게 발현되었다. 그녀는 아주 빠르게 깊은 잠에 빠졌다. 잠시 후. 똑똑똑-누군가 룸 문을 밖에서 가볍게 두드렸다. 그렇게 몇 번 계속해 두드렸지만 아무도 응답도 들리지 않았다. 이어서 전자센서의 “삑” 소리와 함께 누군가 룸키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누군가 룸 문을 열었다. 세 명의 깡패들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딸칵! 한 깡패가 룸 안의 불을 켜니 동혁의 품에서 자고 있는 세화가 눈에 띄었다. 순간 두 눈에서 불꽃이 번뜩였다. “하하, 저렇게 아름다운 미녀라니. 오늘 밤 우리 오빠들이 아주 예뻐해 주마.” “마음은 가득한데 힘이 안 따라주네. 에이, 평소 운동을 안 했던 게 후회되는데?” “헤헤, 너희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구나? 이 몸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지!” 셋 중 깡마른 깡패가 약 한 봉지를 꺼냈다.봉지 겉에는 근육질의 사나이의 그림이 있었다. “역시 대단해! 비아그라까지 준비한 거야?” 다른 두 사람은 음흉하게 웃었다. “그럼 쓸데없는 잡담은 그만하자고. 남자 놈은 한쪽으로 걷어차버리고 한번 놀아보자!” 세 사람은 침대 옆으로 와서 손을 뻗어 세화를 않고 있던 동혁을 밀어내려고 했다. 바로 이때. 줄곧 고개를 세화에게 향하고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던 동혁. 그가 갑자기 눈 떴다. 먹처럼 검고 생각을 알 수 없는 눈동자가 보였다.
이천기는 당연히 화란과 결혼할 마음이 없었다. 그는 단지 즐기기 위해 찾아온 것뿐이다. ‘스스로 찾아온 여자를 차 버리긴 아깝지.’ ‘게다가 화란 이 여자의 외모가 좀 떨어지긴 해도 진세화의 사촌이니까.’ ‘잠시나마 내 마음속의 야망을 만족시킬 수 있을 거야.’ “천기 도련님, 여기가 진 사장님이 묵는 곳...” 작은 뜰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여직원은 말을 멈추었다. 젊은 여직원은 금세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이건 너무 야한 거 아니야?’ 앞 뜰이 모두 나무로 돼 있어 호텔 방만큼 방음이 되지 않았다. 여직원은 이천기를 다시 보았다. 이미 그의 얼굴은 불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화란이 나를 여기로 오라고 한 게 이런 소리를 들려주려고 한 거야?’ “도련님, 진 사장님을 불러드릴까요?” 여종업원이 조마조마하게 물었다. 이천기는 침울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 뒤로도 작은 뜰에는 계속 인기척이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날 밤 근처의 다른 룸에서 많은 사람들이 잠을 설칠 정도였다. 다음날 이른 아침. 화란은 깨어난 후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방 안이 온통 어질러져 있었고 이리저리 누워있는 세 깡패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놀라 한참 동안 두 눈을 부릅뜨고 누워 있다가 미친 듯이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몸을 몇 번이고 씻었다. 칫솔질도 계속해서 했다. 그녀는 계속 구역질이 나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실 그녀는 평소에도 아무렇지 않게 즐기며 살았다. 하지만 그녀와 놀았던 남자들은 누구나 잘생기거나 돈 많은 사람이었다.반면 어젯밤의 세 깡패들. 하나같이 못생기고 추잡한 사람들로 어울릴 수 도 없는 사람들이다. 거기에 어제 먹은 밥을 토할 정도로 역겨운 냄새까지 났다. “자기야, 일어났어?” 화란이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세 깡패들이 연이어 깨어났다. 그리고 다시 알몸으로 화란을 끌어안으려고 했
‘그 세 깡패 놈들은 원래 세화를 노려야 정상이야.’ ‘하지만 세화가 저렇게 무사하다니.’ ‘그리고 세 깡패 놈들은 무슨 일인지 내 방에 나타났어.’ 화란은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동혁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했다. “당연히 알지. 어젯밤 네 룸의 앞 뜰에서 비명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던지.”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지금 세화는 동혁이 무슨 짓을 벌인 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어젯밤에 그녀는 너무 깊이 잠들어서 아무것도 몰랐다. “역시 너였어, 이 짐승 같은 자식. 