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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Auteur: 금붕어
고개를 들자, 두 남녀가 나란히 걸어오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자연스러운 스킨십과 함께 서로를 향한 표정까지 다정했다.

최수빈은 그저 흘깃 한 번 쳐다보고는 아무렇지 않게 시선을 거뒀다.

그러고는 마치 못 본 사람처럼 묵묵히 서류를 정리했다.

주민혁은 얼마 전 박하린이 주상 그룹 창립기념 행사 기획을 맡겠다고 나선 걸 거절했었다.

그녀의 성격상 분명 기분이 상했을 테니 이렇게 리조트로 휴가를 데려와 풀어주려는 모양이었다.

이 정도로 챙겨주는 걸 보면 결혼도 머지않아 보였다.

심종연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그들을 바라보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주 대표님, 박하린 씨랑 리조트로 휴가 오셨나 보네요?”

그 말에 발걸음이 잠시 멈추더니 주민혁의 시선이 천천히 두 사람 쪽으로 옮겨졌다.

박하린은 최수빈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긴 자의 미소였다.

‘민혁 오빠는 언제나 내 편이지. 나랑 최수빈의 싸움에서 난 늘 승자라고.’

결국 최수빈은 그렇게 오랜 세월 주민혁을 위해 헌신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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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84화

    최수빈의 목소리는 싸늘했다.“그만 하세요.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아무 문제 없다고요.”그러자 최진식은 얼굴이 창백하게 굳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최수빈은 휴대폰을 꺼내 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휴대폰 너머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수빈 씨.”“장 사장님.”최수빈의 목소리는 차분했다.“최진식 씨가 장 사장님께 진 도박빚, 제가 갚겠습니다.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요.”휴대폰 너머의 장 사장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 웃으며 말했다.“말씀하시죠.”“앞으로 최진식 씨에게 돈 빌려주지 마세요. 찾아가서 괴롭히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최수빈의 시선이 최진식에게 닿았다.“돈은 바로 계좌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다시 두 분이 엮였다는 말이 제 귀에 들어오면, 그 도박장 문 닫게 만들 거예요.”휴대폰 너머가 조용해지는 것도 잠시, 이내 장 사장의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알겠습니다. 최 대표님이 하시는 말씀이니 믿어야죠.”전화를 끊은 뒤, 최수빈은 최진식을 차갑게 내려다봤다.“돈은 제가 갚았어요. 대신 이 집은 오늘 안으로 비우세요. 앞으로는 알아서 사시고요. 엄마랑 이혼 미뤄봤자 아무 의미 없어요. 도박빚 때문에 그러는 거라면 저한테 오세요. 제가 정리해드릴 테니까, 엄마랑은 깨끗하게 이혼하세요.”그가 이혼을 질질 끌며 끝까지 재산을 노리는 이유는 결국 하나였다. 밖에 진 빚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최진식은 최수빈을 바라보다가 더는 떼를 쓰지 못했다.그녀가 한 번 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결국 최진식은 고개를 숙인 채 낮게 중얼거렸다.“알았다.”최수빈은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고 응급실을 나섰다.그런 다음 직원들에게 현장 정리를 맡기고, 변호사에게도 남은 절차를 빈틈없이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어느새 오후가 되어 있었다.최수빈은 차를 몰고 신혼집 별장으로 돌아왔다.집 안은 텅 빈 듯 조용했다.율이가 저택으로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83화

