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눈꽃을 위해 겨울 나무는 시들지 않는다

사라질 눈꽃을 위해 겨울 나무는 시들지 않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8
By:  SaiaKuOngoing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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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것에 완전히 익숙해져 버린 소년 어느 날 밝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전학생을 만나고,그의 지루한 일상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의 미소 뒤에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그녀와 친해질수록 그 비밀에 조금씩 다가가는 소년 그렇게 여름에 알게 된 우리는 가을을 함께 걸었고 끝내 모든 계절을 함께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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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여름에 찾아온 눈꽃

7월 여름 에어컨 바람도 닿지 않는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의 교실은 숨이 막힐 만큼 달아올라 있었다.

​

창밖에는 시끄러운 매미 소리와 함께 교실의 앞문이 열리면서 한 여자애가 들어왔다.

​

「오늘부터 우리 반과 함께하게 된 전학생이다. 자 자기소개 한번 해주겠니?」

「네. 아사히나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전학생의 자기소개가 끝나자마자 교실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

하지만 나는 전학생으로 인해 떠들썩해진 교실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고 그저 귀찮다는 듯 팔짱을 낀 채 무심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리고 떠들썩해진 교실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으며 나는 창문에 비친 전학생의 모습만으로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칠판 앞에 선 전학생은 서리를 얹은 듯한 새하얀 피부와 커다랗고 맑은 눈동자 누구라도 한 번쯤 시선을 빼앗길 만큼 눈부셨다.

​

「아사히나는 저기 시노노메 옆에 빈자리에 앉으렴.」

​

선생님의 손끝으로 옆 빈자리를 가리며 교실의 모든 주목이 내 쪽으로 쏠렸다.

​

하지만 나는 창밖 하늘을 바라보며 그저 이 무더위와 시끄러운 교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

그렇게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

스르륵.

​

옆자리 의자가 천천히 끌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자리에 앉았다.

​

전학생이 자리에 앉자 선생님이 말했다.

​

「자 아사히나는 멀리서 전학 왔으니까 친하게 지내고, 모르는거 있으면 도와줘야 한다.」

​

그렇게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나고 교실 밖으로 나가자 반 아이들이 전학생의 자리로 몰려들어 질문 세례를 쏟아 냈다.

​

「우와 아사히나! 어디서 전학을 왔어?」

「피부가 너무 좋다. 따로 뭐 관리해?」

​

쏟아지는 반 아이들의 정신없는 질문 속에도 아사히나는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아이들의 질문의 답변을 이어 나갔다.

​

「아, 응. 도쿄에서 왔어.」

「대박! 진짜 도쿄?」

「도쿄는 지금 엄청 덥지 않아?」

​

반 아이들은 도쿄에서 왔다는 이야기에 흥분하며 아사히나에게 질문을 쏟아냈고 내 옆자리는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

그럼에도 나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주변에 관심이 없다 보니 아무 생각 없이 계속해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러다 문 창문에 비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

나는 실루엣에 비친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

들 떠 있는 반 아이들의 사이.

​

조그마한 틈새 사이에서 아사히나가 살짝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나는 순간 당황해서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

그렇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빠르게 교실 밖으로 나갔다.

​

「......... 뭔데 사람을 보고 웃는 거야.」

​

나는 교실 밖을 나와 복도를 걸어가며 당혹감을 털어내듯 혼잣말을 뱉었다.

​

아니 애초에 그녀가 왜 나를 보고 웃었는지 이해가 할 수 없었다.

​

그렇게 나는 조용히 독서실로 향해 걸어갔다.

​

독서실 안으로 들어오자 아무도 없었고 고요했다.

​

그리고 나는 구석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앉아 책을 펼쳤다.

​

교실의 소란함도, 창밖의 매미 소리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공간..

​

이 시간의 독서실에는 대부분 나 혼자였다.

​

그리고 아무도 없는 독서실에 책장만 넘기는 소리만 조용히 울려 퍼졌다.

​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

그 고요함 속에서 책장만 넘겼다.

​

다른 사람들은 이 공간이 답답하다고 말했었다.

​

하지만 나에게는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기에 편안했다.

​

시끄러운 대화도 주변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는 곳,

​

나는 그저 아무도 없는 고요한 독서실의 낡은 종이 냄새가 가득한 공기와 책만 있으면 충분했다.