네가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거야. 죽여버릴 거야!” 화란은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동혁에게 달려들었다. 세화를 껴안고 피한 동혁은 히죽거리며 말했다. “괜한 사람에게 누명 씌우지 마. 어젯밤 일을 나 혼자만 아는 게 아니라고. 태백산장 전체에서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화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제야 과거 회사 임원들이 모두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란 씨, 공중도덕 좀 지킬 수 없어요? 어젯밤 당신 룸 쪽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우리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요.” “놀면 조용히 놀아야지 소음공해까지 만들어야 되겠습니까?” 몇몇 사람들은 잠을 설쳐 다크서클을 한 채 불만을 표출했다. 화란은 이 소리들을 듣고 창피하여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평생 그녀를 따라다닐 것이다. “하하하, 화란이 너 들었지? 진씨 가문이 다방면에서 아주 독보적인 최고 가문이 됐네. 아주 H시의 모범이야.” “넌 진씨 가문의 귀한 아가씨 신분인데, 개인적인 자질도 좀 따라야 하지 않겠어?” 동혁은 비아냥거리며 세화를 안은 채 떠났다. ‘이걸 바로 자승자박이라고 하지 아마?’화란은 다시 넋을 잃고 앞으로 걸어가다 도성환을 만났다. “화란아, 천기 도련님께서 너를 너무 좋아하나 봐. 어젯밤에 큰 소리로 난리도 아니었잖아.” “축하해. 드디어 N도 이씨 가문의 안방 주인이 되겠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도성환이 호
“도둑질?” 도성환의 목소리가 아주 컸다. 그래서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일부 회사 임원들이 모두 들었다. 갑자기 사람들의 경멸 섞인 시선이 동혁에게 향했다. 탁! 세화는 젓가락을 탁자 위로 툭 내려놓으며 일어섰다. 화가 난 그녀의 두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도 총지배인님, 제발 남을 함부로 모함하지 마세요. 제 남편은 결코 손버릇이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마침 예지원이 와서 옛 동창인 세화가 문제를 겪는 것을 보고 와서 말을 거들었다. “총지배인님, 혹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장소를 옮겨 개인적으로 조용히 처리하시는 게 어떨까요?” 그녀는 괜히 사람들 앞에서 소란을 피워 일이 커지면 세화가 나중에 경매에 참가하는 데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했다. 도성환은 예지원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개인적으로? 좋아요, 그럼 경호실에 가서 얘기합시다!” 도성환은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 경호원 몇 명이 모두 비위에 거슬린다는 듯이 동혁을 노려보고 있었다. 세화는 다시 인상을 썼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었고, 도성환이 고의로 일을 키우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지금 이 사람들을 따라 경호실로 간다면 나와 동혁 씨에게 손해가 될 거야.’ “경호실은 무슨 우리는 지은 죄가 없으니 당당해, 아무것도 겁나지 않으니 여기서 처리해요!” 세화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뻔뻔하시군요. 그럼 잠시 후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해도, 제 탓은 하지 마세요.” 도성환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어디에서 일을 처리하든 상관없었다. 어쨌든 태백산장은 모두 그의 관리 아래 있으니 얼마든지 그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다. “총지배인님, 무엇을 도난당했나요?”세화가 차갑게 물었다. “제 물건을 회장님 남편에게 도둑맞았어요. 그 안에는 저희 강성그룹이 경매를 위해 준비한 각종 서류 자료와 회사 계좌의 카드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때 분노한 30대 남자가 다가왔다. 세화는 이 남자를 알아보았다. 강성그룹의 부사장인 성석우였다. ‘어제