    최진식의 갑작스러운 ‘실신 쇼’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얼어붙었다.직원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최수빈은 천천히 몸을 숙여 바닥에 누운 최진식을 내려다봤다.눈은 꼭 감고 있었지만 입꼬리가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모습에 속에서 비웃음이 올라왔다.그녀는 누구보다 최진식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최수빈이 어릴 때부터, 최진식은 자기 뜻대로 안 되거나 감당 못 할 일이 생기면 늘 아픈 척, 불쌍한 척으로 넘어가려 했다.“연기 다 했어요?”최수빈의 목소리는 싸늘했다.“그 도박빚, 난 대신 안 갚아줄 거예요. 그리고 이 집도 오늘 반드시 비우셔야 하고요.”최진식은 눈을 꼭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대신 앓는 소리만 점점 더 커져갔다.변호사가 최수빈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낮게 말했다.“수빈 씨, 이 상태로는 답이 없습니다. 일단 병원으로 보내는 게 어떻겠습니까?”최수빈은 잠시 말이 없었다.최진식이 일부러 진상을 부리고 있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여기서 일이 더 커지면 결국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건 자신이었기에 결국 그녀는 차갑게 지시했다.“병원으로 옮기세요.”직원들은 허둥지둥 최진식을 들쳐 업고 건물 아래에 세워둔 차량으로 향했다.최수빈은 다른 차에 올라 뒤따라갔다. 속은 답답하고 짜증으로 꽉 막혀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시내 중심의 한 병원 응급실 앞에 멈춰 섰다.최진식은 들것에 실려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고 최수빈은 복도에 홀로 남아 기다렸다.분주히 오가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때, 흰 가운을 입은 한 의사가 그녀의 곁을 지나가다가 걸음을 멈췄다.“최수빈 씨?”최수빈은 순간 고개를 돌렸다.낯익은 얼굴에 잠시 기억을 더듬다가 그녀는 이내 떠올렸다.바로 예전에 주민혁과 건강검진을 받으러 왔을 때 자신들을 담당했던 의사였다.“임 선생님.”최수빈이 예의 바르게 인사하자 임 선생은 어딘가 무거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한참 망설이던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82화

    주민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진료실에서 나온 주민혁은 복도 창가에 멈춰 서서 창밖의 밤하늘을 바라봤다.그때 휴대폰 화면이 한 번 밝아졌다.진한수가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는데 에라 쪽에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내용이었다.주민혁의 손끝이 화면 위를 천천히 스쳤다. 그리고 결국 최수빈의 이름 위에서 멈췄다.전화를 걸어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으나 결국 휴대폰을 다시 집어넣었다.그녀를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다음 날.최수빈은 이혜정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이혼 문제를 정리하러 오라는 연락이었다.낡은 주택가의 한 건물 아래에 서서 최수빈은 잔뜩 얼룩이 진 창문을 올려다봤다.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었다.이 집은 이혜정이 평생 모은 돈으로 산 집으로 최수빈에게는 얼마 없는 어린 시절의 따뜻한 기억이 깃든 곳이기도 했다.하지만 두 사람이 완전히 틀어진 뒤로 이곳은 최진식이 눌러앉아 도박과 술판을 벌이는 소굴이 되어버렸다.오늘, 그녀는 반드시 이 집을 되찾아야 했다.그녀의 뒤에는 법무법인 변호사와 현장 정리를 맡은 직원들이 함께 서 있었다.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계단 안으로 들어섰다.좁은 계단에는 코를 찌르는 담배 냄새와 곰팡내가 뒤섞여 있었다.벽에는 온통 낙서가 가득했고 발밑의 시멘트 바닥은 여기저기 패여 있었다.3층에 다다르자 반쯤 열린 나무문 안쪽에서 시끄러운 고함 소리와 술병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최수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손을 들어 문을 세게 두드렸다.“누구야?”안에서 최진식의 짜증 섞인 고함이 들려왔다.비틀거리는 발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문이 거칠게 열렸다.구겨진 민소매 차림의 최진식은 머리가 새집처럼 헝클어져 있었고 충혈된 눈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문 앞에 선 최수빈을 본 그는 잠시 멍하니 굳더니, 곧 건방진 미소를 지었다.“이야, 이게 누구야. 최수빈 아니야? 귀한 손님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81화