​

하지만 나만의 고요한 공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

드르륵.

​

조용히 독서실 문이 열리고 낯선 발소리가 들려왔다.

​

나는 독서실 문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독서실에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

아이들의 틈새로 웃으며 나를 처다 보던 바로 그 전학생 아사히나였다.

​

「.......」

​

나는 그녀를 보자 한숨과 함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

도쿄에서 전학 온 데다 눈에 띄는 외모까지 가진 전학생.

​

그녀와 가까워지는 순간.

​

반 아이들의 쓸데없는 호기심에 휘말릴 게 뻔했다.

​

그리고 어렵게 지켜온 평온한 일상도 함께 흔들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우와 여기 엄청 조용하고 시원하구나~」

​

아사히나는 독서실 안을 둘러보더니 내 자리 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

「무슨 책 읽어? 나도 여기 앉아도 돼?」

「......어, 앉아도 상관없어.」

「정말? 고마워.」

​

나의 차가운 말투에도 아사히나는 옅게 웃으며 내 옆자리에 앉았다.

​

그리고 조용히 옆자리에 앉은 아사히나는 슬쩍 내 눈치를 살피다가 조그맣게 소리 내어 물었다.

​

「저기 아까는 교실에서 왜 그렇게 도망치듯 나갔어?」

​

나는 펼쳐진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귀찮다는 목소리로 답했다.

​

「도망? 난 그냥 조용한 곳에서 책 읽으려고 나간 거야.」

​

내 당황한 말투에 아사히나는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다행이다.. 난 나 때문에 불편해서 교실을 나간 줄 알고 마음이 쓰였거든.」

​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책장만 넘겼다.

​

그리고 잠깐 동안 도서관에는 정적이 흘렀다.

​

그러다 다시 아사히나가 말을 걸어왔다.

​

「너 책 좋아하나 보네?.독서실 매일 오는 거야?」

「응 」

「혼자서?」

「응 」

「외롭지 않아?」

「....딱히.」

「왜 항상 혼자 다녀?」

「괜히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봤자 피곤하잖아.」

​

나는 무심하게 대답하고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

보통이라면 이쯤에서 나를 싫어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말을 걸기를 포기하고 돌아갔을 텐데.

​

아사히나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

「그럼 나도 가끔 여기 와야겠다. 아, 맞다. 나는 아사히나라고 해.」

「...알아 」

「아... 맞다 아까 교실에서 자기소개 했었지.」

​

아사히나는 머쓱한듯 웃었다.

​

「근데 넌 이름이 뭐야?」

​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시노노메.」

「시노노메구나.」

​

아사히나는 내 이름을 천천히 되 뇌었다

​

그리고 또 다시 정적이 흘렀다.

​

그런데 갑자기 그녀는 무언가 떠올린 듯 눈을 살짝 크게 떴다.

​

「아, 맞다.」

「선생님이 방과 후에 교무실로 잠깐 들리라고 했었는데.」

​

아사히나는 해맑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조심스럽게 밀어 넣었다.

​

「그럼. 다음에 또 보자, 시노노메.」

​

그렇게 말한 아사히나의 뒷모습이 천천히 문 너머로 사라졌다.

​

문이 너머로 그녀가 사라지자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

「...참 이상한 애네.」

​

그렇게 또 다시 독서실에는 나의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 남았다.

​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공간이 평소처럼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았다.

​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같은 페이지를 바라보았다.