화란의 말에 식당이 다시 술렁였다. 식당 안에서는 몇몇 회사 사장들도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화란의 말을 듣고 분개하며 다가왔다. “세방그룹 당신네들 너무한 거 아닙니까? 이렇게 더러운 수단까지 쓰다니, H시 재계의 치욕이군요.” “2000억의 지원금 신청 일도 미심쩍은데 또 이런 더러운 수단을 쓰다니 정말 파렴치합니다.” 다가온 몇몇 회사의 사장들은 다른 사람들을 대표해 적개심을 드러냈다. “모두가 세방그룹을 반대해 주최 측이 입찰 자격을 취소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강성그룹의 성석우가 제안했다. 그의 얼굴표정에는 자신의 음모가 성곡적이라는 냉소가 가득했다. “지지합니다. 세방그룹을 반대해요. ” “동의합니다.” 그룹을 대표해서 경매에 참가한 것도 모두 사람이다. 그들은 분위기를 보고는 지지를 표명했다. ‘2000억의 자금을 보유한 세방그룹은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야.’ ‘이렇게 경매에서 일찍 탈락시키게 되면 모두에게 매우 좋은 일이야.’ 세화는 씁쓸했다. ‘이 회사 사장들의 생각을 내가 왜 알아채지 못했지?’ ‘화란이와 도 총지배인이 동혁 씨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도둑질을 했다고 모함한 것이 뜻밖에도 모두 나를 노린 것이었어.’ “모두가 동의하시니 당연히 제가 태백산장 총지배인으로서 여러분의 요구를 들어드려야죠.” 도성환은 크게 냉소했다. “진 회장님, 회장님네 세방그룹의 사람들을 데리고 그만 사라져 주시죠?” 그는 또한 세화의 말을 거들어 도운 옛 동창 예지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도 같이 꺼져, 당신은 해고야!” 예지원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이렇게 그냥 순순히 보내준다고요? 좀 부족하지 않나요?”화란은 동혁을 원망하며 가리켰다. “이 사람이 물건을 훔쳤으니 그에 대한 벌로 경호원에게 한바탕 손 좀 보게 하세요? 아예 저놈 손을 부러뜨리는 것이 좋겠어요. 그래야 남은 일생 동안 더 이상 몰래 남에 것에 손대지 않겠어요?” “맞습니다.” 성석우와 어제 동혁에게 뺨을 맞은 다른 몇몇 사람
도성환의 볼살이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이동혁이 정말 우리 산장의 주인이라고?’ ‘그럴 리가?’ ‘말도 안 돼!’ 어제 동혁은 직접 자신이 태백산장을 낙찰받았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도성환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신랄하게 비아냥거렸을 뿐만 아니라. 화란의 말만 듣고 세화에게 약을 먹였다. 게다가 오늘 아침에는 또다시 동혁에게 도둑질한 죄를 뒤집어씌워 상대방을 산장에서 쫓아내려고 했다. 너무 놀란 도성환은 자신이 저질렀던 일을 떠올리며 피를 토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말도 안 돼, 이동혁, 이 쓸모없는 인간이 어떻게 태백산장을 낙찰받을 돈이 있겠어?” 화란도 매섭게 소리쳤다. 그녀는 맞아 죽어도 눈앞의 벌어진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 “쓸모없는 인간? 당신 같은 졸부 진씨 가문 사람이 저분에게 쓸모없다고 말할 수 있어?” 이연홍은 뒤를 돌아보며 차갑게 화란을 째려보았다. 창피해진 화란은 땅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고 성석우 등도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움을 느꼈다. “동혁 씨, 당신이?” 세화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동혁을 쳐다봤다. ‘동혁 씨가 정말 태백산장을 낙찰받았다고?’ “여보, 내가 태백산장을 낙찰받아준다고 했잖아.” 동혁은 웃으며 고개를 돌려 도성환을 보았다. “서류들은 다 조사했겠죠? 무슨 문제가 있었나요?” 이연홍은 얼굴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문제가 많았습니다. 100억이 넘는 자금을 유용한 적이 있었고, 20억은 아직 반환되지도 않았습니다. 법정 시간제한을 초과했기 때문에 이미 심각한 직무상 횡령죄가 성립됩니다.” “그래서 이미 경찰에 신고했고 사건 처리자와 함께 왔습니다.”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몇 명의 경찰관이 이미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도성환은 갑자기 안색이 변하며 동혁 앞에 풀썩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산장의 새 주인이신 줄 몰랐어요. 전 정말 몰랐습니다.” 도성환은 미친 듯이 동혁에게 빌었다. 그러나 동혁의 얼굴의 차가운 표정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