    최수빈은 진서령의 팔짱을 끼고 주방으로 들어갔다.“오늘은 제가 할 테니까 쉬고 계세요.”“그래, 좋지.”진서령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작은 의자에 앉았다.주방 안을 분주히 오가는 최수빈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이제 최수빈은 천공연구원 일도 빈틈없이 해내고 있었고 율이까지 정성껏 돌보며 한층 여유롭고 단단해진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예전의 자신은 정말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것 같았다.최수빈의 손놀림은 익숙하고 능숙했다.채소를 씻고 썰고 불 위에 올리는 동작이 막힘 없이 이어졌다.저녁상이 차려졌을 때는 식탁 가득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놓여 있었다.율이와 시후는 정신없이 밥을 먹었다. 볼이 빵빵해질 만큼 입안 가득 음식을 넣고 우물거리는 모습이 아주 귀여웠다.진서령은 두 아이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수빈아, 아이들이 이렇게 서로 좋아하잖니. 너랑 민혁이도... 재결합해볼 생각 없어?”그러자 최수빈은 젓가락을 잠시 멈칫하더니 밥그릇을 내려다본 채 조용히 말했다.“저희 둘은... 천천히 가보려고요.”진서령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감정이라는 건, 억지로 서두른다고 되는 게 아니니 말이다.식사를 마친 뒤 시후는 먼저 숙제를 하겠다고 나섰다.율이도 작은 의자를 낑낑 끌고 와 시후 옆에 딱 붙어 앉더니 진지한 얼굴로 문제집을 들여다봤다.시후에게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율이가 아기 같은 목소리로 열심히 설명해 줬는데, 제법 의젓한 척하는 모습에 최수빈과 진서령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진서령은 최수빈 곁에 앉아 두 아이를 바라보며 나직하게 말했다.“저택으로 들어온 뒤로 시후가 정말 많이 밝아졌어.”최수빈도 고개를 끄덕였으나 시후를 바라보는 눈빛에 안쓰러워하는 기색이 묻어났다.“아이들은... 옆에서 같이 있어 주는 사람이 필요하잖아요.”“그러게 말이다.”진서령은 작게 한숨을 쉬더니 기대 어린 눈빛으로 최수빈을 바라봤다.“수빈아, 네 마음에 아직 응어리가 남아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80화

    “그쪽 협력사에서는 이미 충분히 성의를 보였습니다. 부대표님을 보내도 충분해요. 요즘 몸도 안 좋으신데 대표님께서는 조금이라도 더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주민혁의 시선이 자신의 손목 위로 떨어졌다. 그곳의 피부는 유난히 창백했다.그는 눈을 내리깐 채 길고 곧은 손가락으로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가볍게 문질렀다.목소리는 한숨을 내쉬는 듯 낮았다.“반드시 가야 해.”진한수는 더 말하려다 단호한 주민혁의 눈빛을 보고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주민혁을 오랫동안 곁에서 모셔온 사람으로서, 그가 한번 결정한 일은 절대 바꾸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차 안에는 짧은 침묵이 내려앉아 바퀴가 도로 위를 굴러가는 단조로운 소리만 무겁게 이어졌다.주민혁은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었다.어쩌면 1년, 어쩌면 2년...아니, 그보다도 더 짧을지 몰랐다.하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에 적어도 지금은 쓰러질 수 없었다.주상 그룹의 일들을 정리해야 했고 최수빈과 율이에게 흔들림 없는 미래를 만들어줘야 했다.또 그들을 노리는 자들이 감히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야 했다.유럽의 그 프로젝트는 단순한 사업 협력이 아니었다.그건 최수빈의 천공연구원을 위해 깔아두는 길이자 그녀를 지켜줄 방패였다.주민혁은 떠나기 전 모든 것을 정리해두고 싶었다.그래야 최수빈과 율이가 앞으로 걱정 없이 평온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아, 참.”주민혁이 입을 열었다.“내 명의의 지분 일부를 율이 앞으로 이전해. 절차는 최대한 빨리 진행하고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해.”진한수는 순간 멈칫했다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차는 병원에 도착했다. 주민혁은 양복 깃을 가볍게 정리한 뒤, 허리를 곧게 폈다.그리고 흔들림 없는 걸음으로 건강검진센터를 향해 걸어갔다. 곧게 뻗은 뒷모습은 소나무처럼 단단했다. 어디에서도 나약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그는 주민혁, 주상 그룹의 수장이자 최수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79화