​

평소라면 평온하게 느껴졌을 독서실이 오늘은 이상할 만큼 조용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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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찾아온 눈꽃
7월 여름 에어컨 바람도 닿지 않는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의 교실은 숨이 막힐 만큼 달아올라 있었다.​창밖에는 시끄러운 매미 소리와 함께 교실의 앞문이 열리면서 한 여자애가 들어왔다.​「오늘부터 우리 반과 함께하게 된 전학생이다. 자 자기소개 한번 해주겠니?」「네. 아사히나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전학생의 자기소개가 끝나자마자 교실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하지만 나는 전학생으로 인해 떠들썩해진 교실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고 그저 귀찮다는 듯 팔짱을 낀 채 무심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 떠들썩해진 교실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으며 나는 창문에 비친 전학생의 모습만으로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칠판 앞에 선 전학생은 서리를 얹은 듯한 새하얀 피부와 커다랗고 맑은 눈동자 누구라도 한 번쯤 시선을 빼앗길 만큼 눈부셨다.​「아사히나는 저기 시노노메 옆에 빈자리에 앉으렴.」​선생님의 손끝으로 옆 빈자리를 가리며 교실의 모든 주목이 내 쪽으로 쏠렸다.​하지만 나는 창밖 하늘을 바라보며 그저 이 무더위와 시끄러운 교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그렇게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스르륵.​옆자리 의자가 천천히 끌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자리에 앉았다.​전학생이 자리에 앉자 선생님이 말했다.​「자 아사히나는 멀리서 전학 왔으니까 친하게 지내고, 모르는거 있으면 도와줘야 한다.」​그렇게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나고 교실 밖으로 나가자 반 아이들이 전학생의 자리로 몰려들어 질문 세례를 쏟아 냈다.​「우와 아사히나! 어디서 전학을 왔어?」「피부가 너무 좋다. 따로 뭐 관리해?」​쏟아지는 반 아이들의 정신없는 질문 속에도 아사히나는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아이들의 질문의 답변을 이어 나갔다.​「아, 응. 도쿄에서 왔어.」「대박! 진짜 도쿄?」「도쿄는 지금 엄청 덥지 않아?」​반 아이들은 도쿄에서 왔다는 이야기에 흥분하며 아사히나에게 질문을 쏟아냈고 내 옆자리는 순식간에 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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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향한 그곳
다음날.​나는 평소보다 일찍 교실에 들어섰다.​이른 아침이라 교실에는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렇게 교실 앞에 도착하자 안에는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교실에 먼저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아사히나였다.​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그녀는 노트에 무언가 적고 있었다.​나는 교실의 문을 열자.​그녀는 적고 있던 노트를 덮으며 나를 보고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다.​「좋은 아침 시노노메」​나는 평소에도 다른사람과 어울리지 않아.​먼저 인사를 받아본게 처음이었다.​그래서 나는 무심한 표정을 지으며 아사히나에게 인사를 건넸다.​「...좋은 아침.」​나는 그녀와 아침 인사를 나누고 가방을 내려 놓고 자리에 앉았다.​그렇게 시간이 조금씩 흐르자​복도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와 함께 반 친구들이 하나둘 교실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조용한 교실에 가장 먼저 들어온 사람의 이름은 사쿠라이 에미.​사쿠라이는 활발한 성격 덕분에 누구와도 금세 친해지는 아이였다.​그래서인지 반에서도 인기가 많았다.​그리고 아사히나가 어제 처음으로 전학을 왔지만 금세 친해진 거 같았다.​사쿠라이가 아사히나를 발견하자마자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아사히나! 좋은 아침」「응 좋은 아침이야 사쿠라이」​아사히나도웃으며 사쿠라이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러자 사쿠라이는 기다렸다는 듯 다시 질문을 쏟아 냈다.​「아사히나! 어제 방과 후에는 뭐 했어?」「응? 음....」​아사히나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학교 주변을 좀 돌아보고 근처에 있는 케이크 집에 잠깐 들렀었어.」​학교 주변에 둘러보고 근처에 케이크 집?​..어제 방과 후에 독서실에 있었으면서.​굳이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건가.​나 역시 먼저 독서실 이야기를 꺼낼 생각은 없었다.​아니 애초에 친하지도 않아 이야기를 할 수 도 없었다.​그렇게 아사히나가 학교 주변 케이크 집에 갔다는 말을 들은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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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의미심장한 말
