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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4화

作者: 윤지
순간 한서진은 오만하기 그지없었던 과거의 행동이 너무 후회스러웠다.

그리고 다른 친척들에게도 여쭤봤지만 박민정의 연락처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설마 내가 집까지 찾아가야 하는 건가?”

한서진은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무려 10억 원이나 넘는 금액과 남편이나 시어머니의 닦달에 어쩔 수 없이 길을 나섰다.

저녁쯤, 한서진은 차를 몰고 박민정의 별장에 도착했다.

집안에 불들이 환하게 켜져 있었지만 박민정은 지금 집에 없다고 했다.

“어디 갔어요?”

한서진은 오전과는 다르게 한껏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

“저희 사모님은 지금 거의 매일 병원에서 어머니를 돌보고 계시는데, 혹시 모르셨나요?”

경호원의 대답에 한서진이 되물었다.

“아, 혹시 어느 병원인가요?”

“당연히 진주에서 제일 큰 병원이죠.”

그의 대답을 듣자마자 한서진은 빠르게 다시 차에 올라탔다.

이 시각, 병원.

정수미의 몸 상태는 나날이 악화했고 오늘 밤에는 갑자기 발작 현상이 있었다가 의사가 가까스로 그녀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냈다.

박민정은 유남준에게 안겨 한껏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직 의식이 없는 정수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유남준이 다정하게 그녀를 위로해 줬다.

“의사도 이제 고비를 넘겼다고 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네.”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으나 불안한 마음은 여전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갑자기 이렇게 된 것이다.

박민정은 이대로 정수미가 자기 곁을 떠날까 봐 너무 무서웠다.

밖에는 언제부터인가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복도에 있던 사람들도 저마다 눈이 온다고 좋아했다.

정수미도 소란스러움에 눈을 힘겹게 뜨더니 갈라진 입 사이로 겨우 박민정을 불렀다.

“민정아...”

“엄마!”

박민정은 재빨리 그녀에게 달려갔다.

“괜찮아요?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요?”

그러자 정수미가 고개를 저었다.

“난... 괜찮아. 괜히 너희들만 또 걱정 끼쳤네.”

그 말에 박민정은 그녀를 꼭 안아줬다.

“아무 일도 없어서 다행이에요.”

정수미는 원래 품 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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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18화

    박민정은 생각에 잠겼다.정말 박민호가 변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아빠 박형식이 자신을 키운 은혜에 조금은 보답한 셈일 것이다.하지만, 박민호가 끝내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번이 마지막 도움이 될 것이다.모든 준비를 마친 박민정은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 했다.그때,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화면을 들여다보니, 유남준이었다.전화를 받자마자, 선명하게 잘생긴 얼굴이 눈앞에 펼쳐졌다.“무슨 일이에요?”박민정이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유남준이 대답할 틈도 없이, 영상 화면 옆으로 조그마한 얼굴이 불쑥 끼어들었다.윤우였다.“엄마... 혹시 병원에서 살기로 한 거야?”작은 눈망울엔 걱정이 가득했다.“어? 무슨 소리야. 엄마는 그냥 외할머니 옆에 있으려고 병원에 있는 거야. 외할머니 병만 나으면, 곧 집에 갈 거야.”박민정은 애써 웃으며 대답했지만, 윤우는 더 이상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었다.엄마의 거짓말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나이였다.아들의 말에 박민정의 가슴이 턱 막혔다.사실 요 며칠 사이, 정수미 역시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그녀의 병은 이미 병원에서도 손을 놓은 상태였다.몇 달, 어쩌면 몇 주일지도 몰랐다.병원이라 해도 집보다 크게 더 버틸 수 있는 건 아니었다.하지만... 막 찾은 가족이었다.이제야 찾은 엄마를, 눈앞에서 보내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나 잔인하게 느껴졌다.말을 잇지 못하는 민정을 대신해, 남준이 나섰다.“이미 의료진 팀을 집으로 모셨어. 병원에서 쓰는 장비도 전부 설치했고. 집에 가셔도 병원과 똑같은 치료가 가능해.”그는 잠시 말을 멈추곤, 부드럽게 덧붙였다.“무엇보다... 집이 훨씬 편하잖아. 당신도, 어머님도 제대로 쉬어야지. 어머님이 윤우도 보고 싶어 하실 거고.”박민정은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그가 요즘 너무 바쁘길래, 단순히 회사 일 때문인 줄만 알았다.그런데 그게 아니었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무너져가는 그녀의 마음을, 조용히 지탱해 주고 있었다.“알겠어요. 내일 엄마 모시고 집으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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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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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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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14화