    처음에는 에라가 꽤 큰 차이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뒤쪽에서 다급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하는 순간, 에라의 얼굴빛은 확 변했다.최수빈이 백마를 타고 점점 가까이 따라붙고 있는 것이었다.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에라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저렇게 가녀려 보이는데... 승마 실력이 이렇게 뛰어나다고?’마장 가장자리에 서 있던 육민성과 송미연은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을 보자 더는 참지 못하고 환호성을 질렀다.흥분한 송미연은 주먹을 꽉 쥔 채 최수빈의 뒷모습을 향해 외쳤다.“최수빈, 파이팅! 추월해버려!”최수빈의 입가에 자신감 어린 미소가 번졌다.그녀가 다시 한번 말의 배를 힘주어 조이자 백마는 그 마음을 알아들은 듯 더욱 빠르게 달려나갔다.결승선을 코앞에 둔 순간, 최수빈이 탄 백마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최수빈은 가볍고 능숙한 동작으로 말에서 내려왔다. 호흡도 전혀 흐트러지지 않은 얼굴에는 땀방울 하나 맺혀 있지 않았다.반면 에라는 시퍼렇게 굳은 얼굴로 결승선 앞에 말을 세웠다. 최수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분함과 당혹스러움이 가득했다.자신이 그토록 깔보던 여자에게 질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이윽고 최수빈은 여전히 담담한 미소를 띤 채 에라의 앞으로 걸어갔다.“에라 씨,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이제 보니 천공연구원 사람들은 연구실에서만 강한 게 아닌가 보군요. 마장에서도 꼭 밀리지 않는 걸 보면요.”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졌으나 에라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늘 자신이 완전히 당했다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육민성과 함께 빠르게 다가온 송미연은 곧장 최수빈을 와락 끌어안았다.“진짜 멋있었어.”최수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러고는 다시 에라를 바라보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에라 씨, 협업 이야기는 다시 회의실로 돌아가서 제대로 나누죠. 진정으로 대등하고 서로에게 이로운 협업이어야 오래 갈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773화

    그 말을 듣는 순간 최수빈은 온몸이 함께 떨려 왔다. 너무나 무거운 질문이기 때문이었다.마치 하나의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고 그녀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면 정말로 목숨을 내던질 것만 같았다.그 순간, 최수빈은 주민혁의 몸에 배어있는 고통과 버거움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최수빈은 주민혁을 살짝 밀어냈다. 그리고 곧바로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차분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나한테 민혁 씨의 목숨이 중요하냐고 물었죠? 그럼 나도 물을게요. 민혁 씨한테는 나랑 우리 딸의 목숨이 중요해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784화

    “어쩜 사람이 이렇게 뻔뻔할 수 있어?”주나연이 비아냥거리듯 말을 쏟아냈다.“예전에 그렇게 죽네 사네 난리 치면서 이혼하겠다고 굴더니, 우리 집안 사람들 체면까지 다 깎아놓고는 이제 와서 또 쪼르르 붙어? 할머니도 안 계시니까 이제 기댈 사람 없다고 생각해서 급하게 다리라도 붙잡으러 돌아온 거 아냐?”“누나.”주민혁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목구멍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압도적인 기세가 실려 있었다.“여자는 시집가면 외부인이나 다름없어.”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순간적으로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훑어보았다.“누나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731화

    주민혁은 눈앞에 서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그녀가 한 마디 한 마디 반문하는 것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말이다.수년 전의 오해도, 최수빈의 마음속 생각도, 모두 그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정반대였다.하지만 설령 그것들이 주민혁의 판단과 어긋난다 해도 그런 감정적인 요소들은 애초에 그의 고려 대상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날 믿지 않아도 돼.”주민혁은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하겠다고 마음먹은 일 중에 내가 못 해낸 건 없어. 네가 협조하지 않으면 협조하지 않는 방식대로 가면 그만이고.”그러고는 자리에서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749화

    최수빈은 옅게 미소 지었다.“아니에요, 오빠가 오해한 거예요. 저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어요.”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듯한 그녀를 바라보며 주선웅은 가볍게 입술을 다물었다가 말했다.“내가 바래다주는 게 그렇게 부담스러운 일도 아니잖아. 내 시간 뺏길 정도도 아니고 한 번 태워다주는 거로 이렇게까지 사양할 필요는 없지 않나? 우리 그렇게 낯선 사이도 아니잖아.”결국 최수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예린을 데리고 주선웅의 차에 올랐다.운전대를 잡은 주선웅이 말을 건넸다.“내일 정부기업 합동 대회에서 연설한다면서? 예전의 그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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