오늘도 나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교실로 향했다. ​ 아직 등교하는 학생은 많지 않았다. ​ 조용한 복도에는 내 발소리만 작게 울려 퍼졋다. ​ 그리고 어제 병원 앞에서 서있던 아사히나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 『왜 병원에 갔던 걸까.』 ​ 그렇게 교실 문 앞으로 가려던 순간 창문 너머로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아사히나였다. ​ 교실 창문 너머에 보인 그녀에겐 평소처럼 밝은 미소는 보이지 않았다. ​ 그리고 얼굴에는 침울한 기색으로 오늘도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 「드르륵」 ​ 교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에 오늘도 아사히나는 적고 있던 노트를 덮으며 고개를 들었다. ​ 그리고 그녀는 방금 전의 침울한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 「좋은 아침이야 시노노메」 「응, 좋은 아침.」 ​ 나는 아사히나와 짧은 인사를 나눈 뒤, 평소처럼 자리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았다. ​ 그리고 방금 전 보았던 그녀의 표정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 그래서 나는 어제 병원 앞에서 봤다는 이야기로 아사히나에게 말을 걸어 볼까 잠시 고민했었다. ​ 하지만 괜한 참견일 것 같아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그렇게 얼마 지났을까. ​ 반 아이들이 하나 둘 등교하면서 교실은 금세 시끄러워졌다. ​ 그리고 그때 한 남학생이 자연스럽게 아사히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건 남학생은 사쿠라이와 항상 함께 다니는 미야모토 토우야. ​ 미야모토는 농구부 에이스였으며, 사람들과도 금세 어울리는 성격이었다. ​ 그래서 반은 물론 학교에서도 인기가 많은 학생이었다. ​ 「아사히나, 이번 주말에 뭐해?」 「사쿠라이랑 주말에 같이 놀껀데 시간 괜찮으면 같이 놀자.」 ​ 갑작스러운 제안에 아사히나는 잠시 미야모토를 바라봤다. ​ 「시간은 있는데.」 「오, 그럼 된 거네.」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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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가까워진 거리
아무래도 감기 몸살에 걸린 것 같다. ​ 눈을 뜨자마자 몸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 머리는 지끈거리고 목은 따끔거린다. ​ 어제 아사히나에게 우산을 건네준 뒤 비를 맞으며 집까지 뛰어간 탓이겠지. ​ 「......역시 무리였나.」 ​ 그렇게 나는 약 먹으면 오늘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 그래서 평소처럼 가방을 챙겨 학교로 향했다. ​ 교실 문을 열자,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교실의 소음이었다. ​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같은 시끄러운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 머리가 울렸다. ​ 「.....하.....」 ​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내 자리로 걸어가 가방을 내려놓았다. ​ 옆자리의 아사히나가 내 안색을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 「시노노메... 괜찮아?」 ​ 어제 내가 비를 맞고 돌아간 모습이 떠오른 걸까. ​ 그녀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 있었다. ​ 「응..괜찮아.」 「혹시...어제 비 맞아서 그런 거야?」 ​ 나는 잠시 그녀의 시선을 피한 뒤에 작게 웃으며 말했다. ​ 「아니야 어제 좀 무리해서 그래」 「미안해.. 나 때문에」 ​ 잠깐이었지만 그녀의 미안하다는 표정을 봐 버렸다. ​ 그리고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시자 수업이 시작되었다. ​ 나는 애써 칠판을 바라봤지만 몸살 때문인지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 그러다 문득 옆을 보니 ​ 아사히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나는 괜찮다는 듯 작게 고개를 끄덕 뒤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 수업은 평소보다 훨씬 길게 느껴졌다. ​ 그렇게 나는 애써 버티자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고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 하지만 나는 도무지 밥을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 머리는 여전히 울리며 목도 아파왔다. ​ 결국 나는 점심도 먹지 않은채 보건실로 향했다. ​ 보건 선생님은 내 이마에 손을 대보더니 체온을 재게 했다. ​ 그렇게 체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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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지 않는 그녀
그렇게 나는 아사히나와 헤어지고 집에 도착하자 집에는 모든 불이 꺼져 있었다.​집 안에는 평소처럼 아무도 없었다.​나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었기 때문에 작은 한숨을 쉬며 방으로 향해 걸어갔다.​방에 도착한 나는 가방을 내려 놓고 침대에 지친 몸을 눕혀 오늘 있었던 일들을 하나 둘 떠올렸다.​「아사히나.」​「걔는 왜 저렇게 까지 나랑 친해지려고 하는 걸까?」​「전학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반 애들이랑 잘 어울리잖아」​​​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혼잣말을 하고 있을 때​갑자기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렸다.​평소에도 연락이 올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이번에도 광고 문자겠거니 생각하며 별다른 기대 없이 휴대폰을 확인했다.​하지만 휴대폰 화면에 떠 있는 이름은 예상과 달리 아사히나가 보낸 문자였다.​그렇게 나는 천천히 그녀가 보낸 내용을 확인했다.