    “주, 주아야.”진서연이 조심스레 자기 이름을 부르자 유주아는 활짝 웃으며 연신 대답했다.박민정은 옆에서 가만히 두 사람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됐어. 그만 들어가자.”“네네.”그렇게 세 사람은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매니저는 박민정과 진서연을 한눈에 알아보고 재빨리 좋은 자리로 안내했다.클럽 안의 웨이터들은 매니저가 오늘 유독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에 자연스레 그들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그리고 강재민도 어느새 유주아의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고는 멍하니 그녀만 바라보았다.그러자 옆에 서 있던 그의 동료가 팔꿈치로 툭 치며 말했다.“재민아, 그만 봐. 그렇게 뚫어지게 봐도 네 여자가 못 돼. 너랑 레벨이 너무 차이가 나잖아. 자고로 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한댔어.”그의 말을 들은 강재민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이때, 다른 한 동료가 다가와 그에게 말했다.“재민아, 저번에 네가 구해줬던 그 재벌 집 여자분은 나중에 아무 감사의 표시도 없었어? 유씨 가문이면 완전히 대기업이잖아, 너한테 조금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면 여기서 지금 일할 필요도 없을 텐데.”그러자 설거지하던 강재민이 멈칫하더니 그들에게 답했다.“나한테 감사를 표하긴 했었는데 나도 원래 그런걸 바라고 한 일이 아니어서 다 거절했어.”그의 솔직한 대답에 동료는 입을 삐쭉거렸다.“쳇, 잘난 체하기는. 다 거절했다고? 안 믿어지는데?”강재민은 그를 힐끔 바라보고는 더 이상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그대로 하면 되고 남의 시선은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사실 유주아를 구해준 뒤, 그녀의 부모님이 강재민을 찾아와서는 거액의 보상을 하겠다고 했었지만 그는 다 거절했다.왠지 돈 때문에 그녀를 구해줬다고 여겨지는 게 싫었다.이런 모습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재수 없고 고상하다고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는 그저 마음이 편한 게 최고라고 생각했다.강재민이 아무 대답도 없자 그들은 흥미가 뚝 떨어져 각자 할 일을 하러 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013화

    최영선은 말을 마치자마자 수표 한 장을 꺼내 금액을 적고 사인했다.그러자 유주아가 다급하게 그녀를 말렸다.“엄마, 그렇게 많이 줄 필요 없어요. 많아 봤자 2억 원 정도에요. 그저 밥값만 내줬는데 2억도 많이 주는 거라고요!”“됐어!”최영선은 차가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난 지금 창피해 죽을 것 같으니까 넌 조용히 해!”최영선은 김말숙의 관상을 보자마자 그리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고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절대 한 번으로 끝낼 것 같지 않았다.하여 거금을 들여서라도 딸의 이미지를 지켜주고 싶었다.유주아는 지금 남자 친구도 없는데 혹시나 이 늙은이 말대로 밖에서 함부로 떠들어댔다가는 진짜로 혼삿길이 막혀버릴 수 있다.김말숙은 예상외로 80억 원이 이렇게 쉽게 들어올 줄은 몰라 냉큼 받으려고 손을 뻗었는데 최영선이 다시 수표를 거둬들였다.“영수증 하나 써주세요. 그래야 저희 쪽에도 증거가 남을 거잖아요. 그때 가서 또 오늘처럼 돈 내놓으라고 할지 저희가 어떻게 알아요?”그러자 김말숙은 뻔뻔스럽게 답했다.“당연히 써드릴 수 있죠.”그녀는 빠르게 영수증 하나를 쓴 뒤 황급히 80억짜리 수표를 받고 자리를 떴다.유주아는 싱글벙글해서 돌아가는 김말숙을 보고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엄마, 딱 봐도 사기꾼인데 그 돈을 왜 줘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저 할머니는 이런 식으로 민정 언니한테서도 돈을 뜯어냈다고요.”“언제?”“바로 이틀 전의 일이에요. 그때에도 인터넷이 떠들썩했는데 한번 보세요.”유주아의 말대로 최영선은 빠르게 뉴스 기사들을 확인해 보았고 그제야 대략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민정 씨한테 어떻게 저런 할머니가 있을 수 있지?”“피 한 방울도 안 섞였고 진짜 할머니도 아니었어요. 기사에서도 나왔는데 민정 언니를 손녀 취급도 안 했대요.”유주아의 말에 최영선은 한숨을 내쉬었다.“그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우리는 그저 그 80억 원으로 두 발 뻗고 편하게 잘 수 있다면 그걸로 됐어.”그리고 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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