​[아사히나] 집에는 잘 도착했어?​[시노노메] 응​[아사히나] 어제는 고마웠어. 그리고 내일 학교 같이 가자.​나는 아사히나의 마지막 문자를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학교를 같이 가자고 했던 이말 뭐라고 답변을 해야 할지 고민했지만​몸살 기운으로 인해 피곤함이 먼저 몰려왔다.​「굳이 답할 필요는 없겠지 」​나는 아사히나에게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애초에 나랑 그녀가 같이 다닐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렇게 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아침이 되고 눈을 뜨자무거웠던 몸은 한결 가벼워 졌다.​평소처럼 등교 준비를 마친 나는 학교를 향해 집을 나섰다.​집을 나와 얼마 걷지 않아.​어제 아사히나와 헤어졌던 갈림길에서벽에 기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그녀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시노노메! 좋은 아침이야.」​환하게 웃는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짧게 인사했다.​「어. 좋은 아침.」​그녀가 내 얼굴을 한동안 바라보더니​무언가 안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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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겨울이란 책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머릿속이 새하얘져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 나는 그저 앞에 있는 아사히나만 바라볼 뿐이었다. ​ 마치 방금 전에 들은 말을 아직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처럼. ​ 이런 내 모습을 본 아사히나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 ​ 「시노노메」 ​ 「응?」 ​ 「그렇게 어려운 표정 짓지 않아도 돼」 ​ 「나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것뿐이니까」 ​ 아사히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책을 바라보며 말했다. ​ 「그리고 혼자 있는 게 익숙하다고 계속 혼자 있을 필요는 없잖아」 ​ 아사히나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 그리고 보니 나는 혼자가 편하다는 생각은 언제부터였을까? ​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 아무리 생각해도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았다. ​ 나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 그러자 그녀가 잠시 읽고 있던 책을 나한태 보여주며 말했다. ​ 「시노노메」 ​ 「…응?」 ​ 「혹시 이 책 봤어?」 ​ 나는 그녀가 들고 있는 책을 제목을 바라봤다. ​ 『사라지지 않는 겨울』이라 처음 보는 제목이네」 ​ 「응 유명한 책은 아닌 거 같은데, 읽어보니깐 재미있어서」 ​ 「무슨 내용인데?」 ​ 그러자 아사히나는 나를 보며 웃으며 책의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 「주인공은 항상 혼자 다니는 남자아이야」 ​ 「어느 날 한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거든」 ​ 「그 여자아이는 남자 주인공과 다르게 늘 웃고 다니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하나 가지고 있어」 ​ 「그리고 둘은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남자아이가 그녀의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조금씩 변해가는 이야기」 ​ 「흔한 이야기네」 ​ 「맞아 하지만 여기 남자 주인공이 뭔가 시노노메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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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
그렇게 아사히나는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뽑기에 있는 인형을 바라보고 있다가 잠시 후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시노노메 여기 인형 봐봐 귀엽지 않아?」​나는 아사히나 옆으로 천천히 다가갔다.​그리고 아사히나가 가리킨 인형을 바라보았다.​「응 귀엽네」​그러자 아사히나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지폐를 넣고 인형 뽑기를 시작했다.​뽑기 집게는 천천히 내려가 인형의 몸통을 붙잡아 올리자 아사히나는 기대한 듯 한 표정을 지었다.​「어?」​하지만 인형은 출구 앞에서 맥없이 떨어져 버렸다.​「아.. 아쉽네」​그렇게 말하고도 아사히나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다시 지폐를 꺼냈다.​「… 또 할려고?」​내가 묻자 아사히나는 장난 가득한 표정으로 웃었다.​「응. 이번에 될 것 같은데?」​아사히나는 몇 번이나 도전했지만 계속해서 뽑기를 실패했다.​「생각보다 어렵네.」​아사히나는 아쉬운 표정을 짓으며 기계를 바라보았다.​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한번 해볼까?」​그러자 아사히나는 옅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시노노메가?」​「.. 응」​「의외네.」​나는 무슨 뜻 인지 몰라 아사히나를 바라보았다.​「… 뭐가?」​「시노노메가 직접 해보겠다는 말을 할 줄 몰랐거든」​아사히나의 말을 들은 나는 괜히 기계로 시선을 돌려 대수롭지 않게 대답을 했다.​「그런가.」​나는 아사히나가 계속해서 뽑으려던 인형의 위치를 한 번 훑어본 뒤 천천히 기계의 집계를 움직였다.​「왠지 잘할 거 같은데?」​「어째서?」​「그냥~ 느낌?」​나는 그녀의 말에 대답 대신 버튼을 누르자 집게가 천천히 내려가 인형을 움켜쥐었다.​하지만 집게는 출구 앞에서 힘을 잃은 채 인형을 놓쳐 버렸다.​「아.. 너무 아깝다.」​「….. 생각보다 어렵네..」​아사히나는 아쉬운 표정을 한채 공감한단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지? 나도 계속 그랬어.」​「한번 더 해볼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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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이는 마음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나는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냈다.​도시락을 꺼내 책상에 올리자 아사히나가 내 자리로 다가와 옅게 웃으며 말했다.​「갈까? 시노노메」​「.. 응」​평소였다면 옥상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아사히나가 옥상이 아닌 다른 곳에서 먹자고 했으니까.​『그래도……멀리 가진 않았으면 좋겠는데.』​나는 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아사히나의 뒤를 따라갔다.​그렇게 아무 말 없이 걸어가던 중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진 나는 아사히나에게 물어봤다.​「아사히나…… 어디로 가는 거야?」​그러자 아사히나는 뒤를 돌아 나를 바라보며 옅게 웃었다.​「조금만 더 가면 돼.」​그 말을 들은 나는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우리는 학교 뒷문으로 나와 조금 더 걸어가자,​큰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아사히나는 나무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자 나도 조용히 뒤를 따라갔다.​그리고 나무 앞에 도착하자​나무에 가려진 낡은 벤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학교에 이런 곳이 있었나?』​평소에 학교 뒷문 쪽으로 갈 일이 없는 곳이라 나한테 조금 낯설게 느껴졌지만 이상하게 어딘가 편안했다.​그렇게 아사히나가 낡은 벤치 앉으며 나를 보며 말했다.​「여기야.」​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아사히나에게 물었다.​「아사히나」​「응?」​「이런 곳은 어떻게 알게 된 거야?」​그러자 아사히나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우연히 발견했어」​「우연히?」​「응. 첫날에 학교를 둘러보다가 발견했는데, 생각보다 조용해서 기억하고 있었어」​아사히나는 그렇게 말하며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그리고 시노노메도 좋아할 것 같아서.」​나는 아사히나의 말을 듣자 잠깐 동안 낡은 벤치를 바라봤다.​그리고 보니 낡은 벤치 주변에는 다른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옥상과는 다르게 커다란 나무가 햇빛을 가려주고 있어 벤치 주변에는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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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시작
며칠 뒤​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아침에 눈을 뜬 나는 침대에 누우며 천장을 바라보면서 멍하니 있었다.​잠시동안 멍하니 있자 휴대폰에서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 누구지?」​그렇게 나는 침대 옆에 놓여 있던 휴대폰을 집어 들어 화면을 확인하자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아사히나?」​방학 첫날 아침부터 문자를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아사히나였다.​「무슨 일이지?」​나는 잠시 화면을 바라보다가 메시지를 눌러 내용을 확인했다.​『시노노메, 오늘 시간 있어?』​『오늘……?』​『응. 시간 있으면 같이 어디 좀 가지 않을래?』​방학 첫날이라 아르바이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할 일도 없어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응. 괜찮아.』.​『그럼 11시에 갈림길 앞에서 만나자.』​『.. 응 알겠어.』​그렇게 나는 아사히나와 약속을 정한 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자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11시라……」​평소라면 방학 때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냈겠지만​오늘은 평소와 달리 누군가와 약속을 잡은 게 어쩐지 조금 낯선 기분이었다.​그렇게 시간을 확인한 나는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씻은 뒤 옷을 갈아입었다.​외출 준비를 마치자 나는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집에 나와 걸은지 얼마 안 지나서 약속한 갈림길에 보이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곳에서는 아사히나가 먼저 와 있었다.​나는 아시히나가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자​순간적으로 『내가 약속시간에 늦은 건가?』 생각하며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자 아직 약속시간 까지는 조금 남아있었다.​그리고 약속장소로 천천히 다가가자 아사히나가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시노노메!」​「아사히나.. 약속 시간 전인데…… 벌써 와 있었네?」​「응. 조금 일찍 나왔어.」​아사히나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이제 갈까?」​「.. 응 」​그렇게 아사히나는 어딘가 기분 좋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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